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재-파일 맨 아래 적힌 이름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동명이인일 수도 있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한 사람이었다.며칠 전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대학 선배.오랜만이라며 웃었고, 내 번호가 그대로인지 확인했던 사람.다음에는 둘이 커피라도 마시자고 했던 사람.그리고 그날.도현이 유난히 신경 쓰던 사람.나는 화면을 확대했다.담당자 이름 옆에는 직원 번호와 소속이 적혀 있었다.**세림리서치 전략조사팀.**처음 듣는 회사였다.하지만 ‘세림’이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았다.세림홀딩스.세림파이낸셜.그리고 차도현.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까웠다.택시 안인데도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나는 창문을 조금 내렸다.찬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손님, 괜찮으세요?”기사가 백미러로 나를 확인했다.“네. 괜찮아요.”대답은 했지만 전혀 괜찮지 않았다.다시 파일을 내려다봤다.첫 페이지의 사진.일 년 전의 나.그리고 그 아래 문장.> 접촉 금지. 관찰만 유지할 것.> 대상자가 스스로 계약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도현은 나를 세 달 전에 처음 봤다고 했다.그런데 관찰 기록은 일 년 전부터 존재했다.둘 중 하나는 거짓이었다.도현의 말이거나.이 파일이거나.나는 다음 페이지를 열었다.날짜와 짧은 기록들이 이어졌다.> 주거지 변동 없음.> 근무 형태 확인.> 기존 연애 관계 유지.> 직접 접촉 없음.스크롤을 내리던 손가락이 멈췄다.**기존 연애 관계 유지.**도현은 조금 전 내 이전 연애 관계까지 확인했다고 인정했다.그런데 이 기록이 정말 일 년 전부터 작성된 것이라면.그가 말한 ‘세 달’보다 훨씬 전부터 누군가는 내 사생활을 보고 있었다.다음 기록을 읽었다.> 대상자와 직접 접촉하지 말 것.> 변동 사항만 보고.> 지시 전까지 추가 조사 금지.누가 지시한 건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도현일까.아니면 다른 사람일까.파일만으로는 알 수 없었다.그때 박민재의 이름
Last Updated : 2026-08-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