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칼퇴한 서현은 삼겹살집에 먼저 도착해 자리에 앉아 지음을 기다렸다. 회사 앞으로 오겠다는 그를 만류하고 재빨리 식당으로 와버렸다. 마침, 미리 주문해 둔 고기가 나와 얼른 불판 위에 올렸다.불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에, 오래전 기억 하나가 스쳤다.‘마서현, 완전 삼겹살 귀신’‘때깔 좋은 귀신이지.’서현의 능청에 지음이 픽 웃으며 야무지게 오므린 한 쌈을 그녀의 입안으로 쏙 넣어주었다. 잘도 오물거리는 서현을 바라보는 지음의 눈가가 예쁘게 접혔다.‘오빠도 얼른 먹오어~’서현은 제게 버거운 쌈을 열심히 씹으며 지음의 앞 접시에 고기를 왕창 옮겨주었다. 하지만 지음은 다시 서현의 앞 접시에 갓 구운 고기를 배달했다.‘너 다 먹어.’‘운동하는 사람이 잘 먹어야지 뭘 나 다 먹으래.’‘오늘 쉬는 날이라 덜 먹은 건데, 그럼 더 먹고 운동해야겠네.’‘뭐야, 다시 훈련 가야 해?’서현의 물음에 지음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응, 마서현이랑.’열심히 고기를 입에 넣던 서현의 얼굴이 지음의 말에 금방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그런 서현을 보는 지음의 얼굴엔 장난끼 가득한 웃음이 고여있었다.지글지글.아득해졌던 불판 소리가 다시 귓가에 선명해질 즈음, ‘딸랑!’하는 소리와 함께 지음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천장이 유난히 낮은 노포 식당에 지음이 들어서자 마치 가게가 한층 더 작아진 것만 같았다. 그 모습에 서현은 작게 웃으며 식당 아주머니에게 소주를 주문했다.서현에게 걸어오는 지음의 모습을 가게 안 여자들이 흘끔거렸다. 서현은 애써 그런 시선을 모른 척하며 다시 고기 굽기에 열중했다.“데리러 간다니까.”지음은 먼저 와 있는 서현에게 서운한 듯 말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와 동시에 아주머니가 주문한 소주와 잔을 놓고 바삐 사라졌다.서현은 애써 그리운 시절의 지음을 머릿속에서 지우며 무심한 어투로 대꾸했다.“작가님이 절 왜 데리러 오십니까.”“야, 너, 강지음, 오빠, 작가님”“뭐야.”“너는 날 참 다양하게도 부른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3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