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는 그 주제 파악 못 하는 헛소리에 코웃음을 쳤다."그래. 네가 그럴 능력이 있다면 마음껏 해 봐."어차피 연우의 심기를 거슬러 그녀의 냉철한 판단력에 아주 작은 균열만 낼 수 있다면, 이 쓰레기가 어떻게 짓밟히든 빅터의 알 바가 아니었다."테이블 위에 블랙카드를 올려두었다. 한도는 무제한이니, 네가 다시 태성그룹의 사위라도 된 것처럼 마음껏 사치하고 껍데기를 꾸며."빅터가 비릿하고도 기괴한 조소를 흘렸다."가서 스텔라의 눈앞에서, 네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가장 역겹게 증명해 봐."화면이 툭 꺼졌다.스위트룸 안에 홀로 남겨진 지훈은, 테이블 위에 놓인 영롱한 블랙카드를 덜덜 떨리는 손으로 집어 들었다."크큭…… 크하하하학!"지훈의 입에서 광기 어린 폭소가 터져 나왔다.그는 블랙카드를 자신의 볼에 비비며 미친 사람처럼 소리쳤다."봤지, 서연우? 나 강지훈은 이대로 안 죽어! 하늘이 날 돕고 있다고!"다음 날 아침, 서울 청담동의 최고급 명품 거리.지훈은 커다란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든 채, 화려한 부티크의 전면 거울 앞에 섰다.그의 몸에는 어울리지도 않는 큼지막한 명품 로고가 사방에 박힌 형형색색의 촌스러운 수트가 걸쳐져 있었다.목에는 두꺼운 금목걸이가 번쩍거렸고, 손목에는 수억 원을 호가하는 다이아몬드 시계가 채워져 있었다."그래, 이게 나지. 이게 진짜 강지훈이야."지훈이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턱을 거만하게 치켜들었다.원양어선에서 썩어가던 몰골을 억지로 비싼 천 쪼가리로 덮어놓은, 그야말로 우스꽝스럽고 구질구질한 삐에로의 모습.하지만 극도의 열등감과 망상에 사로잡힌 지훈의 눈에는, 자신이 당장이라도 차태경을 짓밟고 태성그룹을 차지할 완벽한 제왕처럼
Last Updated : 2026-09-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