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가 임신했어.” 태교를 위해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듣고, 좋은 것만 보라고 했다. 그런데 세나는 태원을, 그리고 도혁을 도마위에 올려 놓고 난도질하려는 것을 매일 듣고, 보고 있는 중이었다. 세나를 위해서도, 뱃 속 아기를 위해서도 빨리 이 상황을 끝내고 싶었다. 그게 이유였다. “얼마나?” “오늘 아침에 알았어.” 도혁의 이유를 듣고 나서 태오도 이해했다. 임신한 아내가 안정을 해야 하니까. “재영이가 왜 그렇게 됐는지는 제수씨에게 말 했어?” “했지. 재영이한테 갔다 왔던 날.” “그럼 오해는 없겠다. 몰랐다면 꽤나 큰 충격이었을 건데.” “그러니까 빨리 끝내고 싶다고.” 그래서 도혁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구나 싶었다. 이해는 하지만 기분을 조금 가라앉힐 필요가 있어 보였다. “남해 현장은 당분간 회장님이 내려가지 않아도 될 것 같고, 홍보팀은 지금 기록을 모으고 정리하는 중이니까 회장님이 필요 없고. 오늘 일정은 없으니까 이만 퇴근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태오가 진지하게 퇴근을 권했다. 하루라도 아니, 1분이라도 빨리 입장을 표명하고 싶은 도혁은 무슨 소리냐는듯 어이 없는 얼굴로 태오를 보았다. “그만 퇴근하십시오, 회장님. 어차피 홍보팀에서 만들고 있는 보도 자료도 오늘내에 나오기는 힘듭니다.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었는데 하루 더 침묵한다고 큰 일은 없어 보입니다.” 태오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가서 사모님 임신 축하 드리고 시간 보내십시오.” 세나 역시 걱정을 사서 하고 있을 테니까. 도혁이 고개를 뒤로 젖히고 마른 세수를 했다. 더 이상의 스트레스는 세나에게 주지 않고 싶었다. 도혁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태오가 한 번 더 재촉했다. “기사 대기 시키겠습니다. 가는 길에 꽃다발이라도 사서 가십시오.” 태오의 말대로 도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지하 주차장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 “어떻게 이렇게 일찍 퇴근해 오신 거예요?”
Huling Na-update : 2026-09-15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