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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보스의 순정: Chapter 51 - Chapter 60

81 Chapters

51

밖에는 사용인들이 있어 도혁이 드레스룸 문을 닫았다.수트 자켓 주머니에서 불쑥 꺼낸 상자를 세나의 눈 앞에 내밀었다."이게...""풀어 봐요."리본으로 정성스레 포장된 상자에는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오늘 무슨 날이에요?"한승우가 마르고 닳도록 말한 불쑥 작은 선물을 하시라가 퇴근길에 생각이 났다.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선물할 만한 것을 고르고 싶지만 눈에 띄는 그런 행동은 자제하는 편이 나았다.지금 회사의 상황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그래서 전담 쇼퍼에게 전화를 해 놓고 기사를 올려 보냈다."외롭게 둬서 미안해요. 사건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범인을 잡았으니 앞으로는 회사에서 숙박하는 일 없을 겁니다.""범인이 잡혔어요?"도혁이 대답대신 싱긋 웃었다.호화로운 감옥에 갇힌 댓가.세상과 단절하는 조건에 따른 보상.도혁은 이런식이었다.아무 날도 아닌 날, 불쑥 건네는 선물.친구들의 집들이때 선물한 가방처럼 오늘의 목걸이도 같은 의미가 아닐까.회사일로 집에 들어 오지 못 한 미안함에 대한 보상.이런 선물을 해 주지 않아도 되는데 기브앤 테이크 하나는 확실한 사람이다.도혁이 직접 세나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가슴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어깨 뒤로 넘기자 목걸이가 더욱 빛이 났다."예쁘네."도혁의 한 마디에 세나의 귀가 붉어졌다."고마워요."도혁의 눈을 마주치지 못 하고 목걸이의 펜던트만 만지작 거렸다."사건이 거의 마무리되면 어디 바람이라도 쐬고 옵시다. 밖에 나가지 못 하는 대신 오세나씨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저녁을 준비하라고 하죠. 뭘 먹겠습니까."딱히 먹고 싶거나 떠오르는 음식이 없었다.주방일을 해 주는 사용인이 워낙에 솜씨가 뛰어 나 매일 외식하는 기분이었다.매일, 매끼마다 다른 음식.식사만 놓고 보면 호강도 이런 호강이 없을 정도니."여사님이 아마 저녁 메뉴를 정하셨을 거예요. 그러니...""그건 내일 먹고."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 언젠가 도혁이 포장해 온 초밥을 말했다."그건...힘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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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세요.” 사용인들이 오기 전, 도혁이 출근했다. 새벽 공기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가는 뒷모습이 조금은 홀가분해 보였다. 호텔 일식당에서 포장해 온 저녁을 차에서 나눠 먹으며 도혁이 사진 유출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범인이 잡혔다는 물음에 그렇다고만 하더니 그게 누구인지까지. -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 신진영씨가 범인이라는걸요? 정황이 너무 많았거든. 심증이지 확실한 물증을 찾느라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겁니다. - 괜찮아요? - 뭐가? - 신진영씨는 친구 동생이잖아요. 선뜻 신고하기가… - 선을 넘은 건 진영이가 먼저였지. 도혁이 했던 말중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지만 친구의 동생을 직접 경찰에 넘겼다는 것은 어지간한 독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첫 인상대로 도혁은 냉정한 면이 있었다. 그렇게 보이거나 말거나 도혁은 일단 기분이 괜찮아 보였다. 골치 아픈 일 하나를 해결했으니 당연히 그렇겠지. 그래서 그랬는지 집으로 세나의 친구들을 초대해 시간을 보내라는 말을 불쑥 했다. 