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속았군요, 당신.""네?""장사꾼의 철저한 가면이었으니까요. 사실 그 서류를 당신에게 내밀던 순간, 내 속은 이미 미칠 것처럼 타들어가고 있었습니다."태경의 고백에 연우의 맑은 눈동자가 미세하게 커졌다.비즈니스로 얽힌 철저한 이해관계인 줄로만 알았던 그 차가운 시작점에, 자신이 모르는 이면이 존재했다는 뜻이었다."그게 무슨…….""폭우 속에서 다시 당신을 찾아냈던 날."태경이 연우의 얇은 허리를 끌어당겨 자신과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완벽하게 밀착시켰다."비에 흠뻑 젖고도 고개 하나 숙이지 않은 채, 내 제안을 냉정하게 계산하던 당신의 그 투명한 눈동자를 마주친 순간부터."태경의 시선이 연우의 눈, 코, 입을 하나하나 집요하게 새겨넣듯 훑어 내렸다."나는 이미 당신에게 완벽하게 함락당해 있었습니다.""……!"파도 소리가 요란하게 부서지는 가운데, 태경의 절절한 고백만이 세상의 모든 소음을 지워버린 듯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어떻게든 당신을 내 곁에 묶어두기 위해, 얄팍한 계약서라는 명분이라도 만들어 당신의 숨통을 쥐려 했던 비겁한 수작이었지."태경의 이마가 연우의 이마에 애틋하게 맞닿았다.그의 뜨거운 숨결이 연우의 입술 위로 고스란히 쏟아졌다."그러니까 연우야."가장 낮고 짙은, 그리고 세상 그 무엇보다 맹목적인 태경의 부름."오래전 환풍구 너머로 당신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뜻입니다."끝없는 지중해의 붉은 석양을 배경으로 터져 나온, 절대 권력자의 가장 처절하고도 완벽한 순애보.연우는 심장이 멎을 듯한 벅찬 감각에 사로잡혀 태경을
Last Updated : 2026-08-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