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Chapter 251 - Chapter 260

263 Chapters

251. 두 개의 임신 테스트기

유람선 침수라는 대형 사건을 완벽한 공조로 해결하고 몇 주가 지난 뒤,평화가 찾아온 남해 연실군과 활기찬 서울 강남, 두 곳에서 동시에 기적 같은 축포가 터졌다.최근 들어 서나래는 이상하리만치 부쩍 잠이 많아지고 작은 냄새에도 속이 거북해지는 증상을 겪고 있었다.의사 특유의 직감으로 몸의 변화를 차분히 짚어보던 서나래는,친구 지은의 약국에서 임신 테스트기를 사 들고 병원 화장실로 향했다.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한 테스트기 창에는 선명한 두 줄이 그어져 있었다.서나래는 퇴근 후 강태풍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기 전,확실히 하고 싶은 마음에 신혼집 화장실로 들어가 다시 한번 새 테스트기를 사용했다.가슴을 졸이며 기다린 몇 분 뒤,이번에도 역시 거짓말처럼 또렷하고 선명한 두 줄이 모습을 드러냈다.의사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서 느껴지는 거대한 감격에서나래는 기쁨의 눈물을 왈칵 흘리고 말았다.잠시 후 퇴근한 강태풍이 " 서나래 씨, 오늘은 왜 먼저 퇴근했어요? 어디 몸이 안 좋아요?"라며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서나래는 떨리는 손으로 두 개의 테스트기를 강태풍의 손에 살포시 쥐여주었다.강태풍은 손바닥 위 두 개의 테스트기에 선명한 두 줄을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수많은 인명을 구하던 거친 손이 덜덜 떨리더니,이내 사나이의 얼굴에 눈부신 미소가 차올랐다.강태풍은 방 안이 떠나가라 호탕하게 웃어대며 서나래의 허리를 감싸 안고 번쩍 안아 올렸다."강 선생! 아니 서나래 씨! 고맙습니다! 내가 아빠가 된다니! 우리 아이는 이 남해 바다처럼 넓고 건강하게 키웁시다!"거센 와류 속에서도 눈 하나 눈쩍 안 하던 해안구조대 강태풍의 눈가에도어느새 뜨겁고 맑은 눈물이 고여 있었다.놀랍게도 같은 날, 먼 서울 강남에서도 똑같은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다.며칠 전부터 체력 측정 때와 달리 부쩍 피로감을 느끼던 민수아 순경 역시지구대 화장실에서 선명한 두 줄이 찍힌 테스트기를 바라보며놀라움과 기쁨으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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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푸른 바다, 불타는 청춘

어느덧 시간이 흘러 청명한 남해 바람이 불어오는 연실군 해안가 언덕, 남해 병원 앞마당에는 잔잔하게 파도치는 남해 바다를 배경으로 커다란 합동 돌잔치 상이 차려졌다. 이날의 주인공은 남해의 기운을 받아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란 강태풍과 서나래의 아들, 그리고 먼 서울에서 임신후 연실로 다시 내려온 차도훈과 민수아의 늠름하고 어여쁜 딸이었다. 하루차이로 태어나 어느새 첫 돌을 맞이한 두 아이는 앙증맞은 한복을 차려입고 돌잡이 상 앞에 앉아 옹알이를 터뜨리고 있었다. 양가 부모님들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을 안고 싱글벙글 입이 찢어질 듯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강서나래의 아버지는 돋보기안경을 고쳐 쓰며 특유의 엄격하지만 입꼬리가 올라간 얼굴로 엄지를 척 들었다. "어허, 우리 손주 놈 태평이 어깨를 보게! 딱 봐도 바다를 호령할 장군감 아닌가! 사돈 동생, 내 이놈은 훗날 대한민국 해군 장교로 각 잡히게 키워낼 걸세!" 그 말에 강태풍의 아버지가 껄껄 웃으며 갓 삶아낸 문어 다리를 찢어 건넸다. "아이고, 사돈 형님! 또 또 군대 얘기 나오십니다! 엄마 닮아 머리도 비상하고 손재주도 엄청날텐데 당연히 명의 의사 선생님을 시켜야지요! 것도 아니면.... 이 남해 거친 바다를 쥐락펴락하는 일등 어선 선장으로 키우든가요!" 두 아버님이 티격태격 투박하면서도 진한 정을 나누는 모습에 온 마당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연실군 마을 주민들과 어르신들, 그리고 먼 서울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강남소방서 대원들과 지구대 옛 경찰 동료들이 마당을 가득 메운 채 연신 쾌재를 불렀다. 북적이는 축제 한복판, 네 청춘은 붉은 노을이 수평선을 물들이는 남해 바다를 배경으로 나란히 섰다. 강태풍은 절도 있는 해경 정복을, 도훈은 빳빳한 소방 정복을, 그리고 수아는 당찬 경찰 정복을 입고 있었고, 서나래는 환자를 살리는 눈부시게 하얀 의사 가운을 입은 채였다. 서울의 치열한 빌딩 숲에서 시골로 다시 내려와 사명을 불태우는 뜨거운 심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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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퍼펙트 스톰, 퍼펙트 스토리(본편 마지막화)

