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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장. 너무 가까워서 빠져들 것 같은

결국 갤러리로 돌아온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벨은 르네가 자신을 바라볼 때마다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벨은 그저 앤서니와 다른 사람들, 그리고 이브와 함께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었을 뿐이었다.그럼에도 일찍 자리를 떠난 것이 마음에 걸렸기에, 벨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물론 끔찍하게 불편한 마음으로.바스티안의 여자친구에게 저녁 내내 노려보이는 걸 누가 좋아하겠는가?“자기, 나 집에 갈게. 너무 피곤해. 너무 늦게까지 있지는 마.”르네가 말했다.그리고 벨이 보는 앞에서 일부러 바스티안의 입술에 입을 맞춘 뒤 자리를 떠났다.“나 가게로 돌아간다고 했잖아.”바스티안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니. 아파트로 돌아가.”르네가 명령하듯 말하더니 누구에게도 인사하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 나갔다.벨은 르네가 자신에게 차갑게 구는 것 자체는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분명 그 싸늘한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너희 둘 싸웠어?”닉이 문 쪽을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바스티안은 고개를 저었다.“아니. 왜?”“방금 우리가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들인 것처럼 그냥 가버렸잖아.”“미안. 르네가 가끔 좀 그래.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야.”바스티안은 뒤쪽으로 가서 피터가 쟁반을 나르는 것을 도왔다.벨은 이브 옆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펠릭스와 있었던 소동 이후, 벨은 친구와 거의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이브 역시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티를 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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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장. 얽혀버린 마음

“괜찮아?”바스티안이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을 깨며 물었다.벨은 자신의 얼굴에 닿는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의 품에 안긴 채 그대로 얼어붙었다.“응, 난…….”벨은 바스티안에게서 떨어지려고 뒤로 물러섰다.너무 어색한 순간이었다.게다가 르네와 괜한 문제를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계속 자신을 노려보는 사람과 함께 있는 걸 누가 좋아하겠는가?갑자기 바스티안의 품에 쓰러진 것을 르네가 알게 된다면 분명 화를 낼 것이다.벨은 자신이 마치 나쁜 여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바스티안을 향한 감정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벨이 자리에 앉자 바스티안은 그녀에게서 조금 떨어졌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 손전등을 켰다.“퓨즈가 나간 건가? 평소에는 이렇게 정전되는 일이 없잖아.”“시청에서 사건이 있은 뒤로 이 근처에서 몇 번 정전이 있었어. 아마 전기 공사를 하는 걸지도 몰라.”“정말? 전력 회사에 전화해볼까?”“괜찮아.”벨은 고개를 저었다. 물론 어둠 속에서 바스티안에게 보일 리 없었다.“금방 다시 들어올 거야.”“알겠어.”바스티안은 다시 그녀의 옆에 앉았다.벨은 그가 메신저 앱을 열어 앤서니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화면에 뜬 내용이 벨에게도 보였다.“부모님이 급한 일 때문에 타지로 가셔야 한대. 너도 집으로 오라고 하셨어. 서둘러. 벨을 혼자 여기 두고 싶지 않아.”잠시 후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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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장. 우리 사이에서 갈등하다

벨은 바스티안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머릿속은 엉망으로 뒤엉켰고, 가슴을 짓누르는 아픔은 더욱 심해졌다.두 사람은 어떤 관계도 가져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그런데 왜 바스티안은 이렇게 대놓고 자신을 놓아주지 않으려는 걸까?“대체 왜 이러는 거야!”벨은 더 이상 눈물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바스티안은 그녀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그의 마음 역시 아팠다.벨을 외면하려고 할수록 그 고통과 숨 막힐 듯한 그리움은 더욱 견디기 힘들어졌다.“내가 잘못한 거 알아. 널 상처 입힌 것도 알아.”바스티안이 털어놓았다.“하지만 나도 어쩔 수가 없어, 벨. 그냥…… 우리 둘이 함께하면 모든 게 더 복잡해질 것 같아.”“아, 그래서 내가 엉망이라는 거야?”벨이 울먹이며 되물었다.“내가 당신 인생에 문제만 일으키는 사람이라고?”“아니! 그런 뜻이 아니야! 네가 오해한 거야!”“그럼 뭔데?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당신을 잊으려고 계속 노력했어! 그런데 갑자기 당신이 변했잖아!”“난 변한 적 없어.”벨은 바스티안의 품에서 걷잡을 수 없이 흐느꼈다.더 이상 저항할 힘조차 없었다.바스티안을 향한 자신의 사랑이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우리가 함께하면 네가 나 때문에 고통받을까 봐 두려워, 벨.”바스티안이 말했다.“우리의 나이 차이도 그렇고…… 네 부모님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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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장. 바스티안에 대한 페이지는 잠금