즉흥적인 제안이었다. - 지난 번 짧게 만나서 아쉽지 않았습니까. 그 말이 세나에게는 살짝 다정하게 들리기도 했다. 세나는 아침이 되기만 기다렸다가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효원과 가은은 낮시간은 언제나 괜찮다고 했지만 세준은 단체에 묶인 몸이라 점심 시간이 가능하다고 했다. 세 사람이 모두 프리한 주말은 신혼 부부에게 예의가 아니라며 세준은 점심 시간에 와서 밥만 먹겠다고 했다. 그렇게 잡은 날이 내일이었다. 주방일을 하는 사용인에게 초대한 친구들 인원을 알려 주며 점심 식사를 부탁했다. 세나가 할 일은 그게 다였다. 사용인들에게 지시하는 것. 말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 다 도혁덕분이었다. ***** 진영의 거취를 결정할 회의를 아침 식사를 겸해 하기로 했다. 민석과 태오가 도혁의 집무실로 모였다. 세 사람이 자리에 앉자 커피와 샌드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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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이른 시간부터 도혁과 세나의 신혼집 벨이 울렸다.낮시간은 여유가 많다는 대학원생과 레슨선생님이 일찍부터 쳐들어 온 것이었다."호텔 회장님은 어떻게 해 놓고 사는지 구경하자!"가은과 효원은 현관에서부터 뭐가 그리 신나는지 연신 꺄르르 거렸다."별 거 없어. 똑같아.""어머어머. 뭐가 똑같아. 평수부터 다르잖아. 심지어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엘리베이터가 논스톱이야."가은과 효원은 우와거리며 거실부터 방 하나하나를 모두 구경했다."달라. 우리네 사는 것과 너무, 완전 달라.""사모님 친구두니까 좋긴 하다. 이런데도 친구덕에 구경와 보고."한시도 쉬지 않는 두 사람덕에 세나도 실컷 웃었다."이제 좀 앉아. 커피 줄까?"세나가 거실로 두 사람을 데리고 갔다."이런데서 살면 물만 마셔도 좋을 것 같아."효원이 거실의 통창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세상이 내 발 아래 있는 것 같아. 여기에서 살면 저절로 마음의 여유가 생길것 같은데? 평생 화를 모르고 살겠어. 전망이 죽여 준다.”주방일을 하는 사용인에게 친구가 올 것이라 미리 말해 둔 덕에 과일이 거실로 나왔다."아, 우리만 있는 거 아니었어?"사용인의 등장에 가은이 깜짝 놀라며 조심스레 인사했다."가은아. 사모님이 직접 살림을 하겠어? 눈치 좀 챙겨."효원이 킥킥거리며 가은을 놀렸다.세 사람은 거실에서 과일을 먹으며 대화를 시작했다.별 거없는 이야기들.대학원 사람들, 레슨하는 학생들.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세나도 어디든 소속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들었다. 어디든지.학생 오케스트라 수업을 할 때가 재미있었다는 것을 그 때는 몰랐지."세나 너, 오케스트라 오디션은 안 볼 거야?"가은이 물었다."봐야지. 이제 적응도 했으니까.""남편이 별 말 안해? 네 남편 정도면 와이프가 남 밑에서 일하는 걸 못 볼거 같은데. 아예 오케스트라를 하나 창단할지도.”“그 쪽으로 관련이 없는 일을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너무나 큰 꿈을 꾼다, 친구들이.어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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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를리가 없는 얼굴이었다.그의 옆에 앉아 있던 세나가 그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던 것을 잊을 수가 없으니.친구일 뿐. 이 새끼는 친구일뿐이라고 몇 번이고 되뇌었다.“세나 친구됩니까.”엘리베이터앞에서 휴대 전화를 보고 있던 남자가 몸을 돌렸다.“아, 안녕하세요. 세나 친구 이세준입니다.”가까이에서 본 남자는 멀리서 보고 돌아 섰던 그 때 보다 더 섬세해 보였다.키가 크고 미끈했다. 세나가 이런 취향인가.도혁은 잠시 망상을 하다 정신을 차렸다.“입구에서 조금 헤매는 중이었습니다. 세나에게 연락을 하려던 참이었는데.”“그랬나요. 올라가시죠.”