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찬성표는 강태겸입니다.”이사회 화면에 태겸의 이름이 붉게 떠올랐다.“형, 하진이 지켜준 자리에서 얼마나 버티나 보자.”서우는 태겸을 보지 않았다.해임 사유 첫 줄에는 윤하진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회사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하진이 방청석에서 일어났다.“내 이름으로 사람을 자르면서 나는 나가라고요?”오혜련이 회의실 문을 가리켰다.“피해자는 이사회에 끼어들 자격이 없어.”“그런데 당신들은 피해자를 해임 사유로 쓸 자격이 있고요?”의장이 경호팀을 부르려 하자 하진이 휴대폰을 들어 보였다.생중계 대기 화면에는 이미 기자 삼백 명이 접속해 있었다.“3분만 주세요.”“협박입니까?”“반론 기회를 줬다는 기록을 남길 기회예요.”의장은 마지못해 마이크를 열었다.하진은 리스크 보고서를 카메라 앞에 세웠다.“여기에는 내가 강서우 씨에게 접근해 원고를 되찾고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고 적혀 있습니다.”그는 첫 장을 찢었다.“맞아요. 이 사람의 힘이 필요해서 찾아갔어요.”회의실이 술렁였다.“하지만 원고를 훔친 건 강태겸이고, 인세를 빼돌린 건 오혜련이며,그 범죄를 회사 손실로 만든 것도 두 사람이에요.”이재가 화면에 계좌 흐름을 띄웠다.태겸 이름으로 지급된 인세가 오혜련의 차명회사와 이사 두 명의 가족 계좌로 흘러가 있었다.찬성표를 던졌던 이사 하나가 접속을 끊었다.하진이 빈 화면을 가리켰다.“나를 위험 요소라고 쓴 사람들이 내 원고로 돈을 받았네요.”오혜련의 손이 서류 끝을 구겼다.“강서우는 그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다.”“그래서 책임지게 할 겁니다.”하진은 서우를 돌아보았다.“하지만 내려오는 걸로 끝내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하진아.”“나 때문에 내려오지 마요.”서우의 얼굴에 처음으로 흔들림이 번졌다.“당신이 저지른 일은 그 자리에서 되돌려 놔요.”“네가 내 곁을 떠나도?”“그건 해임안하고 상관없어요.”하진은 다시 이사들을 보았다.“나와의 관계를 숨기는 조건으로 자리를 지키면, 나는
최신 업데이트 : 2026-07-2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