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아버지, 지금 아버지 아니잖아요.”문예라의 목소리가 스피커폰에서 흘러나온 순간, 방 안의 네 사람이 동시에 멈췄다.나는 웃었다.“이제 별 개소리를 다 하네.”—친정엄마한테 물어보세요. 지금.“왜 내가 네 말 듣고 우리 엄마한테—”—무서워요?그 한마디에 전화를 걸었다.엄마는 세 번 만에 받았다.“엄마. 나 하나만 물을게.”—사율아, 지금 시간이—“아빠, 내 친아빠 맞아?”전화기 너머에서 숨소리만 들렸다.그 침묵이 대답이었다.“엄마.”—미안해.내 뒤에서 권태겸이 욕설을 뱉었다.“그 년 입 닥치라고 해.”나는 천천히 그를 돌아봤다.“왜 아버님이 화를 내세요?”권태겸이 내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엄마가 울면서 말했다.—사율아. 네 아빠는 널 키운 사람이야. 그건 변하지 않아.“그럼 날 만든 새끼는 누구냐고.”—……“말해.”—권태겸 회장님이야.엄마의 다음 말은 더 엉망이었다.—내가 태강 비서실에 있을 때였어. 그 사람이 결혼하겠다고 했고, 네가 생기니까 돈부터 보냈어. 그때 지금 네 아빠가 다 알고도 나랑 결혼해줬어. 널 자기 딸로 키우겠다고.“그래서 나만 몰랐어?”—널 지키려고 그랬어.“다들 그놈의 지킨다는 말로 사람 병신 만들지.”전화가 끊긴 뒤에도 손에서 휴대폰을 놓을 수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아빠의 생일 케이크, 운동회, 대학 입학식까지 전부 진짜였다. 거짓말은 사랑이 아니라 혈연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그 하나가 내 결혼을 통째로 뒤집었다.순간 이록이 내 팔을 잡았다.나는 반사적으로 뿌리쳤다.“손대지 마.”“사율아.”“손대지 말라고, 이 개새끼야!”속이 뒤집혔다.시아버지가 내 친아버지라면, 내 남편은—“우리 남매야?”내가 묻자 이록의 얼굴까지 굳었다.“난 몰랐어.”“좆같네.”웃음이 터졌다. 울고 싶은데 웃음부터 나왔다.“불륜녀는 시아버지 애를 가졌고, 시아버지는 내 친아빠고, 그러면 나는 지금 내 오빠랑 결혼해서—”“그만.”한미라가 잘랐다.“누가 오빠래?”나는 그녀를
Last Updated : 2026-07-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