남해 전체를 삼켜버릴 듯한 역대급 초강력 태풍 '퍼펙트 스톰'이마침내 연실군 해안가를 정면으로 가차 없이 강타했다.집집마다 지붕이 날아가고 집집마다 창문이 깨져 나가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집대성된 거대한 해일과 기습적인 폭우가 해안 마을을 사정없이 들이쳤다.연실군 해경 기동대장 강태풍은 시야조차 확보되지 않는 거센 파도 속에서뒤집힌 어선의 선원들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목숨을 건 로프를 몸에 묶은 채요동치는 바다 한가운데로 뛰어들어갔다.거대한 와류와 방파제 암석이 그를 끊임없이 위협했지만,강태풍은 거친 숨을 내뿜으며 고립된 선원들을한 명씩 가슴에 감싸 안고 맨몸으로 파도를 뚫어냈다."정신 차리십시오! 이 강태풍이 있는 한 절대로 바다에서는 단 한 사람도 죽게 두지 않겠습니다!"강태풍의 피투성이가 된 고함은 거센 폭풍우 소리를 뚫고 수평선 너머로 울려 퍼졌다.한편, 서울에서 연실군으로 내려와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던소방 구조대 차도훈 반장과 민수아 순경 역시육상 현장의 지옥 같은 사투 한가운데에 있었다.기습적인 폭우로 연실군 산사태와 함께해안가 노후 건물이 무너져 내리며 차오르는 흙탕물 속,도훈은 망설임 없이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아래로 몸을 던졌다.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고립되어 울부짓던 주민과 어린아이를 차례로 등에 업고 나온도훈의 몸은 온통 흙탕물과 찢긴 상처투성이였다.그 외곽에서는 임산부인 민수아가 굵은 빗줄기 속에서 온몸으로 폭우를 뒤집어쓴 채대피로를 확보하고 현장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다.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로 서로가 살아있음을 확인한 도훈과 수아는,같은 연실군 땅에서 서로의 등 뒤를 지켜주고 있다는 깊은 믿음으로다시금 사선의 현장 깊숙이 발을 내디븠다.이 무시무시한 폭풍우의 중심에서,몰려드는 이재민과 중상자들로 아수라장이 된 연실 남해병원의 서나래 과장 역시메스를 든 손끝을 단 한 번도 떨지 않았다.전기가 나가 비상 발전기 불빛에만 의존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게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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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폭풍이 지난간 자리 (에필로그 1)

