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에게 무엇부터 돌려놓아야 하지.”바이렌은 네르시아의 이름이 적힌 지시서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에이슬라는 가장 어린아이의 침상으로 돌아가며 대답했다.“네르시아가 했다고 적힌 일부터 다시 확인하세요.”그녀는 약숟가락을 씻어 마른 천 위에 올려놓았다.“죄가 맞으면 남기고, 아니라면 돌려놓고요.”바이렌은 위조된 지시서를 접지 않은 채 유렌에게 건넸다.“왕비와 관련된 판결문, 처벌 기록, 비용 장부를 원본으로 가져와라.”유렌이 장부를 품에 넣는 순간 침상에서 그릇이 떨어졌다.가장 어린아이가 몸을 웅크린 채 입을 벌렸다.숨이 들어오지 않는 듯 목울대만 떨렸다.에이슬라는 아이를 옆으로 돌리고 입안에 남은 검은 찌꺼기를 닦아냈다.“아론, 내 말 들리니?”아이는 대답하지 못했다.유렌의 장부에는 아직 이름 대신 ‘사과’라고 적혀 있었다.“투약 시작 시각.”“세 번째 종 직후입니다. 여섯 명 중 가장 오래 맞았습니다.”바이렌이 봉인 상자에서 해당 번호의 병을 찾아 건넸다.에이슬라는 병 바닥의 침전물을 등잔에 비췄다.흐린 약액 사이로 푸른 알갱이가 가라앉아 있었다.“다른 약이 섞였어요.”“무엇이지.”“기침을 막는 수면초예요. 이 상태에서 해독제를 더 쓰면 심장이 먼저 버티지 못해요.”아이의 손가락이 침대보를 긁었다.바이렌이 난간을 잡으려다 손을 멈췄다.“내가 할 일은.”“아이에게 물어보세요.”그는 침상에서 두 걸음 떨어진 곳에 무릎을 꿇었다.“손을 잡아도 되나.”아이의 손가락 하나가 간신히 움직였다.바이렌은 손바닥을 위로 펴 침상 가장자리에 올려놓았다.아이가 스스로 그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에이슬라는 따뜻한 물에 약염을 풀어 아이의 잇몸에 묻혔다.“숨을 크게 쉬려고 하지 마. 짧게 두 번만 들이쉬자.”아이의 가슴이 한 번 들렸다.두 번째 숨은 절반에서 끊겼다.“괜찮아. 다시 하나부터.”바이렌이 아이의 손가락을 쥐지 않은 채 숫자를 셌다.“하나.”짧은 숨이 들어왔다.“둘.”아이의 등이 크게 떨리더니
Última atualização : 2026-07-28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