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너무 가까이 서 있어서인지 조명 아래 호건의 인상이 평소보다 부드러워 보였다.단미는 서둘러 시선을 피하고 손을 빼며 두 걸음 물러났다.“사과는 받았어. 그래도 돈은 별개야.”단미가 호건을 바라봤다.“이렇게 하자. 서로 손해 볼 필요도 없고, 내가 한 만큼만 받을게.”호건은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다.“무슨 뜻이야?”“행사에 같이 가긴 했는데 중간에 나왔잖아. 일이 반만 끝난 셈이니까 원래 정한 금액의 절반만 받을게. 2천5백만 원.”단미는 진지하게 계산했다.“1억에서 2천5백만 빼면 7천5백만 원이니까 그건 다시 보낼게.”“그러지 마.”호건이 바로 막았다.“7천5백만 원은 아이 분윳값이라고 생각해.”단미가 미간을 찌푸렸다.“당신...”“엄마인 너는 아이 분윳값 벌어도 되고, 아빠인 나는 안 돼?”호건은 여유롭게 말했다.“아버지인 내 권리야. 네가 거절하면 안 돼.”“당신 진짜...”단미는 눈을 크게 뜨고 뭔가 반박하려 했지만 적당한 말이 나오지 않았다.그 답답해하는 얼굴을 보던 호건이 손을 들어 달래듯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됐어. 우리 방금 겨우 풀렸잖아. 돈 문제로 또 싸우지 말자.”단미가 피하며 눈을 흘겼다.“말로 해. 자꾸 손대지 말고, 룸메이트.”마지막 ‘룸메이트’에 일부러 힘을 줬다.두 사람은 이제 부부가 아니라 같은 집을 쓰는 사람일 뿐이라는 걸 상기시키려는 것이었다.호건은 말없이 단미를 바라봤다.“좋아. 당신이 그렇게까지 주고 싶다는데.”단미가 턱을 살짝 들었다.“그럼 우리 아기 대신 분유값 잘 받아 둘게. 고마워. 잘 자.”단미는 돌아서 방으로 들어갔다.문이 곧 닫혔다.호건은 잠시 닫힌 문을 보다가 서재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다음 날 아침.단미가 8시에 내려왔는데 호건은 아직 출근 전이었다.식탁에 앉으며 시간을 확인했다.오전 8시 6분.오정란이 단미를 보고 주방에서 두 사람 몫의 아침을 가져왔다.단미가 미리 말했다.“이모님, 저 오늘 점심 약속 있어서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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