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형 흑견을 길들이니 금발 소형견이 따라 옴: Chapter 131 - Chapter 140

140 Chapters

131화

다음 날 오전, 메디컬 팀이 참관한 가운데 타이론의 정밀 신체 검진과 비공개 입단 테스트가 삼엄한 경비 가운데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정밀 MRI 촬영부터 시작해 트레드밀 부하 검사, 코트 위에서의 민첩성과 점프력 측정까지, 타이론의 움직임은 의심의 여지를 완벽히 지워낼 만큼 압도적이었다.수술받았던 무릎 관절의 가동 범위는 정상 수치를 훌쩍 뛰어넘었고, 타이론이 공중으로 솟구쳐 림을 내리찍을 때마다 미국 의료진들의 입에서는 연신 감탄이 터져 나왔다.모든 테스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무렵, 현장을 지켜보던 마이클이 턱짓으로 올리버에게 신호를 보냈다.체육관 비상구 계단을 빠져나와 바람이 부는 한적한 야외 테라스로 나온 두 사람 사이에 서늘한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마이클은 품 안에서 고급 시가를 꺼내 물며 올리버를 날카롭게 곁눈질했다.“어제 내가 건넨 제안에 대해…… 마음의 결정을 내렸습니까?”마이클의 노련한 잿빛 눈동자가 올리버의 반응을 집요하게 응시했다.올리버는 안경테를 고쳐 잡으며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명료한 어조로 답했다.“Yes.”단 한 단어의 대답이었다.마이클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짙게 그려졌다.“탁월한 선택이오, 올리버 박사. 공식 계약 서류는 본사로 돌아가자마자 최고 조건으로 준비해 두지.”그렇게 1억 달러라는 거대한 판돈이 걸린 은밀한 밀약이 완벽하게 체결되었다.그리고 마침내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시즌 막바지, 챔피언 결정전 최종전의 날이 밝았다.결전을 앞둔 라커룸에서 올리버의 세심한 도수 치료와 세밀한 테이핑 관리를 받은 타이론은 코트에 당당히 들어섰다.무릎의 찌릿한 통증은 흔적조차 없었고, 가볍게 몸을 푸는 그의 몸놀림은 그 어느 때보다 날렵하고 가벼워 보였다.경기 시작 전부터 체육관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의 열기는 이미 폭발 직전이었다.코트 중앙으로 나선 치어리더 팀의 화려한 오프닝 무대가 펼쳐지자 경기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절정에 달했다.그 중심에는 팀의 상징인 윤아와 새로운 활력인 주연이 자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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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화

구단이 주최한 공식 우승 축하연과 끝없이 이어진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뒤로하고, 네 사람은 마침내 펜트하우스로 돌아왔다.문이 닫히며 도어록이 잠기는 순간, 바깥세상의 떠들썩한 소음과 숨 가빴던 긴장감이 일순간에 차단되었다.체육관을 가득 메웠던 1만 관중의 함성과 언론의 찬사,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시선의 무게로부터 벗어나 오직 네 사람만이 존재하는 은밀한 안식처로 돌아온 것이다.정규 시즌 우승에 이은 챔피언 결정전 통합 우승, 만장일치 파이널 MVP라는 최고의 영예, 그리고 그 뒤편에 준비되어 있는 1억 달러의 거대한 밀약까지.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겼던 모든 목표를 온전히 이뤄냈다는 벅찬 고양감이 네 사람의 전신을 짜릿하게 관통했다.코트 위에서 흘린 땀과 피부에 묻어 있던 금빛 종이 꽃가루를 씻어내기 위해 각자 욕실로 향했다.따뜻한 물줄기 아래에서 하루의 긴장과 피로를 씻어내고 가벼운 실크 가운을 편안하게 걸친 채, 네 사람은 거실의 푹신한 카펫과 소파로 자연스럽게 모여들었다.거실 통창 밖으로는 한강을 따라 흐르는 서울의 찬란한 야경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었다.낮은 테이블 위에는 올리버가 미리 칠링해 둔 최고급 빈티지 샴페인이 놓여 있었다.펑 하는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코르크가 열리자, 은은하고 향긋한 과실 향과 함께 섬세한 기포가 솟구쳤다.투명한 크리스털 잔에 맑은 황금빛 액체가 가득 채워지고, 네 개의 잔이 허공에서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며 맞부딪쳤다.“우리의 완벽한 승리와, 다가올 더 큰 무대를 위하여.”올리버의 부드럽고 나지막한 건배사에 윤아와 주연은 매혹적인 미소로 화답하며 잔을 비워냈다.타이론 역시 커다란 손으로 잔을 기울이며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탄산의 톡 쏘는 청량감과 샴페인의 달콤한 풍미가 목을 타고 넘어가자, 온종일 팽팽하게 곤두서 있던 신경들이 나른하게 풀려나갔다.알코올의 온기와 낮 동안 코트를 지배했던 뜨거운 아드레날린의 여운은 자연스럽게 또 다른 원초적인 열기를 불러일으켰다.대중 앞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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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화

