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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내 아래 너를 두고: Capítulo 91 - Capítul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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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화.

91화.문율이 인상을 사정없이 구긴 채 허공에 손을 탁탁 털었다.조금 전 마을 회관에서 보였던 착한 청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날씨는 또 왜 이렇게 X 나게 더운지, X발. 1억 벌기 X나 힘드네.”문율의 입에서 욕설 썩인 불평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그러다 그의 표정이 점점 비열하게 변했다.그의 시야에 저 멀리 능소화가 핀 파란색 대문이 보였기 때문이다.“기다리세요, 윤여진 작가님. 배우 문율이 갑니다. 크흐흐.”***팍팍팍!방금 빨아서 가지고 나온 기저귀를 여진이 허공에 대고 열심히 털었다.그 마찰에 반듯해진 기저귀를 빨랫줄에 가지런히 널었다.두 개의 빨랫줄에 비둘기처럼 새하얀 기저귀가 빼곡히 자리했다.여진이 빨래 바구니를 손에 들고 막 집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였다.철컹.“아기 엄마, 있어요?”여진을 부르는 목소리와 함께 대문이 열렸다.그녀를 ‘아기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은 이 마을에 사는 어르신들밖에 없었다.“네, 어르신. 잠시만요.”여진이 기저귀로 인해 보이지 않는 어르신에게 우선 큰소리로 인사하고는 서둘러 대문 쪽으로 몸을 움직였다.“천천히 와요. 넘어지겠어.”“어? 이장님이셨네요. 안녕하세요.”여진은 제집에 들어온 사람이 이장인 것을 확인하고는 꾸벅 인사했다.“그래요. 그사이 잘 지냈죠?”“네, 이장님도 잘 지내셨어요?”지난번에 장마로 마을 개울이 넘쳤을 때, 마을 이장은 여진의 집에 일부러 찾아와 물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했었다.그때의 고마움을 여진은 잊지 못했다.“나야 뭐, 항상 그렇지. 근데 별아가 안 보이네요.”“네, 낮잠 자고 있어요.”“오랜만에 공주님 얼굴 좀 보려 했더니. 나중에 별아 데리고 회관으로 놀러 오고 그래요.”“네, 그럴게요. 그런데 어쩐 일로 오셨어요? 마을에 무슨 일 있나요?”여진은 장마 때를 떠올리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근처에 살고 있는 이장이지만, 장마처럼 특별한 일이 아니면 여진의 집을 방문하지는 않았었다.“어제 회관에서 방송을 보냈는데, 아기 엄마가 못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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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92화.문율은 허리를 숙여 땅에 떨어진 빨래 바구니를 집어 들고 여진에게 건네며 말했다.“‘아기 엄마’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결혼하신 분 같지 않네요.”여진은 바구니를 얼떨결에 받아 들었을 뿐, 딱딱하게 굳은 채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그렇죠? 우리도 아기 엄마 처음 봤을 때 딱, 그 생각이었어요. 요즘같이 좋은 세상에 너무 일찍 결혼했지. 아까워요, 아까워.”이장이 문율의 말을 거들었다.“그러고 보니, 이장님.”문율이 착한 청년의 얼굴로 이장을 불렀다.“네, 문율 씨. 말씀하세요.”“아까 마을 회관에서 드렸던 녹용 가방 중에 아무래도 아이 장난감 가방이 같이 섞여 있었던 거 같아서요. 돌도 안된 아이가 있다고 해서 일부러 챙겨 왔었거든요.”“그래요? 이를 어쩌나. 그럼,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가서 가져올게요.”“감사합니다. 날도 더운데 천천히 다녀오세요. 전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래도 되죠?”“말이라고요! 내 다녀올게요. 아기 엄마, 이분 시원한 물이라도 좀 부탁해요.”그 말을 남기고 이장은 부리나케 여진의 집을 벗어났다.이장이 사라지자, 기다렸다는 듯 문율의 태도는 변했다.