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플레이 가이드라인 (Play Guideline): Chapter 731 - Chapter 740

817 Chapters

《730화 : 남편에게 도착한 초대장》

월요일 오전 9시 18분.은서율은 작은 도서관에서 연극 《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의 수정 대본을 정리하고 있었다.지난주 제작팀과 미팅한 뒤로 작품의 방향이 한결 분명해졌다.낭독 공연을 먼저 진행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계약 조건은 아직 협의 중이었다.서율은 대본의 마지막 장면을 저장하고 노트북을 덮었다.그때 최태혁이 작은 봉투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서율아.”“네, 주인님.”“나한테 초대장이 왔어.”서율은 고개를 들었다.“무슨 초대장이요?”태혁은 봉투를 건넸다.짙은 남색 종이에 은색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제18회 클래식 모터 헤리티지 특별전》서율의 눈이 커졌다.“어머, 주인님!”“왜?”“어제 우리 자동차 전시관 다녀왔잖아요.”“그러니까.”태혁은 웃었다.“전시관에서 신청한 관람 안내가 벌써 온 모양이야.”서율은 초대장을 펼쳤다.오래된 자동차 복원 과정과 희귀 차량을 공개하는 특별 행사였다.일반 관람 외에 복원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었다.“이거 가고 싶으세요?”태혁이 대답했다.“응. 꽤 궁금하네.”서율은 바로 수첩을 꺼냈다.“그럼 일정 확인해봐요.”오전 11시 06분.두 사람은 식탁에 앉아 특별전 안내문을 살펴봤다.행사는 다음 주 토요일이었다.태혁은 복원 시연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였다.“이건 실제로 엔진을 분해해서 보여주는 건가 봐.”서율은 안내문을 읽었다.“네. 그런데 사전 신청이 필요하대요.”“인원이 많나?”“회차당 20명이라고 적혀 있어요.”서율은 신청 페이지를 확인했다.아직 접수가 가능했다.“주인님, 신청할까요?”“좋지.”서율은 두 사람의 관람 신청을 마쳤다.확인 메시지가 도착하자 태혁이 물었다.“이번에도 네가 준비해주는 거야?”“네. 어제 데이트가 끝난 줄 아셨어요?”태혁은 웃었다.“아직 안 끝났어?”“주인님 취미 탐방은 이제 시작이에요.”오후 1시 24분.서율은 작업실에서 제작팀의 답변을 확인했다.낭독 공연 개발 조건에 관한 이메일이었다.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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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화 : 이름 없는 관객의 질문》

월요일 오전.은서율은 작업실에서 공연 제작팀에 보낼 회신을 작성하고 있었다.연극 《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의 낭독 공연 개발 조건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다만 공연 기록 영상을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았다.서율은 마지막 문장을 입력했다.공연 기록물의 보관과 외부 공개는 구분하여 협의하고 싶습니다. 특히 홍보 목적의 영상 사용은 사전 확인 절차를 두었으면 합니다.문서를 다시 읽은 뒤 발송했다.그때 최태혁이 문을 두드렸다.“서율아, 택배 왔어.”“제 거예요?”“응. 그런데 상자가 꽤 커.”서율은 고개를 갸웃했다.“저 요즘 큰 거 주문한 적 없는데요?”태혁이 상자를 내려놓았다.발신인은 공연 제작팀이었다.오전 10시 42분.상자 안에는 두꺼운 종이 카드와 작은 나무 상자, 안내문이 들어 있었다.서율은 안내문을 펼쳤다.《관객 참여 프로그램 시안 검토 요청》지난 미팅에서 이야기했던 관객 카드의 실물 샘플이었다.공연이 끝난 뒤 관객이 자신의 마음에 남은 문장을 적어볼 수 있도록 만든 카드였다.앞면에는 질문이 인쇄되어 있었다.당신이 누군가에게 남기고 싶은 한 문장은 무엇인가요?서율은 카드를 뒤집었다.뒷면에는 작은 글씨가 적혀 있었다.《작성하신 카드는 공연 종료 후 수거하여 일부를 익명으로 공개할 수 있습니다.》서율의 표정이 달라졌다.“이건 아닌데.”태혁이 물었다.“왜?”“제가 제안한 방식이랑 달라요.”서율은 카드를 보여주었다.“저는 관객이 직접 간직하는 걸 생각했거든요. 공개하거나 수거하는 건 원하지 않았어요.”태혁은 안내문을 읽었다.“그럼 다시 이야기해야겠네.”“네. 이건 중요한 부분이에요.”오후 12시 16분.서율은 제작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보내주신 샘플 잘 받았습니다.”“작가님, 어떠셨어요?”“카드 디자인은 마음에 들어요. 다만 뒷면 안내 문구를 수정하고 싶습니다.”“어떤 부분일까요?”“관객의 문장을 수거하거나 공개하는 방식은 제외했으면 해요.”담당자가 잠시 생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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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화 : 당신이 모르는 나의 취향》