이브가 집요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자 벨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이브가 더 빨랐다.그녀는 벨의 턱을 붙잡아 억지로 자신의 눈을 마주 보게 했다.“뭐가 문제야?”이브가 단호하고 추궁하듯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벨은 무릎 위에 올려둔 책에 집중하는 척했다.“너 지금 30분째 같은 페이지 보고 있어.”“초등학교 때 내 문학 선생님이었던 팬시 선생님한테 감시받는 기분이야.”벨이 애써 딴청을 피웠다.“화제 돌리지 마.”이브가 쏘아붙였다.그녀는 벨의 무릎에서 책을 낚아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들킨 벨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긴장한 듯 입술을 살짝 적셨다.이브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스러운 눈빛이 가득했다.“벨, 펠릭스가 너한테 무슨 짓 했어? 나한테 말해도 돼.”“아니. 펠릭스는 만나지도 않았고, 얘기도 안 했어.”벨이 고개를 저었다.“정말 괜찮아. 알겠지? 아무 일도 없었어. 모든 게 완전히 평소와 똑같아.”“네 행동은 전혀 평소 같지 않은데.”벨의 눈에는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둔 슬픔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아무리 잘 감추려고 해도 이브의 매처럼 날카로운 눈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다.그녀의 본능은 아주 멀리서 하는 거짓말도 귀신같이 알아차렸다.벨은 이브라는 인간 거짓말 탐지기를 피해 갈 수 없었다.하지만 며칠 전 바스티안과 있었던 일을 정말 이브에게 말해야 할까?아마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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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장. 병문안

벨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차 문이 닫혔다. 그녀의 시선은 8층짜리 건물에 걸린 병원 간판으로 향했다.이브도 차에서 내려 재빨리 문을 닫고 경보 장치를 잠근 뒤, 두 사람은 함께 병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벨의 마음은 혼란스러웠다.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자리 잡은 감정은 두려움과 호기심이었다.펠릭스의 어머니가 왜 자신에게 오라고 한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무슨 병이길래 펠릭스가 특별히 자신을 보고 싶다고 한 걸까?그렇게 심각한 상태인 걸까?벨은 오는 동안 받았던 이전 메시지를 다시 확인했다.메시지에는 병원 이름과 펠릭스가 치료받고 있는 층, 병실 번호까지 적혀 있었다.벨은 이브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5층으로 향했다.“기억해. 내가 먼저 병실 확인할 거야. 안에 누가 있으면 우린 바로 나가.”이브가 다시 한번 당부했다.“응.”벨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엘리베이터가 5층에 멈추며 부드러운 딩 소리가 울렸다.두 사람은 간호사 스테이션으로 향해 방문자 명부에 이름을 적었다.간호사는 한 번에 한 명의 방문객만 병실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두 사람은 양옆으로 닫힌 병실 문이 줄지어 있는 텅 빈 복도를 조용히 걸었다.펠릭스의 병실이 가까워졌을 때, 이브가 벨을 멈춰 세웠다.“여기서 기다려.”이브가 단호하게 말했다.그녀는 곧장 펠릭스의 병실로 다가가 가볍게 노크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벨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불확실한 마음과 걱정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펠릭스에게 정말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깊고 불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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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장. 한 걸음 앞으로

“벨!”누군가의 목소리에 벨의 발걸음이 멈췄다. 뒤를 돌아보니 펠릭스가 그녀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벨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회복 중인 사람이 그렇게 무리하면 안 돼. 나중에 배 아프면 어떡하려고?”벨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펠릭스가 작게 웃었다.“괜찮아. 다시 운동하는 데 익숙해져야 하잖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더니 몸이 뻣뻣해.”“정말 고집 세다.”두 사람은 보행자 도로를 따라 주차장 쪽으로 걸었다.펠릭스의 수술 후 2주가 지나면서, 그와 벨의 관계는 훨씬 좋아졌다. 두 사람은 다시 가까워졌고, 이번에는 좀 더 차분하고 편안한 관계로 새롭게 시작하고 있었다.그리고 벨은 그게 좋았다.펠릭스를 친구로 알아가는 것은 마음이 편안했다. 펠릭스 역시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하지만 이브는 달랐다.그냥 아는 사이로만 지내. 그 이상은 절대 안 돼.절친인 이브는 그렇게 경고했다.하지만 벨은 펠릭스가 내민 우정의 손길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벨, 이번 주말에 콘서트 티켓을 구했어. 나랑 같이 갈래?”펠릭스가 물었다.“무슨 콘서트?”벨이 기억하기로 그들의 마을에서 콘서트가 열리는 일은 드물었다. 기껏해야 카페나 마을 광장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 행사 정도였다.그들의 마을은 시끄러운 음악과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과는 거리가 멀었다.“밴드 공연이야. 옆 도시에서.”펠릭스가 헛기침을 한 뒤 말했다.“아침에 출발해서 밤에 돌아오면 돼. 당연히 숙박은 안 하고.”“너 아직 회복 중이잖아.”펠릭스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회복하고 있어. 괜찮을 거야. 나를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벨은 자신의 차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생각해볼게. 일단 부모님께 허락을 받아야 해.”“너 이제 대학생이잖아. 아직도 허락을 받아야 해?”펠릭스가 말했다가 황급히 말을 고쳤다.“미안. 그런 뜻은 아니었어.”“괜찮아.”벨이 말을 끊었다.“가족마다 규칙이 있는 거잖아. 부모님이 아직도 옛날 방식을 고수하시는 건 나도 괜찮아.”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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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장. 엉망이 되어버린 콘서트