남해를 뒤흔들었던 역대급 태풍 '퍼펙트 스톰'이 지나간 연실군의 아침은깨끗이 씻은 듯이 맑았다.밤새 병원을 지키며 몰려드는 부상자들을 치료했던 서나래는피로가 극에 달해 진료실 의자에 기댄 채 겨우 숨을 돌리고 있었다.바로 그 순간, 아랫배를 쥐어짜는 듯한 강렬한 통증이 서나래의 전신을 관통했다."윽……!"서나래는 자신도 모르게 책상 모서리를 꽉 움켜쥐었다.단순한 가진통이 아니었다.예정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밤새 치열하게 일했던 몸이 마침내 신호를 보낸 것이었다.원내약국에서 대기하던 지은이 비명성을 지르며 서나래를 부축했고,남해 병원은 순식간에 또 다른 비상사태에 돌입했다.그 시각, 해경 기동대에서 야간 구조 작전 장비를 정리하던 강태풍은강서나래의 친구, 지은의 전화를 받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뭐라고요?! 서나래 씨가 분만실로 들어갔습니까?!"강태풍은 평소의 침착함은 어디로 내팽개쳤는지,해경 기동복 상의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순찰차 가속 페달을 밟았다.연실군 작은 남해 병원 산부인과 로비는이내 태풍의 군기 바짝 든 군대식 다·나·까 말투로 떠나갈 듯 울려 퍼졌다."거기 간호사 분! 본 대원의 아내인 강서나래 과장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신속하게 제게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강태풍의 빳빳하게 굳은 자세에 간호사는 당황하며"아,네에. 강 과장님 남편분, 진정하시고 여기 동의서에 사인부터 하세요"라며그의 손에 펜을 쥐여주었다.강태풍은 손을 벌벌 떨며 평생 해본 적 없는 가장 엉망진창인 글씨로 사인을 갈겨썼다.분만실 밖에서 초조하게 복도를 서성이는 강태풍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바다에서 파도와 싸울 때도 이토록 두려운 적은 없었다"며혼잣말로 다·나·까 조를 중얼거리는 그의 등 뒤로,마침내 우렁차고 우렁찬 아기의 울음소리가 문틈을 새어 나왔다.문이 열리고 의사가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자, 강태풍은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침대에 누워 땀에 젖은 채 미소 짓는 서나래의 곁으로 다가간 강태풍은갓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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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초보 부모의 육아 일지 (에필로그 2)

현장에서는 귀신같이 범인을 잡고 붉은 불길을 잡던 제복의 에이스들이었지만,집 안에서는 그저 모든 것이 허둥지둥 서툰 훈련병들이었다.남해 연실군에 다시 내려와 함께 자리를 잡은 도훈과 수아의 관사 신혼집은새벽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곤 했다."민 순경! 기저귀 밴드가 45도로 틀어졌잖아! 이러면 옆으로 다 샌다고아니, 처음도 아니고 둘째인데 아직도 이럽니까?!""아니, 차 반장님! 지금 화재 진압 무전기 체크하듯이 아기 기저귀를 다루면 어떡합니까?당신이야 말로 아직도 이러면 어떻게 해요? 아기 허벅지가 찡겨서 아프겠어요!"수아의 매서운 지적에 도훈은 불길 속으로 뛰어들 때보다 더 많은 땀을 뻘뻘 흘렸다."당장 시정하겠습니다! 민 순경!"두 사람은 새벽 3시에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터지면마치 비상 출동 사이렌이 울린 듯 번개처럼 이불을 걷어차고 뛰어나갔다.둘째가 깨서 울면 곤히 자던 첫째도 같이 깨서 울었기에 각자 한명씩 케어해야만 했다.범인을 체포하고 화염을 뚫던 당찬 기세는 온데간데없고,조그만 아기의 분유 온도 1도와 기저귀 각도 하나에 벌벌 떨고..첫째의 손가락 빨기에, 소흘했나 싶어 자책하며 노심초사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참으로 유쾌하면서도 사랑스러웠다.한편, 연실군 남해 병원 근처 신혼집의 강태풍 역시혹독한 초보 육아 훈련을 치르고 있었다.하나일 때도 진땀이었지만 연달아 태어난 두 아이는 정말이지 힘에 부쳤다.평생 거친 남해 파도를 호령하던 해경 기동대장이었건만,손귀로 핏덩이 같은 둘째 딸을 목욕시킬때는 첫째 아들을 목욕시킬때보다 훨씬 더 온몸의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서나래 씨…… 내가 손목 힘을 잘못 줘서 우리 딸이 다치면 어쩝니까……."강태풍이 등줄기에 진땀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자,곁에서 지켜보던 서나래가 아기의 가슴에 가만히 따뜻한 손을 대어주며 맑게 웃었다."태풍 씨. 지금 아기 심장 소리보다.거친 남해 바다를 지키는 해경 기동대장 심장 소리가 더 크게 쿵쾅거리는 거 알아요?아니 첫째 태평이때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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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백일잔치 소동과 사돈들의 자존심 싸움 (에필로그 3)

