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침실에는 죄 많은 황제가 산다의 모든 챕터: 챕터 201 - 챕터 210

286 챕터

201. 그때는 그게 보호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순간 창고 입구 쪽 철문이 내려오기 시작했다.테사가 외쳤다.“퇴실!”증거 수집을 중단했다.가장 가까운 사람이 먼저 나갔다.레나르트가 뒤로 물러나려다 오른쪽 다리가 갑자기 꺾였다.갑옷 안 의료 고정대가 움직임을 버티지 못한 듯했다.하겐이 그에게 손을 뻗지 않았다.“부축 필요하나?”“왼쪽 어깨만.”레나르트가 허락했다.하겐은 보이는 위치에서 왼쪽 팔을 받쳤다.둘은 함께 문 쪽으로 움직였다.마지막 시설 기술자가 빠져나오기 직전 철문이 바닥을 찍었다.끝부분이 그의 발등을 스쳤다.가죽 장화가 찢어지고 피가 번졌다.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쐐기가 틈에 끼었다.그러나 창고 천장 일부가 진동하면서 돌가루가 쏟아졌다.“안으로 다시 들어가지 마십시오!”테사가 명령했다.증거보다 사람을 먼저 뺐다.부상 기술자는 일반 지혈을 받았다. 발가락 움직임이 확인됐고 뼈가 부러진 흔적은 없었다.주둔지는 즉시 폐쇄됐다.결과가 남았다.시설 기술자 발등 열상.창고 입구 철문 파손.천장 일부 균열.갑주 1·4·9·11번 현장 확인.게르하르트 명의 상자 미개봉.외부 원격 작동 가능성 확인.그리고 가장 중요한 증거 하나.철문이 내려오기 직전 벽 안에서 전송 파장이 짧게 발생했다.목적지는 황도가 아니었다.로스테 내부였다.테사가 좌표를 계산했다.시청도, 폐쇄 광산도 아니었다.엘리시아가 현재 머무는 숙소가 있는 서쪽 구역.“정확한 위치는?”하겐이 물었다.테사의 얼굴이 굳었다.“아직 오차가 있습니다.”“얼마나?”“건물 세 채 범위.”레나르트가 벽에 기대어 호흡을 고르며 말했다.“관측석이 있을 겁니다.”“무슨 관측석?”“흑갑 기사들이 표본 이동 대상의 수면 시간을 확인할 때 쓰던 겁니다.”하겐이 그를 노려봤다.“수면?”“밤에 움직여야 했으니까.”“누구를 움직였지?”레나르트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성녀 후보들.”로스테 시청으로 돌아온 레나르트의 갈비뼈 상태는 본인 동의 아래 일반 의사가 확인했다.갑옷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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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선택권을 대신 가진 자들

엘리시아의 시선이 조금 차가워졌다.“저도 많이 듣는 말이군요.”레나르트는 대꾸하지 못했다.누군가의 안전을 위해 기록을 숨긴다.누군가의 안전을 위해 정보를 없앤다.누군가의 안전을 위해 선택권을 대신 가진다.방법은 달라도 구조는 익숙했다.“기억나는 내용만 말씀하세요.”엘리시아가 말했다.“모르는 건 채우지 마시고요.”레나르트는 칠 년 전 보았던 야간 관측표를 떠올렸다.후보 번호.거처.취침 예상 시각.보호자 순찰.성녀 측 호위 교대.침실 내부 관측 가능 여부.그리고 마지막 항목.‘관측석 설치.’“관측석이 정확히 무엇입니까?”오스카가 물었다.“의자입니다.”누군가 잘못 들은 듯 되물었다.“의자?”“겉으로는요.”레나르트가 말했다.“침대 옆이나 방문 가까이에 하나 놓습니다. 호위나 시녀가 쉬는 의자처럼 보이게.”“안쪽에는?”“등받이와 다리에 아주 얇은 감응선을 넣습니다.”“무엇을 측정합니까?”“침대 주변의 움직임, 바닥 진동, 성녀 파장 변화.”“생각이나 꿈도 읽습니까?”엘리시아가 물었다.“아닙니다.”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그 정도 기능은 없습니다.”현재 호흡과 움직임, 파장 변화만 읽는다.천명몽처럼 생각이나 기억을 읽는 장치가 아니었다.그러나 사람이 잠들어 있는 방을 감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문제였다.“관측석은 누가 설치합니까?”“흑갑 기사 쪽 운반인이 설치한 기록도 있고, 숙소 관리자가 모르고 들여놓은 기록도 있습니다.”“제17호의 위치는 기억합니까?”레나르트가 눈을 감지 않고 천장을 바라봤다.“로젠베르크 영지 후보 검사실.”“그 이후는요?”“황도 예비 성녀실.”“현재 로스테는?”“기록에 없었습니다.”“그럼 오늘 주둔지에서 잡힌 전송 좌표와는 별개군요.”“그럴 겁니다.”레나르트는 시청 서쪽 지도를 바라봤다.“다만 관측석은 새로 만들기 어렵지 않습니다.”“같은 구조라면?”“오래된 의자 하나면 충분합니다.”이레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성녀님 숙소부터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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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제 방이니까요

