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의 시점그녀는 내게 말 한마디조차 건네려 하지 않았다.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분명 들었음을 알고 있었다. 애초에 은밀하게 들어올 생각도 없었거니와, 설령 그랬다 한들 우리 늑대인간 특유의 발달된 청력과 우리가 공유하게 된 새로운 유대가 존재했으니까.양옆으로 주먹을 불끈 쥔 채 기다렸다. 사미야가 자신의 알파이자, 자신의 짝이며, 자신의 제인인 나의 존재를 인정해 주기만을 기다렸다.모든 것을 바로잡고 우리의 삶을 한 편의 행복한 동화로 바꾸어놓고 싶다는 내 마음은 여신께서도 아실 터였지만, 솔직히 말해 난 그 방법을 알지 못했다. 난 단순히 내 늑대와 나 자신 사이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만이 아니었다. 내 늑대, 그리고 "의무"라는 신성한 이름 뒤에 가려진 위험천만한 비밀들, 그리고 나 자신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사투 속에 갇혀 있었다.이 망할 놈의 싸움이 나를 사미야에게서 떼어놓고 있었고, 가장 끔찍한 것은 내가 이 싸움을 결코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왔어요, 제인."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절묘하게 뒤섞인 목소리가 나를 단숨에 생각 속에서 끄집어내어 내 빨간 머리 여인과 마주하게 만들었다. 얼굴 위로 번진 검은 화장 자국이 비뚤비뚤한 선을 그리며, 그녀가 울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거대한 죄책감이 덮쳐왔고, 그 충격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두 발을 바닥에 한층 더 단단히 딛고 버텨야만 했다.회의실에 머물렀던 시간은 그저 가면극에 불과했고, 어쩌면 완충 지대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을지도 모른다. 사미야가 회의실에 나를 홀로 남겨두고 떠났을 때, 그녀에게 달려가 그 초록빛 눈동자나 아찔한 바닐라 향에 넋을 잃고 빠져들고 싶은 모든 충동을 억눌러야만 했다. 알파로서, 특히 나처럼 벅찬 짐을 짊어진 알파로서는 결코 온당치 못한 처신이었기에 난 그저 기다렸다. 내 안의 모든 것과 싸우며, 내 늑대를 포함해 의무를 저버릴 각오까지 한 채 의자의 나무 팔걸이에 발톱을
Huling Na-update : 2026-08-31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