거실 통창을 가득 메운 정오의 눈부신 햇살이 펜트하우스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침대 실크 시트 위에 서로 엉켜 잠들어 있던 네 사람은 나른하고 뻐근한 육체를 천천히 일으켰다.어젯밤 승리의 열기와 샴페인, 그리고 끝을 모르고 이어졌던 농밀한 유희의 흔적이 온몸에 짙게 배어 있었다.각자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단장을 끝낸 네 사람은 나른한 몸을 이끌고 집 근처의 한적한 브런치 카페로 향했다.검은 모자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지만, 2미터 10센티에 달하는 타이론의 압도적인 피지컬과 두 여자의 독보적인 자태는 주변의 시선을 단번에 끌어당겼다.야외 테라스 구석진 자리에 마주 앉은 네 사람은 모처럼 찾아온 느긋한 여유를 만끽하며 갓 구운 빵과 신선한 오믈렛, 그리고 진한 커피를 나누어 마셨다.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난 뒤 처음으로 맞이하는 완벽하게 평화로운 시간이었다.기분 좋은 식사가 한창 무르익어 갈 무렵, 테이블 위에 올려둔 타이론의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진동했다.화면에 뜬 발신인은 구단 단장이었다.전화를 받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단장의 다급하고 애가 탄 목소리가 쏟아져 들어왔다.“타이론! 어제 우승 뒤풀이는 잘 끝냈어? 몸은 좀 어떤가? 다름이 아니라 다음 시즌 재계약 문제 때문에 급하게 연락했네. 우리가 KBL 역대 최고 대우는 물론이고 자네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다 맞춰줄 테니, 제발 다른 리그나 구단 제안은 쳐다보지도 말고 우리랑 먼저 도장을 찍세!”챔피언 결정전이 끝나자마자 괴물 용병을 붙잡기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단 측의 초조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단장의 간절한 회유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수화기 너머로 구단 사장이 직접 전화를 넘겨받았다.사장까지 직접 나서서 구단의 명운이 오직 타이론에게 달렸다며 매달리듯 재계약을 읍소했다.구단 수뇌부가 한 명의 외국인 선수 앞에서 이토록 안달복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윤아와 주연이 마주보며 미소지었다. 하지만 타이론은 흔들리지 않았다.타이론은 맞은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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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윤아의 차가운 지적에 브런치 카페의 야외 테라스는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다.향긋한 커피 향과 바삭한 크루아상이 놓인 테이블 위로, 다시 한번 서늘한 긴장감이 내려앉았다.올리버는 스마트폰 화면을 끄며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윤아 말이 맞아. 스카우트 팀장이 공식 에이전트의 역할까지 도맡아 모든 협상 창구를 장악하겠다는 건 명백히 비정상적인 요구야. 구단 몰래 타이론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겠다는 속셈이지.”주연 역시 들고 있던 포크를 내려놓으며 미간을 찌푸렸다.“결국 자기 멋대로 판을 짜고, 뒤에서 얼마를 떼먹든 우리보고는 입 닫고 있으라는 뜻이잖아요. 게다가 나중에 마이클이 마음을 바꿔서 더 큰돈을 요구하며 협박하거나, 구단과의 협상이 틀어져서 결렬되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그땐 약점만 잡힌 채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거잖아요.”주연의 지적에 타이론의 안색이 어둡게 굳어졌다.“그렇다면…… 마이클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너무 위험하다는 뜻이네.”타이론의 낮은 목소리에 윤아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위험한 수준이 아니야. 그자가 우리의 목줄을 쥐고 흔들게 내버려 두는 꼴이지. 계약 총액의 절반을 요구한 것부터가 정상이 아니었는데, 협상 창구까지 독점하겠다는 건 우리를 제 손바닥 안에서 가지고 놀겠다는 소리잖아. 만약 협상이 어그러지거나 결렬되는 순간, 마이클은 발을 빼고 모든 책임을 타이론의 과거 약물 문제로 돌려버릴 테고 그 독박은 고스란히 우리 몫이 될 거야. 미국에 가서도 평생 그자의 노예처럼 착취당할 수도 있고.”네 사람은 남은 식사를 나누며 상황의 위험성을 명확하게 인지했다.마이클의 손을 잡고 NBA로 향한다는 큰 그림은 유지하되, 그자의 손아귀에 맹목적으로 끌려다니는 패착만은 반드시 막아야 했다.상대가 칼자루를 쥐고 흔들려 한다면, 이쪽에서도 그 칼날을 부러뜨릴 수 있는 뭔가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가 마이클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우리에게도 그자를 압박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있어야 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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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화