칼릭스는 바로 답했다.“법무청 영장과 외부 감정인이 준비될 때까지 봉쇄만 합니다.”“황실 근위대는요?”“출입구 밖을 지킵니다. 내부 진입 금지입니다.”“왕핵은 사용합니까?”“사용하지 않습니다.”엘리시아는 한 박자 뒤 물었다.“오늘 손 상태는요?”칼릭스의 시선이 아주 잠깐 오른손으로 내려갔다.“온도 감각은 어제와 같습니다. 통증은 없습니다.”“휴식은 지키셨습니까?”“오후 한 번이 남았습니다.”“이 회의 뒤입니까?”“예.”엘리시아는 그에게 지금 쉬라고 명령하지 않았다.“회의가 길어지면 남은 질문은 서면으로 보내겠습니다.”“그렇게 하십시오.”칼릭스가 문서를 한 장 더 올렸다.“로젠베르크 성녀.”“말씀하세요.”“야간실 기록 가운데 그대가 현재 머무는 로스테 숙소와 동일한 좌표 형식이 발견됐습니다.”엘리시아의 눈이 가늘어졌다.“언제 작성된 겁니까?”“오늘.”시청 안의 공기가 가라앉았다.“누가 입력했습니까?”“확인되지 않았습니다.”“황도에서 제 현재 방 위치를 알고 있다는 뜻입니까?”“정확한 방 번호는 없습니다.”칼릭스는 과장하지 않았다.“서쪽 숙소 구역만 표시돼 있습니다.”주둔지에서 감지된 전송 좌표와 비슷했다.누군가 로스테 안의 관측장치에서 황도의 야간실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칼릭스가 물었다.“숙소를 바꾸실 생각입니까?”엘리시아는 곧바로 그렇다고 하지 않았다.“아직요.”“위험할 수 있습니다.”“알고 있습니다.”“황실 숙소로 돌아오시라는 뜻은 아닙니다.”그가 먼저 선을 그었다.엘리시아의 시선이 조금 누그러졌다가 다시 기록으로 돌아왔다.“로스테 안에서 다른 숙소를 쓸 수도 있습니다.”“그것도 그대와 도시가 정할 일입니다.”“예.”칼릭스는 더 안전한 방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사람을 보내겠다고도 하지 않았다.“오늘 밤 로스테 쪽 신호가 다시 올라오면 황도 야간실에서는 수신만 기록하고 역추적 명령은 보내지 않겠습니다.”“왜요?”“역추적 신호가 로스테 장치에 새 명령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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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누가 앉도록 만들어진 자리인가

