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한 미러 스테이지 사옥은 비어 있었다.적어도 겉으로는.서율이 먼지 쌓인 로비를 바라봤다.“취향 한번 음침하네.”“내 뒤에 있어.”“또 시작.”“오늘만큼은 들으십시오.”“싫은데.”태혁이 돌아봤다.서율은 웃으며 그의 재킷 소매를 잡았다.“이 정도면 됐지?”태혁의 시선이 손으로 내려갔다.“……네.”“단순해.”“누가 그렇게 만들었는데.”둘은 지하로 내려갔다.그리고 잠겨 있던 편집실 하나를 발견했다.문을 열자—수십 개의 모니터가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모두 꺼져 있었다.서율이 중앙 책상에 다가갔다.낡은 키보드.그리고 파일 하나.[GUIDELINE_CASTING.]태혁이 먼저 열었다.서율의 이름.차태혁의 이름.한서인.차명진.알렉산더.지금까지 그들이 상대했던 사람들의 이름까지 있었다.“미친.”서율이 스크롤을 내렸다.각 인물 옆에는 역할이 적혀 있었다.[QUEEN.][HOUND.][DECOY.][ANTAGONIST.]서율의 눈빛이 변했다.“우리 인생을 캐스팅했다고?”그 순간 모든 모니터가 켜졌다.화면마다 서율과 태혁의 과거가 재생됐다.첫 만남.첫 거래.첫 배신.첫 키스까지.태혁이 모니터 전원을 뽑으려 하자 서율이 막았다.“잠깐.”“볼 필요 없습니다.”“아니.”서율은 화면 하나를 가리켰다.“저거 봐.”영상 속 두 사람 뒤.항상 같은 여자가 있었다.비서.행사 직원.호텔 직원.얼굴은 매번 달랐다.하지만 손목에 같은 문신.거울 모양이었다.서율이 중얼거렸다.“윤재하 혼자가 아니었어.”그리고 마지막 화면이 켜졌다.실시간 영상.바로 지금 편집실 안에 있는 두 사람.[WELCOME BACK, PLAYERS.]태혁이 즉시 서율을 끌어당겼다.그 순간 천장에서 철문이 떨어졌다.쾅!퇴로가 막혔다.서율은 태혁의 품 안에서 화면을 올려다봤다.그리고 웃었다.“찾았다.”“뭘.”“쟤 약점.”“뭡니까.”“우리가 자기 예상대로 움직이는 걸 보고 싶어 해.”서율이 태
Last Updated : 2026-08-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