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오혜련이 쓴 결말부터 끝낼게요.”하진은 공개 화면을 닫지 않은 채 관리자 페이지를 열었다.두 번째 회차가 올라가기까지 남은 시간은 십칠 분이었다.그런데 작가명 옆에 붉은 경고가 떴다.본인 확인 실패.계정 소유권 분쟁 접수.연재 중단 심사 예정.이재가 고객센터 기록을 불러왔다.분쟁을 신청한 쪽은 윤하진의 과거 법정대리인 자격을 주장하고 있었다.첨부된 위임장에는 오혜련의 법무 계정과 강태겸의 전자서명이 함께 찍혀 있었다.“이것도 육 년 전 문서예요?”“작성일은 오늘이야.”이재가 파일 속성을 확대했다.“대신 서명 인증은 네 병원 보호 계정으로 통과됐어.”하진은 화면을 바라봤다.죽었다고 생각했던 계정이 원고와 계약, 음성에 이어 이번에는 자신의 이름까지 잠그고 있었다.“계정이 멈추면 공개된 글도 내려가요?”“심사에 들어가면 임시 비공개될 수 있어.”서우가 휴대전화를 들었다.“플랫폼 법무팀에 연락하겠다.”“아니요.”하진이 그의 손을 막았다.“이번에는 당신 이름으로 열지 마요.”서우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그럼 네가 정해.”하진은 첫 회 원문 끝에 공지를 붙였다.[ 이 계정은 지금 소유권 분쟁을 이유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제가 윤하진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사생활을 내놓지는 않겠습니다.대신 이 글을 읽은 분들께 부탁드립니다.오늘 공개된 첫 문장을 저장해주십시오. ]공지 등록과 동시에 공유 수가 치솟았다.독자들은 첫 회를 캡처했고, 문장마다 공개 시각이 찍힌 화면을 올렸다.몇 년 전 하진의 작품을 읽었던 독자들도 나타났다.문장 습관과 초고 낭독회 영상, 작가 행사에서 직접 고친 표현까지 비교한 글이 퍼졌다.한 독자가 오래된 사진을 올렸다.육 년 전 낭독회에서 하진이 들고 있던 종이 초고였다.사진 속 첫 문장은 오늘 공개된 원고의 한 문장과 같았다.나는 나를 망친 사람의 형에게 도망친 것이 아니라, 내 이름으로 돌아갈 문을 찾았다.하진의 손이 멈췄다.“이 문장, 그때도 썼어요.”
Last Updated : 2026-08-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