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전 9시 32분.은서율은 작업실에서 연극 《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의 수정 대본을 최종 확인하고 있었다.어제 소극장에서 직접 확인한 배우들의 이동 동선을 반영한 상태였다.그녀는 마지막 장면을 다시 읽었다.차보배가 책을 옮긴다.서이강이 기다린다.그리고 보배가 차를 권하면 이강이 의자에 앉는다.서율은 문장을 더 고치지 않았다.대신 제작팀에 이메일을 보냈다.《무대 동선 검토 사항을 반영한 수정본 전달드립니다. 추가 수정은 제작 조건과 일정이 정리된 뒤 협의하겠습니다.》전송 버튼을 누른 뒤 의자에서 일어났다.이제 여행 전까지 연극 작업은 잠시 내려놓을 생각이었다.오전 11시 06분.최태혁은 거실에서 최종 자문 계약서를 검토하고 있었다.서율이 옆에 앉자 그가 말했다.“서율아, 조건은 거의 정리됐어.”“6개월 계약이요?”“응. 정기 회의는 월 2회, 추가 업무는 별도 협의.”“그럼 이제 결정하셨어요?”태혁은 계약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맡아보려고.”서율은 미소 지었다.“주인님이 하고 싶으신 일이면 좋죠.”“다만 기존 일정에 지장이 없도록 조절할 거야.”“저희 여행도요?”태혁이 웃었다.“그건 이미 확정된 일정인데.”서율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태혁은 전자서명 절차를 마무리했다.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예전처럼 모든 시간을 업무에 쏟을 생각은 없었다.오후 1시 18분.서율은 여행용 가방을 꺼내 침대 위에 펼쳤다.검은색 슬랙스와 베이지색 니트, 두꺼운 코트를 차례로 올려놓았다.그때 태혁이 침실로 들어왔다.“벌써 짐 싸?”“네. 이번에는 미리 준비하려고요.”“토요일까지 아직 며칠 남았는데.”“그래도요.”서율은 옷을 들고 거울 앞에 섰다.“주인님, 이 조합 어때요?”태혁은 그녀를 바라봤다.“예쁜데.”“정말요?”“응. 그런데 바닷가에서는 추울 수도 있겠어.”서율은 잠시 생각하다 목도리를 꺼냈다.“그럼 이거까지 할게요.”태혁이 웃었다.“장갑도 챙겨.”“네.”서
Última atualização : 2026-10-31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