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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연실군의 잔인한 밤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28.07.2026 07:37:43

기적 같은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한반도를 삼킬 듯 북상한 태풍 제우스의 거센 공습은 조금도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밤이 칠흑처럼 깊어 새벽 2시를 넘어설 무렵,

창밖을 사정없이 짓누르는 폭풍우의 위력은 이전보다 한층 더 기괴하고 거칠어졌다.

그 순간, 대피소로 사용 중이던 2층 강당의 낡은 천장 일부에서

비명을 지르듯 둔탁한 균열이 발생하더니 흙빛 빗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자연의 위협 앞에 주민들은 다시금 극심한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고,

자구대 순경 수아는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주민들을 물이 새지 않는 안전한 구역으로 재배치하느라 동분서주했다.

한편, 치열했던 수술을 겨우 마치고 간신히 정신을 차린 서나래는

거친 숨을 내쉬며 환자의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었다.

수술 직후 발생할 수 있는 박테리아 감염이나 패혈증 쇼크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24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옆에 있던 강태풍은 지친 서나래의 곁으로 다가가 앉아

그녀의 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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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98. 무너지는 사투

    마침내 선두가 연실초등학교 정문에 도달했을 때, 뒤편에서"콰아아아-!" 하는 엄청난 수압의 굉음이 도심을 흔들었다.방파제를 넘어온 폭풍해일의 본진이 군청 로비를 집어삼키고그들이 걸어온 도로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밀려들기 시작한 것이다.집대성된 검은 물결이 가로수와 차량들을 종잇장처럼 밀어내며대열의 후미를 강하게 압박해 왔다."해일이다! 모두 위층으로 뛰어 올라가십시오! 뒤돌아보지 말고 뛰세요!"수아가 포효하며 대열 후미의 주민들을 학교 계단 위로 밀어 올렸다.강태풍은 마지막 환자 보트를 학교 현관 안쪽으로 밀어 넣은 뒤,아직 도로에 남은 주민 두 명을 구하기 위해 다시 검은 물살 속으로 몸을 던졌다.물은 순식간에 태풍의 가슴팍까지 차올랐고,해일이 몰고 온 거대한 잔해물들이 태풍의 몸을 강타했다."컥!" 태풍이 신음을 뱉으며 물속으로 잠겼다."강태풍-!!!" 보트에서 내린 나래가 그 모습을 보고 현관 밖으로 뛰어나가려 했다.간호사들이 그녀를 필사적으로 붙잡았다."선생님, 안 돼요! 지금 나가면 같이 쓸려 가요!"서나래는 붙잡힌 손을 뿌리치며 눈물을 쏟아냈다."놓으란 말야! 저 바보가 물에 잠겼다고! 내가 구해야 해!"그 순간, 물속에서 태풍의 거구의 몸이 다시 솟구쳐 올랐다.그는 양팔에 주민 두 명을 각각 안은 채,무서운 집념으로 해일의 조류를 거슬러 학교 현관 난간을 붙잡았다.도훈이 소방차에서 뛰어내려 태풍의 손을 잡고 위로 끌어올렸다.두 남자가 주민들과 함께 현관 안쪽으로 굴러떨어지는 순간,학교 운동장은 완전히 거대한 바다처럼 변해버렸다.간발의 차이로 연실군의 모든 주민과 대원들이고지대로의 대피에 성공하는 극적인 순간이었다.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97. 폭풍 속의 인간 사슬

    군청의 육중한 철문을 밀어 열고 발을 내딛는 순간,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가공할 자연의 광기와 무자비한 폭풍우가네 사람의 온몸을 사정없이 덮쳐왔다.암흑에 휩싸인 도심은 이미 발목을 지나 성인의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바닷물과거센 빗물이 범람해 난장판이 되어 있었고,저 멀리 칠흑 같은 해안가 방향에서는쿵쿵거리는 기괴하고 오싹한 바다의 울음소리가 웅웅 울려 퍼졌다.거대한 해일이 서서히 도심 한복판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는 절망적인 징조였다."소방차 전방 배치! 하이빔 최대로 올려!"도훈이 소방차 운전석 창문을 열고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소리치며중장비들을 천천히 앞으로 전진시켰다.육중한 소방차가 거센 바람을 온몸으로 막아주는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주자,그 뒤로 거센 수마와 싸우던 주민들이 서로의 구명줄을 악착같이 맞잡으며견고한 인간 사슬을 구축해 한 걸음씩 발을 떼기 시작했다.한편 강태풍은 서나래와 긴급 수술 환자가 탑승한 둔중한 고무보트의 헤드라인을자신의 가슴줄에 단단히 연결한 채,성인의 허벅지까지 차올라 일렁이는 거친 물살을 오직 온 힘으로 버티며 전진했다.오리발을 강하게 저을 때마다 허벅지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지만 강태풍은 입 안으로 신음을 삼키며 이를 악물었다.'내가 여기서 멈춰 서면 서나래가 죽는다. 내 뒤를 따르는 저 수많은 주민들이 전부 죽고 만다.'사력을 다하는 강태풍의 눈동자에 핏발이 매섭게 서섰다."민 순경! 절대 넘어지지 마!"대열의 중간에서 비틀거리는 주민들을 필사적으로 부축하던 수아가갑자기 불어닥친 강력한 돌풍에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쓰러지려 하자,옆에서 기어가는 소방차를 몰던 도훈이차창 밖으로 긴 상체를 내밀어 그녀의 떨리는 손을 놓치지 않고 꽉 잡았다."내 손 잡아! 절대로 놓치지 마!"두 사람은 차가운 폭풍우 속에서 서로의 손끝을 매개로절박한 생명의 온기를 나누며 아슬아슬하게 전진했다.사방에서 날카롭게 깨진 유리창 파편과 무거운 간판들이 흉기처럼 빗속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96. 해일의 전조, 강제 이주