펜트하우스의 분위기는 차분했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마이클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한 네 사람의 열기는 뜨거웠다. 그 때 거실 식탁 위에서 노트북으로 메일을 주고 받으며 현지 구단 관계자들과 연락하던 윤아에게 메일이 도착했다. 미국 현지 글로벌 스포츠 에이전시의 핵심 라인을 통해 은밀하게 입수한 각 구단의 내부 영입 기획서였다.각 구단별 영입 계획서들 가운데서 타이론의 이름이 언급된 복수의 구단 이름이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몇몇 구단들은 비고란에 타이론의 피지컬 테스트에 대한 의문을 언급한 곳도 있었다. 또 구체적인 계약 금액이 표시되어 있는 곳도 있었다. 문서에 적힌 구체적인 수치와 계약 조항들을 확인하던 윤아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이런 교활한 자식 같으니라고!”윤아의 욕설에 가까운 탄식에, 각자 방에서 자료를 분석하던 올리버와 주연, 그리고 타이론이 서둘러 거실 테이블로 모여들었다.“뭐야, 왜그래, 윤아?”윤아는 태블릿 화면을 테이블 한가운데로 밀어놓으며 떨리는 숨을 내뱉었다.“마이클이 우리에게 던진 1억 달러 제안, 전부 새빨간 거짓말이었어. 구단 프런트에서 타이론을 영입하기 위해 최종 책정한 총예산은 1억 5천만 달러야. 마이클이 말한 것보다 무려 50%나 더 많은 금액이라고.”순간 거실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타이론의 몸값을 일부러 낮춰 부르고는, 그 절반을 가져가겠다고 뻔뻔하게 요구했던 마이클의 검은 속셈이 드러난 것이다.그자는 독점 협상권을 가지고 타이론의 계약을 1억 달러짜리로 속여 체결한 뒤, 구단이 책정한 차액 5천만 달러까지 뒤로 빼돌려 가로채려 했던 것이다.어쩌면 구단과 타이론 사이에서 보수 명목으로 계약서에 언급되지 않은 금액을 요구하는 방법을 사용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타이론에게서 뜯어낼 5천만 달러까지 합치면, 마이클 혼자서 무려 1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가로채려는 흉계였다. 주연이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완전히 우리를 눈먼 장님 취급했네요. 독점권을 달라고 했던 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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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화

