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록이 사라졌다.휴대폰도 경호도 두고, 결혼반지만 낀 채로.그가 있던 자리에는 찢긴 독점 방송 계약서와 메모 한 장만 남아 있었다.[찾지 마.]나는 반사적으로 보안실 번호부터 눌렀다.차량 출입 기록, 병원 엘리베이터, 건물 외부 카메라.이록이 사라질 때마다 나는 동선을 잘라 사람을 찾아냈다.놓치는 것보다 가두는 편이 안전하다고 믿었다.통화 버튼을 누르기 직전 손을 멈췄다.찾지 말라는 말은 위험에 빠졌다는 신호가 아니었다.지금만큼은 누구의 아들도, 남편도, 아버지도 아닌 채 있고 싶다는 요구였다.그러나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까지 존중이라 부를 수는 없었다.나는 해야를 예라에게 맡겼다.“어디 가세요?”“이록 씨가 혼자 있는 곳에요.”“데려오려고요?”해야를 안은 예라가 나를 똑바로 봤다.나는 코트를 걸치다 말고 대답했다.“돌아올 길만 확인하려고요.”“여기는 제가 지켜요. 사모님은 그 사람을 끌고 오지 말고, 돌아올 수 있게만 해주세요.”보호 인력에게는 병실을 지키라고 했다. 도겸에게도 위치 추적을 요청하지 않았다.대신 라희에게 전화했다.“이록 씨가 태강에 들어오기 전, 혼자 가던 곳 알아요?”라희는 한참 말이 없었다.“오빠가 정말 없어졌어요?”“잠깐 나간 거야.”“그 잠깐이 길어질 때 가는 곳이 있어요. 서부 종점. 지금은 노선도 거의 끊긴 데.”“왜 거기였어?”“어디든 갈 수 있는데, 아무 데도 안 가도 되는 곳이라서요.”오래된 버스 종점에는 새벽 첫차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다.대합실 불은 절반만 켜져 있었고, 폐쇄된 매점 앞 벤치에 이록이 앉아 있었다.넥타이는 없었고 셔츠 소매는 팔꿈치까지 걷혀 있었다. 손에는 표도, 지갑도 없었다.그는 내가 오는 걸 봤지만 일어나지 않았다.“찾지 말라고 했잖아.”“추적 안 했어요.”“그럼 어떻게 왔어.”“당신을 아는 사람한테 물었어요.”“그게 더 싫은데.”나는 그의 옆이 아니라 한 칸 떨어진 벤치에 앉았다.“싫어해도 돼요. 데려가진 않을 테니까.”이록의 왼
Terakhir Diperbarui : 2026-08-01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