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겸은 죽은 뒤 마흔네 분이 지나 이록에게 전화를 걸었다.도겸이 이록의 옛 휴대전화를 증거대 위에 올렸다.[수신 시각 23:31:06.][발신자 온하겸.][통화 시간 04:22.]하겸의 사망 기록은 22시 47분이었다.둘 중 하나는 거짓이었다.“통신사 교환 기록과 단말기 수신 기록이 일치합니다.”도겸은 확인된 범위만 말했다.“적어도 이 통화가 해당 시각에 연결됐다는 사실은 확인됩니다.”재생 버튼을 누르자 일 년 전 하겸의 숨이 조사실 안으로 돌아왔다.“형부, 검은 차가 따라와요.”이록의 과거 목소리가 다급하게 겹쳤다.“하겸 씨, 위치 말해. 차 세우지 말고 사람 많은 곳으로 가.”“안 돼요. 서면 잡혀요.”하겸은 7층 배아 보관실과 S-01을 말했다.내 아이를 지켜달라는 부탁 뒤 급브레이크 소리가 터졌다.충돌음이 이어졌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나는 여러 번 들었던 통화라고 생각했다.도겸이 재생 막대를 멈출 때까지는.“왜 끝까지 안 들었어요?”화면에는 아직 26초가 남아 있었다.이록이 휴대전화를 바라봤다.“통화 종료음이 들렸어.”“종료음이 아닙니다.”도겸이 파형을 확대했다.“누군가 통화 중인 기기에서 재생한 녹음입니다.”사고 뒤에도 통화는 계속 연결돼 있었다.도겸이 묻혀 있던 음역을 분리했다.타이어가 자갈을 밟는 소리.차 문이 열리는 소리.그리고 하겸의 기침.“살아 있었어요.”내 입에서 말이 새어 나왔다.충돌 뒤에도 하겸은 숨을 쉬고 있었다.남자가 가까이 다가와 말했다.“휴대전화부터 찾으십시오.”또 다른 사람이 하겸의 몸을 뒤지는 소리가 들렸다.이록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끊임없이 하겸을 불렀다.“대답해요. 하겸 씨, 들리면 아무 말이나 해요.”하겸이 겨우 입을 열었다.“형부.”그 한마디가 끝나기 전에 여자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온하겸 씨, 보호 이송에 동의하세요.”나는 의자에서 일어나지 못했다.내 목소리였다.억양도, 호흡도, 문장 끝을 누르는 습관도 같았다.“저 아니에
Last Updated : 2026-07-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