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야의 시점메이더란의 변장은 오래 쳐다보는 자라면 누구에게나 광대라는 단어를 목놓아 외치게 만들 법했으나, 그것은 그자의 사정일 뿐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제인이 메이더란의 목에 현상금을 내걸었을 확률은 한없이 높았고, 난 성으로 향하는 길에 그 어떤 샛길로도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우리에게 천만다행으로 에스메랄다는 제 뜻대로 쓸 수 있는 온갖 가발과 드레스, 망토들을 넉넉하게 갖추고 있었다. 메이더란이 뒤집어쓰고 이 오두막에 남은 자신의 모든 흔적을 감추기에 안성맞춤이었다.'우리가 저 머저리를 원했었다니.' 메이더란이 밖으로 걸어 나왔을 때 스칼렛이 비웃음을 흘렸다.메이더란은 짙은 청록색의 긴 드레스를 걸치고 그 위에 검은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길게 늘어진 갈색 곱슬머리가 그의 얼굴을 감싸며 그에게 결코 존재하지 않는 여성성을 억지로 끄집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판을 한층 더 흥미롭게 만들려는 듯 그는 새빨간 립스틱까지 바르고 있었다. 메이더란의 입술은 당분간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험악한 찌푸림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뺨에 거뭇하게 돋아난 수염 자국 또한 몰골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고, 꽉 끼는 드레스 틈새로 털이 덥수룩한 그의 널찍한 가슴팍이 삐져나와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하기 이를 데 없는 꼴이었다!입술 사이로 웃음이 터져 나왔고, 이번에는 스칼렛의 비아냥 때문이 아니라 온전히 메이더란의 그 꼴사나운 차림새 때문이었다."하, 하, 하. 빌어먹을, 당장 출발이나 하지." 메이더란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가며 짓씹었으나, 내 웃음을 멈추기엔 턱없이 부족했다.오두막 뒤편에 말 한 마리가 매여 있었던 모양인지, 처음엔 다소 애를 먹었으나 메이더란과 난 잠시 후 간신히 말등에 올라탔다. 마지막으로 오두막을 돌아보자 머릿속을 가득 메우기 시작하는 의문들을 차마 묻지 않을 수 없었다."잠깐만요, 메이와 제나, 제인은 줄곧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을 텐데, 어째서 아무도 날 구하러 오지 않았던 거죠?""왔었다. 하지만 에스메랄다가 은폐
Last Updated : 2026-09-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