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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보스의 순정: Chapter 21 - Chapter 30

81 Chapters

21

여자는 아무 거리낌없이 도혁에게 다가가 풀썩 안겼다. 태오의 여자 친구가 동행한다는 말은 없었고, 여자 친구라면 이렇게 도혁에게 막 안기는 게 가능한 일인가? 어떻게 꼬인 관계인지 궁금했다. “안녕하세요, 제수씨. 저는 가끔 봐서 누군지 아시겠죠?” “네, 안녕하세요.” 태오가 여자의 팔을 잡아 도혁에게서 떼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나 도혁도 무방비 상태로 당한거나 마찬가지였다. 도혁이 한 걸음 뒤로 물러 났다. "여긴 친구 동생인데..."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하나 난감한 태오가 도혁을 봤다. 도혁이 세나에게 설명을 하려고 입을 떼기도 전에 여자가 먼저 세나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신진영이라고 해요. 제 오빠와 여기 오빠들이 절친이었어요. 형제 이상인 사이라고 할까요. 오빠가 일찍 먼 길을 가는 바람에 오빠가 참석해야 하는 자리에 제가 참석하고 있어요. 그냥 오빠들의 막내 여동생이라 생각하심 되겠어요. 초대해 주셔서 고마워요." 도혁의 서재에 있던 사진. 환하게 웃던 네 명의 남자 중 한 명인가 싶었다. 친구의 동생까지 이렇게 챙기는 것을 보니 의리 하나는 박수 쳐 줄만 했다. "네. 어서 오세요. 반가워요." 오빠의 죽음을 툭 던지는 인사에 세나가 당황했지만 안주인의 역할에 충실했다. 떨떠름한 감정을 누르며 도혁과 나란히 다이닝룸으로 갔다. 여섯 명이 모두 착석하자 서비스 직원들이 에피타이저부터 서빙을 해 왔다. 그 사이 도혁은 샴페인 바스켓을 테이블에 올렸다. 잘 칠링해 놓은 샴페인을 각자의 잔에 따르고 도혁과 세나의 결혼을 축하하는 건배를 했다. “괜찮겠어요?” 도혁이 작은 목소리를 세나를 걱정했다. 술을 마시면 눈꺼풀이 무거워 지고 급기야 졸게 되는 세나의 술버릇을 알기 때문이었다. 세나를 처음 봤던 민혁과 나윤의 결혼식날. 신부인 나윤을 따라 다니며 자잘한 심부름을 하느라 고생한 세나를 데려다 달라고 민혁이 부탁했다. 한 눈에 반한 어린 아가씨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에 흔쾌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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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혁오빠가 꽤 다정하긴 하죠. 나도 세심하게 잘 챙겨 주거든요. 근데 또 아무한테나 잘 해주고 그렇진 않아. 그게 도혁오빠 매력이잖아요.""진영이 너, 섭섭하다. 내가 너를 얼마나 잘 챙겨 줬는데 왜 내 말은 안 하냐."도혁의 불편한 심기를 태오가 읽고 화제를 제 쪽으로 가져 오려 했다."그래. 진영이 일에 두 발 벗고 나선 건 태오였지. 진영아. 너 말은 바로 해야지. 태오가 섭섭할 만 하네.""알지,당연히. 태오 오빠가 그렇게 한 건 다 도혁오빠가 시켜서 그런것도."분위기가 조금 이상하게 흘러 갔다."도혁씨 다정한 거는 우리 집들이때 알아 봤잖아요. 안 그래, 민석씨?""응? 아...응. 맞지."민석과 연애하며 나윤도 신진영을 소개받기는 했다.남자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먼저 간 친구의 유일한 가족이니 자신들이 챙겨야 한다고.몇 번 만나지는 않았지만 나윤은 진영이 묘하게 거슬렸다.처음엔 모두의 관심을 받아야 하는 어린애 같은 성격인가도 싶었는데 유독 도혁에게만 그랬다.더군다나 오늘의 호스트는 도혁과 세나인데 눈치없이 말하고 행동한다고 느껴졌다.그래서 진영쪽으로 넘어 가려는 관심을 깼다.민석은 뭔지도 모르고 일단 동의를 했고."세나 데려다 준다고 그 날 술을 입에도 안 대는 거 보고 나 좀 놀랐어요, 도혁씨.""제수씨. 나는 민석이 결혼식때 이렇게 될 거 눈치 챘다니까요."태오까지 합세해 도혁과 세나의 러브 스토리에 의미를 부여했다.“도혁이가 제수씨 처음 봤을 때 그 얼굴을 아마…나는 평생 못 잊을 것 같아. 처음이었거든.”