올리버와 타이론은 모두가 깊이 잠든 심야 시간을 택했다.새벽 한 시, 펜트하우스 지하 주차장에서 밴으로 갈아탄 두 사람은 인천공항의 한적한 전용 출입구를 향해 달렸다.검은 후드티와 마스크, 짙은 선글라스로 2미터 10센티에 달하는 타이론의 압도적인 체격을 최대한 가렸지만, 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떠오를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두 사람이 태평양을 건너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게이트 앞에는 현지 글로벌 에이전시의 전용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지체 없이 윤아가 짜놓은 일정표를 따라 시내 외곽의 한적한 프라이빗 멤버십 클럽으로 향했다.철저한 보안 통제 속에 마련된 별채 밀실에는 미국 구단의 실질적인 인사권과 계약 전권을 쥔 구단 총괄 부사장과 수뇌부 핵심 임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단상에 선 타이론은 트레이닝복으로 환복한 뒤, 무릎 관절의 유연한 회전과 폭발적인 순발력을 현장에서 가감 없이 선보였다.올리버 역시 자신이 집도했던 무릎 재건 수술 일지와 상세한 재활 경과표, 그리고 도핑 규정상 치료목적사용면책 요건에 부합함을 증명하는 정밀 혈액 검사 및 호르몬 분석 데이터를 테이블 위에 질서정연하게 펼쳐놓았다.“보시다시피 타이론의 무릎은 완전히 재건되었고, 체내 잔여 약물 성분 또한 완벽한 제로 상태입니다. 차기 시즌 NBA 개막전에 선발로 투입되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올리버의 명쾌하고 확신에 찬 브리핑에 구단 임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하지만 프런트 총괄 부사장의 얼굴에는 깊은 의아함이 스쳐 지나갔다.“믿기지 않는 완벽한 몸 상태군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우리는 마이클 스카우트 팀장으로부터 타이론 선수의 무릎 상태가 여전히 불안정하며, 선수 본인이 계약에 관한 모든 전권을 마이클 팀장에게 일임했다고 보고받았습니다.”부사장은 서류철에서 두툼한 영문 문건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로 밀어냈다.거기에는 타이론의 영문 자필 서명이 정교하게 위조된 ‘독점 협상 위임장’이 버젓이 첨부되어 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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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화

호텔 스위트룸으로 돌아온 뒤에도 올리버의 신경은 날카롭게 곤두서 있었다.태블릿 화면에는 보스턴 구단의 이사진 명단과 지분 구조, 그리고 만약 구단 수뇌부가 마이클의 편을 들거나 협상이 틀어질 경우를 대비한 치밀한 플랜 B의 메모가 빼곡하게 채워지고 있었다.“구단 이사회가 감사 결과를 언제 발표할지 몰라. 만약 마이클이 눈치를 채고 먼저 선수 협회나 언론에 약물 프레임을 흘린다면, 그땐 윤아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마이애미나 시카고 같은 다른 구단들로 즉각 방향을 틀어야 해.”올리버가 미간을 찌푸린 채 중얼거리자, 침대에 대자로 누워 있던 타이론이 픽 웃음을 터뜨렸다.“진정해, 올리버. 오늘 부사장이 내 무릎을 보며 입을 떡 벌리던 표정 못 봤어? 그 사람들은 이미 마이클의 위임장이 가짜라는 걸 확실히 알았고, 2천만 달러나 아낄 수 있는 1억 3천만 달러 직계약을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어. 이미 게임은 끝난 거나 다름없다고.”마치 계약서에 도장이라도 찍은 사람처럼 느긋한 타이론의 태도에 올리버가 기가 차다는 듯 안경을 벗어 던졌다.“그 대책 없는 낙관적인 성격이 네 장점이자 가장 큰 단점이야.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계약서에 잉크가 마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끝난 게 아니라고!”“알았어, 잔소리 대마왕 선생. 그렇게 종일 머리만 굴리다간 머리카락 다 빠지겠다. 일단 배부터 채우자고. 한국에 있는 윤아랑 주연이도 너 이러는 거 보면 혀를 찰걸?”결국 타이론의 성화에 못 이긴 올리버는 태블릿을 덮고 함께 호텔 지하의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프라이빗한 코너 테이블에 마주 앉은 두 사람은 두툼한 안심 스테이크를 곁들여 와인 잔을 기울였다.묵직한 레드 와인이 목을 타고 넘어가자, 올리버의 경직되어 있던 어깨 근육도 서서히 이완되기 시작했다.식사가 무르익어 갈 무렵, 타이론이 와인 잔을 천천히 매만지며 올리버를 물끄러미 응시했다.장난기가 걷힌 그의 짙은 갈색 눈동자에 진지하고 깊은 감정이 차올랐다.“미국에서 무릎이 완전히 박살 났을 때…… 다들 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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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화

