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이록이 대답했다.“지금 네 앞에 있는 내가 권이록이야.”연희는 웃었다.“그럼 녹음 속 나는 왜 당신을 가짜라고 했어?”이록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대답처럼 들렸다.“또 숨겨?”“연희야.”“내 이름 부르지 마.”연희가 한 걸음 물러났다.“당신이 내 기억을 지웠고, 내가 당신을 죽였다고 믿게 만들었고, 이제는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르겠어.”이록의 쌍둥이 동생이 피식 웃었다.“형수.”“왜.”“내가 진짜라고 하면 믿을래?”연희가 그를 노려봤다.“닥쳐.”“형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했어.”“너도 똑같잖아.”“맞아.”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증거를 가져왔어.”그가 휴대폰을 내밀었다.화면에는 오래된 병원 기록이 떠 있었다.환자명.권이록.사망일.십 년 전.연희의 손이 굳었다.“이게 뭐야.”“내 형 사망진단서.”“그럼…”연희가 이록을 봤다.“당신은 누구야?”이록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쌍둥이 동생이 대신 대답했다.“내 이름은 권이록이 아니야.”연희의 얼굴이 굳었다.“그럼?”“권이현.”그 순간 권태겸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이현아.”남자가 웃었다.“오랜만입니다, 아버지.”“네가 어떻게…”“죽었을 줄 알았죠?”그가 권태겸에게 다가갔다.“아버지가 직접 죽이라고 했으니까.”연희가 숨을 삼켰다.“잠깐.”그녀는 다시 이록을 바라봤다.“그럼 당신은.”남자가 대답했다.“권이현이 형의 이름으로 살아온 거야.”“왜?”“형이 죽었으니까.”“누가 죽였는데?”권이현이 이록을 바라봤다.“저 사람이.”연희의 심장이 내려앉았다.“네가?”이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당신이 권이록을 죽였어?”“아니.”“그럼 누가?”권이현이 웃었다.“형수.”연희의 얼굴이 굳었다.“내가?”“그날 칼을 들고 있었잖아.”“난 기억이 없어.”“그래서 형이 네 기억을 지운 거야.”“말이 안 돼.”“말이 돼.”권이현이 말했다.“형은 죽기 전에
Última atualização : 2026-08-23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