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플레이 가이드라인 (Play Guideline): Chapter 721 - Chapter 730

817 Chapters

《721화 : 사진 속에 없는 사람》

토요일 오전 9시 26분.은서율은 식탁에 앉아 전날 방송된 《없는 역에서 내리는 여자》 3화의 시청자 반응을 살펴보고 있었다.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마지막 장면이었다.‘사진에 찍힌 날짜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게 무슨 뜻이지?’‘검은 구두 남자는 사진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 같은데.’‘윤해온 가방이 사진에도 나온다는 게 제일 이상함.’서율은 댓글을 읽으며 수첩에 몇 가지를 적었다.그때 최태혁이 식탁에 따뜻한 차를 내려놓았다.“오늘은 반응이 어때?”“사진 때문에 난리 났어요.”“그럴 만하지.”태혁은 맞은편에 앉았다.“나도 어제 생각해봤는데.”서율은 얼른 손을 들었다.“주인님, 정답 확인은 안 돼요.”“알아. 그냥 내 추리만 들어봐.”“말씀해보세요.”“사진에 찍힌 장소는 과거 모습인데 날짜는 미래라는 거잖아.”“네.”“그럼 누군가 일부러 과거의 모습을 재현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서율은 펜을 멈췄다.“그렇게 생각하셨어요?”“응. 사진이 반드시 그날 촬영됐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서율은 웃었다.“오늘 추리는 꽤 날카로운데요?”“정답이야?”“그건 비밀이에요.”오전 11시 14분.정이현에게서 전화가 왔다.“작가님, 좋은 아침이에요.”“이현 작가님도요.”“3화 반응 정리해봤는데요. 예상보다 사진에 대한 관심이 커요.”“저도 봤어요.”“그런데 조금 신경 쓰이는 의견이 있어요.”서율은 자세를 바로 했다.“어떤 건데요?”“검은 구두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사건이 멈춘다는 반응이요.”서율은 잠시 생각했다.“등장만 하고 설명은 안 하니까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네요.”“4화에서는 그 인물의 행동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잖아요.”“네. 그래서 이번에는 홍보 영상에 검은 구두를 넣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이현이 물었다.“다른 단서로 관심을 끌자는 거죠?”“네. 이번에는 사진보다 기록을 중심으로요.”두 사람은 4화 홍보 방향을 간단히 정리했다.통화를 마친 서율은 수첩에 적었다.같은 수수께끼를 반복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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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2화 : 보내지 않은 편지의 주인》

일요일 오전.은서율은 작은 도서관의 책상 앞에서 《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의 대본을 읽고 있었다.전날 수정한 첫 번째 책갈피 장면은 마음에 들었다.문제는 마지막 편지였다.20년 동안 이어진 교류가 왜 갑자기 끊어졌는지, 두 사람이 왜 폐관 당일에야 만나는지 아직 설명이 부족했다.서율은 수첩에 질문을 적었다.마지막 편지는 누가 보냈을까?왜 전달되지 않았을까?그리고 누가 그 편지를 보관하고 있었을까?그때 최태혁이 문을 두드렸다.“서율아, 오늘도 일해?”“조금만요. 중요한 부분이 안 풀려서요.”태혁은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어떤 부분?”“편지가 도착하지 않은 이유요.”“우편 사고?”“그건 너무 우연에 기대는 것 같아요.”태혁은 잠시 생각했다.“그럼 누군가 일부러 보내지 않은 거겠네.”서율은 펜을 멈췄다.“일부러요?”오전 11시 20분.서율은 대본의 마지막 장면을 펼쳤다.“주인님, 만약 보배가 편지를 받고도 답장하지 않은 거라면요?”“왜?”“그걸 정해야죠.”서율은 책상 위에 놓인 낡은 시집을 바라봤다.보배는 18년 동안 도서관에서 일했다.하지만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2년 전이었다.그녀는 익명의 상대에게 자신의 꿈과 고민을 적었다.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상대의 편지가 위로가 아니라 자신의 결정을 미루는 이유가 되었다면?서율은 빠르게 문장을 적었다.보배는 마지막 편지를 받았다.하지만 처음으로 답장을 쓰지 않았다.태혁이 물었다.“그럼 이강은 계속 기다렸겠네.”“네. 그런데 보배도 기다렸을 거예요.”“뭘?”“편지 없이도 자기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요.”서율은 대본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이제 보배가 폐관일에 도서관으로 돌아온 이유가 조금 선명해졌다.오후 1시 06분.점심을 먹은 뒤 서율은 집 근처 문구점에 들렀다.태혁은 그녀가 고른 봉투들을 바라봤다.“또 소품 사?”“네. 이번에는 실제로 편지를 넣어보려고요.”서율은 크림색 봉투와 짙은 초록색 편지지를 골랐다.계산을 마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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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화 : 마지막 편지를 읽지 않는 이유》

