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성 의료재단 본원 최상층, VIP 특실 분만 구역.평소라면 완벽한 정적이 감돌아야 할 복도에, 살얼음판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터질 듯이 맴돌고 있었다."흐으윽, 하아……."분만실 안, 땀으로 흠뻑 젖은 연우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규칙적으로 밀려오던 진통의 주기가 짧아지면서, 허리를 끊어낼 듯한 극심한 고통이 그녀의 온몸을 덮치고 있었다."조금만 더 호흡하십시오, 사모님! 아주 잘하고 계십니다!"수십 년 경력의 산부인과 최고 권위자와 유럽에서 긴급 초빙된 의료진들이 연우의 주변을 둘러싼 채 다급하게 움직였다.하지만 그 베테랑 의료진들조차 지금 등줄기로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분만실의 공기를 지옥불처럼 달구고 있는, 한 남자의 미친듯한 살기 때문이었다."잘하고 있다고?"연우의 곁에서 그녀의 손을 으스러질 듯 쥐고 있던 차태경이, 고개를 돌려 주치의를 향해 시퍼렇게 번들거리는 눈빛을 쏘아보냈다."내 아내가 지금 피를 말리며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잘하고 있다는 개소리가 입에서 나와?!""회, 회장님! 진정하십시오! 지금은 지극히 정상적인 분만 과정 중 하나로…….""정상?!"태경이 당장이라도 주치의의 목을 비틀어버릴 듯한 기세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당장 그 빌어먹을 통증 없애! 무통 주사든 수면 마취든 네놈들이 가진 약 다 때려 넣으라고! 내 아내가 여기서 한 번만 더 고통스럽게 신음하면, 이 병원 놈들 모조리 시멘트 바닥에 묻어버릴 줄 알아!"의료진들이 사색이 되어 덜덜 떨며 뒷걸음질을 쳤다.세상 모든 권력을 쥐고 흔드는 태성그룹의 총수는, 지금 아내의 고통 앞에서 완벽하게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는 짐승에 불과했다.
Last Updated : 2026-09-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