도혁이 익숙하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세준을 먼저 타도록 배려했다.탑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세준은 세나의 결혼식 때 도혁을 봤고, 도혁은 세나가 친구들을 만날 때 멀리서 봤던 게 전부였다.처음 보는 사람이나 다를바 없었다.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어 세준을 먼저 들여 보냈다.“어? 이세준! 너였어? 남편이 올 줄 알았는데.”세준의 뒤로 도혁이 쑥 들어 왔다.“여보!”“안녕하세요. 세나 친구들이에요.”세나와 친구 둘이 현관에 서서 도혁과 세준을 맞았다.“갑자기 어떻게 오신거예요?”“친구들 인사나 하려고.”“점심 식사 안 하고 오셨죠?”뜻밖의 등장에 세나가 얼떨떨하고 있을 때 가은과 효원의 난리가 시작되었다.“결혼식때 저희 갔었는데 기억 안 나시죠? 저는 김효원이라고 합니다.”효원이 가은의 옆구리를 찔렀다.“저는 서가은입니다.”새 학기 첫 날, 담임 선생님과 자기 소개를 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반갑습니다. 차도혁입니다. 감사 인사가 늦어서 죄송합니다."아니라며 강하게 손사래를 치는 효원과 가은을 보니 20대의 발랄함이 그대로 느껴졌다.세나도 친구들과 있으면 이럴까.제 앞에서만 다른 모습일까. 궁금했다.식사 준비가 다 됐다는 사용인의 부름에 다섯 사람은 다이닝룸으로 향했다.친구의 남편과 같이 하는 식사가 불편할 법도 한데 가은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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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은 조사를 밤새 받고 새벽이 되어서야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었다.다리가 후들거려 경찰서앞 계단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도혁의 무관심에 화가 난 마음으로 사진을 올린것 뿐이었다.범죄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카지노 관제팀에 끌려 가 찍은 사진을 삭제당했을 때, 그 때 도혁이 찾아 왔더라면.아니, 왜 그랬냐고 전화라도 한 번 했다면 이렇게까지 안 했을텐데.이게 다 도혁이 변했기 때문이다.자신을 이렇게까지 만든 도혁이 원망스러웠다.도혁과의 관계가 끊어지면 민석과 태오와의 관계도 자연스레 멀어질 건데.그러자 생활비까지 어떻게 될까 걱정이 되었다.일을 하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풍족한 생활에 익숙해져 이제 일을 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돈줄마저 끊기지 않게 하려면...태오밖에 없다.민석도 이미 결혼했고 도혁은 저를 끊어내려 하고.믿을 구석은 태오가 유일했다.진영은 참담한 심정으로 경찰서를 나와 택시를 잡았다.앞으로 몇 번 더 조사를 받으러 와야 된다는데 구속 수사를 피했다는 점은 다행이었다.오피스텔로 돌아온 진영은 의욕없이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카드는 정지되고 통장의 잔고는 얼마 되지 않았다.다음 경찰 조사를 기다리며 시한부같은 생활을 이어 가야 한다는 사실에 목이 죄어 왔다.지금은 불구속상태이긴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의논할 상대도 없고 딱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띠링.태오였다.역시. 그럴 줄 알았다."너 어디냐. 조사 받고 나왔다던데.""어디긴. 집이지.""점심때 잠깐 보자. 할 얘기가 있어.""무슨 얘기?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무슨 얘기가 또 남았다는 거야?""나오라면 나와."태오가 약속 장소와 시간을 알려 주고 전화를 끊었다.혹시 선처를 해 준다고 나오라는 걸까.그렇게 생각하자 기운이 반짝 나는 것 같았다.그래. 오빠들이 그럴 리가 없지.경찰 조사 받고 나왔으니 나도 정신 차렸다고.그 점을 강조해 보는 거다.