월요일 오전 9시 12분.은서율은 작업실 책상 위에 놓인 크림색 봉투를 바라봤다.봉투에는 어제 직접 쓴 글씨가 남아 있었다.《보내지 않음》연극 《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에서 차보배가 끝내 보내지 않은 편지였다.서율은 대본 마지막 장면을 다시 읽었다.서이강이 묻는다.“그런데 왜 답장이 없었습니까?”보배는 서랍을 열지만 편지를 꺼내지 않는다.그녀는 대신 말한다.“그때는 편지보다 먼저 제게 해야 할 말이 있었거든요.”서율은 연필 끝으로 마지막 문장을 두드렸다.“이건 좋은데…….”문제는 그다음이었다.보배가 자신의 선택을 설명하기 시작하면 마지막 장면이 길어졌다.그렇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이강에게 지나치게 냉정해 보일 수 있었다.서율은 새 종이에 한 문장을 적었다.당신을 기다리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나를 먼저 찾아야 했습니다.잠시 바라보던 그녀는 종이를 뒤집었다.“너무 직접적이야.”오전 11시 06분.최태혁은 서율이 건넨 대본을 읽고 있었다.“주인님, 이번에는 이강 입장에서 봐주세요.”“왜?”“보배가 답장을 멈춘 이유는 정했는데, 이강이 그걸 받아들이는 방식이 고민이에요.”태혁은 마지막 장면을 다시 읽었다.“이강은 조금 화가 날 수도 있겠는데?”서율이 고개를 들었다.“화가요?”“20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잖아. 상대가 갑자기 답장을 멈췄는데, 나중에 만나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면 이상하지.”서율은 잠시 생각했다.“그렇네요.”“그렇다고 따질 필요까지는 없고.”태혁은 대본을 내려놓았다.“왜 그랬는지 궁금하고, 조금 서운하겠지.”서율은 곧바로 새로운 대사를 적었다.“저는 답장이 오지 않는 동안,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생각했습니다.”그녀는 문장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이강도 자기 마음을 말해야겠어요.”오후 1시 34분.서율은 작은 도서관에서 마지막 장면을 수정했다.무대 위에는 책상과 의자 하나.차보배는 서랍을 닫는다.서이강은 그녀가 꺼내지 않은 편지를 바라본다.“읽어도 되는 편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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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화 : 배우가 대본을 거절한 이유》

