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는 아직 한 살이지만, 우리는 아이가 열다섯 살에 물을 질문부터 준비했다.“나는 누구 배에서 태어났어?”“왜 엄마가 둘이야?”“아빠 가족은 왜 나를 숨겼어?”그리고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그럼 나 때문에 누가 죽었어?”나는 그 문장을 보는 순간 펜을 내려놓았다.“이건 안 돼요.”상담을 맡은 아동 전문가는 내가 작성한 예상 질문지를 한 장씩 넘기고 있었다.“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질문할지는 미리 정할 수 없어요.”“그래도 준비는 해야 하잖아요.”“준비와 답안지는 다릅니다.”그 말이 불편했다.나는 평생 답을 준비해서 살아남았다. 상대가 무엇을 물을지 예상하고, 증거를 정리하고, 사실과 거짓을 구분했다. 해야에게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태강이 저지른 일.배아가 바뀐 과정.예라가 해야를 품게 된 이유.하겸의 죽음.숨길 생각은 없었다.“전부 말할 거예요.”내 말에 전문가는 고개를 끄덕였다.“언젠가는요.”“언젠가?”“한 번에 전부 말하는 게 진실한 양육은 아닙니다.”예라가 먼저 반응했다.“그럼 숨기라는 거예요?”“아니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 같은 사실을 여러 번 다시 설명하는 겁니다.”한 살 때의 진실과 일곱 살 때의 진실, 열다섯 살 때의 진실이 서로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다만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가 달라질 뿐이었다.나는 그제야 내가 또 하나의 실수를 할 뻔했다는 걸 알았다.태강처럼 숨기지는 않겠다는 집착 때문에, 반대로 해야에게 너무 빨리 모든 짐을 넘길 수도 있었다.“내가 진실을 감당했으니까 해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네요.”이록이 내 옆에서 말했다.“당신은 선택할 시간이 없었잖아.”맞았다.나는 어느 날 한꺼번에 모든 걸 알았다.하겸의 죽음도, 내 몸에서 벌어진 일도, 남편과 가족이 숨긴 기록도.진실을 아는 건 필요했다.하지만 그 방식까지 물려줄 필요는 없었다.예라가 자기 앞에 놓인 종이를 오래 바라보다 물었다.
Última atualização : 2026-08-16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