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희의 목소리가 끊긴 순간 압축기의 유압판이 닫히기 시작했다.나는 증거 봉투를 품 안에 고정하고 1구역으로 뛰었다.“좌측 통로로 가요!”강도식이 압축기 뒤편으로 먼저 달렸다.“수동 정지 스위치가 후면에 있습니다.”폐차를 쌓아 만든 통로 끝에서 흰 세단의 뒷부분이 보였다.차량의 앞쪽은 이미 압축기 안으로 밀려 들어가 있었다.뒷좌석 창문 안에서 손바닥이 유리를 치고 있었다.권라희였다.나는 제어함의 빨간 버튼을 눌렀다.작동등이 꺼졌지만 유압판은 즉시 멈추지 않았다.제어함 화면에는 원격 작동 정보가 떠 있었다.[원격 유지보수 모드.][실행 계정 BMW-01.][지정 회차 3 / 중단 대기.]빨간 버튼은 새로운 압축을 막았을 뿐,이미 발생한 압력을 해제하지 못했다.남아 있던 압력에 차체가 뒤틀렸다.“밸브를 열어야 해요!”강도식이 안전 커버를 발로 차 열고 내부 레버를 당겼다.유압판이 진동하다가 멈춰 섰다.차량 천장과 철판 사이에 손바닥 하나 들어갈 간격만 남았다.이록의 차가 철문 앞에 멈춰 섰다.수사관들이 뒤따라 진입했다.이록은 절단기를 받아 뒷문을 묶은 사슬부터 잘랐다.“사율아, 차에서 떨어져.”“라희 손이 안에 있어요. 문이 열릴 때까지 여기 있을게요.”이록은 내게 더 물러나라고 하지 않았다.대신 차체와 내 사이에 자신의 몸을 넣고 사슬을 당겼다.“라희야. 내 목소리 들려?”라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남은 도어 프레임을 벌리고 안전벨트를 잘라내자 이록이 라희를 끄집어냈다.라희의 손목은 케이블 타이로 묶여 있었고, 입 안에는 접힌 천이 들어 있었다.나는 천을 빼내고 묶임을 풀었다.곧바로 라희의 호흡과 의식을 확인했다.“어디 다친 데 있어요?”“없어요. 손목만…….”구급대원이 라희의 목과 손목, 동공 반응을 확인했다.주사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정확한 상태는 병원 검사가 필요했다.라희는 구급대원의 산소포화도 측정과 이송 권고에 동의했다.그런 뒤에야 이록의 손을 잡았다.“오빠, 백 원장이 내게 원한 건
Última atualização : 2026-07-14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