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꽂더니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여 여진을 위아래로 샅샅이 훑었다.찐득한 시선에 여진은 저도 모르게 빨래 바구니를 품에 안으며 문율의 시선을 피했다.“궁전 같은 집에서 살다가 이런 촌구석에 박혀 살면 따분하지 않아요? 그러고 보니 옷도 참, 그렇다. 명품을 휘감고 살던 사람이 천 쪼가리라니.”문율은 잔뜩 웅크리고 있는 여자의 주위를 빙 돌았다.그때 살랑 부는 바람에 기저귀가 나풀거렸다.“와, 이거 혹시 기저귀? 미친. 무슨 조선시대인 줄. 요즘도 이렇게 애 키워요?”널린 기저귀를 보고 비아냥대던 문율은 손을 뻗어 기저귀 하나를 쭈욱 잡아당겼다.얇은 천은 그의 손에 저항 없이 끌려갔다.여진은 별아의 물건을 만지는 더러운 손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어 소리쳤다.“만지지 말아요!”“우씨! 깜짝이야!”문율은 만세를 하며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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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93화.이곳엔 성폭행으로 밥줄이 끊긴 건장한 남자 문율과, 빨래 바구니로 간신히 몸을 보호하고 있는 여진밖에 없었다.그리고 무엇보다 집 안에 별아가 자고 있었다.별아야….차애란이 어디까지 알고 문율을 보낸 것일까.문율을 이곳까지 보낸 것을 보니, 별아의 존재를 알고 있는 듯했다.여진은 차애란이 별아를 차준석의 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렇지 않고서야 문율을 보내 저를 위협할 이유가 없었다.성큼.문율이 여진에게 한 발 더 내디뎠다.“더, 더는 다가오지 마요!”“그런 얼굴로, 그런 눈으로 말하면 내가 더 다가가고 싶잖아.”저를 보며 공포에 질린 여진의 모습에 문율은 오랜만에 가학심이 일었다.사냥개에게 쫓겨 구석에 몰려 발발 떠는 여린 사냥감처럼, 겁을 잔뜩 먹은 여자.오랜만에 보는 연약한 여자의 모습이었다.그때도 이랬지.십여 년 전, 낡은 창고에서 동급생을 범했던 그 날.겁에 질린 여자아이의 표정이 그를 더 자극했었다.그 애 이름이 뭐였더라….그때 그 겁먹은 어린 사슴 같은 여자가 여진의 얼굴 위로 겹쳤다.젠장, 꼴리게 생긴 것도 모자라 겁먹은 표정만 지어도 사람을 미치게 하네, 애 엄마 주제에.문율이 짐승 같은 눈을 하고 여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다가오지 말라고요! 소리 지를 거예요!”이 순간 여진이 할 수 있는 것은 뒷걸음질 치며 자신을 방어하는 것밖에는 없었다.어느새 그녀의 몸은 현관문과 가까워졌다.“네네, 지르세요. 별아? 아기 이름이죠? 자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소리 질러요, 질러. 엄마 목소리에 아이가 일어나면 얼굴도 보고 좋지.”“…!”“애란이 누나가 손녀 생각에 잠을 못 자요. 내가 보고 가서 잘 말해줄게요. 아주 예쁘더라고.”“흐흑…. 이, 이러지 말아요. 별아, 준석 씨 딸 아니에요. 준석 씨 딸 아니라고요!”나이스! 드디어 사냥감이 덫에 걸려들었다.문율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와! 우리 아기 엄마가 능력자셨네. 하하하. 얼굴값 제대로 하셨군요?”그때였다.철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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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94화.울었는지 그녀의 눈가가 붉게 변해 있었다.준석은 제 감정을 감추고 팔을 뻗어 여진을 품에 감싸 안았다.가녀린 여자의 몸이 그의 허리에 깊게 닿았다.곧이어 준석은 여진의 손에 들린 빨래 바구니에 시선을 두었다.별아가 쓰는 기저귀가 흙이 묻어 더러워져 있었다.언젠가 이 집에 발을 처음 들였을 때, 준석은 기저귀가 수건인 줄 알고 발로 걷어찬 적이 있었다.“저 새X가 이랬어?”준석이 올라오는 무언가를 꾹 눌러 참으며 여진에게 물었다.“맞아요. 빨랫줄에 있는 걸 손으로 잡아당기더니 땅에 던졌어요.”여진은 서러운 마음에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준석이 바짝 얼어있는 문율에게 시선을 뒀다.“발발거리고 다니게 그냥 놔두니까, 쥐약을 처먹었나. 주제를 모르고 감히 선을 넘지.”“저, 저는 애란이 누나가!”“닥쳐! 묻는 말에만 대답해.”“…!”“네 물주 애란이 누나가 여진이한테 가서 아이를 뺏어오라고 하던가?”“그건…, 아니고요.”“그랬겠지. 별아가 누구 딸인 줄도 몰랐을 테니까. 