태오가 그 때의 도혁을 흉내내며 아련한 눈빛을 하자 사람들이 와하하 웃었다.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웃을 때 세나의 눈은 진영을 향했다.왜 그 쪽으로 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본능같았다.진영은 가소롭다는 듯 한 쪽 입술을 올린 채 도혁을 집요하게 보고 있었다.진영의 시선을 따라 세나도 도혁에게 눈길을 옮겼다.분명.도혁과 진영,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혔다.서로를 향한 둘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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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셨어요?"주차시스템의 입차알림이 오면 세나는 현관에서 도혁을 기다린다.몸살로 일어나지 못 했던 이틀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세나의 인사를 받은 도혁은 세나의 정수리에 손을 올리거나 뺨을 쓰다듬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이게 뭐예요?"퇴근을 한 도혁의 손에 큰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도혁은 말없이 그 쇼핑백을 세나에게 건냈다."요즘 20대 여자들이 좋아하는 가방이라고 해서.""가방이요?"아무날도 아닌데 무언가 사 주는 선물을 여자들이 좋아한다고 했다.한승우의 조언대로 일찍 퇴근해 백화점에 들렀다.전화 한통이면 도혁을 극진히 대하는 백화점의 퍼스널 쇼퍼가 원하는 모델을 구해다 줄테지만 세나에게 줄 선물이니 직접 고르고 싶었다."편하게 들고 다녀요.""감사해요. 씻고 오세요."세나는 도혁이 준 쇼핑 가방을 들고 주방으로 갔다.국을 데우며 쇼핑백을 물끄러미 봤다.갑작스러운 선물. 아마 도혁은 집들이가 만족스러웠나 보다.그에 대한 보상으로 보였다.아내 역할을 마음에 들게 했으니 지급하는 보너스.모든 것에 기브앤 테이크가 확실한 사람.어마어마한 규모의 사업체를 여러 개 거느린 사업가다웠다.샤워를 마친 도혁이 다이닝룸으로 오고 두 사람은 식탁에 앉았다.세나옆에 놓인, 도혁이 전해준 상태 그대로인 쇼핑백을 보자 도혁은 약간의 서운함이 생겼다.요즘 제일 핫하다는 브랜드의 최신상 가방인데 쇼핑백 끈에 묶은 리본마저 그대로였다.“언제 풀어 볼 겁니까.”식사를 시작하려고 숟가락에 손을 올리던 세나가 예상못한 질문에 당황했다.“아, 그…지금 풀어 보려고 했어요. 나오시면 같이 보려고…”아, 다행이다.허둥대는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세나는 쇼핑백을 제 무릎위로 가져 왔다.쇼핑백 손잡이의 리본을 풀고, 상자를 꺼내 또 리본을 풀고, 가방을 고이 감싸고 있는 얆디 얇은 종이를 펼치자 큼지막한 로고가 눈에 들어 왔다."마음에 듭니까."중앙에 커다랗게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진, 한 눈에 봐도 비싼 몸값을 드러 내는 백팩이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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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의 전담 기사는 이제 막 조직에 들어온 신입이었다.보통 신입은 라운지의 일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 태원의 암묵적인 룰이었다.라운지에서 카지노로 다음은 호텔로.그 신입은 아직 라운지의 일을 배정받기도 전이었다.운전이야 그 나이의 남자라면 다들 비슷하지만 격투기 선수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무슨 일이야 있겠냐만은 혹시라는 변수는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니."그래도 일을 시키자 마자 해고는 좀 과한 처사라 생각합니다, 회장님."태원의 모든 조직원을 관리하는 경호회사에 연락해 다시 인력을 요청하라는 지시를 받은 태오가 반기를 들었다."쓸 데 없이 입을 털었어.""