All Chapters of 완벽한 쇼윈도 부부의 은밀한 이중생활 : Chapter 91 - Chapter 100

217 Chapters

제92화. 네 이름이 범인이었어

권선재는 아버지가 된 게 아니었다.태강이 들키는 날 대신 잡혀갈 범인으로 등록돼 있었다.예라가 흰 운반 상자를 끌어안은 채 병실 문을 막았다.[제대혈 원본 반출 승인.][승인자 KJS.]권선재는 연구소 기록실 한가운데 붙잡혀 있었다.그런데 그의 이름은 병원에서 계속 움직였다.“상자 봉인부터 확인해요.”담당의가 일련번호와 출산 직후 촬영 영상을 대조했다.외부 봉인은 훼손되지 않았다.무게와 온도도 최초 기록과 같았다.도겸이 반출 직원을 수사관에게 분리하도록 지시했다.“명령을 전달받은 사람과 명령을 만든 사람은 나눠서 확인하겠습니다.”직원의 휴대전화에는 KJS 전자 승인과 수령지가 남아 있었다.[태강 본원 B2-R.]예라가 상자를 새 보관고에 넣고 이중 봉인을 마쳤다.그때 법원 서버에 친생자 확인서가 접수됐다.[검사 대상 0717-01.][친생부 KJS.][일치 확률 99.998%.]“아직 제대혈을 열지도 않았어요.”내 말에 도겸이 검사 시각을 확대했다.보고서는 상자가 보관함에서 나오기 삼 분 전에 완성돼 있었다.그러나 아이의 검체 자체가 가짜는 아니었다.출생 직후 선천성 검사를 위해 채취한 발뒤꿈치 혈액이 사용됐다.아이는 진짜였다.바뀐 것은 비교 대상의 이름이었다.도겸이 KJS 기준 검체의 원본 정보를 열었다.[최초 채취 대상 KWR.][채취일 6월 14일.][사용자명 변경 KJS.]이록의 유전자 정보에 권선재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그래서 검사를 몇 번 반복해도 결과는 같았다.내 아이는 이록의 아이였고, 문서에는 권선재의 아이라고 찍혔다.이록이 권선재를 향해 돌아섰다.“내 피로 네가 아버지가 됐어?”권선재도 처음 보는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봤다.“나는 보호자로 등록된다고만 들었습니다.”“그 말을 믿으라고?”“형님 피를 내 이름으로 저장했다는 건 몰랐습니다.”도겸은 이름 변경 승인자를 확인했다.[승인자 HMR.]한미라의 화면이 연결됐다.“어머님이 바꿨어요?”내 질문에 그녀는 한동안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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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네가 다 했다고 말해

권선재가 아이의 보호권을 포기한 지 12만에,그의 자백서가 검찰 서버에 도착했다.[피의자 권선재 자진 제출.][배아 S-01 불법 생성 및 이식 단독 지시.][온하겸 사망 기록 조작.][친생정보 위조.]문서 끝에는 권선재의 전자서명이 찍혀 있었다.“내가 보낸 게 아닙니다.”도겸이 제출 시각과 생성 시각을 나눠 확인했다.“서명값이 유효하다는 사실과 본인이 제출했다는 주장은 별개입니다.”권선재가 평생 사용한 KJS 대리 토큰이 자백서를 승인했다.그 권한은 조금 전 회수돼 권태겸 계정으로 넘어갔다.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을 되찾은 순간, 아들의 죄까지 완성한 것이다.이록이 권선재를 향해 물었다.“저 내용 중 네가 직접 한 건 어디까지야?”권선재는 원부를 운반한 일과 보호권 문서를 사용한 일,하겸의 휴대전화를 회수한 사실을 인정했다.그러나 S-01 생성 지시와 하겸의 사망 조작은 부인했다.“내가 한 일까지 피하지 않겠습니다.”“하지만 하지 않은 살인까지 아버지 대신 가져가진 않겠습니다.”도겸이 자백서의 첨부 자료를 열었다.권선재의 차량 위치.배아 운반 영상.하겸의 휴대전화 접속 기록.모두 실제 자료였다.거짓 자백 한 장에 진짜 증거가 촘촘히 붙어 있었다.“전부 가짜로 만든 문서가 아닙니다.”도겸이 말했다.“확인된 행위 사이에 확인되지 않은 지시와 책임을 끼워 넣었습니다.”그래서 더 위험했다.권선재가 거짓이라고 부정할수록 자신이 직접 저지른 일까지 함께 부정하는 사람이 됐다.나는 문서의 마지막 문장을 읽었다.[모든 행위는 태강그룹과 무관하며 본인의 독단적 판단으로 실행하였다.]“이 문장 때문에 당신이 필요했던 거네요.”“아들이 아니라 태강 밖에 세워둘 방화문으로.”권선재의 시선이 한미라에게 향했다.“어머니도 이 자백서를 봤습니까?”한미라는 곧바로 답하지 못했다.도겸이 문서의 수정 이력을 복구했다.최초 작성자는 태강 위험관리실이었다.두 번째 수정자는 HMR.최종 승인자는 KTG.한미라가 작성한 부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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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다음은 당신이야