화요일 오전.은서율은 식탁에 앉아 공연 제작팀에서 보내온 수정된 관객 카드 시안을 확인하고 있었다.전날 요청했던 문구가 반영되어 있었다.《이 카드는 당신의 것입니다. 쓰지 않아도 좋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아도 좋습니다.》서율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최태혁이 식탁 맞은편에 앉았다.“이번에는 마음에 들어?”“네. 제가 생각했던 방식이에요.”“그럼 이제 끝난 거야?”“카드는요. 공연 계약은 아직 협의 중이고요.”서율은 태혁이 펼쳐놓은 책을 바라봤다.책 사이에는 어제 그가 작성한 카드가 끼워져 있었다.“주인님, 그 카드 아직도 안 보여주실 거예요?”태혁이 웃었다.“어제 안 물어본다며.”“오늘은 새로운 날이잖아요.”“규칙이 하루짜리였어?”서율은 웃음을 터뜨렸다.“알겠어요. 안 볼게요.”오전 11시 38분.서율은 작은 도서관에서 연극 대본을 읽다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차보배와 서이강은 20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서로의 취향에 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다.좋아하는 책과 문장은 알았다.하지만 좋아하는 음식이나 싫어하는 계절, 쉬는 날의 습관은 몰랐다.서율은 수첩에 적었다.문장으로 아는 사람과 실제로 아는 사람은 다르다.그녀는 마지막 장면을 조금 수정했다.서이강이 묻는다.“차는 어떤 걸 좋아하십니까?”차보배가 대답한다.“오늘은 홍차요.”“평소에는요?”보배는 잠시 생각한다.“그날 기분에 따라 달라요.”이강은 웃는다.“그럼 다음에는 그날 기분부터 물어봐야겠군요.”서율은 그 문장을 읽고 미소 지었다.두 사람이 처음으로 서로의 일상을 알아가는 순간이었다.오후 1시 16분.서율은 태혁에게 다가갔다.“주인님.”“응?”“우리 서로 취향 맞히기 해볼까요?”태혁은 고개를 들었다.“갑자기?”“연극 쓰다가 생각났어요. 결혼한 지 10년 됐으니까 서로 얼마나 아는지 확인해보려고요.”태혁은 웃었다.“좋아.”서율은 종이 두 장과 펜을 가져왔다.“질문은 다섯 개씩. 서로 답을 적고 확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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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3화 : 주인님이 준비한 비밀 데이트》

