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9시 36분.은서율은 작은 도서관 문 앞에 붙은 종이를 발견했다.집필 중. 오후 12시까지 출입 자제.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가 덧붙어 있었다.은서율 독자님께 양해 부탁드립니다.서율은 종이를 읽다가 웃음을 터뜨렸다.“아니, 정말 작가 다 되셨네.”그녀는 문을 두드렸다.“최태혁 작가님!”안에서 대답이 들렸다.“네, 독자님.”“오늘 원고 잘 쓰고 계세요?”“네.”“마감 하루 남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잠시 침묵이 흘렀다.“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서율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알겠습니다. 방해하지 않겠습니다.”그녀는 발걸음을 돌렸다.그런데 문 안쪽에서 태혁이 덧붙였다.“서율아.”“네?”“아침 먹었어?”“아직요.”“냉장고에 과일이랑 샌드위치 있어.”서율은 웃으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 작가님!”오전 11시 48분.서율은 작업실에서 낭독회 인터뷰 답변을 정리하고 있었다.제작팀에서 보내온 질문 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작가님께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서율은 한동안 빈 화면을 바라봤다.작품에 영향을 준 사람은 많았다.어릴 적 읽었던 책의 작가들, 자신에게 조언을 건넸던 사람들, 우연히 만났던 낯선 사람들까지.하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자신의 글을 읽어준 사람을 떠올리자 자연스럽게 태혁의 얼굴이 생각났다.서율은 문장을 적었다.제 글을 오래 읽어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제가 좋은 문장을 썼을 때뿐 아니라, 잘 풀리지 않아 원고를 덮어버리고 싶을 때도 제 이야기가 끝나기를 기다려주었습니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다 마지막 문장을 덧붙였다.그런 독자가 있다는 사실이 제가 계속 쓰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서율은 문장을 다시 읽었다.그리고 저장 버튼을 눌렀다.오후 12시 17분.태혁이 작은 도서관에서 나왔다.서율은 거실에서 그를 발견하자마자 물었다.“주인님, 원고는요?”“거의 끝났어.”“정말요?”“응. 마지막 부분만 조금 손보면 돼.”서율은 손뼉을 쳤다.“축하드려요!”태
Last Updated : 2026-11-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