권선재의 자백서가 막히자,똑같은 자백서가 이록의 이름으로 다시 제출됐다.[피의자 권이록 자진 제출.][배아 S-01 불법 생성 및 이식 단독 지시.][온하겸 사망 기록 조작.]이름만 달랐다.문장도, 첨부된 증거도, 마지막 서명 위치까지 같았다.“내가 제출한 게 아닙니다.”도겸이 두 문서의 생성 정보를 나란히 띄웠다.KJS 자백서와 KWR 자백서는 같은 날 같은 장치에서 만들어졌다.권선재가 배신하기 전이었다.이록이 진실을 말하기 전이기도 했다.“사건 뒤에 급히 만든 문서가 아닙니다.”“누가 책임자가 될지 모를 때부터 두 사람 몫을 함께 준비한 겁니다.”권선재가 한미라를 바라봤다.“제가 버티면 저로 끝내고, 제가 거부하면 형님으로 넘기려고 했습니까?”한미라는 입을 열지 못했다.도겸이 이록 자백서의 첨부 음성을 재생했다.“온사율에게 알리지 말고 처리하십시오.”이록의 실제 목소리였다.내가 5년 전 병원에서 깨어나기 전, 남겨진 검체를 폐기해 달라고 요구했던 말이었다.그 뒤에는 다른 문장이 붙어 있었다.“외부에 알려지면 회수하십시오.”그 문장도 이록의 목소리였다.하지만 결혼식 보안 사고 때 유출 영상을 회수하라고 했던 통화에서 잘라낸 것이었다.서로 다른 날의 진실을 붙여 하나의 범죄 지시로 만든 것이다.“전부 위조는 아닙니다.”도겸이 말했다.“실제로 한 말과 실제 있었던 행동의 순서를 바꿨습니다.”그래서 더 지우기 어려웠다.이록은 내 난자 채취 사실을 숨겼다.나를 병원에서 데리고 나왔고, 다시 조사하지 못하게 막았다.그가 사랑이라고 부른 선택들이 자백서 안에서는 공모의 증거가 돼 있었다.“당신이 숨긴 건 맞죠?”내 질문에 이록은 피하지 않았다.“맞아.”“하지만 S-01이 만들어진 건 몰랐어.”“하겸을 막으라고 한 적도 없고.”“그럼 알고도 말하지 않은 것과 하지 않은 일을 나눠서 전부 진술해요.”“이번에는 나를 지킨다는 이유로 빼지 말고.”이록이 진술서 첫 줄에 직접 적었다.[온사율에게 의료 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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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아이값, 누가 보냈어?