음악 행사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하지만 벨은 펠릭스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이 불편했다. 그의 행동은 점점 예의 없게 변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벨은 어떻게든 감당할 수 있었다.이제 벨이 원하는 건 집에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특히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우리 이제 집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벨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펠릭스를 바라보며 말했다.펠릭스는 벽에 기대 지친 얼굴로 앉아 있었다.“아직 메인 밴드 공연도 안 봤잖아.”펠릭스의 목소리는 거칠었고, 입에서 풍기는 술 냄새에 벨은 속이 메스꺼워졌다.“난 네가 이렇게 있는 거 보기 싫어.”펠릭스가 작게 웃었다.“긴장 풀어. 난 괜찮아. 벨, 너도 조금은 마음을 놓고 이런 순간을 즐겨봐.”벨은 순간 말하고 싶었다.순간을 즐긴다고 해서 꼭 술을 마셔야 하는 건 아니라고.어차피 기억조차 흐릿해질 텐데, 대체 무엇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겠는가?하지만 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계속 술을 마시는 펠릭스에게서 조금 더 멀리 떨어져 앉았다.벨은 펠릭스가 어떻게 들키지도 않고 술병을 몰래 가져왔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특히 펠릭스의 친구들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와 단둘이 있다는 사실이 점점 불안하게 느껴졌다.그때 휴대폰에서 이브가 보낸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너 어디야? 네 엄마한테 들었어. 너 펠릭스랑 콘서트에 왔다며? 벨, 너 제정신이야? 펠릭스가 얼마나 레드 플래그인지 알잖아. 그런데 나한테 거짓말까지 해? 나 이미 앤서니한테 말했어. 지금 널 데리러 가는 중이야!”벨은 순간 죄책감을 느꼈다.일부러 가장 친한 친구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펠릭스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벨은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신 뒤 답장을 입력했다.“난 괜찮아. 집에 갈 거야.”“바보같이 굴지 마! 앤서니는 네가 어느 콘서트에 있는지도 이미 알고 있어. 한 시간 전에 출발했고 다른 애들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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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장. 보호의 대가

병원 침대에 누워 있던 벨은 천천히 의식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녀는 작게 신음하며 조금씩 눈을 떴다. 눈부신 천장 조명에 눈을 가늘게 뜨던 벨은 희미하게 자신의 곁에 누군가 앉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벨이 깨어난 것을 확인한 순간, 앤서니는 곧바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벨? 괜찮아?”앤서니가 거의 목이 메는 듯한 목소리로 속삭였다.벨은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조금 전 있었던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었다.바스티안과 펠릭스의 싸움.그리고 무자비하게 얻어맞고 쓰러진 펠릭스.벨이 숨을 헐떡였다.“바스티안…….”“경찰서에 있어.”앤서니가 대답했다.벨이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이었다.이제 바스티안은 경찰과 얽혀 있었다.그리고 이 일이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도 있었다.펠릭스의 부모는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들이었다.그들이 바스티안을 그렇게 쉽게 놓아줄 리 없었다.“바스티안을 만나야 해.”벨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몸을 일으키려 하자 방이 심하게 빙글빙글 돌았다.하지만 몸은 그녀의 의지를 따라주지 않았다.아직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을 만큼 몸이 약해져 있었다.“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바스티안은 괜찮을 거야.”앤서니가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다.“게다가 바스티안에게도 그렇게 행동할 만한 이유가 있었잖아.”그 말에 벨의 죄책감은 더욱 깊어졌다.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너무나 분명했다.바로 자신이었다.벨은 펠릭스와 헤어진 뒤에도 친구로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자신이 너무 순진했다는 걸 깨달았다.하지만 악마는 결국 악마였다.그리고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사람은 바스티안이었다.벨은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흐느끼기 시작했다.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렸다.바스티안을 어떻게 변호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바스티안이 곤란한 일에 휘말리는 건 싫어.”벨이 울면서 말했다.“이미 휘말렸어. 이제 피할 방법은 없어.”앤서니가 벨의 손등을 부드럽게 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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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장. 르네의 절박한 거래

