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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06.09.2026 22:08:05
96화.

준석은 그런 여진의 표정을 무시한 채 말을 이었다.

“당신도 조용하고 평화롭던 마을이 소란스러워지길 원하진 않을 텐데.”

“그, 그렇지만, 연희동은 아니에요!”

“좋아. 그럼 말해봐. 당신이 생각하는 현실적인 대안.”

“…!”

“여진아, 당신이 죽고 못 사는 별아를 생각해. 그 아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뭔지. 난, 연희동이라고 보는데. 아닌가?”

여진은 준석의 말에 아니라고, 반박하지 못했다.

그녀가 별아를 데리고 차애란의 사정거리 안에서 도망칠 방법은 없었다.

차준석이라는 거대하고 튼튼한 나무 위에 지어진 안전한 둥지밖에는.

“별아가 내 딸이 아니라고 소리치던데.”

이 말을 내뱉는 준석의 눈가가 서늘해졌다.

“준석 씨, 그건!”

“잘했어.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니까.”

“…!”

“어머니도 별아가 내 딸이 아닌 걸 아셨으니, 당분간은 움직이진 않으실 거야. 그래서 지금 이곳을 떠나기에 적합한 시기라는 말이야. 더는, 시간 끌지 마.”

준석은
릴리박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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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주
별아 언제쯤 자기딸인걸 알려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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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래 너를 두고   162화.

    162화.준석이 평소보단 긴장된 모습으로 앉아 있는 소혜를 보며 입을 열었다.“이번 달 말까지 근무죠?”“…네.”“그동안 고마웠어요. 앞으로 남은 기간도 별아, 잘 부탁합니다.”“걱정하지 마세요. 별아 양과 곧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벌써 서운하긴 하지만 사모님께서 건강을 회복하셨다는 게 더 기뻐요. 두 분, 재결합하신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축하드려요.”“아, 비서실에서 그런 소식까지 전했나 보네요.”여진과 재결합 얘기가 베이비시터한테 들어갔다는 사실에 준석은 마땅치 않았다.하긴 갑자기 그만두어야 하는 소혜를 이해시키기 위해선 필요한 말이기도 했다.어차피 얼마 지나지 않아 재결합 기사는 경제지에 실린 내용이기도 했고.“그럼 별아 양은 언제부터… 사모님과 함께 자게 되나요?”물어오는 소혜의 표정에 서운함이 가득했다.“곧장은 아니고 시간을 두고 2층으로 데려올 생각이에요. 아직 아내가 안정을 더 취했으면 해서.”“…!”아내라니…!그동안 제 앞에서 여진이가, 여진이가 라고 말하는 것도 듣기 싫었는데, 재결합이 결정되자마자 여진을 아내라 칭하는 준석을 보며 소혜는 묘한 배신감을 느꼈다.“그래도 며칠 뒤가 될 테니 그렇게만 알고 있어요. 그럼, 그만 돌아가 보세요.”“아, 네….”서재에서 보고를 끝낸 소혜는 1층으로 향했다.1층 거실에는 여진과 별아가 인형 놀이를 하고 있었다.별아를 보며 환하게 웃는 여진의 얼굴이 너무 꼴 보기 싫었다.저 여자는 무슨 복을 타고났길래, 바람을 피우고도 전 남편한테 오롯이 사랑을 받는지 도통 이해되지 않았다.소혜는 준석과 여진의 이혼 사유가 그녀의 외도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오래전부터 차준석을 선망했던 그녀는 준석의 이혼 소식을 접하고 일반 신문에서 다뤄지지 않은 정보들을 개인적인 루트로 알아냈었다.윤여진은 자신의 은인에게 흠집을 낸 천하에 어리석고 못난 여자였다.몸은 허약하기 이를 데가 없었고, 아이 양육 방식은 부잣집에서 성장한 여자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별아를 자기 맘대로 키우

  • 내 아래 너를 두고   16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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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래 너를 두고   16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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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래 너를 두고   159화.

    159화.미국에 있었던 그가 제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보육원 원장과 접촉했다는 말이었다.그렇다는 건 차준석이 저에게 관심을 가진 시기가 그보다 훨씬 전이라는 뜻.HK 그룹 후계자 차준석이 쓰러져 가는 기업인 금성 산업의 딸인 저에게 청혼했을 때, 의아하긴 했었다.하나 그때 여진은 막 대학을 졸업해 세상 물정을 알기엔 어린 나이였다.자신이 짝사랑했던 차준석과 결혼한다는 사실에 도취 돼 주변에서 갖는 모든 의문은 그녀의 관심 밖이었다.그리고 이어진 금성 산업의 회생과 만인이 질투할 만큼 행복했던 결혼 생활.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엄청난 행운을 운명이라 믿으며 의심하지 않았던 결혼의 과정.그 순진했던 결과물의 말로가 종국엔 이혼이었다.“그래서 결정은 내렸나?”“무슨 결정이요?”“우리 재결합 말이야.”“아, 미안해요. 좀 놀라서… 잠시 잊었어요.”“당신이 고등학교 시절, 우리 파티에서 만난 적이 있었지. 기억나?”“…네, 기억나요.”탄산수를 마시며 눈이 마주쳤던 그때가 현재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그때부터였어. 내가 당신을 마음에 담은 게. 당신이 그때 고등학생이라 다가가지 않았을 뿐이야.”“모, 몰랐어요.”“당연하지. 남자의 눈빛을 읽기엔 너무도 어린 햇병아리 여자 아이였으니까.”준석은 더는 말을 아끼며 제 찻잔에 연녹색의 차를 따랐다.그러곤 단숨에 꿀꺽 마셔 넘겼다.마시는 속도와 다르게 조용히 빈 찻잔을 내려놓은 그가 여진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차가 식기 전에 대답해 줬으면 해.”그의 시선이 연녹색 차가 채워진 여진의 찻잔에 닿았다.여진은 준석이 재결합에 대한 대답을 재촉하고 있음을 알았다.너무 뜨거운 물에 우려진 차는 떫기 마련이었다. 그에 반해 적당히 따뜻한 물에서 우려 난 차는 단맛이 났다.여진은 제가 만든 찻잔에 담긴 연녹색 차를 가만히 응시했다.떫은맛일까, 단맛일까….여진은 맑은 찻물에 시선을 고정한 채 이혼 후, 절망감에 몸부림쳤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홀로 별아를 출산하고 아등바등 키웠

