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완벽한 쇼윈도 부부의 은밀한 이중생활 : Bab 121 - Bab 130

217 Bab

제122화. 사라진 재판 기록

제출한 증거는 스물한 개인데, 법원 목록에는 스무 개만 남아 있었다.사라진 것은 윤서정의 원본 테이프가 아니었다.그 테이프가 누구의 손을 거쳐 법원 보관실에 들어갔는지 증명하는 봉인 인계서였다.“원본만 남기고 인계서를 빼면 보관 경로부터 공격할 수 있습니다.”도겸이 법원 접수증과 전자기록 목록을 나란히 띄웠다.접수증에는 전날 오후 네 시 사십이 분, 원본 테이프와 봉인 인계서가 함께 제출됐다고 적혀 있었다.사건용 전자기록에도 다섯 분 뒤 두 파일이 등록됐다.그러나 밤 열한 시 십사 분, 인계서만 목록에서 사라졌다.파일 자체는 서버에 남아 있었다.사건 목록과의 연결이 끊겨 재판부와 당사자 화면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문서가 된 것이다.테이프는 남아 있어도 누가 언제 봉인했고,어디서 복제본을 만들었는지 확인할 인계서가 없으면 원본성 공격을 피하기 어려웠다.태강은 증거를 없애지 않았다.법정에서 쓰지 못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한 장만 골라 감췄다.“법원 안에도 태강 사람이 있다는 뜻이네요.”내 말에 도겸은 화면을 닫지 않았다.“아직 단정할 수 없습니다.”“하겸 자료가 보류된 날 밤에 원본 보관 경로까지 사라졌어요.”“그래서 더 확인해야 합니다.”도겸은 접수증 원본을 투명 봉투에 다시 넣었다.“지금 재판부 매수 의혹을 공개하면 저쪽은 기록 누락보다 우리 공격 방식을 문제 삼을 겁니다.남은 증거까지 감정적 주장으로 만들 수 있어요.”이록이 휴대폰을 들었다.“그 전에 법원 안까지 손을 뻗었다는 걸 알리겠습니다.”나는 통화 버튼 위를 눌렀다.“지금 공개하면 계정을 버려요.”“그럼 또 기다리자는 겁니까?”“아니요. 한 번 더 열게 만들어요.”그는 내 손을 떼어내지 않았다.“당신이 틀리면요?”“누락된 인계서를 복구하고 정식 감사를 요구해요.덫이 실패해도 접수증과 최초 등록 기록은 남습니다.”“당신이 맞으면?”“예라 증언을 공격할 사람이 오늘 밤 어떤 기록을 먼저 훔쳐보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이록은 잠시 나를 보다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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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문예라의 위증 협박

“내가 내일 진실을 말하면, 저 사람들은 오늘까지 한 거짓말부터 틀겠죠.”예라는 태강 측에서 보낸 압축파일을 회의실 화면에 띄웠다.돈을 받고 내게 접근한 계좌 내역, 불륜을 연출하기 전 전달받은 일정표,나를 배신하겠다고 보낸 메시지,태강가 며느리가 되겠다고 떠들던 인터뷰가 날짜순으로 정리돼 있었고,마지막에는 한 줄짜리 통보가 붙어 있었다.[기존 진술과 다른 증언을 할 경우 위증 고발과 사기 공모 자료 공개를 동시에 진행한다.]발신 주소는 여러 중계 서버를 거쳤지만첨부파일의 사건 식별값은 전날 미끼 문서를 열어본 태강 변호인단의 외부 검토 시스템과 같았다.더구나 협박 자료 안에는 미끼 문서에만 넣어 둔 두 자리 봉인번호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그 시스템에서 접근을 승인한 사람은 내일 예라를 반대신문할 변호사였다.도겸은 두 기록이 같은 시스템에서 나왔다는 사실만 먼저 보존하고,증인 압박 정황을 어떤 절차로 재판부에 알릴 수 있는지 검토에 들어갔다.“저 변호사가 법원 계정을 훔쳤다고 입증된 건 아닙니다.다만 누락 문서를 확인한 시스템에서 곧바로 이 자료가 발송됐다는 순서는 의미가 있습니다.지금 필요한 건 추측이 아니라 원본과 접속기록입니다.”예라는 자료를 내 앞으로 밀었다.“결국 저 사람 앞에 앉아서 제가 사기꾼이었다고 인정하라는 거네요.”“그건 저 사람이 시켜서가 아니라 당신이 사실대로 말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에요.”“사율 씨는 편하겠어요. 날 남편에게 보낸 건 전략이고, 내가 태강에 붙은 건 배신이라고 부르면 되니까.”“내가 당신을 미끼로 쓴 건 내 잘못이고,당신이 아이를 이용해 태강가에 들어가려 한 건 당신 선택이에요.어느 쪽도 다른 이름으로 숨기지 말자는 거예요.”도겸은 기존 진술서를 세 칸으로 나눴다. 예라가 직접 본 일,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 나중에 기록으로 확인한 사실이었다.백문우가 시술실에 들어온 시각과 마취 전후의 기억은 첫 칸에,권태겸과 한미라가 내린 지시는 두 번째 칸에, 배아 출처와 조작된 동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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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상간녀가 피고인을 고른 날