어느덧 두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고 무사히 건강하게 둘째의 백 일을 맞이한 기쁜 날, 연실군 해안가 언덕 위 남해 병원 마당은 또 한 번 커다란 경사로 들썩이고 있었다. 강태풍과 강서나래의 아들 태평과 딸 태린이, 그리고 도훈과 수아의 딸 도아와 아들 수훈을 위해 양가 부모님들과 연실군 주민들이 총출동해 거대한 합동 백일과 50일 잔치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마당 중앙에는 연실군 부녀회 어르신들이 아침 일찍부터 시루째 쪄낸 영란 떡과 수수팥떡, 그리고 싱싱한 남해산 자연산 해산물 요리가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가득 차려졌다. 그러나 잔치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진짜 '화재'는 잔치상 뒤편 양가 사돈들의 자존심을 건 입담 싸움에서 터져 나왔다. 서울에서 내려온 서나래의 아버지, 즉 종합병원 원장님 사돈어르신은 빳빳하게 각 잡힌 양복 차림으로 돋보기안경을 고쳐 쓰며 손주 태평이와 손녀 태린이를 양품에 안고 헛기침을 했다. "어허, 사돈 동생! 우리 태평이 손가락 길고 길쭉한 것 좀 보게. 이건 딱 봐도 메스를 잡아야 할 신이 내린 손재주 아닌가? 우리 태린이는 목총도 좋고 기세가 남다른 것이 해군을 시켜야 할 것 같네.. 태린이 백일상에는 해경모자를 제일 앞에 놓아두게나. 훗날 태평이는 나와 서나래의 뒤를 이어 명의로 키우고, 태린이는 우리 듬직한 사위처럼 멋진 배경으로 키울테니!" 그러자 옆에서 갓 삶은 자연산 전복을 썰던 깅태풍의 아버지가 허허허-하고 웃으며 손에 든 칼을 툭 내려놓았다. "아이고, 사돈 형님! 또 또 서울 원장님 고집 나오십니다! 태평이 이놈 골격과 어깨너비를 보십시오! 거친 남해 파도를 맨몸으로 뚫어내는 해경 기동대장이나 거대 어선을 호령하는 선장 골격이올시다! 태린이가 손이 가늘고 이쁘니 엄마따라 의사가 딱이지요!! 태린이는 백일상 한가운데는 청진기와 주사기를 올려야제!" 두 할아버지의 유쾌한 '손주 손녀자랑 겸 백일상 주도권 싸움'에 마당에 모인 연실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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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워킹맘과 워킹대디의 치열한 삶 (에필로그 4)

수아는 만삭의 몸으로 연실군 해안 도로를 순찰하던 날을 여전히 똑똑히 기억했다.강남경찰서에서의 숨 막히던 일상을 뒤로하고,남편 도훈과 함께 남해의 작은 시골 마을 연실군에다시 내려와 터를 잡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서울의 매캐한 매연 대신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이곳에서그들은 첫 딸 ‘도아’를 품에 안았다.운명처럼 도아의 출생은 태풍과 서나래 부부의 첫째 아들 ‘태평이’와 같은 해, 같은 달에 이루어졌다.연실군 남해병원 외과과장이자 응급의로도 활약중인 서나래 과장과연실 해경 구조대를 이끄는 강태풍 대장,그리고 소방관 반장 치도훈과 열혈 순경 민수아.네 사람은 서로의 육아 구원자이자 든든한 동반자였다.병원의 탁아방은 눈 깜짝할 사이에 네 청춘의 아이들로 북적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둘째들까지 연이어 태어났다.태풍 부부의 귀여운 둘째 딸 ‘태린이’와도훈 부부의 장난기 가득한 둘째 아들 ‘수훈이’ 역시동갑내기 친구로 자라났다.아이들이 아장아장 걷고"엄마, 아빠-"를 입에 달기 시작할 무렵,네 사람의 일상은 말 그대로 '치열한 전쟁'이었다.연실군 남해병원의 서나래 과장은 밀려드는 시골 어르신들의 진료를 보랴,병원내 탁아방에서 들려오는 태평, 태린, 도아, 수훈의 울음소리를 체크하랴눈코 뜰 새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의사 가운을 입고 청진기를 든 서나래의 모습은 여전히 지적이고 전문적이었지만,틈틈이 아기 분유를 타는 손길에는 엄마의 따스함이 가득했다.강태풍 대장 역시 인근 도서 지역의 야간 불법 조업 어선들을 단속하느라이틀 밤낮을 바다 위 기동정에서 보내기 일쑤였다.거친 파도 위에서 험난한 작전을 수행하다가도,품속에 넣어둔 태평이와 태린이의 사진을 꺼내 보며 피로를 씻어내곤 했다.도훈과 수아 부부의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연실 지구대 순경으로 복귀한 수아는 유모차에 둘째 수훈이를 태우고 시골 장터를 순찰하던 중,할머니의 쌈짓돈을 훔쳐 달아나는 좀도둑을 발견했다.수아는 본능적으로 전력 질주했다.정복 바지를 입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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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연실군 어린이집 운동회 (애팔로그 5)