    해일이 밀려온다는 소식은 지휘실을 다시 한번 얼어붙게 만들었다.연실군청은 저지대에 위치해 있어,해일이 도심을 덮치면 1층 로비의 차단벽 정도로는 어림도 없었다.물이 2층 강당까지 차오를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군청 뒤편의 연실초등학교가 고지대에 있습니다. 거기는 3층 건물이라 해일 피해를 피할 수 있어요! 주민들을 전원 그쪽으로 이동시켜야 합니다!"군수의 다급한 제안에 강태풍이 고개를 저었다."이 폭풍우 속에 300여명의 주민들을 데리고 맨몸으로 도로를 걸어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날아다니는 간판과 구조물에 다 맞아서 죽습니다. 고무보트와 소방차량을 이용해 안전선을 구축하고, 대원들이 인간 방패가 되어 유도해야 합니다."도훈 역시 다친 어깨에 다시 한번 단단한 압박 붕대를 감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내가 소방차로 선두에서 바람막이 역할을 하겠습니다. 강 팀장님, 형 씨는 보트로 환자들이랑 노약자들 실어 나르십시오."수아는 주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일사분란하게 이동 대형을 갖추기 시작했다."주민 여러분, 당황하지 마시고 경찰과 소방의 안내를 따라주십시오!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절대 대열에서 이탈하시면 안 됩니다!"주민들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지금까지 보여준 여러 기적들의 훌륭한 대원들의 모습을 보았기에그 통제에 묵묵히 따르기 시작했다.서나래는 방금 수술을 마친 최 어르신의 이동용 침대를 단단히 고정했다."어르신, 걱정 마세요. 제가 끝까지 옆에 있을게요."서나래의 불도저 같은 선언에 노인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어둠과 폭풍, 그리고 다가오는 해일의 공포 속에서 연실군청 대피소의 처절한 대탈출이 시작되었다.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95. 연실군의 잔인한 밤

    기적 같은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한반도를 삼킬 듯 북상한 태풍 제우스의 거센 공습은 조금도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밤이 칠흑처럼 깊어 새벽 2시를 넘어설 무렵,창밖을 사정없이 짓누르는 폭풍우의 위력은 이전보다 한층 더 기괴하고 거칠어졌다.그 순간, 대피소로 사용 중이던 2층 강당의 낡은 천장 일부에서비명을 지르듯 둔탁한 균열이 발생하더니 흙빛 빗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거대한 자연의 위협 앞에 주민들은 다시금 극심한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고,자구대 순경 수아는 사방으로 뛰어다니며주민들을 물이 새지 않는 안전한 구역으로 재배치하느라 동분서주했다.한편, 치열했던 수술을 겨우 마치고 간신히 정신을 차린 서나래는거친 숨을 내쉬며 환자의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었다.수술 직후 발생할 수 있는 박테리아 감염이나 패혈증 쇼크 같은치명적인 부작용이 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24시간이었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강태풍은 지친 서나래의 곁으로 다가가 앉아그녀의 미세하게 떨리는 차가운 손을 꼭 쥐어주었다."고생 많았습니다, 강 선생님. 나는 당신이 반드시 해낼 줄 알았습니다."강태풍의 진심 어린 칭찬과 따뜻한 체온에 서나래는 피로가 몰려오는 듯그의 넓은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댔다."태풍 씨가 불빛을 끝까지 잘 비춰줘서 가능했던 거예요. 혼자였으면 절대 해내지 못했을 거야. 정말 고마워요, 내 인생 최고의 어시스트."두 사람이 서로의 존재로 위안을 얻던 바로 그때,지휘실의 통신 장비가 일순간 날카로운 잡음을 내며 지직거렸다.이어서 외부 해경 본부의 간절한 목소리가 아주 미약하게 흘러나왔다.[지직…… 여기는 해경 본부…… 연실군청 대피소 응답하라…… 현재 연실 앞바다의 해일 수위가 이미 위험 한계선을 완전히 넘었다…… 주민들을 즉시 더 높은 곳으로 이동시켜라…… 지직-!]짧고 절박했던 무전을 끝으로 통신은 또다시 완전히 끊겨버렸다.그것은 피할 수 없는 폭풍해일 경보였다.태풍 제우스으; 본체가 몰고 온 가공할 만한 해일이연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94. 사선을 넘어온 온기

