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하객들의 숨죽인 시선이 쏟아지는 가운데, 제단 끝에 선 차태경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오직 굳게 닫힌 거대한 문만을 맹렬하게 향해 있었다."회장님, 긴장되십니까."곁에 선 경호팀장이 조심스럽게 묻자, 태경이 낮고 짙은 헛웃음을 흘렸다."긴장이라."태경이 자신의 넥타이를 가볍게 매만지며 낮게 으르렁거렸다."아니. 당장이라도 저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내 아내를 안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어 미칠 것 같은 갈증에 가깝지."그의 완벽한 핏의 턱시도는 맹수의 날카로움을 품고 있으면서도, 압도적인 기품을 내뿜고 있었다.세상의 모든 권력을 쥐고 흔드는 그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오직 자신의 신부를 기다리는 가장 맹목적이고 초조한 사내일 뿐이었다.과거, 빛조차 들지 않던 지하실의 환풍구 너머로 손전등 불빛과 초콜릿 한 조각을 밀어 넣어 자신을 살려냈던 어린 소녀.그리고 15년의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나타나,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 속에서 완벽한 승리와 평화를 가져다준 유일한 빛.그 모든 시간의 끝에서, 마침내 그녀를 온전한 자신의 것으로 맞이하는 순간이었다.끼기기긱-!마침내, 스카이 그랜드 볼룸의 거대한 양개형 문이 무거운 마찰음을 내며 천천히 열렸다.장내를 채우고 있던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조차 한순간에 멈춘 듯한, 완벽한 정적이 홀 안을 휩쓸었다."……!"문 너머로 쏟아지는 눈부신 빛의 역광 속에서, 서연우가 그 압도적인 자태를 드러냈다."세상에…….""저게 정녕 사람의 모습이란 말인가……."하객석 곳곳에서 넋을 잃은 탄성과 기막힌 헛숨이 터져 나왔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수만 개의 다이아몬드가 샹들리에
Last Updated : 2026-08-3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