수요일 오전.은서율은 침실에서 옷을 고르다가 최태혁을 돌아봤다.“주인님, 오늘 어디 가는지 정말 안 알려주실 거예요?”태혁은 시계를 착용하며 웃었다.“응. 도착하면 알아.”“그럼 옷은 어떻게 입어요?”“예쁘게 입으면 돼. 많이 걷지는 않을 거야.”서율은 잠시 고민하다 연분홍색 니트 원피스를 꺼냈다. 허리선을 살려주는 디자인에 짙은 갈색 롱부츠를 신고, 크림색 코트를 걸쳤다.태혁은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잘 어울린다.”“장소도 모르고 꾸민 건데요?”“어디를 가든 예쁠 거야.”서율은 웃으며 그의 팔짱을 꼈다.“그럼 출발할까요, 주인님?”오전 11시 32분.차가 도착한 곳은 서울의 한 복합문화공간이었다.건물 입구에는 작은 안내판이 놓여 있었다.《나만의 향을 만드는 시간 — 프라이빗 조향 클래스》서율은 눈을 크게 떴다.“어머, 향수 만들러 온 거예요?”“응.”“제가 좋아하는 게 있는 곳이라고 하셨잖아요.”“향수 좋아하잖아.”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하죠. 그런데 직접 만들어보는 건 처음이에요.”태혁은 예약 확인을 마치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향을 직접 골라봐.”오전 11시 48분.작업실에는 작은 유리병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조향사는 두 사람에게 향의 계열을 설명했다.시트러스, 플로럴, 우디, 머스크.서율은 시향지에 향을 묻혀 하나씩 확인했다.“이건 너무 달아요.”태혁이 물었다.“어떤 향인데?”“바닐라요. 조금만 들어가면 좋겠는데 많이 넣으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다음으로 맡은 것은 화이트 티 향이었다.서율의 표정이 밝아졌다.“이건 좋아요.”“왜?”“깨끗하고 차분한 느낌이에요.”태혁은 그녀가 고른 시향지를 받아 들었다.“너한테 잘 어울리네.”서율은 장난스럽게 웃었다.“주인님은 어떤 향 좋아하세요?”“나는 우디 계열.”“역시요.”“역시?”“주인님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오후 12시 26분.두 사람은 각자 향을 조합하기 시작했다.서율은 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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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화 : 주인님에게 온 뜻밖의 제안》

목요일 오전.은서율은 화장대 위에 나란히 놓인 향수병 두 개를 바라봤다.《열한 번째 봄》과 《오래 머무는 밤》.어제 최태혁과 함께 만든 향수였다.서율은 자신의 향수병을 들어 올렸다가 다시 내려놓았다.아직 향이 안정화될 시간이 필요했다.“며칠만 참자.”그때 침실 밖에서 태혁의 목소리가 들렸다.“네, 말씀하세요.”평소보다 진지한 말투였다.서율은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갔다.태혁은 통화를 마친 뒤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있었다.“주인님, 무슨 일이세요?”“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이 연락했어.”“회사 일이에요?”“비슷해.”태혁은 서율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했다.“한 기업에서 사외 자문위원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대.”서율의 눈이 커졌다.“정말요?”“응. 아직 정식 제안서는 안 왔고.”“그럼 주인님 다시 바빠지시는 거예요?”태혁은 웃었다.“그건 조건을 봐야 알지.”오전 10시 46분.태혁은 노트북으로 전달받은 간단한 사업 소개서를 확인했다.중견 제조기업에서 신사업 투자와 조직 운영에 관한 자문을 구하고 있었다.서율은 맞은편에 앉아 남편의 표정을 살폈다.“주인님, 관심 있으세요?”“분야는 흥미로워.”“그럼 해보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태혁은 고개를 들었다.“내가 바빠지는 건 싫다며.”“그건 그렇지만요.”서율은 잠시 생각했다.“주인님이 하고 싶은 일까지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뜻은 아니에요.”태혁은 미소 지었다.“아직 결정할 단계는 아니야.”그는 노트북을 닫았다.“우선 업무 범위부터 확인하려고.”오후 12시 18분.점심을 먹던 중 서율은 태혁에게 물었다.“자문위원이면 회의에만 참석하시는 거예요?”“기업마다 달라. 정기 회의만 하는 곳도 있고, 실무 검토까지 요청하는 곳도 있어.”“그럼 계약서에 업무 범위를 정해야겠네요.”태혁이 웃었다.“작가님, 요즘 계약서 많이 보시더니 전문가 다 됐네.”“주인님한테 배운 것도 많거든요.”서율은 물잔을 내려놓았다.“저도 연극 계약할 때 막연하게 좋은 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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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화 : 대본을 읽는 사람들》