  • 내 아래 너를 두고   158화.

    158화.엄마가 제 손을 잡아주다니…!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엄마의 손이 닿았다. 꿈속에선 노가 들려있던 손이 아니었나.“여진아, 네가 저지른 실수 다 덮어주고 이혼한 와이프 집 챙기는 사람, 이 세상에 눈을 씻고 봐도 없어. 우리 차 서방이 유일하지. 그러니 차 서방한테 잘하렴. 엄마가 바라는 건 그것밖에 없어.”그래야 우리 집안이 살고, 우리 태성이가 살아.“아…, 네.”준석이 더는 이정희의 말을 듣고 있기가 거북해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장모님, 피곤하실 텐데 저희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그래, 그래. 어서 가게 차 서방. 바쁜 사람 내가 너무 오래 붙잡았어. 나도 좀 있다가 재활 치료받아야 해.”이정희는 자신이 보일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여진은 오랜만엔 본 엄마와 이렇게 빨리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아쉬웠으나,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다음을 기약했다.“엄마, 또 올게요.”“서울에서 여기가 가까운 것도 아닌데, 됐어.”이정희 말에 준석이 다시금 눈을 가늘게 떴다.“아, 그, 그래. 또 오렴. 난 너 힘들까 봐 그러지.”“오기 전에 연락드리고 올게요.”“그래, 차 서방 기다리는데, 어서 가렴.”“네.”여진의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준석이 망설임 없이 먼저 몸을 돌렸다.그의 넓은 등에 시선을 두며 여진이 그 뒤를 따랐다.오늘따라 그의 등이 참 든든해 보였다.***이천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점심을 먹기 위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렀다.레스토랑 지배인이 준석이 예약해 놓은 프라이빗 룸으로 두 사람을 안내했다.지배인이 나가자 준석이 말했다.“코스 요리로 주문해 놨는데 괜찮지?”“네, 상관없어요.”“아침도 안 먹어서 빈속일 텐데 점심은 좀 먹었으면 좋겠는데.”“그럴게요. 나도 배고팠던 참이에요.”여진은 오늘 엄마를 만날 생각에 잔뜩 긴장해 아침도 거른 상태였다.면회를 끝내고 이천을 벗어나니, 그제야 속이 허함을 느꼈다.준석은 여진의 대답에 만족해하며 물 잔을 들어 입을 축였

  • 내 아래 너를 두고   157화.

    157화.철컥.VIP 병실 문이 열렸다.여진은 VIP 병실 내부를 보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눈가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최고급 아파트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병실은 창문 안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은은하게 병실을 비추고 있었다.기존에 엄마가 있던 요양병원과는 차원이 다른 안락함과 고급스러움이 물씬 묻어나는 병실이었다.이런 곳에서 엄마가 편히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여진은 안도감과 함께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거실을 지나자 오른편에 오픈된 환자용 침실이 보였다.여진은 아직 엄마 얼굴이 보이지 않는 위치에 서서 깊게 심호흡했다.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준석은 안쓰러움과 함께 그동안 착하고 여린 딸을 이용하고 외면한 장모에 대해 괘씸한 마음이 올라왔다.모든 지원을 끊고 나 몰라라 하고 싶은 상대지만, 여진의 엄마가 아닌가.마음 약한 이 여자는 이혼 후 제 가족이 겪은 일들에 바보처럼 죄책감을 껴안고 살았다.내 여자가 그런 쓸데없는 감정에 놀아나길 준석은 바라지 않았다.처가의 꼴사나운 진상 짓은 앞으로 자신이 감당하면 될 일이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었다.“장모님이 기다리시겠군. 어서 가봐.”준석이 여진의 등에 손을 대며 말했다.여진은 침을 한번 꼴깍 삼키고는 엄마에게 발걸음을 옮겼다.이정희는 천장을 바라본 채 누워있었다.병실을 들어선 발걸음 소리에 그녀가 고개를 외로 틀었다.여진이 저를 향해 걸어오는 게 보였다.“여진아.”“…!”엄마의 불음에 여진은 순간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일 년이 넘도록 듣지 못한 엄마의 목소리였다.“어, 엄마….”여진은 간신히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내며 엄마 앞에 다다랐다.끝없이 흐르는 눈물로 그녀의 시야가 희뿌옇게 흐려져 갔다.“울기는, 왜 우니. 어린애처럼. 누가 죽은 것도 아닌데.”이정희는 여진을 보자마자 질질 짜는 딸을 못마땅해하며 타박했다.“아, 죄송해요. 엄마.”여진은 얼른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냈다.그때 여진의 뒤에서 눈을 부라리고 서 있는 준석이 이정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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