내가 예라에게 아이값 3억 원을 보낸 날,나는 마취 중이었고 예라는 태강 병동에서 감시받고 있었다.법원 화면에 송금 내역이 떠올랐다.[송금인 온사율.][수취인 문예라.][적요 S-01 임신·출산 대가.]예라가 인큐베이터 앞에서 고개를 저었다.“나 이런 돈 받은 적 없어.”“계좌 명의와 실제 사용자는 분리해서 확인해야 합니다.”도겸이 두 계좌의 개설 기록을 열었다.내 계좌는 난자 채취 당일 만들어졌다.예라의 계좌는 S-01 이식 전날 개설됐다.두 사람 모두 태강병원 은행 출장소를 방문한 기록은 없었다.신분증 사본은 입원 서류에서 가져왔고, 서명은 의료 동의서 마지막 장에서 복제됐다.내 계좌에서 빠져나간 삼억 원은 예라 계좌에 머문 지 사 분 만에 태강복지재단으로 돌아갔다.예라가 사용한 돈은 한 푼도 없었다.나 역시 계좌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돈을 주고받은 게 아니라 이름만 통과시킨 거네요.”“현재 거래 흐름은 그렇게 보입니다.”도겸은 은행 외부 감사 서버에 남은 원본 적요를 복구했다.처음 문구는 ‘의료지원 예치금’이었다.‘S-01 임신·출산 대가’는 오늘 새벽 내 자백서가 제출되기 십일 분 전에 덧씌워졌다.수정에 사용된 단말기는 권태겸 회장실 금고 안에 있었다.이록이 한미라를 바라봤다.“어머니도 알고 있었습니까?”“계좌를 만들라는 지시는 받았어.”“누구 지시였죠?”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도겸이 태강복지재단으로 돌아간 돈의 다음 경로를 열었다.삼억 원은 그날 밤 네 계좌로 나뉘어 빠져나갔다.차량 대여 업체.병원 외부 보안팀.통신 자료 복구 업체.그리고 이름 없는 개인 계좌 하나.[수취인 OHG.]온하겸이었다.나는 화면을 붙잡았다.“하겸이가 돈을 받았다고요?”“명의상으로만 그렇습니다.”하겸의 계좌도 태강병원 출장소에서 만들어졌다.개설 시각에는 하겸이 해외에 있었다.계좌에서는 단 한 번도 현금이 인출되지 않았다.대신 하겸은 죽기 사흘 전 은행에 명의도용 신고를 했다.도겸이 외부 상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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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왜 살리지 않았나요

한미라는 하겸이 살아 있는 걸 확인하고도 응급실로 보내지 않았다.도겸이 외부 보안팀 차량의 블랙박스를 원본 상태로 재생했다.23시 34분 11초.흰 환자이송 차량이 골목을 가로막았고, 하겸의 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검은 차는 충돌 지점에서 열여덟 미터 떨어진 곳에 멈췄다.“우리 차가 들이받은 건 아닙니다.”보안팀 직원 박진호가 말했다.“지시는 휴대전화 회수뿐이었습니다.”“누가 지시했죠?”“관리자 이름은 없었습니다.”업무 앱에는 단말기 코드만 남아 있었다.[HMR-CAR-02.]한미라의 차량에 설치된 장치였다.그녀가 곧바로 반박했다.“기사와 경호팀도 사용했어.”“사용 가능성과 실제 사용자는 구분해서 확인하겠습니다.”도겸이 단말기 해제 기록을 열었다.[23시 33분 48초.][사용자 HMR.][오른손 엄지 인증.]인증값만으로 한미라가 현장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같은 시각 승합차 뒷좌석의 안전벨트가 체결됐고,좌석 설정은 한미라의 저장값으로 바뀌었다.등받이 각도와 허리 받침 높이까지 같았다.“내 설정을 다른 사람이 불러올 수도 있어.”“맞습니다.”도겸은 그녀의 말을 그대로 기록했다.“그래서 영상과 음성을 추가로 확인하겠습니다.”충돌 뒤 박진호가 하겸에게 뛰어갔다.하겸은 운전석에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맥박 측정기는 분당 76회를 나타냈다. 박진호가 문을 열려 하자 이송 차량에서 내린 남자가 막았다.“병원 이송팀입니다.”“살아 있잖아요. 구급차부터 부르세요.”남자는 구조하지 않았다.먼저 하겸의 휴대전화를 찾았다.차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계약 범위만 지켜요.”도겸이 성문 비교 결과를 띄웠다.[한미라 음성과 높은 유사도.][동일인 확정 불가.]한미라는 그 문구만 보고 입을 열었다.“확정할 수 없다잖아.”그때 하겸의 목소리가 녹음됐다.“어머님.”차 안이 조용해졌다.“거기 있는 거 알아요.”곧이어 뒷좌석 안전벨트가 풀렸다.문이 열리며 여자의 구두가 바닥에 닿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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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난 살기를 포기하지 않았어