이제 알았으니, 할 일은 다 끝났나?”“전 정말! 애란이 누나가 시킨 대로…!”팍!사색이 된 문율의 발밑에 종이 가방이 떨어졌다.가방이 넘어지면서 안에 있던 물건들이 와르르 밖으로 쏟아졌다.그 가방은 준석이 집 앞에서 이장에게 건네받은 것이었다.가방 안에는 유아 장난감 몇 개와 후원금인 돈 봉투가 있었다.돈 봉투에는 준석도 놀랄 만큼 엄청난 금액이 들어있었다.단순한 후원금이 아니었다. 그 돈은 여진에게 보내는 협박과 다름없었다.별아가 차준석의 딸이면, HK 그룹에 보내라는 협박.별아가 차준석의 딸이 아니면, 딸과 함께 영영 사라지라는 협박.“어머니한테 가서 전해. 윤여진의 딸 별아는.”준석은 잠깐 말을 멈추고, 감정을 다스린 뒤 다시 말을 뱉었다.“차준석의 딸이 아니니, 헛돈 쓰지 마시라고.”그의 심장이 시리게 아파졌다.***여름의 끝자락에 걸린 오후의 태양은 그 기세가 쉽사리 죽지 않았다.칼날 같은 햇살에 새하얀 천이 금세 빳빳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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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95화.좀처럼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준석은 놀라며 되물었다.‘그래. 내가, 내 딸에게 이런 감시를 당하고 있었을 줄이야…. 짐작도 못 했다.’‘어머니가 할아버지 집무실을 도청할 이유가 있습니까?’‘3개월 뒤에 있을 정기 이사회 때문인 것 같다. 내가 너한테 지분을 넘길 생각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게야. 차 전무 꿈이 HK 그룹 회장이 되는 거 아니냐. 쯧쯧. 내 딸이지만, 참 분수를 모른단 말이지. 생판 남한테 넘긴다는 것도 아니고, 제 자식한테 준다 해도 저리 발악이니 말이야.’어머니의 욕심을 모르지 않았던 준석은 차 회장의 푸념이 새로울 것이 없었다.한데 이어진 차 회장의 말에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아무래도 여진이 이야기도 흘러 들어간 것 같구나. 차 전무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그 길로 준석은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여진에게 향했었다.어머니의 사정거리 안에 여진이 있다면, 언제든지 그녀가 위험할 수 있으니까.그의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고 결국엔 역겨운 얼굴, 문율을 마주해야만 했다.불안해하는 여진을 안심시키듯 준석이 입을 열었다.“문율 그 자식이 여기에 찾아올 일은 다시는 없을 거야.”여진은 그의 말을 들으며 차디찬 물을 들이켜곤 이내 준석을 올려다봤다.“어머니는요? 어머니도 저를 찾아올 일이 없어야 해요.”당당한 요구였으나, 그녀의 눈동자는 불안감에 흔들렸다.아무리 차준석이라고 하더라도, 어머니 차애란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어머니는 내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 신경 쓰지 마.”“신경 쓰는 게 아니에요! 걱정하는 거지! 어머니가 우리 별아를 건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결의가 가득 찬 눈동자가 준석을 직시했다.여진은 별아 일에 있어서는 평소와 달리 날카로운 칼을 쥐고 있는 여자처럼 목소리를 높였다.준석은 그런 여진이 가여우면서도 한편으론 어리석어 보였다.“가만히 있지 않으면, 당신이 지금 할 수 있는 게 있나?”“그건 모르는 일이에요! 난 별아를 위해서…!”“당신, 아무것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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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96화.준석은 그런 여진의 표정을 무시한 채 말을 이었다.“당신도 조용하고 평화롭던 마을이 소란스러워지길 원하진 않을 텐데.”“그, 그렇지만, 연희동은 아니에요!”“좋아. 그럼 말해봐. 당신이 생각하는 현실적인 대안.”“…!”“여진아, 당신이 죽고 못 사는 별아를 생각해. 그 아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뭔지. 난, 연희동이라고 보는데. 아닌가?”여진은 준석의 말에 아니라고, 반박하지 못했다.그녀가 별아를 데리고 차애란의 사정거리 안에서 도망칠 방법은 없었다.차준석이라는 거대하고 튼튼한 나무 위에 지어진 안전한 둥지밖에는.