“아이를 건드리면 입을 닫을 줄 알았죠? 그래서 오늘은 제가 한 거짓말부터 먼저 말하겠습니다.”예라는 협박 영상을 삭제하지 않은 채 도겸에게 넘겼다. 화면 속 해야를 덮은 담요에는 이미 폐쇄된 태강재단병원 7층 격리병동 표식이 남아 있었고, 배경의 호출음도 당시 병동에서 쓰던 음원과 일치했다. ‘실시간’이라는 문구는 영상 위에 덧씌워졌으며 파일 생성 시각은 해야가 사라졌던 달로 기록돼 있었다. 그러나 과거 영상이라는 판단만으로 현재의 안전을 대신할 수는 없어서, 이록은 보호 책임자와 영상통화를 연결해 오늘 날짜가 찍힌 신문과 직전 투약 기록, 방 안의 시계까지 차례로 확인했다. 해야가 잠든 모습을 직접 본 뒤에도 예라는 전날 내린 결정을 되묻지 않았다.“증언은 그대로 진행해요. 저들이 보낸 영상도 따로 조사받게 하고요.”“발신 경로와 원본은 보존하겠습니다. 다만 영상만으로 협박한 사람을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도겸은 사실과 추정을 분리해 정리했다. 이록도 증언 연기 요청이 가능하다는 절차만 알렸을 뿐, 예라에게 어느 쪽을 택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예라는 해야의 보호 장소를 한 번 더 확인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고, 증인석에 앉자마자 돈을 받고 내게 접근한 일, 이록과 불륜인 것처럼 보이도록 호텔 동선을 맞춘 일, 태강가 며느리 자리를 원해 거짓 인터뷰를 한 일을 먼저 인정했다. 이어 계약이 끝난 뒤 태강재단병원에서 설명 없이 검사와 투약을 받은 사실을 증언했고, 나중에 기록을 대조하면서 자신이 서명하지 않은 시술 동의서와 산모 이름에서 분리된 아이 관리 코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반대신문을 맡은 변호사는 기다렸다는 듯 계좌 내역과 과거 인터뷰를 제시했다.“증인은 돈을 받고 거짓말한 사람입니다. 이번에는 처벌을 피하려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 것 아닙니까?”“제가 거짓말한 건 권이록 씨와 잤다는 부분입니다. 돈을 받은 것도, 태강가 자리를 원했던 것도 사실입니다.”“그렇다면 나머지 진술도 믿을 이유가 없겠군요.”“저를 믿으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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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하겸의 목소리가 법정에

