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알파와 각인하는 법이 궁금한가? 이 대륙에서 가장 강한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를 완벽히 내 손에 쥐는 법? 글쎄, 적어도 나는 궁금했다. 그 얼간이가 주먹을 쥐었다. "오메가로 태어난 것도 모자라 이젠 영지의 소문난 창녀가 되었으니 더 혐오스럽군. 머릿속 망상은 그만 치워라." "나 에트라나 팩의 베타 메이드란 홀은, 사미야 코르도바를 나의 짝으로 거부하며 모든 결속을 끊어낸다." 천박한 오메가이자 팩의 유명한 창녀, 사미야 코르도바. 메이드란에게 거절당한 날 그녀의 세계는 무너졌다. 지옥 같은 절망 속에서 그녀는 맹세한다. 완벽한 복수를 위해,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 알파의 마음을 빼앗겠다고.
Lihat lebih banyak사미야의 시점
오늘은 수백만 가지의 꿈이 한꺼번에 이루어졌다가, 그 직후 산산조각 난 날이었다.
"달의 여신께서 오메가를 만드셨을 때, 이렇게 지독하게 고집스러울 줄은 몰랐을 거다!"
알파 측 감마 중 한 명이 고함을 질렀다. 얼굴 한쪽을 가린 안대와 기괴한 고대 문신 때문에, 그는 우리를 집에서 쫓아내러 온 다른 무리보다 훨씬 더 위협적으로 보였다.
숨이 가빠졌고, 아드레날린이 혈관을 타고 격렬하게 솟구쳤다.
덩치가 거구인 사내 몇 명이 앞으로 행진하듯 다가와 우리 집으로 난입하더니, 우리의 짐을 마치 쓰레기처럼 밖으로 던져 버렸다. 내 안의 모든 것을 쥐어짜 내서라도 맞서 싸우고 싶었다. 눈앞의 이 얼간이에게 고함을 지르며, 그 잘난 계급 제도가 얼마나 황당하고 멍청한지 똑똑히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에트라나 땅에서 그런 멍청한 짓을 저질렀다간 나 같은 오메가는 목숨을 잃기 십상이었고, 나는 아직... 죽을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까.
억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내게 남은 얼마 안 되는 자존심마저 모조리 억눌렀다.
"나리, 정말 저희가 떠나야만 한다면, 적어도 짐을 정리할 시간 하루 정도는 주실 수 없나요?"
내 앞에 선 사내가 비웃음을 쳤다. 그는 부하 중 한 명에게 활극이라도 보듯 웃기는 눈빛을 보냈다. 그 눈빛이 무슨 의미였든 간에 꽤나 재미있는 농담이었던 모양인지, 두 사내는 이내 배를 잡고 껄껄 웃어댔다.
"에트라나의 창녀가 자길 봐줘서 알파의 명령을 어기게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하나 보군."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로 피부가 화끈거렸지만,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의연함을 유지하는 법을 이미 익힌 뒤였다. '에트라나의 창녀'라고 불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고, 아마 마지막도 아닐 터였다.
"다리를 벌려주면 우리가 자기가 그저 천박한 오메가라는 사실을 잊어줄 줄 아나 보지?"
볼록 튀어나온 배를 가진 다른 사내가 눈물까지 훔치며 거들었다.
얼굴에 띤 미소를 유지하기가 매 순간 더 힘들어졌지만,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어머니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우리 오메가들이 도대체 당신들에게 무슨 짓을 했다고 이러는 거냐?! 왜 우리가 팩을 위해 가장 많은 고통을 받아야 하는 건데?! 왜 우리만 이런 멍청한 규칙에 복종해야 하느냐고?!"
문신을 한 사내가 어머니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의 우뚝 솟은 거대한 체구 때문에 어머니는 순간 개미처럼 작아 보였다.
"감히 알파의 명령에 토를 달아?!"
그의 호통에 어머니를 포함해 주변의 모든 이들이 순식간에 입을 다물었다. 어머니는 이제 그 앞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내 양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너희 같은 천박한 오메가들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나 알고 있나? 알파께서는 너희가 그럴 자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옷을 입혀주고 배를 채워주신다! 너희 같은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와 섞여 살도록 허락까지 해주셨는데, 감히 그분의 명령에 의문을 품어?!
너희는 이 땅의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싸우지도 않잖아. 힘도 전혀 없는 데다, 너희 패거리 중 하나는 올해 농사까지 망쳐놓았지. 그런데 더 유용한 팩 구성원들을 위해 집 한 채 희생도 못 하겠다는 건가?