서울의 펜트하우스는 고요했다.창밖으로는 한강변을 따라 이어진 대로의 불빛들이 길게 궤적을 그리며 흘러가고 있었다.모든 것이 계획대로 완벽하게 굴러가고 있는 늦은 밤이었다.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 가벼운 실크 슬립 차림으로 나온 윤아와 주연은 거실의 푹신한 가죽 소파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주연은 무릎을 가슴팍으로 끌어안은 채 통창 밖의 아득한 야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옆에 앉은 윤아를 곁눈질하며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언니…… 모든 게 너무 계획대로 척척 잘 풀리니까, 난 오히려 조금 불안해요.”“불안하다고? 걱정할게 아니라 좋아해야지. 엄청난 계약이 코 앞에 다가왔는데.”“마이클 그 여우 같은 인간이 정말 아무 눈치도 못 챘을까 싶기도 하고, 미국 쪽에서 갑자기 일이 삐끗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서 심장이 자꾸 콩닥거려요.”주연의 잔뜩 긴장한 표정에 윤아가 픽 웃음을 터뜨렸다.윤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와인 셀러로 걸어가더니, 레드 와인 한 병과 잔 두 개를 챙겨 들고 돌아왔다.“쓸데없는 걱정 하지 마. 마이클은 자기 욕심에 눈이 멀어서 우리를 너무 얕봤을 뿐이야. 올리버랑 타이론도 현지에서 잘 대처하고 있으니까, 불안해할 시간에 술이나 한 잔 마시자.”능숙한 손길로 코르크를 따낸 윤아가 붉은 와인을 잔에 가득 채워 주연에게 건넸다.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와인이 몇 차례 목을 타고 넘어가자, 팽팽하게 곤두서 있던 주연의 몸도 서서히 풀어지기 시작했다. 볼이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주연은 손에 든 와인 잔을 빙글빙글 돌리며 윤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적당히 술기운이 오른 그녀의 눈동자에 진솔하고 애틋한 감정이 차올랐다.“언니…… 나 사실 언니에게 정말 고마워요. 날 이 네 사람 사이에 불러주고, 끝까지 함께할 수 있게 손잡아 줘서요.”윤아가 잔을 든 채 조용히 미소 짓자, 주연은 참아왔던 진심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우리 사이에 크고 작은 일들도 많았고, 중간에 자칫 헤어질 뻔한 위기도 있었잖아요. 내 질투나 욕심 때문에 판이 깨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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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화