“원본의 취득 경위와, 태강이 관련 문서를 숨겼던 장소를 찾아낸 단서는 구분해야 합니다.”검찰은 재판부의 질문에 답한 뒤 동의서 원본부터 내놓지 않았다. 먼저 하겸이 남긴 영상 가운데 열아홉 초만 재생하겠다고 밝혔다. 영상과 메모는 태강재단병원 7층 보관실을 특정하게 한 수색 단서였을 뿐이며, 동의서 원본이 법원에 제출된 경로와 인계 과정은 별도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그렇다면 영상은 원본 취득의 증거가 아니라 수색의 출발점이라는 뜻입니까?”“그 범위에서만 제출합니다. 영상의 발언 자체로 피고인의 행위를 증명하려는 것이 아닙니다.”재판부가 허용한 구간이 법정 화면에 올라갔다. 이어 스피커에서 죽은 동생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7층 보관실 B-17. 서류함은 두 번째 줄이고, 냉각기 경고음이 계속 나요. 오늘 밤 안에 옮긴대.하겸의 말 뒤로 일정한 간격의 경고음이 네 차례 이어졌고, 화면 한쪽에는 병원 팔찌가 담긴 투명 상자가 잠시 비쳤다. 검찰은 같은 번호가 적힌 보관실 출입기록과 압수수색 당시 촬영된 서류함 위치를 나란히 제시했다. 하겸이 누가 무엇을 옮긴다고 추정한 부분은 증명 대상으로 삼지 않았고, 영상 속 장소와 소리, 촬영 구도처럼 다른 자료와 대조할 수 있는 요소만 남겼다.백문우 측 변호인은 영상의 편향성과 조작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촬영자는 온사율 씨의 친동생입니다. 가족의 주장을 강화하려고 편집한 자료일 가능성을 어떻게 배제합니까?”“하겸이 생전에 서도겸 변호사 사무실에 남긴 약도로 매장 위치를 확인했고, 이록 씨와 함께 성당 뒤 은행나무 아래에서 밀봉 용기를 찾았습니다. 발견 현장을 촬영한 뒤 USB를 그대로 봉인했고, 분석은 복제본으로 진행했습니다. 원본 장치의 저장값과 복제본의 검증값도 따로 남겼습니다.”“온사율 씨가 발견 전에 파일을 바꾸지 않았다는 보장은요?”“제 말을 보장으로 쓰지 마세요. 매장 상태, 현장 영상, 최초 봉인번호, 복제본 생성 기록을 각각 검증하면 됩니다.”변호인은 하겸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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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서도겸의 증거가 무효가 되다

“내가 태강을 쫓기 전에, 태강 서류에 내 이름부터 팔았습니다.”도겸은 설비 점검표의 서명을 부인하지 않았다. 신입 시절 태강재단병원 외부 법무팀 실무자로 일하며 결재선 마지막 칸을 채운 사람이 자신이라고 인정했다. 현장에는 가지 않았고 냉각기 고장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상급자가 넘긴 점검 결과와 첨부 목록의 형식만 맞춘 뒤 서명했다. 그 한 장이 사고 당일 7층에 아무 문제도 없었다는 태강의 방패로 쓰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몰랐다는 말로 끝낼 생각은 없습니다. 확인하지 않고 확인했다고 적었습니다.”점검표 아래에는 당시 도겸이 사용한 사원번호와 외부 법무팀 코드가 남아 있었다. 이름이 도용된 것도, 서명이 나중에 덧붙은 것도 아니었다. 태강은 신입 직원에게 현장을 보지 않은 결재를 시켰고, 도겸은 자신이 책임질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방식을 따랐다. 그날 확인하지 않고 넘긴 한 장이 시간이 지나 하겸의 기록을 공격하는 문서가 되어 돌아왔다.나는 그동안 도겸의 죄책감을 하겸을 지키지 못한 사람의 후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태강의 문서를 만들었던 사람이었고, 설비 기록을 처음 확보한 날부터 그 서명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가장 필요한 사실만 빼놓은 채 나머지 진실을 말해 왔고, 내게는 그 방식이 거짓말보다 더 나빴다.“왜 이제 말해요?”“제가 빠지면 사건이 멈출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책임보다 제 쓸모를 먼저 계산했습니다.”“그게 태강이 사람을 붙잡는 방식이에요. 잘못을 감추고, 계속 일하게 해서 빚을 갚는 기분만 주는 것.”나는 도겸 앞의 접근카드를 가져왔다.“지금부터 사건 자료에 접근하지 마세요.”“그 요구가 맞습니다.”“변명도 안 해요?”“변명하면 접근 중단 사유가 흐려집니다. 제가 할 일은 설득이 아니라, 제 손을 거친 자료가 어디까지인지 남기는 겁니다. 제가 건드린 자료와 건드리지 않은 자료를 구분하지 않으면, 태강은 제 잘못을 이용해 남의 기록까지 지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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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불법으로 얻은 진실 