알파께서는 모든 오메가가 팩의 국경 근처로 이동하여, 더 높은 계급의 워울프들이 너희가 남긴 공간을 유용하게 쓰도록 명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그 명령을 완벽히 이행할 뿐이다!"
가슴속에서 심장이 쿵쿵 울렸다.
부랑자 취급을 받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쫓겨나 부랑자로 살아야만 했다.
어머니가 반박할 틈도 없이, 문신을 한 감마는 어머니를 옆으로 밀쳐 버렸다. 어머니는 신음을 내뱉으며 바닥에 넘어졌다.
"모두 던져 버려! 이 오메가놈들에게 자신들의 처지를 똑똑히 깨우쳐 줄 때가 됐다!"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어머니와 내가 그저 바라보는 동안 내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밖으로 내던져졌다. 그 목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거기 멈춰라!"
공기 중에 소름 돋는 에너지가 자르르 흘렀고, 나는 움직이고 싶어도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내 눈길이 어머니와 마주쳤고, 어머니의 눈에 담긴 공포는 내 눈에 서린 공포와 그대로 닮아 있었다. 저런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자라면 우리 누구보다도 높은 계급일 것이 분명했다.
"지금 여기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지만, 이번에는 내 안의 모든 세포가 그 목소리에 파묻혀 영원히 머물고 싶어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굵직하면서도 꿀처럼 달콤한 그의 목소리가 내 안의 무언가를 자극하여 내 늑대를 깨웠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목소리의 주인을 찾기 위해 고개를 돌리기에 충분했다.
그 압도적인 목소리의 주인에게 시선이 닿은 순간, 폐속의 모든 공기가 빠져나가고 나를 둥둥 떠다니게 만들 만큼 강력한 감정이 그 자리를 채우는 듯했다. 피부 밑에서 느껴지던 자극은 더 이상 분노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순전한 욕망, 오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내 늑대인 스칼렛 역시 그 생각에 동의했다.
그의 입술이 살짝 벌어지는 것을 보았을 때, 그 역시 나와 똑같은 것을 느꼈음을 알 수 있었다. '에트라나의 창녀'라는 낙인이 찍힌 덕분에 내게는 특별한 기술들이 생겼는데, 그중 하나는 남자가 언제 자신에게 끌리는지 알아채는 감각이었다. 그리고 내 눈앞에 선 남자, 베타 메인라드 홀은 단순한 끌림을 넘어 나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의 늑대가 내 늑대를 불렀고, 전신에서 찌릿한 진동이 느껴졌다. 그는 나의 짝이었다.
그의 입술 사이로 르릉거리는 낮은 으르렁거림이 새어 나왔고, 어머니의 입에서는 작은 비명이 흘러나왔지만 나는 두렵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평생을 기다려온 순간이었다.
"짝이다(Mate)!"
그가 외쳤고, 나를 제외한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짝이네요."
나는 작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문신을 한 감마가 급히 앞으로 달려와 메인라드의 눈에 어떻게든 잘 보이려는 듯 정신없이 고개를 숙였다. 가엾은 얼간이 같으니.
"메인라드 베타님, 만약 그 창녀... 죄송합니다, 사미야 코르도바가 베타님의 짝인 줄 알았더라면 절대로 부하들에게 이곳으로 오라고 명령하지 않았을 겁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시끄럽다! 네 임무나 계속해라. 알파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그는 손짓 하나로 그를 쳐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아몬드 빛깔에 옅은 꿀빛이 섞인 눈동자. 베타 메인라드의 눈을 설명하기에 가장 완벽한 단어였다. 나의 옛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현재 나의 짝. 심장 속에서 꿈틀거리는 나비들의 날갯짓을 멈추는 건 꽤나 힘든 일이 될 터였다.
"사미야, 나와 함께 가자."
그는 마침내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는 여전히 옷이 흙과 진흙으로 더러워진 채 바닥에 앉아 계신 어머니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지금 그런 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듯했다. 어머니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내 짝을 따라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여기는 내가 정리할 테니, 내 걱정은 말고 가거라."
고개를 한번 끄덕인 뒤, 나는 다시 메인라드를 향해 돌아서서 그의 손 위에 내 손을 얹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평생을 기다려온 순간이었다. 내가 태어난 단 하나의 이유였으며, 달의 여신께서는 내 편이 되어 운명을 조율해 주실 만큼 자비로우셨다. 오늘이야말로 나와 어머니의 신분을 마침내 바꿀 날이 될 것이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었다.