화요일 오전 9시 18분.은서율은 작은 도서관에서 《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의 미팅 자료를 확인하고 있었다.내일 오후 2시.공연 제작팀과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대본과 작품 소개서, 계약 관련 질문까지 모두 정리해두었다.그런데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정말 70분 안에 끝날까?”서율은 대본의 장면별 예상 시간을 다시 계산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한유리였다.“작가님, 안녕하세요.”“유리 씨. 무슨 일이에요?”“혹시 오늘 시간 괜찮으세요?”“오후에는 괜찮아요.”“제가 대본 읽어보고 싶다고 했잖아요. 가능하면 직접 만나서 읽어봐도 될까요?”서율은 잠시 생각했다.“좋아요. 그런데 아직 초고라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그게 더 좋아요. 배우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씀드릴 수 있으니까요.”오후 1시 37분.한유리가 서율의 집에 도착했다.태혁은 현관에서 유리를 맞이했다.“어서 오세요.”“안녕하세요. 갑자기 찾아뵙게 됐네요.”“괜찮습니다. 편하게 계세요.”서율은 유리를 작은 도서관으로 안내했다.테이블에는 대본 두 부가 놓여 있었다.유리는 표지를 바라봤다.“《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제목이 너무 평범한가요?”“아니요. 오히려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져요.”유리는 대본을 펼쳤다.서율은 차보배의 인물 설정부터 설명했다.43세의 출판 편집자.오랫동안 동네 도서관의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20년 전부터 익명의 상대와 책갈피와 편지를 주고받았다.유리는 설명을 듣다가 물었다.“그런데 보배는 왜 도서관에서 일한 걸로 되어 있어요?”서율은 대본을 확인했다.이전 수정 과정에서 보배가 도서관 직원처럼 묘사된 부분이 남아 있었다.“아, 이건 제가 정리하면서 설정을 섞었네요.”서율은 곧바로 해당 부분을 표시했다.“보배는 출판 편집자로 유지할 거예요. 도서관에는 오래 다닌 이용자로요.”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폐관을 막을 책임은 없는 사람이네요.”“맞아요. 그런데 그 공간에 누구보다 많은 기억이 있는 사람이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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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화 : 작가님, 이 장면은 빼겠습니다》

수요일 오전 8시 43분.은서율은 침실 거울 앞에서 검은색 재킷의 소매를 정리했다.아이보리색 블라우스와 짙은 남색 슬랙스. 작은 진주 귀걸이까지 착용하자 준비가 끝났다.최태혁이 문가에 기대어 서 있었다.“긴장돼?”“조금요.”“자료는?”“어젯밤에 전부 챙겼어요.”태혁은 서율의 가방을 들어주었다.“그럼 아침부터 서두르지 말고 밥 먹자.”서율은 웃으며 그의 팔짱을 꼈다.“주인님, 오늘은 제가 잘하고 올게요.”“잘하려고만 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것도 분명하게 말하고 와.”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오후 1시 48분.서율은 서울의 한 공연 제작사 회의실에 도착했다.긴 테이블에는 세 사람이 앉아 있었다.기획 담당자, 제작 실무 담당자, 그리고 연출가.간단한 인사가 끝나자 기획 담당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작가님, 보내주신 작품 소개서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특히 도서관 폐관이라는 한정된 시간과 공간이 좋았습니다. 소극장 무대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어요.”서율은 차분하게 대답했다.“공간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두 인물의 시간이 드러나도록 구성했습니다.”연출가가 대본을 펼쳤다.“다만 저희가 한 가지 제안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서율은 펜을 들었다.“말씀해주세요.”“마지막에 차보배가 보내지 않은 편지를 서랍에 남겨두잖아요.”“네.”“그 편지를 배우가 직접 읽는 장면으로 바꾸면 어떨까요?”서율은 잠시 침묵했다.오후 2시 16분.연출가는 준비해온 연출 구상안을 보여주었다.무대가 어두워지고, 차보배에게만 조명이 비친다.보배가 봉투를 열어 편지를 읽는다.그 뒤 서이강이 등장하는 구성이었다.“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하기에는 이쪽이 더 직접적일 것 같습니다.”서율은 구상안을 끝까지 읽었다.“의도는 이해했습니다.”연출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이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을까요?”서율은 대본을 펼쳤다.“그런데 저는 그 장면을 빼고 싶습니다.”회의실이 잠시 조용해졌다.“편지를 읽는 장면 자체를요?”“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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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화 : 무대에 남겨진 빈 의자》