어느 덧 아이들을 자라고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다.연실군 통합 어린이집의 가을 운동회 날.온 동네가 남해 바닷바람을 뚫고 들썩일 정도로 발칵 뒤집어졌다.이번 운동회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연실군 남해병원 서나래 과장과 해경 강태풍 대장 부부의 첫째 아들 태평이와 둘째 딸 태린이,그리고 소방관 반장 차도훈과 열혈 순경 민수아 부부의 첫째 딸 도아와 둘째 아들 수훈이까지네 명의 아이들이 모두 참가하는 첫 번째 통합 운동회였기 때문이다.연실군에 터를 잡은 두 제복 부부는 아침 일찍부터 유모차를 끌고맛있는 도시락을 싸 들고 나와 운동장 한구석 넒은 명당자리에 돗자리를 폈다.각자 일을 마치고 모여든 사돈 어르신들까지 합세하자 돗자리는 순식간에 잔칫집으로 변했다.경기가 시작되자 아이들의 주도권 싸움과 귀여움이 폭발했다.동갑내기 첫째들인 태평이와 도아는 7세 반 대표로줄다리기와 카드 뒤집기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태평이가 씩씩하게 "영차-! 영차-!" 외치며 줄을 당기자,옆에서 도아는 앙칼진 목소리로 동생들을 독려하며 붉은 카드를 뒤집어 엎었다.뒤이어 열린 6세 반의 앙증맞은 율동 경기에서는동갑내기 둘째들인 태린이와 수훈이가 무대에 올랐다.음악이 흐르자 수훈이는 제 엄마를 닮아넘치는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팔다리를 쿵쿵 굴러댔고,태린이는 수훈이 옆에서 까르르 웃으며 엉덩이를 실룩거렸다.관객석에 앉은 부모들과 동네 어르신들은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박수를 치며 넘어졌다.하지만 이날 운동회의 진짜 하이라이트는단연 아빠들의 자존심과 부부의 명예가 걸린 학부모 이어달리기였다.동네 어부 아저씨들과 이장님이"내가 젊었을 때는 말여, 이 남해 모래사장을 바람처럼 날아다녔당게!"라며의기양양하게 출발선에 섰고,그 사이에 해경 기동대 훈련복 상의를 팔뚝까지 말아 올린 강태풍과소방서 정복 상의를 벗어 던진 소방서 반장 도훈이 묵묵히 자리를 잡았다.관객석에서 강서나래와 민수아가"두 사람, 아이들 앞이라고 너무 무리하지 말고, 살살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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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합동 표창 (에필로그 6)

