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은 서재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도현은 책상이 아니라 창가에 서 있었다. 등을 보인 채였다. "부르셨다면서요." 그가 돌아섰다. 눈이 평소보다 조금 느리게 움직였다. "질문이 있습니다." "명령이 아니고요?" "오늘은 아닙니다." 서윤은 문가에 기댔다. 대답을 서두르지 않았다. "물어봐요." 도현이 다가왔다. 이번에는 멈추지 않고, 그녀와 문 사이의 거리까지 좁혔다. "한예린 대표와 저녁 약속을 잡았다고 들었습니다." "사업 때문이에요." "압니다." "그런데요?" 그의 손이 그녀의 옆, 문틀에 닿았다. 가두는 자세였지만 몸은 닿지 않았다. "불편합니까, 제가 물어보는 것이." "아니요. 물어봐서 다행이에요." 도현의 시선이 그녀의 입술에 잠깐 머물렀다가 다시 눈으로 돌아왔다. "저는 여전히 그게 잘 안 됩니다." "지금은 됐잖아요." "오늘만입니다." "그럼 내일은요?" 침묵이 길어졌다. 서윤은 그 시간을 세지 않으려 했지만, 이미 세고 있었다. 셋. 도현이 고개를 숙였다. 이마가 먼저 닿았다. "내일은 또 물어보겠습니다." 숨이 섞였다.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로 내려와 조금 세게 당겼다. "이게 첫 번째예요, 도현 씨." "무엇의." "물어보지 말고요." 그가 낮게 웃었다. 웃음이 끝나기 전에 입술이 닿았다. 문에 등이 닿는 감각과 동시에, 서윤은 그의 넥타이를 손끝으로 감았다. 두 번째 질문은 말로 오지 않았다.창밖이 밝아 있었다. 서윤은 눈을 뜨자마자 옆자리부터 확인했다. 비어 있었다. 대신 협탁 위에 카드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숫자는 없었다. 대신 짧은 글씨. 두 번째 질문, 답을 기다립니다. 서윤은 이불을 걷고 몸을 일으켰다. 목덜미에 남은 감각이 아직 선명했다. 서재 쪽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통화 중인 듯했다. 평소보다 말이 짧고, 문장 사이 간격이 길었다. 그녀는 카드를 손에 쥔 채 문가로 걸어갔다. 도현은 창가에 서 있었다. 어젯밤과 같은 자리였다. 통화를
Last Updated : 2026-08-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