하겸의 산소가 끊긴 삼 분 동안, B2-R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도겸이 이송 차량의 생체 기록과 병실 장비 로그를 한 화면에 맞췄다.[23시 41분 12초 입실.][맥박 69.][의식 반응 있음.]기록상 하겸은 이미 22시 47분에 죽은 사람이었다.그러나 B2-R에 들어올 때 스스로 눈을 떴고, 질문에도 반응했다.유란이 조사 화면 앞에서 두 손을 모았다.“제가 산소를 연결했어요.”“환자가 말을 했습니까?”“언니한테 전화해 달라고 했어요.”천장 마이크에 하겸의 숨이 남아 있었다.“온사율에게 연락해 주세요.”“내가 찾은 자료, 아직 없어지면 안 돼요.”백문우가 대답했다.“보호자가 처리할 겁니다.”“그 사람은 내 보호자 아니에요.”유란은 당시 간호기록에 두 문장을 입력했다.[환자 의식 명료.][조직 채취 동의 거부.]하지만 11분 뒤 기록은 바뀌었다.[환자 의식 없음.][보호자 동의 확인.]수정 계정은 백문우였다.“기록을 바꾼 이유는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도겸은 곧바로 범행으로 단정하지 않았다.“다만 최초 기록과 수정 기록이 다르다는 사실은 확인됩니다.”유란의 퇴실 시각은 23시 49분이었다.백문우는 보호자 영상 상담을 이유로 그녀를 내보냈다.문은 23시 50분 안쪽에서 잠겼다.그 뒤 00시 02분까지 출입 기록은 없었다.방 안에는 하겸과 백문우만 있었다.23시 52분.병실 장비가 검체 채취 모드로 전환됐다.경보음은 자동으로 3분간 꺼졌다.23시 53분.산소 공급관 압력이 급격히 떨어졌다.기계 고장 경보는 없었다.공급관 연결부가 분리될 때 나타나는 수치였다.“누가 뽑았죠?”이록이 물었다.“장비 기록만으로 손의 주인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도겸이 출입 기록을 가리켰다.“다만 그 시간 방 안에 등록된 의료인은 백문우 한 명입니다.”23시 54분.하겸의 산소포화도가 81까지 떨어졌다.23시 55분.23시 56분.하겸이 침상 호출 버튼을 세 번 눌렀다.호출은 간호실로 가지 않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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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죽은 하겸이 아이를 데려갔다

하겸의 이름으로, 내 아이의 사망확인서가 발급됐다.발급 시각은 00시 19분.아이가 신생아 보호실을 나간 지 일 분 뒤였다.도겸이 문서 아래 붙은 이송 항목을 열었다.[TK-S01-B 사망 이송.][보호자 인증 HGM.][목적지 태강 전용기 의료 화물구역.]전용기 출발까지 남은 시간은 스물두 분이었다.“살아 있는 아이를 왜 사망 이송으로 빼냈죠?”백문우는 떨어진 배터리를 줍지 않았다.“나는 이송 방식까지 결정하지 않았습니다.”“승인 단말기는 당신 거예요.”“보호자 인증이 먼저 들어왔습니다.”“그 보호자는 일 년 전에 죽었고요.”이록이 조사실 문을 열었다.“도겸 씨는 차량부터 찾아요. 나는 지하 출구로 갑니다.”내가 그의 앞을 막았다.“혼자 가지 마요.”“아이를 실은 차가 출구에 있어.”“그래서 같이 가는 거예요.”그는 내 손을 잡아끌지 않았다.대신 내 앞에 방탄 조끼를 내밀었다.“입어. 이번에는 내 뒤가 아니라 옆에 있어.”유란이 보호실 출입 영상을 전송했다.00시 20분, 의료 이송팀이 흰 덮개를 씌운 인큐베이터를 밀고 나갔다.그런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화면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인큐베이터는 응급 이송 통로로 올라갔다.아이를 안은 사람은 세탁물 전용문으로 사라졌다.흰 담요 끝에서 TK-S01-B 팔찌가 한 번 흔들렸다.“차가 두 대입니다.”도겸이 차량 기록을 겹쳤다.구급차는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두 번째 차량은 사망자 운구차로 등록돼 있었다.차량 번호는 발급된 지 열세 분밖에 되지 않았다.운구 대상자 이름은 온하겸이었다.죽은 동생이 보호자가 되고, 죽은 동생의 관이 내 아이를 숨기는 상자가 됐다.경찰이 공항 진입로에서 구급차를 먼저 세웠다.화면 속 이송팀이 인큐베이터 덮개를 걷었다.안에는 아기 모형과 켜진 체온 패드만 놓여 있었다.태강은 우리가 볼 울음과 실제로 훔칠 아이를 따로 준비했다.“운구차 위치는요?”“추적 장치가 꺼져 있습니다.”백문우가 처음으로 내 쪽을 봤다.“그 차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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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죽은 아이가 울고 있어요