“별아가 내 딸이 아니라고 소리치던데.”이 말을 내뱉는 준석의 눈가가 서늘해졌다.“준석 씨, 그건!”“잘했어.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니까.”“…!”“어머니도 별아가 내 딸이 아닌 걸 아셨으니, 당분간은 움직이진 않으실 거야. 그래서 지금 이곳을 떠나기에 적합한 시기라는 말이야. 더는, 시간 끌지 마.”준석은 입만 벙긋댈 뿐 무어라 반박하지 못하는 여진을 잠시 응시했다.여진아.네가 이곳에 있으면, 내가 불안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해.언제 또 빌어먹을 인간들이 이곳에 들이닥칠지 모를 일이니까.이젠 별아가 내 딸이 아니어도 상관없어.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윤여진, 너의 안전이야.네가 이곳에 있다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난 거기에 연루된 모든 사람의 숨통을 끊어 놓을 테니까.내가 그런 괴물이 되지 않게 당신이 협조해줬으면 하는데.아니, 협조해.그래야 내가 살아.“별아는, 아직도 자나?”“…아마도요.”오늘 같은 일이 벌어질 줄 알았던 것처럼, 오늘따라 별아의 낮잠이 길었다.그거 하나만큼은 다행인 날이었다.“다시 말하지만, 내일 연희동으로 가. 이 집 정리는 내가 비서실에 말해 놓을 테니, 당신은 별아만 챙겨.”“….”“여진아, 대답해야지.”“아무리 급해도… 가까운 사람들한테 인사는 해야죠.”“희주 씨 말고, 인사할 사람이 또 있나?”뻔히 알면서 물어오는 준석이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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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97화.그가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여전히 주방에 목석처럼 서 있는 여진에게 말했다.“나도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싶은데.”“….”여진은 준석의 요구에도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그냥 차준석이 괘씸했다.이 모든 사달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아닌가.그가 이천까지 저를 찾아오지만 않았어도, 일어날 일들이 아니었다.차준석의 등장은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잔잔하던 호수를 거대하고 무거운 바위로 막아버린 격이었다.물도 흐르지 못하게 말이다.가만히 있는 여진을 향해 준석이 다시 말했다.“여진아, 나 목마르다고.”“그래서요?”여진의 목소리가 앙칼져갔다.“물 한 잔 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밥을 차려달라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그 말에 여진의 마음이 이상하게 약해졌다.여진은 더는 대꾸하지 않고 냉장고로 향했다.그때.“으아앙!”별아가 잠에서 깨어났다.여진은 냉장고로 향하다 말고, 얼른 몸을 돌렸다.“별아야, 엄마 여깄어!”순식간이었다.벌컥! 탁! 방문이 급하게 열리고 강하게 닫혔다.주방은 고요함만이 남았다. 아이를 달래는 여진의 목소리만 희미하게 들릴 뿐.준석은 눈앞에서 물을 뺏긴 사람처럼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그가 소파에 기대고 있던 몸을 바로 세웠다.“물 한번 먹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준석은 물을 마시러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가 시원한 물을 벌컥벌컥 마실 때였다.소파 위에 놓인 그의 재킷 안에서 핸드폰이 징징, 소리를 냈다.전화가 오는 줄도 모르고 준석은 여진과 별아가 있는 안방으로 들어갔다.부재중 1건.징징징.부재중 2건.징징징.끊임없이 전화를 건 사람은 성훈이였다.***HK 재활 병원.성훈은 준석과 연결되지 않는 핸드폰을 답답한 표정으로 바라봤다.“어디서 뭘 하고 계시는 거지?”그가 조금 전 흥신소 직원으로부터 받은 유전자 검사 결과지에 시선을 두었다.윤여진의 딸, 윤별아는 차준석의 딸이 확실했다.그렇다면 이것저것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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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화.