법원 원본을 누가 바꿨는지 알아내는 데는 십 분이면 충분했다.태강 변호인단의 서버를 열면 됐다.문제는 그 십 분이 우리가 법정에서 쌓아온 모든 시간을 불법으로 바꾼다는 것이었다.유란이 제출 당일 촬영한 사진에서 동의서 두 번째 장 오른쪽 아래는 바늘처럼 접혀 있었고,스테이플러를 뽑은 자리에는 종이가 작게 찢겨 있었다.그러나 법원 보관 원본에는 두 흔적이 모두 없었다.접수번호와 천공 위치는 같았지만 종이 자체가 달랐다.유란은 접수대에서 문서를 넘기기 직전 찍은 연속 사진 세 장과 촬영 원본 파일을 제출했고,사진마다 접힌 방향과 찢김 위치가 같았다.그렇다고 그 사진만으로 유란의 문서가 진짜라고 확정할 수는 없었다.촬영 원본과 자동 백업 시각, 봉인 전후 기록, 현재 문서의 종이와 잉크를 함께 감정해야 했다.“제가 낸 원본은 이쪽으로 접혀 있었어요. 접수 담당자가 장수까지 세는 것도 봤고요.”새 담당자는 유란의 진술과 사진을 따로 보존했다.“차이는 확인됩니다. 다만 어느 문서가 언제 바뀌었는지는 감정과 보관기록을 대조한 뒤 판단해야 합니다.현재 원본도 더 이상 열람하지 않도록 조치하겠습니다.”유란은 법원 문서를 다시 보려 하지 않았다.“저 사진을 찍은 이유가 이런 날을 예상해서는 아니에요.태강이 제 말을 바꾸게 할까 봐, 제가 무엇을 냈는지만 남기고 싶었습니다.”“그 기록이 원본을 대신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원본을 다시 확인하게 만들 수는 있어요.”내 말이 끝나자 라희가 노트북을 돌려 내 앞에 놓았다.“변호인단 외부 서버 구조는 이미 알아요. 교체 지시서나 재출력 승인 메일만 찾으면 끝나요. 십 분이면 됩니다.”“접속 흔적은요?”“지울 수 있어요.”“그럼 진실을 찾는 게 아니라, 우리가 없애야 할 기록을 하나 더 만드는 거예요.”“저쪽은 법원 문서까지 갈아 끼웠어요. 합법적인 절차를 기다리는 동안 원본이 또 바뀌면요?”“현재 원본의 열람을 중지하고 별도 봉인을 요청해요. 늦는 것과 손 놓는 건 다르니까.”라희는 화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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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온사율이 증거를 버리는 날

“이 파일, 우리가 먼저 버려요. 상대가 빼앗기 전에.”내가 제외하자고 한 파일에서는 권태겸의 목소리로 들리는 지시가 흘러나왔다.—산모 이름은 빼고 코드만 남겨. 백 원장이 처리하면 돼. 보고는 나한테 올려.이 한 문장이 채택되면 권태겸과 백문우를 곧바로 연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파일명은 복구 프로그램이 임의로 붙인 숫자뿐이었고 최초 저장 위치를 보여줄 폴더 정보도 없었다. 첫 번째 복구 보고서에는 존재하지 않다가 손상 영역을 다시 읽은 두 번째 작업에서 나타났으며, 그 사이 누가 어떤 장치로 파일을 다뤘는지 설명하는 기록도 완전하지 않았다. 복구본마다 전체 길이는 같았지만 시작 지점의 검증값이 달랐고, 누락된 작업 기록 때문에 어느 복구본이 최초 추출본인지도 확정할 수 없었다. 감정 결과 역시 권태겸의 기존 음성과 발음 습관이 비슷하다는 수준이었으며, 앞뒤가 잘린 녹음인지 여러 구간이 이어진 것인지도 배제할 수 없었다.이록은 파일 목록을 다시 확인했다.“이걸 버리면 다시는 하겸의 파일이라고 꺼낼 수 없어.”“알아요.”“나중에 진짜였다는 게 확인돼도?”“그때 다시 확인하면 돼요. 지금 모르는 걸 하겸의 진실이라고 부르지는 않을 거예요.”“당신이 가장 듣고 싶었던 목소리잖아.”“그래서 더 못 써요. 내가 듣고 싶었다는 이유가 증거가 되면, 하겸은 또 내 필요에 이용당해요.”접근권한을 반납한 도겸에게는 원본을 보여주지 않고 제외 방침과 복구 경위만 통보했다. 그는 자신이 관여한 두 번째 복구 과정의 기록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별도 의견을 내지 않았다.“제 손을 거친 과정이 설명되지 않는다면, 제가 필요하다고 말할 자격도 없습니다.”검찰은 자진 제외에 반대했다.“이 파일을 빼면 권태겸의 직접 지시를 피고인석까지 연결할 자료가 사라집니다.”“직접 지시처럼 들리는 파일이 사라지는 겁니다. 확인된 사람과 기록은 남아요.”“사건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불확실한 한 개를 붙들다 확실한 스무 개까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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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권태겸의 마지막 거래 