권태겸은 생방송을 켜고 살아 있는 내 아이의 장례를 시작했다.“오늘 새벽, 태강의 보호를 받던 신생아가 사망했습니다.”그의 손에는 해야의 사망확인서가 들려 있었다.해야는 내 품에서 산소를 마시고 있었다.작은 가슴이 오를 때마다 모니터의 숫자가 하나씩 살아났다.[산소포화도 94.][맥박 137.]도겸이 이어폰 너머로 남은 시간을 알렸다.“HGM-02 신원 승계까지 팔 분입니다.”“본사 서버는요?”“권태겸의 현재 접속을 확인해야 동결 영장을 집행할 수 있습니다.”나는 권태겸이 다음 거짓말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온사율 씨가 안고 있는 아이는 사망한 신생아와 동일인이 아닙니다.”화면 뒤로 친생 검사서가 떠올랐다.[온사율 친모 가능성 0%.][권이록 친부 가능성 0%.]“저 여자는 남의 아이를 훔쳤습니다.”이록이 내 앞에 태블릿을 놓았다.“지금 연결하면 해야까지 노출돼.”“얼굴은 보여주지 않을 거예요.”“사율아.”“저 사람이 훔친 건 얼굴이 아니라 이름이에요. 이름부터 되찾아요.”나는 생방송 연결을 승인했다.권태겸의 화면 옆에 내 병실 영상이 열렸다.해야의 얼굴은 담요와 내 어깨 뒤에 가렸다.카메라에는 발목 팔찌, 산소 수치, 내 손가락을 쥔 작은 손만 들어왔다.“회장님.”권태겸이 사망확인서를 내리지 않았다.“내 아이가 죽었다고 했죠?”“그 아이는 태강의 신생아가 아니다.”“그럼 이 팔찌는 누구 겁니까?”나는 TK-S01-B 번호를 화면 가까이 댔다.도겸이 출생 직후 촬영된 팔찌 원본과 운구차에서 회수한 팔찌를 겹쳤다.절단 자국의 위치와 인쇄 번짐까지 일치했다.이어 해야의 발바닥을 잉크판에 누르지 않고 의료용 스캐너 위에 올렸다.출생 직후 발도장과 현재 발의 융선이 한 화면에서 포개졌다.[동일 가능성 높음.]권태겸의 손가락이 종이 뒷면을 눌렀다.“조작된 화면이다.”“좋아요. 그럼 당신 계정으로 사망 처리를 취소하세요.”“내가 왜 해야 하지?”“KTG-01이 보호자 동의를 만들었으니까요.”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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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이번엔 네가 문을 열어