그거야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 보려고 그랬을 수도."탁.태오의 앞으로 USB가 하나 던져 졌다."이런거 까지 공유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보고 나서 다시 얘기합시다, 강실장."비서실에서 USB에 담긴 영상을 보고 온 태오는 아무 말 없이 새 기사를 요청하겠다고 했다."말이야 많을 수 있는데 그 새낀 선을 넘었어.""인정합니다.""블랙 박스 영상까지 봤으니까 어떤 사람을 데려 와야 하는 지 강실장이 알아서 잘 하리라 믿습니다.""네, 회장님."연애도 한 번 안 해봐서 제 여자에 굉장히 예민하게 군다 싶었다. 하지만 USB을 직접 본 태오의 입에서도 ‘이 새끼가 돌았나’가 나왔다.듣던대로 미인이시네요.어떻게 만나 결혼하셨습니까.회장님이 냉정하다 하시던데 사모님은 무섭지 않으십니까.이 정도는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는 스몰 토크 정도라고 봐 주겠지만,어리시다고 들었는데 회장님의 돈이 보였습니까.뭐니뭐니해도 돈이 최고이긴 하지만 사모님 나이에는 사람을 먼저 볼 건데.태오의 입에서 욕이 나온 순간이었다. 아마 도혁도 마찬가지였겠고.세나의 짧고 영혼없는 대답을 들으면 그만 할 것이지.기사님. 조용히 가고 싶어요. 그러니까 더 이상 질문은 안 해 주셨으면 해요.결국 세나의 제지를 받고서 입을 다물었다.태오가 이 정도니 도혁은 아마 그 새끼의 어딘가를 하나 부러뜨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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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호텔 카지노의 연중 제일 큰 행사는 'VIP갈라쇼'이다.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참석할 수 있는 데다 언론 매체는 아예 출입이 되지 않아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카지노의 큰 손들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경제를 주무르는 재계 인사들 그리고 정계의 인물들까지.거기다 가장 인기 있는 엔터테이너들의 공연도 곁들여 지니 초대장을 받고 싶어 안달나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였다.영향력 있는 메가 인플루언서들이 초대장이 올 건가 기대를 했지만 그들은 초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굳이.메가 인플루언서를 3명 정도만 초대하자는 의견에 반대를 한 사람은 도혁이었다."지금까지 갈라쇼의 성장에 인플루언서들의 도움은 없었다고 보는데 아닙니까."작년 연말에 올해의 갈라쇼를 위한 홍보팀과의 회의에서 나온 도혁의 의견이었다."회장님. 지금 추세가 모든 것이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돌아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타겟이 잘 맞는 인플루언서를 다섯 명 이내로 초대해서 갈라쇼를 더욱 더 화제의 중심에 서도록...""홍보실의 역할이 뭡니까."낮은 톤의 문장 하나가 홍보 실장의 말꼬리를 잘랐다.회의실에는 숨소리마저 사라졌다."홍보하라고 뽑아서 월급 줬더니 왜 남한테 일을 떠넘깁니까. 홍보실장. 대답해 보세요."회의실의 모든 눈이 홍보실장을 향했고 같이 자리한 홍보실의 간부들은 눈을 내리깔았다."이 의견은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다음 안건."도혁의 시퍼런 서슬에 반박은 생각도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맞는 말이기도 했고.회의는 이어서 진행됐고 드디어 올해의 갈라쇼가 시작됐다.*****아침부터 도혁의 집으로 직원들이 속속 도착했다.태원호텔 카지노 VIP 갈라쇼에 참석할 도혁과 세나의 스타일링을 할 직원들이었다.한승우의 아이디어로 호텔 스파의 피부 관리권을 선물 받은 세나는 더 예뻐진 모습으로 이들을 기다렸다.그들은 빠르고 세심한 손놀림으로 도혁과 세나를 꾸미기 시작했다."역시."