"난 환생해서는 안 되었고, 그 시절에도 헬레네로서 되살아나선 안 되었어요. 이 모든 비극은 나 때문에 시작된 거예요. 내가 죽어 묻혀 있었더라면 이런 미친 짓 따윈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이제 내가 모든 것을 바로잡겠어요." 난 아랫배 위에 손을 얹었다. "부디 내 아이만은 살려줘요. 아직 온전히 자라지도 못한 핏줄이잖아요. 제발 다른 이들은 내버려 둬요. 대신 내 목숨을 기꺼이 바칠 테니까. 애초에 난 살아 숨 쉬도록 허락되어서는 안 될 존재였어요."에스메랄다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것은 나직하고 섬뜩한 울림이었으나 곧이어 온 방을 채우는 광기 어린 폭소로 번져나갔다. "내 어머니들과 자매들이 그따위 수작을 미처 내다보지 못했을 줄 알았더냐? 네 그 멍청한 짝이 널 또다시 이승으로 끌고 올 텐데 말이지. 설령 그자가 그러지 않는다 해도,"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눈을 번뜩였다. "아이의 순결한 영혼보다 더 강력한 힘을 품은 제물은 세상에 없다. 그러니 당장 대가를 내놓아라!""멈춰요."단 한마디의 외침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방 안의 공기를 갈랐다. 제나가 책을 한층 더 으스러지게 끌어안으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는 난생처음 마주하는 거센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대체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선 무슨 생각이 스치고 있는 것일까?"내가 치르겠어요." 그녀가 선언했다.내 고개가 홱 그녀를 향해 돌아갔다. "뭐라고? 안 돼!""맞아요." 그녀는 어깨를 곧게 펴고 에스메랄다를 날카롭게 응시했다. "내가 제물이 되겠어요. 엄밀히 따지면 내 혈관 속에도 헬레네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난 이미 얼마 전부터 아이를 배고 있었어요. 사미야 언니, 이게 바로 내가 언니에게 청했던 그 부탁이에요. 바로 이거라고요."난 결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번 생에서 우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어, 제나. 그딴 건 효력이 없다고—"에스메랄다의 입술이 잔혹한 호선을 그리며 비틀려 올라갔다. "효력이 있다. 영혼의 피는 생애를 거듭해
사미야의 시점메이더란의 변장은 오래 쳐다보는 자라면 누구에게나 광대라는 단어를 목놓아 외치게 만들 법했으나, 그것은 그자의 사정일 뿐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제인이 메이더란의 목에 현상금을 내걸었을 확률은 한없이 높았고, 난 성으로 향하는 길에 그 어떤 샛길로도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우리에게 천만다행으로 에스메랄다는 제 뜻대로 쓸 수 있는 온갖 가발과 드레스, 망토들을 넉넉하게 갖추고 있었다. 메이더란이 뒤집어쓰고 이 오두막에 남은 자신의 모든 흔적을 감추기에 안성맞춤이었다.'우리가 저 머저리를 원했었다니.' 메이더란이 밖으로 걸어 나왔을 때 스칼렛이 비웃음을 흘렸다.메이더란은 짙은 청록색의 긴 드레스를 걸치고 그 위에 검은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길게 늘어진 갈색 곱슬머리가 그의 얼굴을 감싸며 그에게 결코 존재하지 않는 여성성을 억지로 끄집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판을 한층 더 흥미롭게 만들려는 듯 그는 새빨간 립스틱까지 바르고 있었다. 메이더란의 입술은 당분간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험악한 찌푸림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뺨에 거뭇하게 돋아난 수염 자국 또한 몰골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고, 꽉 끼는 드레스 틈새로 털이 덥수룩한 그의 널찍한 가슴팍이 삐져나와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하기 이를 데 없는 꼴이었다!입술 사이로 웃음이 터져 나왔고, 이번에는 스칼렛의 비아냥 때문이 아니라 온전히 메이더란의 그 꼴사나운 차림새 때문이었다."하, 하, 하. 빌어먹을, 당장 출발이나 하지." 메이더란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가며 짓씹었으나, 내 웃음을 멈추기엔 턱없이 부족했다.오두막 뒤편에 말 한 마리가 매여 있었던 모양인지, 처음엔 다소 애를 먹었으나 메이더란과 난 잠시 후 간신히 말등에 올라탔다. 마지막으로 오두막을 돌아보자 머릿속을 가득 메우기 시작하는 의문들을 차마 묻지 않을 수 없었다."잠깐만요, 메이와 제나, 제인은 줄곧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을 텐데, 어째서 아무도 날 구하러 오지 않았던 거죠?""왔었다. 하지만 에스메랄다가 은폐