목요일 오전.은서율은 거실 바닥에 놓인 커다란 종이 상자를 바라봤다.최태혁이 상자를 열자 접이식 의자 두 개와 작은 이동식 조명이 모습을 드러냈다.“주인님, 이게 다 뭐예요?”“어제 주문한 거.”“의자를요?”“응. 네 연극 때문에.”서율은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우리 집에 의자가 몇 개인데요.”“그 의자들은 무대용이 아니잖아.”태혁은 접이식 의자를 펼쳤다.“어제 제작팀이 무대 구현 가능성을 이야기했다며. 직접 배치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서율은 의자를 살펴봤다.“그런데 왜 두 개예요?”“하나는 차보배, 하나는 서이강.”“작품에서는 의자가 하나인데요?”태혁의 손이 멈췄다.“그래?”“네. 그게 중요한 설정이에요.”서율은 웃으며 두 번째 의자를 접었다.“그래도 잘 쓸게요. 감사합니다, 주인님.”오전 11시 26분.작은 도서관 한쪽이 임시 무대가 되었다.서율은 책상 하나와 의자 하나를 놓고 바닥에 종이테이프로 무대 경계를 표시했다.태혁은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았다.“내 역할은?”“관객이요.”“오늘도 배우 안 시켜줘?”“오늘은 객석에서 봐주세요.”서율은 차보배가 도서관 폐관일에 책을 정리하는 장면을 직접 움직여봤다.책상 오른쪽에서 왼쪽으로.책을 내려놓고, 서랍을 열고, 다시 의자로 돌아오는 동선이었다.그런데 세 번째 움직임에서 문제가 생겼다.“어?”책상 모서리에 가방이 걸렸다.서율은 동작을 멈췄다.태혁이 말했다.“가방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겠는데?”“그러네요.”서율은 가방을 의자 아래에 내려놓았다.그 순간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주인님, 잠깐만요.”서율은 의자를 책상 반대편으로 옮겼다.“이렇게 놓으면 어떨까요?”태혁은 고개를 기울였다.“서로 마주 앉는 거야?”“처음에는요. 그런데 마지막에는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하려고요.”그녀는 의자를 책상 옆으로 옮겼다.“편지를 주고받을 때는 서로를 모르니까 마주 보지 못하고, 실제로 만난 뒤에는 같은 공간을 바라보는 거죠.”태혁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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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화 : 두 번째 의자의 주인》

금요일 오전.은서율은 작은 도서관에 놓인 접이식 의자 두 개를 바라봤다.어제까지만 해도 하나는 무대 소품이었고, 다른 하나는 최태혁의 관객석이었다.그런데 오늘은 그 두 번째 의자가 뜻밖의 용도를 갖게 되었다.“주인님, 저 오늘 외출 좀 할게요.”태혁이 고개를 들었다.“어디 가?”“연극 소품 대여 업체요.”“갑자기?”“어제 의자 움직여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무대에서 사용하는 물건은 보기만 예뻐서는 안 된다는 거.”서율은 수첩을 펼쳤다.“배우가 앉을 때 소리가 나는지, 옮기기 편한지, 조명 아래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도 확인하려고요.”태혁은 웃었다.“그럼 나도 같이 가자.”“주인님 오늘 회의 없으세요?”“오후에 온라인으로 하나. 그전에는 시간 있어.”서율은 그의 팔을 잡았다.“좋아요. 대신 오늘은 제가 고를 거예요.”“알겠습니다, 작가님.”오전 11시 24분.두 사람은 공연 소품을 대여하는 창고형 매장에 도착했다.높은 선반마다 의자와 탁자, 오래된 전화기, 액자, 조명기구가 정리되어 있었다.서율은 낡은 나무 의자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이거 괜찮다.”태혁이 의자를 살펴봤다.“생각보다 무거워 보이는데?”“한번 앉아볼게요.”서율이 의자에 앉자 작은 삐걱거림이 들렸다.그녀는 눈썹을 찌푸렸다.“이건 안 되겠어요.”“왜? 오래된 도서관 분위기랑 잘 어울리는데.”“배우가 앉을 때마다 소리가 나면 대사가 묻힐 수도 있잖아요.”서율은 다른 의자를 살펴봤다.이번에는 등받이가 낮고 다리가 단단한 제품이었다.앉아도 소리가 나지 않았다.“이쪽이 낫네요.”태혁이 물었다.“그럼 이걸 빌릴 거야?”“아직요. 오늘은 후보만 정하려고요.”서율은 제품 번호와 대여료를 적었다.오후 12시 17분.창고 안쪽에는 오래된 도서관 반납함도 있었다.서율은 그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짙은 갈색 나무 상자.앞면에는 작은 투입구가 있었다.“주인님, 이것 좀 보세요.”태혁이 다가왔다.“반납함?”“네. 실제로 열어볼 수 있나 봐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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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화 : 무대 뒤에서 온 질문》

