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야.”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연희의 몸이 굳었다.화면은 이미 꺼져 있었다.하지만 분명히 들었다.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십 년 동안 믿었던 목소리.“설마…”연희가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현관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정애도, 세아도, 권태겸도 아무 말이 없었다.연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당신이 왜 여기 있어?”남자가 웃었다.“내 집이기도 하잖아.”연희가 한 걸음 물러났다.“내 아들 어디 있어?”“아들?”“모르는 척하지 마.”“연희야.”“내 아들 내놓으라고!”남자는 한숨을 내쉬었다.“그 아이는 네 아들이 아니야.”연희가 그의 뺨을 후려쳤다.짝.“다시는 그 말 하지 마.”남자는 뺨을 만지며 웃었다.“성질은 여전하네.”“아이 어디 있어?”“안전한 곳.”“어디.”“네가 절대 찾지 못하는 곳.”연희의 눈빛이 서늘해졌다.“내가 찾아내면?”“그 전에 네가 기억해야 할 게 있어.”남자가 휴대폰을 내밀었다.화면에는 오래된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병원 복도.십 년 전.연희가 울면서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었다.그리고 그 옆에는 갓난아기가 있었다.연희의 목소리가 들렸다.—제발 이 아이만은 살려줘.남자가 말했다.—그러려면 네가 모든 걸 잊어야 해.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잊을게.현재의 연희는 숨을 삼켰다.“이게 언제야?”“네가 아이를 낳은 날.”“그럼 왜 난 기억을 못 해?”“네가 직접 잊기로 했으니까.”“누가 시켰어?”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연희가 화면을 다시 봤다.영상 속 자신의 모습이 이상했다.울고 있었지만 무서워하지 않았다.마치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는 사람처럼.그때 영상 속 연희가 말했다.—내가 기억을 잃으면, 아이를 숨겨줘.남자가 물었다.—어디에?—나한테서.연희의 얼굴이 굳었다.“내가?”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부탁했어.”“왜?”“네가 아이를 죽일까 봐.”연희가 숨을 멈췄다.“내가 내 아들을?”“그때 넌 그렇게 믿고 있었어.”“뭘?
Última atualização : 2026-08-30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