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아가 방을 비운 뒤에도 의자는 침대를 향하고 있었다.숙소 문은 닫지 않았다. 방문 앞 복도 양쪽을 로스테 법무관과 주민 관찰인이 함께 봉인했고, 창문도 밖에서 잠그지 않았다. 화재나 건물 이상이 생기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평소의 탈출 경로는 그대로 남겨두었다.사람만 재우지 않았다.방 안에는 침대와 의자, 물병, 작은 책상만 남았다. 엘리시아가 가져간 것은 약통과 서류철, 옷 한 벌이었다. 베개와 이불까지 그대로 둔 것은 누군가 다시 장치를 건드릴 경우 침실의 상태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테사는 방문 밖 바닥에 얇은 감응판 세 장을 놓았다.첫 번째는 의자의 기계 진동.두 번째는 성흔 반응선.세 번째는 황도 야간실로 빠져나가는 전송량을 측정했다.레나르트는 복도 끝에 있었다.갑주를 입고 있었지만 검은 남문 증거보관함에 맡긴 상태였다. 오른쪽 갈비뼈 고정대 때문에 벽에 등을 기대지도 못하고, 한쪽 발에 체중을 덜 싣고 서 있었다.“아무도 의자에 앉지 않습니다.”로스테 법무관이 다시 확인했다.테사가 고개를 끄덕였다.“사람 무게를 재현하는 것도 하지 않습니다.”레나르트가 물었다.“모래주머니도?”“안 씁니다.”“왜죠?”“저 장치가 무게만 읽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테사는 의자 아래에서 나온 선 구조도를 가리켰다.좌판 아래에는 압력판이 있었다.등받이에는 체온 감응선.오른쪽 다리에는 아주 희미한 마력 잔류를 읽는 금속사가 박혀 있었다.무게만 필요한 장치라면 세 가지를 동시에 넣을 이유가 없었다.누군가 실제로 앉아야 했다.그 사람의 체온과 미세한 움직임, 직무 인장이나 마력 흔적까지 함께 읽으려는 구조였다.레나르트가 낮게 말했다.“옛 관측석도 그랬습니다.”“관측자를 확인하는 겁니까?”“예.”“누구라도 앉으면 됩니까?”“아닙니다.”그는 잠시 생각한 뒤 덧붙였다.“제가 봤던 것들은 승인된 관측자만 기록을 열 수 있었습니다.”“승인된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습니까?”
최신 업데이트 : 2026-08-14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