삭제가 끝나면 하겸은 두 번 죽는다.한 번은 B2-R 침대에서.다시 한 번은, 자신이 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기록까지 사라지면서.벽면 숫자가 4분 58초에서 줄어들었다.[B2-R 원본 전체 폐기.][승인 계정 KSJ-02.]권선재는 하겸이 죽은 침대에 앉아 있었다.문은 안에서 잠겼고, 산소 공급관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도겸이 잠금 구조를 확인했다.“강제로 열면 서버 전원이 끊깁니다. 복호화 키까지 날아가면 원본은 복구할 수 없습니다.”“안 열면요?”“실내 산소가 먼저 위험 수치로 내려갑니다.”선재가 천장 카메라를 올려다봤다.“형수님은 뭘 고를 겁니까?”나는 문 옆 통화 버튼을 눌렀다.“당신이 원하는 것부터 말해요.”“아버지 진술을 철회하세요. KTG-01이 아버지라는 증거도 없애고.”“그러면 문을 열겠다고요?”“원본도 살고, 나도 삽니다.”이록이 내 옆에 섰다.“선재야, 거래할 사람이 틀렸어.”“형은 빠져. 형은 태어나면서 다 가졌잖아.”“그래서 네가 하겸의 호출을 막았어?”선재의 손이 산소관을 조였다.남은 시간은 3분이었다.도겸이 B2-R 내부 로그를 외부 화면에 띄웠다.하겸이 침상 호출 버튼을 누른 세 번의 시각.그 직후 호출 목적지를 내부 단말기로 바꾼 계정.[KSJ-02.]“그날 버튼을 돌린 사람이 당신이었네요.”선재가 침대에서 일어났다.“죽이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살려달라는 호출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죠.”“아버지는 기록만 끝내면 된다고 했어요.”“당신은 사람이 아니라 기록을 골랐고요.”“그럼 형수님은 다릅니까?”그가 카메라 가까이 다가왔다.“문을 부수면 하겸의 원본이 죽습니다. 안 부수면 내가 죽고요. 이번엔 누구를 버릴 겁니까?”도겸이 내 대답을 기다렸다.수사관들도 문 옆에서 멈췄다.나는 하겸의 최초 기록이 떠 있는 화면을 한 번 봤다.[환자 의식 명료.][조직 채취 동의 거부.]12년을 찾아온 문장이었다.이 문서만 남으면 하겸이 마지막 순간까지 살려고 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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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내 아이로 태강을 살리지 마

아침 일곱 시, 한 방송사가 해야의 첫 얼굴을 십억 원에 사겠다는 자막을 내보냈다.[신생아 생존 단독 확인.][친생 검사 생중계.][권이록·온사율 재결합 공동 발표.]병원 출입구에서 찍힌 사진에는 담요 밖으로 나온 해야의 손과 내 반지만 보였다.기자들은 그 손을 확대했고, 온라인 투표에는 문예라와 내 이름이 나란히 올라갔다.[누가 진짜 엄마인가.]이록이 태블릿을 뒤집었다.병실 안에서 누구도 해야를 카메라 쪽으로 돌리지 않았다.아이의 얼굴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 전에, 아이 자신의 것이었다.“전부 내리게 할게.”“오늘 내리면 내일은 더 비싼 제목으로 올라와요.”병실 문밖에는 태강 비상대책위원회가 보낸 홍보팀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이 내민 회견 순서 첫 줄에는 아이 얼굴 공개가 적혀 있었다.“아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주셔야 여론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얼굴을 보여주면 사망 기록이 없어집니까?”직원은 들고 있던 서류를 다시 내려다봤다.“주가와 대외 신뢰에는 도움이 됩니다.”이록이 회견안을 접어 돌려줬다.“우리 아이 얼굴로 태강부터 살릴 생각이면 나가세요.”“두 분의 재결합까지 공식화하면 기사 방향도 바뀝니다.”나는 반지가 낀 손을 탁자 아래로 내렸다.“우리가 다시 손잡은 것과 해야가 살아 있다는 사실은 다른 문제예요.”“대중은 둘을 함께 보고 있습니다.”“그럼 우리가 먼저 떼어놓죠.”공동 입장문에는 세 문장만 남겼다.[아이는 살아 있으며 치료받고 있습니다.][아이의 얼굴과 의료정보는 공개하지 않습니다.][사망 처리와 불법 이송 기록은 수사기관에 제출했습니다.]홍보팀은 가족사진 한 장만 달라고 했다.이록이 병실 문을 열었다.“돌아가는 길은 저쪽입니다.”직원이 나간 뒤 문예라가 입장문을 읽었다.“제 이름은 빼도 돼요.”“왜요?”“제가 들어가면 두 엄마가 아이를 두고 싸운다고 쓰겠죠.”예라는 해야의 양말을 접다가 한쪽을 떨어뜨렸다.바닥을 향하던 손이 중간에서 멈췄다.“나중에 해야가 물으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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