진영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갑자기 모든 것에 의욕이 솟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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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자를 좋아합니다.갑작스런 고백을 한 세준과 멈칫 뒤로 물러난 도혁 사이에 찰나의 정적이 흘렀다."그리고 지금 만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남자고요.""...""선물 주신 스파 회원권은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세준은 그렇게 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 섰다.어쩌지 못 하고 헛웃음만 날리는 도혁의 눈에 들어온 건 세준의 옆에 선 남자였다.같이 스파를 받고 가는 듯 했다.지금껏 살면서 맞아 본 제일 강한 펀치에였다. 그 펀치에 턱이 날아 갔다.한 번이 아닌 여러 번, 연달아.쉽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질투어린 시선을 세준도 눈치채고 있던 모양이었다.그랬으니 저렇게 당당하게 제 정체성을 밝힌 거겠지. 질투심에 아내와 아내의 친구를 의심하는 열 살이나 많은 남편.허탈하면서 무안했다.이 사실을 세나도 알고 있겠지.그러니까 남녀간의 사이는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을 한 거겠지.유치한 질투에 눈이 돌아간 남편을 보는 세나의 심정은 어땠을까.부끄럽다는 단어말고는 달리 설명할 단어가 없었다.집무실로 올라 가며 도혁의 입술 밖으로 실없는 웃음이 픽픽 새어 나왔다.꼭 열 살 어린 놈에게 놀아난 기분이었다.오해는 풀렸지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놈이다.*****진영은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했다.태오는 점심 시간에 나오는 거라 오래 시간을 내지는 못 한다며 호텔 근처의 일식집을 예약했다.모두 룸으로 되어 있어 일행끼리 대화를 나누기 적절한 곳이었다.태오의 이름을 말하고 직원의 안내를 받아 룸에서 태오를 기다렸다."오빠, 왔어?"진영이 도착하고 10분이 되지 않아 태오가 왔다."식사는 예약하면서 미리 주문했어. 먹으면서 얘기하자.""그래."태오가 앉자 초밥 셋트가 두 사람 앞에 똑같이 놓였다."할 말이 뭐야?"제발.제 예상이 맞기를 바라며 진영이 입을 뗐다."네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과 타던 차를 처분할 계획이야.”"뭐? 뭐라고? 뭘 처분해?""처분한 돈은 네 통장으로 넣어 줄게. 앞으로는 그 돈으로 네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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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르게 퇴근을 한 도혁이 백화점에 들렀다.어이없는 오해가 풀리자 그간의 제 행동이 얼마나 못났었는지를 절실히 깨달았다.VIP룸으로 가자 전담 쇼퍼 조혜은이 도혁을 기다리고 있었다.요즘 20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로.옷이나 가방이나 주얼리, 어느 것이나 상관 없음.도혁의 요구 사항이었다.조혜은은 세나를 보았던 기억을 떠올려 그녀에게 어울릴만한 것으로 풀착장할 수 있도록 셀렉해 왔다.“각 파트별, 가장 잘 나가는 것들로 준비했습니다. 보시죠.”조혜은의 설명은 크게 와 닿지 않았다.세나는 뭘 해도 어울릴거니까.결국 도혁은 조혜은이 셀렉해 온 제품들을 모두 결제했다.“집으로 보내 드릴까요.”“아니, 내가 직접 가져 갈 겁니다.”기사가 올라와 쇼핑백을 온 몸에 주렁주렁 매단채 주차장으로 내려 갔다.*****“여보. 이게 다 뭐예요?”도혁은 두 손에 여러 개의 쇼핑백을 들고 퇴근했다.세나가 몇 개의 쇼핑백을 건네 받았다.“오세나씨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그렇다고 하기엔 작정하고 쇼핑을 하고 온 모습이었다.“갑,자기요?”“뭐, 지나가다가 눈에 띄길래.”오해해서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면 될 것을.차마 입이 떨어 지지 않았다.일단 도혁이 들고 온 쇼핑백을 거실 소파에 올려 두었다.“이게 다 제 꺼예요?”“물론.”세나의 마음이 착찹했다.이번엔 뭐가 마음에 들었을까.