금요일 오전 9시 12분.은서율은 작업실에서 공연 제작팀이 보내온 이메일을 확인했다.연극 《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의 비공개 대본 리딩에 관한 구체적인 안내였다.참석자는 연출가와 제작진 3명, 배우 후보 2명.대본은 참석자에게만 제공되며, 외부 공유와 녹음·촬영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서율은 마지막 항목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리딩 이후 대본은 회수하며, 추가 수정 여부는 작가와 연출가가 협의하여 결정한다.그녀는 회신을 작성했다.《안내해주신 조건 확인했습니다. 제안하신 비공개 리딩에 참석하겠습니다.》발송 버튼을 누르자 조금 긴장되기 시작했다.자신이 쓴 인물들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갖게 되는 자리였다.오전 11시 06분.서율은 작은 도서관에서 대본을 펼쳤다.최태혁이 따뜻한 차를 가져왔다.“리딩 일정 잡혔어?”“네. 다음 주 수요일이요.”“긴장돼?”“조금요.”서율은 대본의 첫 장을 넘겼다.“혼자 읽을 때는 자연스러웠는데 배우가 읽으면 이상한 부분이 보일 수도 있잖아요.”태혁은 맞은편에 앉았다.“그걸 확인하려고 리딩하는 거겠지.”“맞아요.”“그럼 이상한 부분이 나와도 실패는 아니네.”서율은 그를 바라보다 웃었다.“주인님 말씀 들으니까 마음이 편해져요.”태혁은 찻잔을 그녀 앞으로 밀었다.“대신 오늘은 너무 오래 붙잡고 있지 마.”“왜요?”“드라마 5화 방송하는 날이잖아.”서율은 시계를 확인했다.“아, 벌써 금요일이네요.”오후 1시 34분.서율은 리딩을 앞두고 대본을 소리 내어 읽었다.차보배가 20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던 서이강을 처음 알아보는 장면이었다.“많이 기다리셨어요?”서율은 잠시 멈췄다가 이강의 대사를 읽었다.“처음에는요.”“그다음에는요?”“기다리지 않으려고 했습니다.”서율은 펜을 내려놓았다.대사 자체는 마음에 들었다.다만 보배가 곧바로 다음 말을 이어가는 것은 조금 급하게 느껴졌다.그녀는 지문을 추가했다.보배는 대답하려다 입을 다문다. 이강의 얼굴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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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화 : 당신이 숨겨둔 마지막 장면》

토요일 오전 9시 24분.은서율은 거실 테이블 위에 놓인 태블릿을 집어 들었다.전날 방송된 《없는 역에서 내리는 여자》 5화의 시청자 반응이 밤새 쌓여 있었다.특히 마지막 장면에 관한 추측이 많았다.열차 안에 나타난 또 다른 윤해온.그 여자가 미래의 해온인지, 과거의 해온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존재인지 의견이 갈렸다.서율은 댓글 하나를 읽다가 웃었다.이 드라마는 귀신보다 선택이 더 무섭다.“주인님, 이것 좀 보세요.”최태혁이 커피잔을 들고 다가왔다.“뭔데?”“시청자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태혁은 댓글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잘 본 것 같은데?”“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그럼 결말에 가까운 추측이야?”서율은 태블릿을 가슴에 끌어안았다.“그건 안 알려드려요.”태혁이 웃었다.“작가님, 너무하네.”오전 11시 08분.서율은 정이현과 영상통화를 연결했다.“작가님, 어제 방송 보셨어요?”“네. 마지막 장면 편집 잘됐더라고요.”이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제작진도 반응이 좋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최종화 예고편 때문에 연락드렸어요.”서율은 화면에 공유된 영상을 확인했다.예고편에는 윤해온이 열차 문 앞에 서 있는 장면이 있었다.그 뒤로 검은 구두의 인물이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을 여는 모습이 이어졌다.서율은 재생을 멈췄다.“여기 대사까지 넣을 예정인가요?”“처음에는 그랬는데, 저도 조금 걱정돼서요.”“빼는 게 좋겠어요.”서율은 이유를 설명했다.“최종화에서 그 사람이 왜 해온을 막았는지 알게 되는 게 중요한데, 예고편에서 답을 짐작하게 하면 아쉬워요.”이현은 메모했다.“그럼 대신 어떤 장면을 넣을까요?”“해온이 승강장 끝에서 돌아서는 장면은 어때요? 어느 쪽으로 가는지는 보여주지 않고요.”“좋네요. 선택을 강조할 수 있겠어요.”두 사람은 예고편 수정 의견을 정리했다.오후 1시 17분.점심을 마친 서율은 작은 도서관으로 들어갔다.다음 주 수요일에는 《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의 비공개 리딩이 예정되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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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화 : 무대 위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