사미야의 시점임신한 노예. 그것이야말로 지금의 내 처지를 가리키는 정확한 말이었다.지난 나흘 동안 에스메랄다는 내다 팔기 위해 살을 찌우는 새끼 돼지마냥 내게 음식을 먹여댔다. 바닥이 의자이자 침대 노릇을 하던 오두막의 비좁은 구석자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어엿한 침실이 생겼으니, 내 거처 또한 격상된 셈이었다. 제인과 내가 성에서 함께 쓰던 침실과는 비할 바가 못 되었으나, 어쨌든 처우가 나아진 것은 사실이었다.메이더란은 감시자 노릇을 했다.그는 내가 에스메랄다의 뜻대로 모든 것을 따르도록 감시했고, 첫날엔 격렬히 반항해 보았으나 에스메랄다가 내 뺨따귀를 사납게 후려치고는 당장이라도 제물로 삼아버리겠노라 칼을 치켜들며 위협했을 때, 난 그 자리에서 순종하는 법을 터득했다.순종이 언제나 나약함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최근에야 비로소 깨우친 교훈이었다.내가 붙잡힌 이래 매일 밤마다 에스메랄다는 날 찾아와, 오늘날의 에트라나를 일구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자신들 마녀들이 대체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는지 불평을 늘어놓곤 했다. 물론 내겐 얌전히 귀를 기울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한탄을 들으면 들을수록 잃어버렸던 기억들이 하나둘 되살아나, 마침내 모든 전말을 똑똑히 기억해 내기에 이르렀다.그리고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마녀들이 손을 내밀었던 것은 아르테미스가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리기 직전이었다. 그럼에도 마녀들은 그에게 희망을 안겨주었고, 아르테미스는 그 대가로 베타 바로 아래의 서열을 내어주어 그들을 온 에트라나에서 세 번째로 막강한 권세를 지닌 존재로 만들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안식처와 보금자리까지 마련해 주었다. 물론 내 영혼이 그들의 뜻을 거스른 채 억지로 되살아나기 전까지는, 그리고 아르테미스와 내가 거래의 대가를 치르지 않고 배신하기 전까지는 아르테미스와 마녀들의 관계는 평온했다.애초에 그들은 에트라나의 더 커다란 영토를 직접 다스리길 원했으나, 달의 여신께서 친히 축복을 내리시고 우리에게 하사하신
제인의 시점내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쏟아부어 사미야를 찾아 헤맸으나, 그 어떤 흔적도 건져내지 못했다.지독하고 위태로운 나흘의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갔음에도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난 근위병들을 이끌고 그 쓰러져가는 오두막이 마땅히 자리하고 있어야 할 곳으로 말을 달렸으나, 그 자리에서 우리가 마주한 것은 광활하게 펼쳐진 텅 빈 공터뿐이었다. 오두막이 분명히 위치해 있었으리라 확신했던 주변 일대를 샅샅이 뒤졌으나 여전히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마치 내가 그 모든 광경을 머릿속으로 지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밤마다 난 에스메랄다가 사미야를 감금해 두었을 법한 은신처들을 그려보는 것으로 지새웠고, 아침은 분노로 가득 차올랐으며, 내 평생 처음으로 랄프가 통제권을 쥐고 앞길을 가로막는 자들을 모조리 찢어발겨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마치 헬레네를 또다시 잃어버린 것만 같았다. 다만 이번에는 슬피 울며 찾아갈 무덤도, 내 상념들을 적어 내려갈 종이쪽지도 없다는 점만이 달랐다. 난 그저 머릿속으로 수없이 갈라지는 온갖 가정들을 억지로 되감기하며 괴로워해야만 했다.하지만 닷새째 되던 날,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제나와 함께 마차에 오르려던 바로 그 찰나에 전갈이 닿았다. 두 발은 내 평생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나를 실어 날랐고, 요동치는 심장은 발걸음보다 한참 앞서 내달렸다. 성문에 다다를 때까지 난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그곳에 그녀가 서 있었다. 그날 걸치고 나갔던 바로 그 옷차림이었으나, 이제는 갈기갈기 찢겨 흙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눈물이 차올라 시야를 찔렀고, 굳이 감추려 애쓰지 않았다. 내 눈앞에 서 있는 이가 바로 내 짝인데, 대체 어떻게 감출 수 있단 말인가?내 빨간 머리 여인이었다.그녀의 붉은 머리칼은 엉망으로 헝클어져 있었고, 눈 밑엔 짙은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었으며, 얼굴은 극심한 피로로 처져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끔찍하게는,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타오르던 총기가 완전히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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