테사가 비접촉 측정판을 문 아래에 댔다.희미한 금속 진동.왕핵은 아니었다.신성력도 아니었다.얇고 일정한 기계식 감응파.레나르트가 뒤쪽에서 말했다.“관측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엘리시아는 열쇠를 꺼냈다.문을 열기 전 이레나를 바라봤다.“같이 들어오시겠습니까?”“예.”“레나르트 씨는요?”“저는 밖에 있겠습니다.”그는 자신의 장비가 관련됐다는 이유로 멋대로 따라오지 않았다.문이 열렸다.방 안은 아침과 거의 같았다.창문.작은 책상.침대.벽 쪽의 물병.그리고 침대에서 세 걸음 떨어진 곳.낡은 나무 의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누가 봐도 특별할 것 없는 가구였다.등받이는 낮았고, 팔걸이도 없었다.성녀를 위한 장식도 없었다.그런데 의자는 침대를 향하고 있었다.누군가 앉아서 잠든 사람을 바라보기 위한 각도였다.엘리시아는 안으로 두 걸음 들어간 뒤 멈췄다.의자에 손대지 않았다.테사가 문밖에서 측정판을 돌렸다.“신호가 나옵니다.”의자 등받이 아래.아주 약한 감응선이 살아 있었다.목적지는 황도 야간실.엘리시아는 침대 쪽으로 가지 않았다.“오늘 밤 여기서 자면 어떻게 됩니까?”레나르트가 밖에서 대답했다.“잠들었다는 것까진 알 수 있을 겁니다.”“심박도요?”“정확한 숫자는 어렵고, 움직임과 진동 정도.”“성흔 파장은?”“의자 구조에 따라 다릅니다.”테사가 의자 아래를 확대했다.잠시 뒤 그녀의 표정이 굳었다.“이건 성흔 반응선도 있습니다.”로스테 법무관이 증거보존 명령을 작성했다.의자 이동 금지.해체 금지.황도 야간실 응답 금지.방 전체를 범죄현장으로 봉쇄하지는 않는다.엘리시아가 계속 사용할지는 본인이 결정한다.이레나가 물었다.“다른 방을 준비하겠습니다.”엘리시아는 침대와 의자를 번갈아 보았다.누군가 그녀의 수면을 다시 기록하려 했다.열네 살 때처럼.당사자에게 말하지 않은 채.그녀는 잠시 왼손목을 눌렀다.네 번의 호흡을 마친 뒤 말했다.“오늘 밤은 다른 방을 쓰겠습니다.”독립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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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침실에 놓인 의자

엘리시아가 방을 비운 뒤에도 의자는 침대를 향하고 있었다.숙소 문은 닫지 않았다. 방문 앞 복도 양쪽을 로스테 법무관과 주민 관찰인이 함께 봉인했고, 창문도 밖에서 잠그지 않았다. 화재나 건물 이상이 생기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평소의 탈출 경로는 그대로 남겨두었다.사람만 재우지 않았다.방 안에는 침대와 의자, 물병, 작은 책상만 남았다. 엘리시아가 가져간 것은 약통과 서류철, 옷 한 벌이었다. 베개와 이불까지 그대로 둔 것은 누군가 다시 장치를 건드릴 경우 침실의 상태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테사는 방문 밖 바닥에 얇은 감응판 세 장을 놓았다.첫 번째는 의자의 기계 진동.두 번째는 성흔 반응선.세 번째는 황도 야간실로 빠져나가는 전송량을 측정했다.레나르트는 복도 끝에 있었다.갑주를 입고 있었지만 검은 남문 증거보관함에 맡긴 상태였다. 오른쪽 갈비뼈 고정대 때문에 벽에 등을 기대지도 못하고, 한쪽 발에 체중을 덜 싣고 서 있었다.“아무도 의자에 앉지 않습니다.”로스테 법무관이 다시 확인했다.테사가 고개를 끄덕였다.“사람 무게를 재현하는 것도 하지 않습니다.”레나르트가 물었다.“모래주머니도?”“안 씁니다.”“왜죠?”“저 장치가 무게만 읽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테사는 의자 아래에서 나온 선 구조도를 가리켰다.좌판 아래에는 압력판이 있었다.등받이에는 체온 감응선.오른쪽 다리에는 아주 희미한 마력 잔류를 읽는 금속사가 박혀 있었다.무게만 필요한 장치라면 세 가지를 동시에 넣을 이유가 없었다.누군가 실제로 앉아야 했다.그 사람의 체온과 미세한 움직임, 직무 인장이나 마력 흔적까지 함께 읽으려는 구조였다.레나르트가 낮게 말했다.“옛 관측석도 그랬습니다.”“관측자를 확인하는 겁니까?”“예.”“누구라도 앉으면 됩니까?”“아닙니다.”그는 잠시 생각한 뒤 덧붙였다.“제가 봤던 것들은 승인된 관측자만 기록을 열 수 있었습니다.”“승인된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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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새로운 권한 연결을 만들지 않는다