“바스티안은 펠릭스와 있었던 일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어. 사실 벨을 때린 건 펠릭스의 잘못이야. 지금 나는 바스티안, 닉, 카일, 푸와 함께 있어. 우리 모두 구금된 상태야. 하지만 내일 풀려날 거야. 바스티안만 빼고. 펠릭스 가족이 이미 고소장을 접수했어.”휴대폰으로 앤서니가 보낸 긴 메시지를 읽은 르네는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얼굴이 창백해졌지만 턱에는 힘이 들어갔다.벨을 지키기 위해 바스티안이 구금되었다는 소식에 가슴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답답해졌다.“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야, 바스티안? 왜? 왜 그렇게까지 한 거야…….”르네가 눈물을 참으며 중얼거렸다.그녀는 앤서니에게 답장을 보냈다.“너희 중 아무도 바스티안을 막지 못한 거야? 대체 어떻게 일이 폭력까지 번진 거야? 세상에, 앤서니. 너희는 대체 왜 다들 그러는 거야?”얼마 지나지 않아 앤서니에게서 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나중에 설명할게. 지금은 휴대폰을 오래 사용할 수 없어. 바스티안을 도와줄 수 있다면 제발 도와줘.”그렇게 르네 역시 이 엉망진창인 사건에 휘말리고 말았다.르네는 바스티안이 결과를 생각하지도 않고 어떻게 그렇게까지 무모한 행동을 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왜 이렇게까지 무모한 거야?그 질문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팽팽하게 긴장된 상태였다.그리고 그 관계를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던 사람은 르네였다.겉으로 보기에는 다정하고 완벽한 연인처럼 보였지만, 그 속에서 르네가 느끼는 것은 공허함뿐이었다.무엇보다 그녀를 충격에 빠뜨린 것은 바스티안이 벨을 위해 그렇게까지 격렬하게 싸웠다는 사실이었다.바스티안이 늘 그저 여동생 같은 아이일 뿐이라고 강조했던 여자.하지만 르네는 그 말을 한 번도 완전히 믿은 적이 없었다.두 사람 사이에는 분명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말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 분명히 존재하는 무언가가.르네는 방을 나와 복도를 서둘러 걸었다.그리고 아버지의 서재로 향했다.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버지는 평소처럼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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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장. 유치장에서 피어난 사랑

벨은 앤서니와 다른 사람들이 그날 석방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아버지와 함께 경찰서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모두 풀려나는 가운데 바스티안만 남게 될 예정이었다.이미 기소 내용은 검찰에 송치된 상태였다.벨의 아버지는 바스티안을 전혀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벨이 바스티안은 그저 자신을 지키려고 했을 뿐이라고 몇 번이고 설명했지만, 왓슨 씨는 조금도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그의 눈에 바스티안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야만적이고, 거칠며, 완전히 문명과는 거리가 먼 행동이었다.다른 사람들이 모두 유치장에서 풀려난 뒤, 벨은 아버지가 앤서니와 다른 사람들에게 한창 잔소리를 하고 있는 틈을 타 경찰관 한 명에게 다가갔다.“실례합니다.”벨이 예의 바르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바스티안을 잠깐 만나볼 수 있을까요? 정말 잠깐이면 돼요.”경찰관이 대답하기도 전에 뒤에서 왓슨 씨가 벨의 팔을 거칠게 잡아당겼다.그의 얼굴은 억눌린 분노로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어디 가려고 하는 거냐?”그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바스티안을 만나고 싶어요, 아빠. 바스티안도 앤서니 오빠의 친구잖아요! 괜찮은지 확인해야 해요.”“너……! 벨, 감히 문제 일으킬 생각 하지 마라! 너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도 충분해!”그의 거친 말투에 앞에 서 있던 경찰관이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경찰관은 딸에게 공격적으로 대하는 왓슨 씨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경찰관이 헛기침을 했다.“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따님은 그저 친구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뿐입니다. 안전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습니다.”왓슨 씨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잠시 말을 잃었다.결국 그는 마지못해 고개를 뻣뻣하게 끄덕였다.“내 시간 낭비하지 마라, 벨. 여기서 질질 끌 생각 하지 마. 알겠어?”그의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논쟁의 여지를 전혀 남기지 않았다.벨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이쪽입니다, 아가씨.”경찰관이 친절하게 말했다.벨은 경찰관을 따라갔다.등 뒤로 아버지의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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