“네 동생을 살릴 수 있었던 십 분, 누가 버렸는지 알고 싶지 않으냐.”권태겸은 내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하겸의 죽음부터 거래품으로 올렸다. 면회실 안에는 우리 둘뿐이었지만 면회 사실과 참석 절차는 수사기관에 통보됐고, 대화도 공식 기록으로 남고 있었다. 단독 면회라는 그의 조건은 형식만 남았다. 나는 혼자 방에 들어왔을 뿐, 그가 건넨 말까지 혼자 떠안을 생각은 없었다.면회 전 이록은 따라 들어가겠다고 하지 않았다.“저 사람이 하겸 얘기로 조건을 바꾸면요?”“내가 듣고 나올게요. 대신 밖에서 기다려요.”“당신 대신 결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나오면 혼자 정리하지 마요.”그 말만 받고 나는 권태겸 앞에 앉았다.“십 분을 말하는 대가가 피해 회복 신탁 축소입니까?”“조건부터 듣지. 네 동생도 성급하게 굴다가 제 목숨을 버렸으니까.”“하겸을 입에 올릴 때마다 거래 조건이 하나씩 늘어날 겁니다. 그러니 필요한 말만 하세요.”권태겸은 자신에게 적용된 일부 혐의에 대한 의견을 다시 정리하고, 피해 회복 신탁에 넘길 태강 지분도 줄이라고 요구했다. 그 대가로 선재가 사고 현장을 먼저 확인하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하겸이 마지막까지 살아 있었던 시간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내가 약속할 수 있는 조건은 하나도 없었다. 혐의 판단은 수사기관과 재판부의 몫이었고, 피해 회복 신탁은 내 개인 재산이 아니었다. 그는 애초에 성립할 수 없는 거래를 내밀어 내가 하겸 때문에 어디까지 선을 넘는지 시험하고 있었다.“선재가 차량 안을 확인했다. 온하겸이 살아 있다는 것도 알았지. 하지만 자료부터 찾으라는 지시를 따랐다.”“누구 지시였죠?”“거래가 성립되면 말하지.”“회장님은 사후 보고만 받았다면서요. 그런데 선재가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는 어떻게 압니까?”“보고에는 지시 경로도 포함되는 법이야.”“누가 보고했습니까?”권태겸은 대답 대신 사고 시각이 적힌 종이를 내 앞으로 밀었다. 선재 차량의 현장 도착 시각은 오후 열 시 사십삼 분으로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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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유죄보다 무서운 이름 