“더 보면 안 됩니까?”“이대로 두면 황제 직무를 향해 조회 신호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그 신호만 관찰하면 누가 이 장치를 만들었는지 알 수 있지 않습니까?”“그 과정에서 황제 직무가 새 관측자로 등록될 수도 있습니다.”테사는 고개를 저었다.“증거를 더 얻으려고 새로운 권한 연결을 만들지 않습니다.”그 결정은 바로 회의록에 남았다.시험 중단.사람을 의자에 앉히지 않음.결속 예정자 권한 자동 조회 직전 외부선 차단.장치의 전체 기능 미확인 상태 유지.완벽한 재현은 포기했다.누구도 그 빈칸을 채우기 위해 사람 하나를 앉히지 않았다.날이 밝기 전, 의자의 출처가 확인됐다.숙소 관리인의 직무 목패 번호를 훔쳐 가구 반입을 승인한 사람은 아직 찾지 못했다.그러나 의자 자체는 로스테 밖에서 새로 들어온 물건이 아니었다.나무의 수종과 오래된 보수 흔적을 대조한 결과, 십이 년 전 폐쇄된 세금창고에서 사용하던 가구였다.바닥에는 희미한 로스테 재산번호도 남아 있었다.“원래부터 장치가 들어 있었습니까?”엘리시아가 물었다.아침 공개회의는 숙소가 아니라 로스테 시청 작은 기록실에서 열렸다.의자는 옮기지 않았다.대신 구조 사본과 가구 장부만 가져왔다.도시 시설관이 답했다.“아닙니다.”세금창고가 폐쇄되기 전 작성된 가구 수리기록에는 평범한 나무 의자로 적혀 있었다.감응판 없음.금속사 없음.등받이 내부 공동도 없음.장치는 최근에 들어갔다.“언제입니까?”“정확히는 어렵지만 나무를 다시 깎은 흔적이 아주 새롭습니다. 반년 안쪽으로 봅니다.”로스테에 엘리시아가 올 것이 결정되기 훨씬 전이었다.의자는 미리 준비돼 있었다.누구를 위해서인지만 나중에 정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어제 반입됐다고 해서 어제 만들어진 물건은 아니군요.”“예.”엘리시아는 자신을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된 함정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다른 후보에게도 사용할 수 있었겠네요.”테사가 고개를 끄덕였다.“좌판의 대상 번호가 비어 있습니다.”“제 번호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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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법만 없앴고 의자는 남겼네요

시설과에는 ‘야간 안전용 의자’라는 품목이 없었다.그 문장 옆에는 누군가의 확인 표시가 있었다.황실도 대신전도 아니었다.로스테 도시평의회 비상복구 표시.베른하르트가 문서를 받아들었다.“이 표시는 어제 흰 뿔의 왕 피해 복구에 사용한 건데.”복구 작업 중에는 일반 수리보다 절차가 간단했다.망루 목재, 창문, 숙소 난방기, 부상자 침상 같은 물품을 빠르게 옮기기 위해 시설과가 임시 반출권을 받았다.누군가는 그 틈에 의자 하나를 끼워 넣었다.복구를 위해 만든 예외가 성녀 침실 감시에 사용됐다.베른하르트는 바로 비상복구권 전체를 폐지하지 않았다.북쪽 성벽은 아직 수리 중이었다.“가구와 개인 거처 물품만 비상반출 대상에서 제외한다.”그가 말했다.“성벽 자재와 공공시설은 기존 절차 유지.”평의회는 긴급 수정안을 표결했다.찬성 열여섯.반대 둘.기권 셋.개인 방에 들어가는 가구·침구·의료기기·측정장비는 비상복구 표시만으로 반입할 수 없다.거주자 또는 정당한 대리인의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거부해도 숙박·치료·배급에서 불이익을 줄 수 없다.엘리시아는 그 규정을 성녀 전용으로 만들지 않았다.로스테 모든 임시 숙소에 적용됐다.의자 안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부품은 좌판 아래의 얇은 황동판이었다.십일 년 전보다 훨씬 오래됐다.금속 혼합비를 확인한 결과 최소 육십 년 이상 된 부품이었다.그 위에는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작은 홈이 있었다.테사가 측면광을 비추자 글자가 떠올랐다.‘야간 확인석.’그 아래.‘관측자 서열은 대상보다 상위로 둔다.’엘리시아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상위라는 게 무슨 뜻입니까?”대신전 조사단의 헌장법무관이 오래된 결속 관리 규정을 찾았다.침실 안의 위치까지 법으로 정한 조항은 없었다.대신 황실 의전 지침에 유사한 표현이 있었다.환자나 후보자를 관찰하는 책임자는 침상보다 높은 좌석을 사용한다.감시 대상의 시야를 확보하고, 긴급 상황에서 빠르게 일어나기 위한다는 이유였다.실용적인 설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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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서명은 제가 했습니다

