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겐이 그 설명을 듣다가 얼굴을 찌푸렸다. “싸움을 잘하는 사람을 고르는 게 아니군.”“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갑주가 원하는 건 강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경계를 통과할 수 있는 사람에 가깝습니다.”오스카가 선발 규칙의 오래된 사본을 찾아 읽었다.흑갑 착용자는 정식 기사일 필요가 없었고, 왕핵국이나 대신전의 소속도 필수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국경과 도시, 신전, 후보시설 가운데 최소 두 곳 이상을 별도 심사 없이 오갈 수 있는 권한이었다.엘리시아는 그 문장을 듣고 오래전 제17호 혈액병을 가져간 기사를 떠올렸다. 흑갑은 소속이 보이지 않았고, 왕핵국 긴급 우선표 하나로 후보 검사실까지 들어왔다. 사람의 이름보다 어디까지 통과할 수 있는지가 우선이었던 구조라면 얼굴을 숨기고 갑옷만 남기는 방식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현재 로스테에서 조건에 맞는 사람이 몇 명입니까?”테사는 이름을 열지 않고 숫자만 계산했다. 도시 경비와 북부 통행권을 모두 가진 사람, 시설 긴급권과 성녀 체류시설 접근권이 겹치는 사람, 법무 증거보관소와 외곽 관문을 동시에 오갈 수 있는 사람까지 합치면 처음에는 스물세 명이 나왔지만, 오래된 흑갑 체계가 읽을 수 없는 신규 권한을 제외하자 일곱 명으로 줄었다.하겐이 물었다. “내 이름도 들어갑니까?”“현재 권한 구조상 가능성이 높습니다.”“테사는?”“저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베른하르트는?”“평의회 대표권은 있지만 시설 접근이 부족해서 제외될 가능성이 큽니다.”엘리시아는 그때 더 이상 이름을 좁히지 못하게 했다. 일곱 명 가운데 누가 갑옷과 가장 잘 맞는지 알아내기 위해 직무망을 차례로 열어주는 순간, 선발 체계를 대신 완성해주는 셈이었다.“일곱 명 전부에게 알려주세요. 다만 다른 여섯 명 이름은 공개하지 말고, 각자 자기 직무가 오래된 흑갑 선발 조건과 겹칠 수 있다는 사실만 통지합니다.”한 평의원이 물었다. “그 사람들이 직무를 내려놓겠다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내려놓을 수
آخر تحديث : 2026-08-28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