그래서 한두개도 아닌 이렇게나 많은 선물을 떠안길까.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을 찾지 못했다.“뭐가 이렇게나 많아요?”“사다 보니.”예뻐서 몇 개 샀어라는 무심한 투였지만 세나는 달갑지 않았다.도혁이 원하는 대로 요리 수업도 중단하고 외출도 삼가한 채 집에만 있는 상황이 마음에 들었나.거기다 선심쓰듯 친구들을 초대하라는 말을 따른 것에 대한 보상인가.아니면 세준과의 사이를 오해하며 무례한 질문을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인가.도혁은 이런 식이었다.그의 말을 잘 들었을 때, 아내 노릇을 완벽하게 해 냈을 때 돈으로 쉽게 산 선물로 세나를 통제했다.“시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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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도혁의 집무실은 어수선했다.비서실의 갑작스런 호출을 받고 불려온 직원이나 임원들이었다.여름이지만 도혁의 집무실에는 한 겨울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그의 책상위에 놓인 시말서들.부랴부랴 불려 와 집무실 앞 안내데스크에서 작성한 것들이었다.“한승우는?”“예, 오고 있습니다.”라운지에서 근무하는 한승우는 퇴근하자마자 호텔로 달려 오는 중이었다.“여자들은 무조건 명품 선물에 넘어 간다는 헛소리 한 새끼가 누구야!”도혁이 집무실을 들어설 때부터 상황을 지켜 보던 태오가 속으로 웃음을 참지 못 했다.씩씩거리며 직원들의 시말서를 받는 이유가 아내때문이라니.도혁의 호통에 누구 하나 나서지 못 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다.“돈은 돈대로 쓰고 마음 하나 얻지 못 하고 이게 무슨 꼴이냐고!”회장님의 체통따위는 내팽개쳤다.그만큼 도혁은 답을 찾지 못 해 답답하니까.두 줄로 서서 다들 제 발끝만 보고 있을때 헐떡이는 한승우가 등장했다.“회장님, 안녕하십니까.”이른 시간의 호출이라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한승우도 직감했다.더군다나 회장님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마자 줄지어 서 있는 직원들을 보니 한승우도 긴장으로 입이 바짝 탔다.이마를 제 무릎에 닿도록 인사를 하고 줄에 합류했다.“한승우!”“예.회장님.”“내가 처음 너를 불렀던 이유를 기억하나.”“예! 기억합니다.”“이 새끼 너, 연애를 글로만 했나.”엉뚱한 질문에 한승우가 고개를 들었다.“네가 시키는 대로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미운 털이 제대로 박혔다고.”“아, 그게 회장님…”솔직하게 말해야 하나 어쩌나를 고민하며 한승우가 눈만 굴리고 있을 때 태오가 끼어 들었다.“회장님, 모든 사람들이 다 같지는 않습니다. 값비싼 선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닌 사람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모님은 후자같습니다.”아무 날도 아닌 날 불쑥 건네는 선물.그거면 여자들의 목소리가 바뀐다고 하더니 세나는 시큰둥하다고 했다.“방법을 바꿔 보는 게 어떨지요.”태오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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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의 병원 방문은 혼자였다.아침이 되면 괜찮아 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틴 지난 밤은 괜찮지 않았다.도혁의 커피를 내리면서도 전날 먹은 음식이 목구멍까지 꽉 차 있는 것 같아 속이 불편했다.체한 정도니 굳이 도혁에게 알리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도혁이 출근하고 집안일을 할 사용인들이 도착하고 나서 집을 나섰다.“집 근처 병원에 잠시 다녀 올 거예요. 약만 처방받아 올 거라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박여사가 잠시 머뭇거렸지만 집 근처에 다녀 오겠다는 세나의 말에 조심히 다녀 오시란 인사만 하고 말았다.