98화.성훈은 재빠르게 환자복을 벗고 정장으로 옷을 갈아입었다.그가 병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두 개의 엘리베이터 중 한 곳은 여러 명의 경호원이 베드 하나를 둘러싸고 있었다.베드에는 환자가 누워있었는데, 워낙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어 얼굴을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다만 나이가 지긋한 여자라는 것 정도였다.HK 재활 병원의 VIP 병동은 재력이 상당한 사람들이 입원하는 곳이다.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오는 곳이라 저런 과한 경호가 어색하지 않았다.그럼에도 성훈은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경호원들이 대기하고 있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삼엄한 분위기와 함께 환자를 태운 베드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빠르게 들어갔다.성훈은 엘리베이터 문이 완전히 닫힐 때까지 그쪽에 신경을 곤두세웠다.철컹.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마침 그가 서 있던 곳의 엘리베이터도 도착했다.성훈은 찝찝한 마음을 거두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별아를 사이에 두고 준석과 여진이 식탁에 마주 앉았다.낮잠을 자고 난 별아는 배가 고팠는지 날름날름 이유식을 잘도 받아먹었다.여진은 이유식을 주는 대로 받아넘기는 별아가 기특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별아야, 맛있어?”별아는 옹알이도 하지 않고 입을 계속 벌렸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준석은 여진의 행동이 참 의아했다.여진은 말도 못 하는 별아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고 있었다.무엇보다 그녀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제대로 된 대화가 통하지 않는 아이와 시종일관 이야기하며 웃을 수가 있다니.여진은 자신과 다시 만난 뒤, 저를 보고 웃어준 적이 없었다.그런데 옹알이 말고는 온전한 말을 하지 못하는 별아를 보고는 언제나 싱글벙글했다.물론 그 또한 인형처럼 예쁜 별아를 볼 때면 저절로 입가가 올라가긴 했다.그럴 때면 스스로도 놀라 얼른 입꼬리를 내린 적이 꽤 있었다.“별아야, 물 마실까?”“므응!”별아는 엄마의 말에 옹알이하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여진은 몸을 돌려 아기 물통을 찾았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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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화.

