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주, 준석 씨…!”여진의 커다란 눈망울에 금세 투명한 액체가 차올라 떨어지기 바빴다.“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 옛 약혼자와 재회, 아주 좋았겠지. 대낮인데도 뒹굴기에 바빴겠지. 젠장! 그러고 보니, 두 사람 처음도 아니잖아? 나와 만나기 전 이미 그런 사이 아니었나?”“그렇지 않아요! 난, 난 당신이 처음….”“닥쳐! 당신한테 눈이 멀어 거짓말도 진짜일 거라고 믿었던 머저리 같은 차준석은 이제 없어.”“아, 아….”눈물로 젖어있던 여진의 눈동자는 어느새 절망의 늪에 빠진 것처럼 초점을 잃었다.“정 비서한테 내일 정식으로 이혼 서류 보낼 테니, 질질 끌지 말고 사인해.”“…!”“삼 년을 나랑 살 부딪히며 살았으니 알겠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더러워진 것에, 미련 둘 만큼 너그러운 사람은 아니잖아, 내가.”“준석 씨,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몸을 함부로 굴린 윤여진, 이제 차준석의 아내 자리에 자격이 없다는 말이야.”차준석은 여자에게 결벽증이 있었다. 그래서 그의 비서실의 직원을 모두 남자로 채울 정도였다.한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여진에게만은 곁은 내줬었다.하나 이제 그의 곁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이혼하자고 한다.몸을 함부로 굴렸다는 오해를 하며.윤여진이 너무도 사랑해 마지않은 남자, 차준석이 말이다.***다음 날.“저기, 사모님.”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아주머니 서 씨가 여진을 조심스레 불렀다.깊은 상념에 빠진 채로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여진은 그 부름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정 비서님 오셨어요.”아주머니는 두 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자리를 비웠다.초인종이 울렸었나?기척 없이 집에 들어온 남편의 비서 실장인 정 비서를 여진이 앉은 채로 올려다봤다.그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서류 봉투를 들고 여진에게 짧게 목례했다.“안녕하십니까, 사모님.”“아, 네. 정 비서님.”“대표님께서 이혼 서류에 사인을 받아 오라는 하셨습니다.”정 비서가 무감한 표정으로 서류를 테이블 위에 놓으며 말했다.
Last Updated : 2026-07-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