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2기 지원자 모집에는 한 사람의 이름이 화제가 됐다.유럽 최대 투자회사 창업자의 딸, 최아린.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지원금을 신청했다.심사위원들은 반발했다.“이런 사람에게 지원금까지 줘야 합니까?”아린은 면접에서 말했다.“아버지 돈을 받지 않고 제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그럼 대출을 받으면 되잖아요.”“은행에서는 가족 보증을 요구합니다.”그녀의 문제도 결국 독립이었다.나는 공정한 심사를 지시했다.사업성은 압도적으로 높았다.하지만 재단의 목적은 자본 접근성이 낮은 사람을 지원하는 것이었다.도현은 말했다.“선정하면 재단 취지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실력은 제일 좋아요.”“필요성이 낮습니다.”“본인 돈은 없잖아요.”“가족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다릅니다.”이번에는 도현 말이 맞았다.나는 아린을 지원금 대상에서는 제외하되, 멘토링과 투자자 연결 프로그램은 제공하자고 제안했다.아린은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말했다.“한 이사장님도 가족 자본이 있는데 독립하셨잖아요.”“전 그 자본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어요.”“그래서요?”“독립은 돈을 안 받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내가 도현과 겪은 일도 떠올랐다.도움을 받으면서도 결정권을 지키는 법.아린은 결국 외부 투자를 받아 회사를 시작했다.한 달 뒤 재단에 작은 기부금을 보내왔다.[다음 사람에게 써 주세요.]도현이 편지를 읽으며 말했다.“좋은 결정이었습니다.”“이번에는 같은 표였네요.”“가끔은.”“집에서는요?”그의 눈빛이 깊어졌다.“오늘도 같은 선택을 할지는 확인해야 합니다.”“갑자기?”“회사 이야기가 끝났으니까.”도현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업무와 둘만의 세계를 가르는 문이 조용히 닫혔다.
Last Updated : 2026-08-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