99화.그녀의 변화를 알지 못하는 준석은 여전히 별아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입을 열었다.“이유식 내가 먹여보고 싶은데, 이리 줘 봐.”어느새 준석은 여진을 바라보며 한 손을 내밀었다.“아, 괘, 괜찮아요.”여진은 상기된 얼굴을 들키고 싶지 않아 고개를 홱 돌리며 거절했다.“밥 달라는 것도 아니고, 물 달라는 것도 아니고, 이유식 좀 먹여보겠다는데, 너무 매정하네.”준석은 단번에 거절하는 여진을 보며 서운한 마음에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그 말에 여진의 마음이 또 약해졌다.간신히 얼굴색을 진정시킨 여진은 들고 있던 이유식 그릇을 준석에게 넘겼다.“잘 먹는다고 한꺼번에 많이 주진 말아요.”“그 정도 눈치는 나도 있어.”준석이 이유식 그릇을 받고 다른 손으로 수저를 들었다. 그러곤 이유식을 적당히 떠 별아의 입에 갖다 댔다.별아는 입을 크게 벌려 냉큼 수저를 물었다.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를 지경이었다.준석은 저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어쩌지 못하고 엷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래도 먹는 건 엄마를 닮지 않아서 다행이군.”여진은 준석의 말에 입술만 뾰로통하게 내밀뿐 토를 달지는 않았다.그녀 또한 별아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었으니까.먹는 건 아빠를 닮아 다행이라고.그 사이 시간은 오후를 훌쩍 넘어 저녁 시간이 다 되었다.여진은 이제야 준석이 오늘 집에 일찍 들어온 이유가 궁금해졌다.“준석 씨.”“응, 왜.”여진의 불음에도 준석은 별아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대답만 했다.“오늘 집에 일찍 온 이유가 있어요? 혹시 그 사람이 올 걸 알고 있었던 거예요?”여진의 말엔 단순한 궁금증이 아닌, 혹시 저를 감시하고 있었냐는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저를 감시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시간에 구원자처럼 두둥 하고 나타날 수가 있단 말인가.별아의 이유식을 먹이는 데 열중하던 준석이 그제야 여진에게 시선을 두었다.그의 눈빛이 순간 깊게 가라앉았다.“우리 어머니 돌발행동이야 어디 한두 번인가. 기업 회장 자리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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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화.

100화.아직 말도 못 하는 아이에게 못 하는 소리가 없었다.“맘마!”“아니라고? 우리 엄마 그런 사람 아니라고?”준석은 별아의 옹알이를 제 뜻대로 해석했다.“엄마!”“하하, 그래. 별아가 아니라면 아닌 거겠지. 자, 아- 해.”“암!”별아가 한입에 이유식을 꿀꺽하고 넘겼다.“옳지, 잘 먹네. 별아는 엄마처럼 마르지 말고, 통통하게 잘 커라. 자, 물도 마시렴.”여진은 별아의 이유식을 먹이며 능글맞게 구는 준석의 모습에 기가 찼다.그렇다고 그가 마냥 밉지는 않았다.여진은 그를 향해 흘겼던 눈길을 거뒀다.별아 이유식을 잘 먹이는 모습에 그녀는 나름 선심 쓰듯 물었다.“저녁 뭐 먹을래요?”“집에 있는 거로 대충 먹지 뭐.”“그럼, 준석 씨 좋아하는 도미찜 해줄게요.”“….”한데 준석은 말이 없었다.그의 표정이 조금 굳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여진은 고개를 기울여 그의 얼굴을 보며 다시 물었다.“도미찜 해줄까요?”“…뭐, 아무거나. 상관없어.”준석이 일부러 미간을 좁힌 채 말했다. 하나 여진은 준석의 표정을 다른 의미로 읽었다.“좋은 거 맞죠? 손 많이 가니까 일부러 미안해서 그런 표정 짓는 거죠? 괜찮아요.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닌데, 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해줄게요.”여진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냉장고로 향했다.별아의 이유식을 다 먹인 준석은 열심히 도미찜을 준비하는 여진의 모습을 보며 깊은 한숨을 속으로 삼켰다.이 집에 와서 그의 입에 들어간 도미만 열 마리는 족히 넘었다.앞으로 한 마리만 더 먹으면 평생 입안에 비린내가 배길 것만 같았다.‘하, 신종 고문인가.’그가 저녁으로 먹을 도미찜 생각에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떴다.그때.“엄마!”생글거리며 엄마를 부르는 별아가 한눈에 쏟아지듯 들어왔다.준석의 입가가 저절로 올라갔다.아이의 해맑은 미소가 고문 값이라면, 썩 괜찮은 거래라고 생각했다.***저녁 식사를 마친 준석은 소파에 놓인 재킷에서 핸드폰을 꺼냈다.“이런.”비서실에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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