웨딩홀의 스타일리스트가 예상했다는 듯 감탄한 얼굴로 세나의 악세사리를 매만져 줬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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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대화 소리와 잔잔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암전으로 뚝 끊겼다.연회장은 참석한 초청객들의 숨소리만 들릴 정도였다.이제 시작인 건가 하는 기대를 갖고 있을 때쯤 연회장 정면의 대형 스크린에서 태원의 로고가 펼쳐졌다.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화려한 영상이 시작되었다.호텔과 카지노를 상징하는 입체 영상이 대형 스크린을 꽉 채웠다.초청객들은 온 몸을 감싸는 사운드와 눈을 뗄 수 없는 역동적인 영상에 집중했다.영상이 끝나자 연회장 입구로 강렬한 핀조명이 떨어졌다.웅성거리는 사람들이 모두 핀조명을 향해 몸을 돌렸다.그 핀조명 아래에는 완벽한 턱시도 차림의 도혁과 모두의 궁금증을 자아낸 세나가 있었다.결혼 후 첫 행사이고 공식적인 자리에 세나를 처음 소개하는 자리였다.도혁의 손을 잡고 그를 따라 앞으로 걸어 가긴 하지만 강렬한 조명빛이 눈을 찔러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그저 도혁에게 의지해 그가 이끄는 대로 그를 따라가는 것 뿐이었다.무대에 오른 도혁은 준비했던 환영사를 시작했다.세나는 무대에서 제일 가까운, 이름표가 올려진 지정 테이블에 앉았다.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도혁은 더 커 보였다.낮과 밤의 세계를 모두 지배하는 남자의 압도적인 아우라가 더 잘 느껴졌다.도혁의 환영사는 짧고 임팩트있었다.짧은 몇 문장으로 태원과 그의 영향력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마지막으로 바쁘신 주에도 귀한 걸음 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갈라쇼의 시작과 끝까지 마음껏 즐기십시오. 밖의 시선따위는 내려 놓으셔도 좋습니다. 건배하겠습니다.”세나도 테이블 위의 잔을 들었다.“Cheers!”도혁의 선창에 모두들 Cheers!를 외쳤다. 그 때, 연회장의 전체 조명이 서서히 밝아졌다.그제서야 넓은 연회장이 세나의 눈에 들어 왔다.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이 연회장을 꽉 채웠고 그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상기되어 있었다.갈라쇼에 대한 기대.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비밀에 붙여진다는 사실.초대객들은 연회홀에 입장하며 모두 휴대 전화의 카메라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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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혁 오빠 어머니랑 종종 만나요. 오빠가 부탁하기도 했었고.”왜 어머님을 진영에게 부탁했을까.“저는 갈라쇼 끝날때까지 여기 호텔에 있을 거예요. 도혁 오빠가 집까지 왔다 갔다 힘들다고 룸을 하나 내 줬거든요. 오다가다 계속 마주칠 수도 있겠네요. 또 봐요.”제 할말만 쏟아 놓은 진영이 인사까지 야무지게 하고는 세나의 뒤로 사라졌다.뭔가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도혁과 진영의 관계는 단순한 친구 동생의 사이가 아닐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그래서 집들이때 나를 그렇게 견제했구나.연회장 문 앞에서 세나는 잠시 망설였다.기분이 더러웠지만 당장 도혁에게 따지고 싶지 않았다.아내 역할.세나는 그것만 반복해서 중얼거렸다.일단 갈라쇼를 잘 끝내야 하니 주어진 역할에만 집중하는 거다.심호흡을 한 세나가 연회장 문을 열었다.*****갈라쇼 첫 날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 가는 차 안.세나는 도혁에게 기댄 채 잠이 들었다.태원의 안주인으로 첫 등장하는 공식적인 자리라 당연히 긴장을 많이 했을 터였다.