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IR HOUSE 입구.체크인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규칙은 적용됐다.휴대폰.명함.시계.전자기기.모두 보관함으로 들어갔다.직원이 말했다.“72시간 동안 실제 이름과 직함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서율이 물었다.“그럼 뭐라고 부르죠?”직원이 카드 하나를 내밀었다.[EVE.]최태혁에게는 다른 카드가 주어졌다.[ZERO.]서율은 카드에 적힌 이름을 보고 웃었다.“EVE.”최태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미 규칙이 시작된 뒤였다.직원이 다시 말했다.“기존 관계 역시 공개할 수 없습니다.”“연인도?”서율이 물었다.“포함됩니다.”“약혼자도?”“포함됩니다.”최태혁의 턱에 아주 미세하게 힘이 들어갔다.서율은 그걸 보고 싶었지만—보지 않았다.아는 티를 내면 안 되니까.로비 문이 열렸다.안에는 다른 참가자들이 이미 모여 있었다.서율과 최태혁은 서로 떨어져 섰다.완벽하게.처음 보는 사람들처럼.진행자가 말했다.“지금부터 여러분은 기존 신분을 잊으십시오.”“여기에서는 누구도 대표도.”“재벌도.”“연인도 아닙니다.”“오직 EVE.”“ZERO.”그리고 다른 참가자들의 가명만 존재합니다.”서율은 태연하게 주위를 둘러봤다.그 순간 최태혁과 눈이 마주쳤다.딱 1초.서율은 바로 시선을 돌렸다.‘잘하네.’그때 옆에서 한 남자가 말을 걸었다.“EVE?”“네.”“루카입니다.”“반가워요.”서율이 손을 내밀었다.루카가 악수했다.멀리 있던 최태혁은 보지 않았다.적어도 겉으로는.하지만—그의 오른손 엄지가 검지 옆을 한 번 눌렀다.서율만 아는 버릇.질투를 참을 때 나오는 습관.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갈 뻔했다.억지로 참았다.저녁 식사.좌석은 무작위.서율 옆에는 루카.최태혁은 반대편 끝.루카가 물었다.“와인 좋아합니까?”“조금.”“그럼 이거.”루카가 직접 잔을 따라줬다.서율은 자연스럽게 받았다.“고마워요.”멀리서.탁.최태혁이 잔을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크지는 않았다.그런데
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