“그게 원래 모습입니다.”엘리시아가 그를 봤다.“당신도 그런 의자를 사용했습니까?”“앉은 적은 없습니다.”“봤습니까?”“예.”“누가 앉았습니까?”레나르트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흑갑 기사 중에도 관측 임무를 맡은 사람이 있었습니다.”“당신이 본 사람은요?”“두 명.”“이름은?”“몰랐습니다.”“남자입니까?”“한 명은 남자, 한 명은 여자였습니다.”“관측 대상은?”“성녀 후보.”엘리시아는 그 이상 묻지 않았다.그 사람들이 피해자였는지, 가해자였는지, 명령을 거부할 수 있었는지까지 아직 모른다.의자에 앉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책임을 결정하지 않았다.황도의 야간실에서는 같은 시각 다른 장부가 열렸다.칼릭스는 직접 지하실에 들어가지 않았다.법무청 영장이 발부된 뒤 외부 감정관과 기록관이 먼저 진입했다. 황실 근위대는 출입구 밖을 지켰고, 왕핵은 사용하지 않았다.첫 번째 방은 비어 있었다.두 번째에는 기록선반만 있었다.세 번째 방에서 의자가 발견됐다.로스테의 것과 같은 형태는 아니었다.훨씬 화려했다.검은 나무에 금장.높은 등받이.황제나 고위 귀족이 앉는 접견용 의자처럼 보였다.그러나 좌판 아래 구조는 같았다.야간 확인석.관측자 자리.법무청 기록관이 의자를 해체하지 않고 문양을 확인했다.‘결속 예정자 본인.’칼릭스는 원격 영상으로 그 문장을 읽었다.오른손이 탁자 위에서 잠시 멈췄다.마티아스는 옆에 없었다.엘리시아와의 통신도 아직 열리지 않았다.그는 먼저 기록부터 요구했다.“이 의자가 언제 사용됐습니까?”황실 기록관이 장부를 확인했다.현 황제 즉위 뒤 세 차례 가동.칼릭스의 목소리가 낮아졌다.“관측자는?”첫 번째.황실 혼인국장.두 번째.결속 준비위원회 책임관.세 번째.황제 직무.그는 그 문장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제가 앉았습니까?”“아닙니다.”“그럼 왜 황제 직무로 기록돼 있습니까?”기록관이 오래된 승인 문서를 꺼냈다.칼릭스가 즉위 이듬해 서명한 결속 준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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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제가 왜 그 방에서 문을 잠갔는지