아침 햇살이 스위트룸 틈새로 쏟아져 들어올 무렵, 올리버의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울렸다.발신인은 어제 비밀 접견을 가졌던 구단 총괄 부사장이었다.숨을 죽인 채 조심스럽게 통화 버튼을 누른 올리버의 귓가로, 정중한 부사장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흘러들어왔다.“올리버 박사님, 좋은 아침입니다. 밤사이 구단 긴급 이사회와 법무팀 내부 감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구단의 정식 입장은 타이론 선수가 제안한 총액 1억 3천만 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 조건을 전적으로 수용하기로 최종 의결했습니다.”심장이 발밑으로 내려앉는 듯한 전율 속에서, 부사장의 통보가 이어졌다.“또 위임장을 위조해 거액을 가로채려 한 마이클은 스카우트 팀장 직위에서 즉각 파면 조치되었습니다. 구단 차원에서 사문서위조 및 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 절차에 착수할 방침입니다.”모든 불안과 의혹이 완벽한 환희로 뒤바뀌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전화를 끊은 올리버는 침대에서 일어나던 타이론에게 달려가 그를 끌어 안았다. “타이론! 우리가 해냈어! 구단에서 1억 3천만 달러 계약을 전부 받아들였어! 마이클은 해임됐고 고소까지 들어간대!”2미터 10센티의 거구가 환호성을 지르며 올리버의 허리를 번쩍 안아 들어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렸다.믿기지 않는 완벽한 승리에 두 남자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벅찬 감격의 숨을 헐떡였다.올리버는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했다. 보스턴의 오전 시간은 서울 기준으로 새벽 1시가 갓 넘은 깊은 밤이었다.하지만 이런 엄청난 승전보를 아침까지 미룰 수는 없었다. 올리버는 곧바로 서울 펜트하우스의 윤아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화면에 나타난 윤아와 주연은 나른한 슬립 차림으로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올리버? 이 야심한 밤에 연락한 걸 보면…… 좋은 소식인 거야?”윤아의 물음에 올리버와 타이론은 구단 이사회의 직계약 수용 결정과 마이클의 해임 소식을 가감 없이 전했다.수화기 너머에서 주연과 윤아가 소리를 지르며 침대 위를 방방 뛰는 것이 느껴졌다. 공식 계약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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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화

하지만 그것은 마이클의 철저한 착각에 불과했다.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세운 도피 시나리오와 여론 조작 계획에 젖어 있던 그는, 공항에 발을 디디는 순간 현실과 마주쳤다.구단의 법무팀과 프런트 수뇌부는 곧바로 연방 수사 당국과 현지 경찰에 정식으로 고발 조치했다.다른 구단이나 신인 선수들에게 또다시 접근해 사기를 치고 잠적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마이클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단호하게 움직였다.입국 심사대를 통과해 게이트를 빠져나오려던 찰나, 사복 차림의 연방 수사관들과 현지 경찰들이 마이클의 양팔을 단숨에 낚아채며 제압했다.“마이클 팀장, 당신을 사문서위조 및 공금횡령 미수 혐의로 체포합니다.”반짝이는 차가운 은빛 수갑이 마이클의 손목을 묵직하게 조여 들며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냈다.“이거 놔! 나는 피해자야! 타이론과 그 주치의가 나를 속인 거라고!”마이클은 얼굴이 시뻘개져 고성을 지르며 발악했지만, 수사관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를 강제로 연행해 공항 밖 차량으로 밀어 넣었다.마이클의 체포 소동으로 공항 입국장 주변의 어수선한 소란이 점차 잠잠해질 무렵, 그 뒤를 이어 서울발 직항 비행기가 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았다.입국장 문이 열리고, 세련된 자태를 뽐내며 윤아와 주연이 나란히 걸어 나왔다.긴 비행에도 묘한 설렘과 여유가 두 사람의 얼굴에 은은하게 감돌았다.게이트 앞에 서서 두리번거리던 타이론과 올리버의 눈에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두 여자가 담겼다.“저기 온다!”타이론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성큼성큼 걸어가 윤아를 번쩍 들어 안아 올렸고, 올리버 역시 다가오는 주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깊은 입맞춤을 나누었다.“고생했어, 정말 보고 싶었어. 피곤하지?”“우리가 없는 동안 사고 안 치고 말 잘 들었어요, 형부?”서로의 품에 안겨 가볍게 농담을 건네면서도, 네 사람의 눈빛 속에는 서로를 향한 타오르는 욕망과 승리의 쾌감이 진하게 묻어났다.태평양을 건너 보스턴 본토에서 비로소 완전체로 다시 뭉친 네 사람의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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