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르게 퇴근을 한 도혁이 백화점에 들렀다.어이없는 오해가 풀리자 그간의 제 행동이 얼마나 못났었는지를 절실히 깨달았다.VIP룸으로 가자 전담 쇼퍼 조혜은이 도혁을 기다리고 있었다.요즘 20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로.옷이나 가방이나 주얼리, 어느 것이나 상관 없음.도혁의 요구 사항이었다.조혜은은 세나를 보았던 기억을 떠올려 그녀에게 어울릴만한 것으로 풀착장할 수 있도록 셀렉해 왔다.“각 파트별, 가장 잘 나가는 것들로 준비했습니다. 보시죠.”조혜은의 설명은 크게 와 닿지 않았다.세나는 뭘 해도 어울릴거니까.결국 도혁은 조혜은이 셀렉해 온 제품들을 모두 결제했다.“집으로 보내 드릴까요.”“아니, 내가 직접 가져 갈 겁니다.”기사가 올라와 쇼핑백을 온 몸에 주렁주렁 매단채 주차장으로 내려 갔다.*****“여보. 이게 다 뭐예요?”도혁은 두 손에 여러 개의 쇼핑백을 들고 퇴근했다.세나가 몇 개의 쇼핑백을 건네 받았다.“오세나씨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그렇다고 하기엔 작정하고 쇼핑을 하고 온 모습이었다.“갑,자기요?”“뭐, 지나가다가 눈에 띄길래.”오해해서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면 될 것을.차마 입이 떨어 지지 않았다.일단 도혁이 들고 온 쇼핑백을 거실 소파에 올려 두었다.“이게 다 제 꺼예요?”“물론.”세나의 마음이 착찹했다.이번엔 뭐가 마음에 들었을까.그래서 한두개도 아닌 이렇게나 많은 선물을 떠안길까.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을 찾지 못했다.“뭐가 이렇게나 많아요?”“사다 보니.”예뻐서 몇 개 샀어라는 무심한 투였지만 세나는 달갑지 않았다.도혁이 원하는 대로 요리 수업도 중단하고 외출도 삼가한 채 집에만 있는 상황이 마음에 들었나.거기다 선심쓰듯 친구들을 초대하라는 말을 따른 것에 대한 보상인가.아니면 세준과의 사이를 오해하며 무례한 질문을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인가.도혁은 이런 식이었다.그의 말을 잘 들었을 때, 아내 노릇을 완벽하게 해 냈을 때 돈으로 쉽게 산 선물로 세나를 통제했다.“시간
Last Updated : 2026-08-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