오전 9시 16분.은서율은 작은 도서관에 앉아 《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의 작품 소개서를 다시 읽고 있었다.다음 주 수요일이면 공연 제작팀과 첫 미팅이 있었다.대본은 아직 초고였지만, 작품의 방향과 주요 장면은 정리된 상태였다.그녀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려던 순간 이메일 알림이 울렸다.발신자는 공연 제작팀이었다.《미팅 전 사전 검토 사항 안내》서율은 첨부파일을 열었다.예상 제작비, 무대 규모, 배우 구성에 관한 질문이 적혀 있었다.그런데 마지막 항목이 눈에 들어왔다.관객 참여형 연출 또는 공연 종료 후 배우와의 대화 프로그램에 대한 작가님의 의견을 부탁드립니다.“관객 참여형?”서율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작품에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그때 최태혁이 문을 두드렸다.“서율아, 아침 먹자.”“주인님, 잠깐 이것 좀 봐주세요.”태혁은 그녀가 가리킨 문장을 읽었다.“관객이 무대에 올라오는 거야?”“그런 방식도 있겠지만, 꼭 그런 건 아닐 거예요.”“네 작품하고 어울릴까?”서율은 잠시 고민했다.“그걸 생각해봐야겠어요.”오전 11시 03분.서율은 관객 참여형 공연에 관한 자료를 살펴봤다.공연 도중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관객이 선택한 답에 따라 장면이 달라지는 방식.공연 시작 전에 관객이 짧은 글을 남기는 방식.그녀는 마지막 항목에서 손을 멈췄다.“편지…….”《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에는 20년 동안 이어진 익명의 편지가 등장한다.관객이 공연을 보기 전에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말을 적는다면 어떨까.서율은 수첩을 펼쳤다.입장할 때 작은 카드 한 장을 제공한다.질문 — 당신이 끝내 전하지 못한 말은 무엇인가요?그녀는 곧바로 두 번째 문장을 덧붙였다.카드는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잠시 후 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이게 중요하지.”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도록 강요하는 공연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오후 12시 47분.태혁은 거실에서 서율이 가져온 카드를 바라봤다.“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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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화 : 마지막 열차가 지나간 자리》