“몇 번이나요?”“횟수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합니다.”“내용은요?”“수면 시간, 발열, 식사, 성흔 상태.”“제 감정이나 행동도 있었습니까?”칼릭스의 오른손 손가락이 아주 조금 굽었다.“있었습니다.”“어떤 내용이요?”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저와 면담한 날 잠드는 시간이 늦었다는 기록. 결속식 일정이 언급된 뒤 식사량이 줄었다는 기록. 황후궁 배치도를 받은 날 방 안을 오래 걸었다는 기록.”엘리시아의 얼굴은 굳지 않았다.그 대신 펜이 멈췄다.“그걸 읽으셨습니까?”“예.”“저에게 관측 중이라고 말하셨습니까?”“아닙니다.”“왜요?”칼릭스는 ‘그대를 보호하려고’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그것이 필요한 행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엘리시아의 목소리가 아주 낮아졌다.“폐하.”“예.”“지금 그 말을 들으니 제가 왜 그 방에서 문을 잠갔는지 기억나는군요.”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엘리시아는 전생의 장면을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침실 안에서조차 자신이 혼자라고 느끼지 못했던 밤들.누군가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이상하게 문 앞의 소리와 시녀의 발걸음을 세던 습관.방 안의 의자를 벽 쪽으로 밀었던 기억.그날의 불편함이 이제 이유를 얻었다고 해서 상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폐하께서 직접 의자에 앉은 적은 없으셨죠.”“없습니다.”“그래도 보고서를 읽으셨고요.”“예.”“그 차이를 기록하세요.”칼릭스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직접 관측자가 아님.야간 관측 결과를 수령하고 행정상 이용함.관련 제도 갱신 서명자.전생 기억에 따른 참고진술.현재 문서 감정 별도 진행.고통받았다는 변명은 한 줄도 들어가지 않았다.엘리시아가 다음 질문을 했다.“지금 저 의자를 폐기할 수 있습니까?”“황도 것은 법무청 증거입니다.”“로스테 말고, 제도를요.”칼릭스는 바로 ‘폐지하겠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현재 의료 야간대기까지 함께 묶여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기능을 나눠야 합니다.”그가 말했다.“응급 의료대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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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같은 높이의 의자

통신이 끊겼다.그녀는 검은 화면을 잠시 바라보다가 사건철을 닫았다.용서하지 않았다.그래도 이전과 달라진 행동은 이전과 다르다고 남길 수 있었다.그 차이를 지우지 않는 것도 기록이었다.로스테의 의자는 다음 날 아침까지 원래 방에 남았다.새벽 동안 세 차례 더 ‘관측자 부재’ 신호가 발생했다.대상은 돌아오지 않았다.황도에서는 아무 응답도 보내지 않았다.관측석은 결국 자동 절전 상태로 들어갔다.그 뒤에야 법무관과 감정관들이 방 안으로 들어갔다.의자를 바로 들어내지 않았다.먼저 위치를 측정했다.침대와의 거리.문까지의 거리.창문 시야.좌판 높이.사람이 앉았을 때 침대에 누운 사람을 내려다보게 되는 각도.모든 수치가 기록됐다.마지막으로 등받이 안쪽의 황동판을 꺼냈다.판 뒤에는 지금까지 나무에 가려져 있던 문장이 하나 더 있었다.‘관측자의 시선은 대상보다 높게 유지한다.’테사가 읽었다.이레나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의자 높이까지 규정한 이유가 있었군요.”엘리시아는 침실 문밖에 서 있었다.방 안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었다.그녀가 물었다.“의자를 증거실로 옮기면 방을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까?”법무관이 답했다.“바닥과 벽에 추가 선이 없는지 확인한 뒤 가능합니다.”“오늘 밤까지 끝납니까?”“가능합니다.”이레나가 말했다.“다른 방을 계속 사용하셔도 됩니다.”엘리시아는 잠시 생각했다.독립을 증명하려고 원래 방으로 돌아갈 이유는 없었다.반대로 누군가 장치를 넣었다는 이유로 영원히 그 방을 버릴 필요도 없었다.“감정이 끝난 뒤 제가 보고 정하겠습니다.”자신의 방에 돌아갈지조차 남이 대신 결정하게 하지 않았다.의자가 투명 증거함에 들어갔다.사람 네 명이 들지 않았다.바닥판째 작은 운반수레에 올렸다.의자가 빠진 자리에 눌린 자국이 남았다.침대보다 반 뼘 높은 곳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기다리던 자리.엘리시아는 그 자국을 내려다보다 로스테 법무관에게 말했다.“다음 공개 심리 장소를 바꾸고 싶습니다.”“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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