한미라는 하겸이 죽던 밤, 선재보다 네 분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그 네 분 동안 그녀가 차에 태운 사람은 하겸이 아니라 태강의 명단에도 없던 임산부였다.새 담당자가 확보한 차량 기록에는 한미라의 차가 사고 지점 옆 창고 진입로로 들어갔다가 선재 차량이 나타나기 직전 빠져나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운행 단말기 시각은 주변 영상과 맞았고, 복구된 블랙박스에는 창고 셔터와 들것 한쪽 끝이 짧게 찍혀 있었다. 한미라가 회수하러 갔다는 문서 상자의 번호도 그날 창고 반출대장에 남아 있었지만, 상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사고를 봤습니까?”“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창고 안 문서를 회수하러 갔고, 충돌음만 들었어요.”“그런데 밖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했죠.”한미라가 부정하지 않자 블랙박스 음성이 재생됐다. 열 시 삼십구 분, 그녀의 차량이 창고 진입로에 들어갔다. 이 분 뒤 충돌음이 잡혔고, 열 시 사십이 분 한미라는 긴급 신고가 아니라 권태겸이 쓰던 별도 회선으로 전화를 걸었다.—창고 안에 임산부가 쓰러져 있습니다. 도로 쪽 차량에도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잠시 뒤 상대가 답했다.—다른 여자부터 옮겨라.열 시 사십삼 분, 한미라의 차가 창고를 빠져나갔다. 곧이어 선재의 차가 사고 지점으로 들어왔다. 한미라는 선재보다 먼저 왔고, 충돌음도 들었으며, 밖에 다른 구조 대상이 있을 가능성까지 보고했다. 그런데 긴급 신고는 하지 않았다.“저 말을 한 사람이 권태겸입니까?”“그 회선은 회장님이 쓰던 번호였습니다. 하지만 그날 직접 확인한 건 아닙니다.”“하겸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요?”“차량이 멈춰 있다는 것만 알았습니다. 창고와 도로는 셔터와 적재물 때문에 시야가 막혀 있었어요.”사고를 직접 보지 못했을 가능성과 보고도 외면했을 가능성을 같은 결론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러나 사람일 수 있다고 말해 놓고 신고하지 않은 사실까지 사라지지는 않았다. 나는 그녀가 구조를 포기했다고 단정하지 않았고, 대신 왜 긴급 신고보다 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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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명단에 없던 열여덟 번째 여자 

“내 이름을 찾아주겠다는 말, 가해자가 제일 먼저 했어요.”최나경은 인사도 하지 않고 내 앞의 서류부터 뒤집었다. 표지에 적힌 ‘열여덟 번째 피해자 추정’이라는 문구가 바닥을 향했다.“저 숫자부터 지우세요. 나는 당신들이 찾아낸 열여덟 번째가 아닙니다.”만남의 장소와 시간, 녹음 여부, 동행자 유무는 모두 그녀가 정했다. 재단 밖 상담센터의 예약자명은 비워 두었고, 이록은 건물 밖에 남았다. 재단에도 참석자 이름을 알리지 않았다. 이록은 장소를 바꾸거나 동행하겠다고 요구하지 않고,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들어오지 않겠다는 기준만 확인했다. 나는 그녀가 허락한 기록만 남기고, 정한 범위 안에서만 질문할 수 있었다.“명단에 넣으려고 온 게 아닙니다. 연락받아도 되는지부터 묻겠다고 했어요.”“말만 다르죠. 결국 내 이름을 찾아내서 당신들 방식으로 돌려주겠다는 거잖아요.”“돌려받지 않겠다는 선택도 당신 몫입니다.”최나경은 한미라가 보관했던 사설 병원 영수증을 확인한 뒤에야 녹음을 허락했다. 가명이었지만 입원 날짜와 관리 코드 일부는 자신의 기록이 맞다고 했다. 다만 어떤 시술을 당했는지, 한미라가 창고에서 자신을 데리고 나왔는지는 기억이 끊겨 있어 직접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병원 밖에서 깨어났고, 태강 사람이 다시 찾아왔으며, 살아 있으려면 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데까지였다.“무슨 일을 했습니까?”“다른 여자들이 어디 숨었는지 알려줬어요.”“몇 명입니까?”“확실히 기억나는 건 셋입니다.”“그중 몇 명이 붙잡혔습니까?”“한 명은 다음 날 다시 병원으로 끌려갔어요.”“그 사실을 알고도 두 번 더 주소를 보냈고요?”“네.”최나경은 처음부터 협박받았다는 말로 행동을 덮지 않았다. 약과 치료비를 끊겠다는 위협을 받았고, 보고를 멈추면 자신도 다시 잡혀갈 거라 믿었다. 첫 주소를 보낸 뒤에는 약 봉투가 왔고, 두 번째부터는 현금과 새 휴대전화도 받았다. 강요가 있었던 사실과 대가를 받은 사실,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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