남해안 연실군 일대를 위협했던 역대급 태풍 ‘퍼펙트 스톰’의 재난 상황을완벽한 공조 체계로 이겨내고,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이 주민들을 지켜낸 영웅들을 위한 뜻깊은 자리가 마련되었다.연실군청 대강당에서 경찰청, 소방청, 해양경찰청,그리고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수여하는 '합동 영웅 표창식'이 성대하게 열린 것이었다.빳빳하게 다려진 소방 정복을 입은 차도훈 반장과 각 잡힌 경찰 정복의 민수아 순경,늠름한 해경 정복 차림의 강태풍 대장,그리고 정갈한 정장에 흰 의사 가운을 차려입은 강서나래 과장이 나란히 단상 위로 올랐다.관객석 맨 앞줄에는 연실군 어르신들과 양가 부모님들이 모여 앉아눈시울을 붉히며 열렬한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수아의 아버지와 서나래의 아버지는 연신 뿌듯한 표정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바빴다.특히 양가 사돈 어르신들의 품에는 오늘의 또 다른 주인공들인 네 명의 아이들이 안겨 있었다.동갑내기 첫째들인 태평이와 도아는 멋진 제복을 입은 엄마 아빠의 모습에눈을 반짝이며 작은 손으로 열렬히 박수를 쳤고,둘째들인 태린이와 수훈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품에서 꺄르르 웃으며 재롱을 떨었다.기관장들이 차례로 네 사람의 가슴에 훈장과 표창장을 달아주자,마이크를 잡은 도훈과 수아의 수상 소감이 장내를 숙연하면서도 깊은 감동으로 물들였다.먼저 마이크를 쥔 차도훈이 단단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처음 서울의 치열했던 현장을 뒤로하고 이곳 연실군에 내려와 터를 잡았을 때, 저희 부부를 따뜻하게 맞아준 주민 여러분과 현장에서 목숨 걸고 함께 뛰어준 강태풍 대장님, 서나래 과장, 두 분이 게셨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소방과 경찰, 해경과 의료진이 하나로 묶인 이 공조 시스템이야말로 연실군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지키는 가장 튼튼한 방패입니다!"이어 민수아 역시 절도 있게 거수경례를 붙이며 목소리를 높였다."제 등 뒤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겁고 안전한 소방관 차도훈 반장이 버티고 있고, 바다와 병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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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영원한 파트너 (에필로그 7)

어느덧 연실군에 완벽하게 정착한 차도훈과 민수아 부부의 삶은 매일매일이 뜨거운 열정과 다정한 온기로 가득 차 있었다. 서울의 빌딩 숲을 떠나 시원한 바다 내음이 가득한 남해 시골 마을로 내려온 선택은 두 사람의 삶뿐만 아니라 강태풍·서나래 부부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날개가 되어주었다. 무엇보다 연실군에 찾아온 변화는 네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서울 00대학병원 시절부터 서나래의 곁을 지키며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오랜 친구이자 약사 지은이 연실군 남해병원 약국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너 혼자 이 오지에서 어르신들 약 짓고 진료 보느라 고생하는 꼴을 어떻게 보냐" 지은은 이렇게 말하며 툴툴거렸지만, 막상 내려온 뒤에는 연실군 어르신들의 복약 지도와 건강 상담을 특유의 야무진 손길로 챙기며 냠해병원의 보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여기에 의료진의 합류도 이어졌다. 딸아이의 극심한 소아 천식 때문에 깨끗한 공기가 절실했던 방사선과 김 선생은 강서나래의 멋진고 아름다은 삶을 보며 연실군으로 내려와 남해 병원의 엑스레이와 영상 장비를 담당하게 되었다. 시원한 남해의 바닷바람과 산자락 덕분에 딸아이의 기침 소리가 잦아들자, 김 선생은 연실군으로 내려온 결정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며 강서나래에게 몇 번이고 감사함을 전했다. 또한 00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호흡을 같이 맞추었던 마취과 최 선생이 중홪실의 숨막히는 스트레스에 지쳐가다가 역시 서나래의 든든한 조력자로 내려와 긴급 수술과 응급 처치 현장을 수호했다. 서나래를 중심으로 모여든 정예 의료진은 순식간에 연실군의 의료 수준을 대도시 병원 못지않게 끌어올렸다. 어느 청명한 주말 오후. 연실군 해안가 언덕 위 남해 병원 앞마당에 네 부부와 동료들이 모였다. 첫째들인 태평이와 도아, 둘째들인 태린이와 수훈이, 그리고 김 선생의 딸아이까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손을 잡고 동네 산책을 나간 사이, 모처럼 찾아온 짧은 휴식 시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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