토요일 오전 8시 47분.은서율은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전날 방송된 《없는 역에서 내리는 여자》 4화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었다.‘검은 구두 남자가 드디어 기록부를 열었는데 왜 이름이 없지?’‘4시 17분에 멈춘 시계가 하나가 아니었어?’‘마지막 열차 장면 소름 돋았다.’서율은 댓글을 읽다가 웃었다.그때 최태혁이 욕실에서 나왔다.“벌써 일어났어?”“네. 어제 방송 반응 보고 있어요.”“나도 어제 마지막 장면 때문에 잠이 안 오던데.”서율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주인님도요?”“응. 분명 열차가 지나갔는데 승강장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잖아.”“그랬죠.”“그런데 윤해온 손에 있던 사진은 왜 사라졌어?”서율은 웃으며 이불을 끌어올렸다.“그건 5화 보시면 알아요.”태혁은 한숨을 쉬었다.“매번 그 말이야.”“작가의 비밀 유지 의무입니다.”오전 10시 16분.정이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작가님, 어제 방송 보셨어요?”“당연하죠.”“마지막 장면 편집이 정말 잘 나왔더라고요.”서율도 동의했다.4화에서는 윤해온이 폐역의 기록부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기록부에 남은 승객 수는 1명.하지만 당시 역무원이 작성한 별도 점검표에는 승객이 아닌 방문자 1명이 추가로 표시되어 있었다.두 기록은 서로 다른 시간에 작성된 것이었다.그리고 검은 구두를 신은 인물은 그 점검표를 숨기려 했다.“5화 예고편에는 점검표 내용을 너무 많이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서율이 말했다.이현이 대답했다.“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시청자들이 직접 연결할 여지를 남겨두는 게 좋겠어요.”두 사람은 제작진에게 전달할 의견을 정리했다.오후 12시 38분.서율은 태혁과 함께 외출했다.오늘의 목적지는 오래된 기차역을 개조한 문화공간이었다.“주인님, 여기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태혁은 붉은 벽돌 건물을 올려다봤다.“드라마 때문에?”“그것도 있고요. 오래된 공간을 어떻게 보존하는지 궁금해서요.”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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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9화 : 주인님, 오늘은 제가 데이트 신청할게요》

일요일 오전.은서율은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옷장 문을 열었다.평소라면 일요일에도 작업실부터 들어갔겠지만, 오늘은 달랐다.어젯밤 최태혁과 겨울 바다 이야기를 나눈 뒤 문득 생각한 것이 있었다.결혼한 지 10년.그동안 태혁은 서율이 가고 싶다고 말한 곳을 대부분 함께 가주었다.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남편을 위한 하루를 준비하고 싶었다.서율은 연한 하늘색 니트와 검은색 미니스커트를 꺼냈다. 그 위에 크림색 롱코트를 걸치고, 머리카락 끝을 부드럽게 말았다.거울 앞에서 작은 은색 귀걸이까지 착용했을 때였다.“서율아?”태혁이 침실 문을 열었다.“어디 가?”서율은 뒤돌아보며 웃었다.“주인님, 오늘 시간 있으세요?”“있는데.”“그럼 저랑 데이트하실래요?”태혁은 그녀를 위아래로 바라봤다.“지금 신청하는 거야?”“네. 오늘은 제가 모실게요.”“어디로?”“비밀이에요.”태혁은 웃음을 터뜨렸다.“알겠습니다. 은서율 씨.”오전 11시 18분.서율이 예약한 곳은 실내 자동차 전시관이었다.태혁은 건물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자동차?”“네. 주인님 예전에 클래식카 좋아한다고 하셨잖아요.”“그걸 기억했어?”“당연하죠.”서율은 그의 팔짱을 꼈다.“오늘은 제가 보고 싶은 거 말고 주인님이 좋아하는 거 보러 왔어요.”전시관 안에는 오래된 스포츠카부터 복원된 세단까지 다양한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었다.태혁은 평소보다 걸음이 빨라졌다.“서율아, 이거 봐.”그가 가리킨 것은 짙은 남색의 클래식 쿠페였다.둥근 전조등과 길게 뻗은 차체가 인상적이었다.“이 차는 어릴 때 사진으로만 봤는데.”서율은 남편의 얼굴을 바라봤다.“진짜 좋아하시네요.”“응. 실제로 보니까 훨씬 멋있다.”서율은 웃으며 휴대전화를 꺼냈다.“주인님, 차 옆에 서보세요.”“사진 찍어주게?”“네. 오늘 주인공이시니까요.”오후 12시 46분.두 사람은 전시관 안의 체험 공간으로 이동했다.운전석에 앉아볼 수 있는 복원 차량이 있었다.서율이 먼저 태혁을 밀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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