그럼에도 세나 특유의 밝은 얼굴과 따뜻한 태도로 갈라쇼에 온 초청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거기까지는 순조로웠다.이브닝 파티때 만난 진영이 도혁을 졸졸 따라 다니며 세나에게 끈질기게 술을 권했다.파티가 일정의 마지막이라 이대로 마무리하면 되는데.혹시나 권하는 술을 마신 세나가 잠이 들까봐 도혁이 대신 나섰다.괜찮아요.제가 마실게요.진영이 꺄르르 웃으며 세나의 잔을 부딪히는 족족 마셨다.도혁의 눈에 적지 않은 양이었음에도 세나는 꼿꼿했다.얼굴이 발그레해지긴 했지만 발음도, 태도도 변함없었다.원래 술을 잘 마셨나.그래도 긴장을 늦출 순 없었다.하지만 차에 올라 문이 닫히자마자 나온 세나의 첫 마디는 졸리다였다.세나의 머리를 도혁의 어깨에 기대게 하자 그 길로 잠에 빠졌다.정신력으로 버틴 것이었다.순둥한 강아지 같은 줄 알았더니 독한 면도 있고.새롭게 알게 된 세나의 모습에 웃음이 실실 새어 나왔다.뺨에 손을 올리자 샴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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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헤드에 몸을 반쯤 기대고 한 팔은 세나를, 다른 팔은 제 머리를 괴고 있던 도혁이 헛웃음을 웃었다. “누가 그랬습니까.” “뭐 그냥. 이브닝 파티때 오다가다 들었어요.” “어머니는 지금 일본에 가셨습니다.” “일본에요?” 몸이 안 좋으신데 연락 한 통 하지 않은 무정한 며느리라고 얼마나 자책했던가. “유후인에 별장이 있는 어머니 친구분이 계십니다. 일 년에 몇 번 거기로 온천하러 가시는데 이번에 시기가 딱 맞물려서 참석을 못 하셨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은 게 아니라 아마 온천하시고 컨디션은 최상일겁니다.” 여행이라니. 어머님이 편찮으신 게 아니라서 한시름 놨지만 한편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이러쿵 저러쿵 허위 사실을 쏟아 낸 그 여자, 진영이 미웠다. 오늘은 모르고 당했지만 내일부터 당하지만은 않겠어. “다행이네요. 그런 줄도 모르고 걱정했어요.” 결혼하고서 효도는 본인이 할테니 본가 걱정은 아예 하지 말라는 도혁의 엄포에 전화 통화 두어 번 한 것이 전부였다. 어머님도 둘이 잘 살면 그걸로 된다고만 하셨지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다. “어머니 걱정하지 말고 나한테…흠!” “네?” “아닙니다. 시간이 늦었네. 잡시다.” 도혁이 침대 헤드의 조명을 탁!하고 껐다. ***** 둘째 날은 아침 일찍 호텔로 직행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일어 나자 마자 가벼운 옷을 입은 채 였다. 오전은 수영장에서의 풀파티라 크게 스타일에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준비된 커플 수영복을 입고 로브를 걸쳤다. "아, 이거는... 스타일 팀장!" "네, 회장님." 꾸민 듯 꾸미지 않아 보이도록 세나의 헤어 스타일을 점검하던 스타일리스트가 도혁에게 불려 갔다. "수영복이 이게 최선인가?” "네?" "우리 아내말이야." 스타일리스트가 컨셉에 맞춰 준비했다는 설명을 열심히 했다. "알아. 아는데... 풀파티에 있는 사내 새끼들이 이걸 다 볼 거란 말이잖아." "아...네에...하지만,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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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더러 세나씨래. 너한테는 새언니야. 오빠의 아내, 새언니. 앞으로 호칭 조심해라.”도혁에게 혼나는 진영이 전혀 안쓰럽지 않았다.말은 세나와 놀고 싶다면서도 인사조차 하지 않았기에 세나 역시 무시로 일관했다.“아. 미안 미안. 조심할게. 오빠. 아침 먹었어? 나 일어 나서 바로 왔는데 우리 샌드위치라도."진영의 말은 도혁이 일어나면서 끊어 졌다.도혁은 앉아 있던 세나의 썬베드에서 일어나 옆의 썬베드에 누웠다.도혁과 세나, 진영이 나란히 썬베드를 하나씩 차지한 셈이 되었다."간단하게 뭐라도 먹을까요?"