    수술이 세 시간째로 접어들었을 때,쾅 - 하는 소리와 함께 도훈이 온통 진흙투성이가 된 채 수술실 안으로 굴러 들어왔다.그의 품에는 소방차에서 사수해 온 정제수 박스가 단단히 안겨 있었다.도훈의 얼굴은 날아온 나뭇가지에 긁혀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그는 바보처럼 활짝 웃었다."여기…… 약 배달 왔습니다. 깨끗한 놈들로만 골라왔어요.""잘했어요, 차 반장! 당장 이리 줘요!"서나래가 소리쳤고, 수아가 신속하게 도훈의 품에서 정제수를 받아 서나래에게 건넸다.확보된 정제수로 서나래는 노인의 복강 내부를 철저하게 세척해 나갔다.고여 있던 잔혈과 오염 물질들이 씻겨 내려가며환자의 바이탈 모니터가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삑. 삑. 삑. 하며 일정하게 울리는 수동 심전도기 소리가수술실 안의 모든 이들에게 구원의 음악처럼 들렸다."바이탈 안정화됩니다. 혈압 110에 70. 맥박 정상 범위 진입."간호사의 눈물 섞인 보고에 서나래의 어깨가 비로소 툭 내려앉았다."봉합합니다."서나래는 마지막 한 땀까지 정성스럽게 노인의 복부를 봉합해 나갔다.마지막 실을 자르고 메스를 내려놓는 순간,수술실 안에는 기묘한 정적만이 감돌았다.정전과 폭풍우, 그리고 완벽한 고립이라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오직 인간의 의지와 동료들의 신뢰만으로 한 생명을 사선에서 끌어올린 극적인 순간이었다.서나래는 다리가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고,강태풍도 그제야 양손의 랜턴을 내려놓고 쥐가 날 것 같은 손을 풀며서나래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를 부드러운 품에 안아주었다.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가 서로의 귓가에서 따뜻하게 엉키고 있었다.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93. 한계상황의 메디컬

    첫 번째 고비를 넘겼지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였다.혈관은 묶었지만 이미 파열된 비장을 완전히 절제하고남은 복강 내를 완벽하게 세척해야 전염병이나 패혈증을 막을 수 있었다.하지만 비상용 생리식염수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식염수 남은 거 이게 마지막입니다, 선생님!"간호사가 마지막 한 병을 흔들어 보였다.이 양으로는 복강 내부를 깨끗이 씻어내기에 턱없이 부족했다.위생이 보장되지 않는 야전 환경에서 세척이 부족하면환자는 수술이 잘 끝나도 몇 시간 뒤 패혈증 쇼크로 사망하게 된다.서나래가 입술을 깨물며 고뇌에 빠진 순간, 뒤에서 지켜보던 도훈이 나섰다."강 선생, 우리 소방차량에 구급용 증류수랑 정제수 여분 남아 있습니다. 빗물 뚫고 나가서 가져오겠습니다."수아가 깜짝 놀라 도훈의 팔을 잡았다."차 반장님, 지금 밖은 아까보다 바람이 더 세졌어요! 나가면 위험해요!"도훈은 수아의 손을 따뜻하게 쥐어주었다."민 순경님, 의사 선생님이 저렇게 목숨 걸고 싸우고 있잖아. 소방관이 자재 부족한 걸 날씨 때문에 모른 척하면 안 되지. 금방 다녀올게요."도훈은 강태풍과 눈빛을 교환한 뒤, 문을 열고 폭풍우 속으로 다시 몸을 던졌다.서나래는 감정을 추스르며 절제 작업을 이어갔다.손가락 끝이 저려오고 메스를 쥔 손에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벌써 두 시간이 넘게 극한의 긴장 상태로 수술을 집도하고 있었다.종합병원의 완벽한 시스템 속에서만 수술을 해왔던 서나래에게,이 암흑 속의 야전 수술은 그녀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시험하는 장이었다."강 선생님, 페이스 유지하십시오. 당신은 연실군 최고의 의사입니다."강태풍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수술실에 울려 퍼졌다.서나래는 그 목소리에 다시 한번 정신을 바짝 차렸다.그의 랜턴 불빛은 여전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수술 부위를 비추고 있었다.강태풍의 존재 자체가 서나래에게는 가장 완벽한 마취과 의사이자 어시스턴트였다.서나래는 다시 메스를 꽉 쥐고 비장 절제의 마지막 결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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