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감사위원회는 재단의 첫 심사 자료를 전부 다시 확인했다.박미라의 사업성 점수는 상위권이었다.문제는 윤리심사 과정이었다.심사위원 한 명이 박미라의 사연이 재단 이미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남긴 사실이 발견됐다.[피해자의 관용을 보여 줄 상징적 사례.]내가 가장 원하지 않았던 문장이었다.박미라의 재기보다 내 이미지를 위해 선정하려 했다는 뜻이었다.“해당 위원은 심사에서 제외해야 합니다.”나는 즉시 말했다.재단 사무국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박미라 지원자도 탈락 처리할까요?”“다시 심사합니다.”“사업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요.”“상징성이 점수에 영향을 줬는지 분리해서 봐야 해요.”박미라에게 재심사 사실을 통보하자 그녀는 별다른 항의 없이 답했다.[결과를 받아들이겠습니다.]그날 오후 차명희가 재단으로 찾아왔다.“첫 사업부터 시끄럽군요.”“그러게요.”“박미라를 탈락시키면 간단합니다.”“간단한 걸 선택하려고 재심사하는 게 아니에요.”차명희는 소파에 앉아 감사보고서를 읽었다.“당신은 왜 자신에게 불리한 기록까지 공개합니까?”“안 그러면 누군가 나중에 찾아내니까요.”“평생 의심받을 걸 전제로 사는군요.”“한 번 크게 당해 봤으니까요.”차명희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사생활 유출 당시 그녀는 내 편에 섰지만, 집안의 명예를 먼저 걱정한 순간도 있었다.“그때 내가 당신에게 모든 사실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던 것, 후회합니다.”뜻밖의 말이었다.“갑자기요?”“당시에는 도현을 지키려면 당신이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그녀는 보고서를 덮었다.“하지만 피해자에게 결백을 설명하게 한 셈이었죠.”차명희가 먼저 잘못을 인정하는 일은 드물었다.“지금이라도 아셨으면 됐어요.”“쉽게 말하는군요.”“용서했다고는 안 했는데요.”그녀의 눈썹이 올라갔다.나는 웃지 않고 덧붙였다.“그래도 같이 일할 수는 있어요.”차명희의 입가가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감사 결과, 박미라의 상징성 점수를 제외해도 사업성 순위는 지원
Last Updated : 2026-08-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