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12분.은서율은 식탁 위에 놓인 고구마를 하나씩 세고 있었다.하나, 둘, 셋, 넷.최태혁이 주방으로 들어오다 그 모습을 발견했다.“뭐 해?”“고구마 확인이요.”“어제 세 개 먹는다며.”“네. 하나는 주인님 거예요.”태혁은 봉투 안에 남은 고구마를 바라봤다.“여섯 개나 샀는데?”“혹시 부족할까 봐요.”“세 개 먹고도 부족할 것 같아?”서율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아마 아니겠죠?”태혁은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오늘은 고구마 걱정 말고 방송이나 잘 봐.”서율은 그를 올려다봤다.“주인님, 오늘은 제가 휴대전화 안 볼 거예요.”“방송 끝날 때까지?”“네. 댓글도 안 보고, 메시지도 안 보고요.”“좋아.”“대신 주인님은 제 손 꼭 잡고 계셔야 해요.”태혁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이렇게?”“네. 방송할 때도요.”오후 1시 26분.서율은 정이현과 마지막으로 통화했다.“작가님, 어제 말씀하신 음량 문제 수정됐대요.”“다행이에요.”“최종 송출본도 확인했고요.”서율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그럼 이제 정말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네요.”이현이 웃었다.“저는 오늘 부모님이랑 같이 보려고요.”“좋겠어요.”“그런데 어머니가 벌써 범인을 정하셨어요.”서율이 웃음을 터뜨렸다.“아직 범인이 있는지도 모르시잖아요.”“그러니까요. 장례식장에 있던 사람 중 한 명이 수상하대요.”“누구래요?”“영정사진을 정리하던 직원이요.”서율은 잠시 생각했다.“그분은 대사도 없는데요?”“그래서 더 수상하시대요.”두 사람은 한참 웃었다.통화를 마치기 전 이현이 말했다.“작가님, 오늘도 방송 끝나면 연락드릴게요.”“네. 오늘은 서로 어떤 장면이 제일 좋았는지 이야기해요.”오후 5시 38분.서율은 작은 도서관에서 원고를 쓰다가 휴대전화를 확인했다.한유리에게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작가님, 오늘 방송 끝나고 10분 정도 통화 가능하실까요? 늦은 시간이니 내일도 괜찮아요.》서율은 답장을 보냈다.《오
Last Updated : 2026-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