병원에 가는 길임에도 기사나 경호없이 홀로 가는 기분은 또 달랐다.뭔가 해방감이 들어 잠시 불편한 속도 잊었다.큰 길까지 내려와 병원을 찾아 조금 걸었다.온갖 병원들이 한데 모여 있는 건물에서 내과를 찾아 진료를 보고 처방전을 받아 나왔다.당분간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부드러운 유동식을 드세요.의사는 충분히 예상할 만한 처방을 내렸다.이 핑계로 당분간은 밖에서 하는 저녁 식사를 피할 수 있게 되어 꽉 차 있던 속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건물 1층 약국에서 처방약을 받은 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갈 때였다.“오세나씨?”세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정확했다.제 이름을 부른 이를 향해 몸을 돌리자 뜻밖의 인물에 세나가 당황했다.“맞네. 혼자 있어서 아닌가 했는데. 설마 내가 누군지 모르는 건 아니겠죠?”진영이었다.갈라쇼에서 보았던 화려한 모습은 없었다.“아, 네. 알죠, 누군지.”도혁에게 이야기를 들어 알고는 있었다.진영이 한 일과 도혁이 그녀를 정리하는 과정을.살고 있던 집과 타고 다니던 차도 처분했다고 들었다.“어디가 안 좋은가 봐요. 병원에 다녀오는 것 같은데.”세나의 손에 들린 약봉투를 보며 진영이 걱정하는 투로 물었다. 그 물음이 어색했다.“별 거 아니에요. 그럼.”“잠깐만! 시간 좀 내 줄래요? 사과하고 싶은 것도 있고. 요즘 내 형편이 좋지 않아 커피 한 잔 제대로 마시지 못 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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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익숙하지 않은 천장이 눈에 들어 왔다.천천히 눈을 감았다 다시 떴다.누워 있는 곳은 병원이었다.체기에 생리통까지 겹쳐서 그랬을까.배를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에 정신이 희미해졌다.누구에게는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데 휴대 전화가 있는 침실까지 가기가 쉽지 않았다.두 발과 두 다리로 기어서 억지로 억지로 파우더룸을 나왔다.통증과 싸우며 온 힘을 다해 기어 가느라 도혁에게 전화를 해야 겠다는 생각도 잊었다.침실밖에 있는 사용인들에게 알려야지란 생각으로 침실 문 손잡이를 잡은 이후부터 기억에 없었다.간간이 박여사의 울부짖음과 몸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지만 통증이 모든 것을 삼켰다.그리고 지금.허리와 아랫배가 불편하지만 집에서처럼 죽을 것 같은 통증은 아니었다.한결 나아진 몸 상태에 숨을 크게 쉬었다.“정신이 들어요?”눈 앞에 도혁의 얼굴이 보였다.출근할 때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반쯤 풀려 있는 넥타이와 목이 졸린듯 시뻘겋게 충혈된 눈.생리통때문에 도혁을 병원까지 달려 오게 했구나.“죄,송…해요.”별 일 아닌데 병원까지 오게 해서 미안하다고 얼른 호텔로 돌아가 보란 말을 하고 싶은데 목이 너무 아프고 따가웠다.도혁이 말없이 잡고 있던 세나의 손에 힘을 주었다.그리고는 간호사 호출 벨을 눌렀다.잠시 후 의사와 간호사가 병실문을 노크했다.“일어나셨네요. 통증은 좀 나아졌을 텐데, 어떻습니까.”“네, 집에서보다는 훨씬 좋아졌어요.”“당분간 하혈은 계속 있을 겁니다. 수술은 잘 됐고. 오늘 하루는 입원해서 상태 체크하겠습니다.”수술?의사와 간호사가 나간 뒤 도혁에게 물었다.“수술이라니, 무슨 말이에요?”한 단어 한 단어 말할 때마다 기관지가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미안해요.”갑작스레 도혁이 사과를 했다.왜.“…임신이었는데…”세나의 심장이 쿵 내려 앉았다.“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유산이 진행중이어서 응급 수술을 했습니다.”박여사의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미친듯이 차를 몰았다.통화할 일이 거의 없는 박여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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