그러고 보니 먹은거라고는 호텔룸에서 마신 물이 전부였다."네, 배고파요."도혁이 손을 들자 썬베드 뒷편에서 대기하고 있던 직원이 다가왔다.주문을 받은 직원이 자리를 뜨자 세나의 옆 베드에 있던 진영이 찢어질 듯 목소리를 높여 도혁을 불렀다."오빠! 나도 배고프다고 했잖아!"도혁의 신호를 보고 직원이 가까이 오자 진영에게 가서 주문을 받으라는듯 저리로 가라는 손짓을 했다.가운데 낀 세나는 우스운 상황속에서도 썩 좋지 않은 기분을 떨치지 못 했다.그럴리 없겠지만.만에 하나, 혹시.진영은 도혁에 대한 감정을 숨길 마음이 없어 보였다.오히려 보란듯이 드러 냈다.그에 반해 도혁은 진영을 밀어 내고 있었다.호칭을 단속하고, 진영을 외면하며 선을 그었다.그의 행동이 오히려 과하게 보였다.아무 사이도 아니라면 이토록 티가 나게 밀어 낼 이유가 없는데 말이다.죽은 오빠의 친구.진영이 했던 말을 떠올려 봤다.그녀의 말대로 도혁과 친구들의 막내 동생이라고 했지만 진짜 동생은 아니었다.아직까지 사진을 간직할 정도로 마음 깊이 새긴 친구.도혁이 진영을 챙기는 건 죽은 친구에 대한 의리때문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진영은 달랐다.그저 오빠에게 투정을 부리는 눈빛이 아니었다.세나에 대한 질투, 세나를 향한 적대감, 사랑을 빼앗긴 분노.딱 그랬다.도혁과 진영이 어떤 사이라면, 티 내지 않기 위해 도혁이 싸늘하게 대할수도 있다는 가정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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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혁이 잠깐 자리를 비우겠다며 민석과 사라진 동안, 세나의 눈은 계속해서 도혁을 쫓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있어도 한 눈에 그임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독보적이었다. 옆에 있을 때는 바로 쳐다볼 수 없었던 도혁의 외모를 천천히 감상했다.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틈에서 꿋꿋하게 가운을 입고 베드를 지키는 자신이 독특한 것을 알았을 때 도혁의 뒤를 따르는 진영이 눈에 들어 왔다. 갈라쇼의 책임자니까 제 옆에만 있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세나도 잘 알았다. 하지만, 그는 세나를 혼자 두고 진영과 함께 사람들 무리에 섞였다. 풀의 삼면에 놓인 베드 뒷 편. 실내와 이어지는 자연광도, 조명도 없는 어둑한 파고라 아래. 멀리 베드에 혼자 남겨진 세나는 그 어둠을 응시했다. 그들의 대화를 전혀 들을 수 없는 거리였다. 그래서 더 집중했다. 눈에 보이는 두 사람의 실루엣에. 도혁의 옆으로 진영이 다가가는가 싶더니 팔짱을 꼈다. 까치발을 하고 도혁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다. 진영을 무시하고 투명인간 취급하던 도혁이 아니었다. 팔짱을 낀 진영이 그에게 몸을 밀착했다. 주변의 사람들이 두 사람을 흘긋거렸다. 도혁의 아내가 진영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 두 사람의 관계를 묵인하는 것처럼. 진영의 팔을 뿌리치고 올 것이라는 세나의 예상과 달리 도혁이 진영의 어깨를 잡고 더 어두운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흐릿한 실루엣에서 느껴 졌다. 도혁의 뒷모습에 가려 진영은 보이지도 않았다. 언뜻 진영의 손이 도혁의 등을 감싸는 것 같기도 했다. 쿵쿵거리는 새 음악과 함께 조명이 번쩍이는 순간, 진영에게 고개를 숙이는 도혁이 보였다. 바이킹을 타듯 세나의 가슴이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하는 기분이었다. 고개를 숙인 도혁의 다음 행동이 무엇일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니까. 파티장의 화려한 음악 소리가 세나에게서 점점 멀어졌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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