수요일 오전 9시 18분.은서율은 현관 앞에서 가방 안을 다시 확인했다.수정 대본, 필기구, 제작팀과 협의한 리딩 진행표.오늘은 연극 《책갈피를 돌려드립니다》의 비공개 대본 리딩이 있는 날이었다.최태혁이 그녀의 코트 깃을 정리해주었다.“긴장돼?”“네. 조금요.”“잘하고 와.”서율은 웃으며 그의 넥타이를 바로잡았다.“주인님은 오늘 자문 미팅 있으시죠?”“응. 오전에만.”“그럼 저녁에 집에서 만나요.”태혁이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작가님, 오늘은 마음껏 의견 내.”“네. 그럴게요.”오전 10시 43분.서율이 도착한 곳은 소극장 건물 3층의 연습실이었다.문을 열자 긴 테이블과 의자들이 보였다.연출가와 제작 담당자, 배우 후보 2명이 먼저 와 있었다.“은서율 작가님, 어서 오세요.”연출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늘은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고, 인물의 감정과 무대에서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려고 합니다.”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배우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어요.”여자 배우가 먼저 인사했다.“차보배 역을 읽게 된 배우입니다.”이어 남자 배우가 고개를 숙였다.“서이강 역을 맡아 읽겠습니다.”두 사람 모두 아직 출연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서율은 대본을 펼쳤다.자신이 만든 인물들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갖는 순간이었다.오전 11시 12분.리딩이 시작됐다.도서관 폐관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책을 정리하러 온 차보배.오래된 시집을 인수하러 온 중고서점 주인 서이강.여자 배우가 첫 대사를 읽었다.“이 책도 가져가시는 건가요?”남자 배우가 대답했다.“네. 목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오래된 책인데요.”“그래서 더 조심히 가져가려고 합니다.”서율은 대본 위에 시선을 고정했다.종이로 읽을 때와 달랐다.보배의 말끝에는 책을 보내기 싫어하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고, 이강의 대답에는 상대를 재촉하지 않으려는 배려가 담겼다.서율은 작은 표시를 남겼다.첫 장면의 침묵 유지.오후 12시 06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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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화 : 마지막 방송을 앞둔 밤》

목요일 오전 9시 26분.은서율은 작업실에서 전날 비공개 리딩의 녹음 파일을 찾다가 손을 멈췄다.아차.녹음은 하지 않기로 했었다.그녀는 혼자 웃으며 노트북 옆에 놓인 수첩을 펼쳤다.대신 연습실에서 직접 적어온 메모가 빼곡했다.보배가 책갈피를 놓지 못하는 순간.이강은 대답을 재촉하지 않는다.차를 마시자는 제안 이후에만 의자에 앉는다.서율은 수정할 장면을 표시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정이현이었다.“작가님, 내일 최종화 방송 전에 제작진 인터뷰가 공개된대요.”“인터뷰요?”“네. 작가님들께도 짧은 서면 질문이 왔어요.”서율은 이메일을 열었다.질문은 단 세 개였다.그중 마지막 질문이 눈에 들어왔다.《윤해온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무엇인가요?》서율은 잠시 생각했다.그리고 답을 적었다.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이해하는 것만큼, 앞으로 무엇을 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 중요했습니다.결말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작품의 중심을 전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오전 11시 14분.최태혁은 거실에서 통화 중이었다.“추가 자문은 별도 요청과 합의가 필요합니다.”서율은 방해하지 않으려고 주방으로 향했다.잠시 뒤 통화를 마친 태혁이 다가왔다.“서율아.”“네, 주인님.”“지난번 자문 제안 말이야.”“조건 다시 보내줬대요?”“응. 이번에는 업무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했어.”태혁은 식탁에 앉았다.“정기 회의 월 2회, 사전에 합의한 안건만 검토하는 조건이야. 추가 보고서 작업은 별도 협의하고.”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처음보다 훨씬 명확하네요.”“그렇지.”“그럼 맡으실 거예요?”“조금 더 검토하고 결정하려고.”서율은 그의 앞에 찻잔을 놓았다.“저는 주인님이 결정하시면 응원할게요.”태혁이 웃었다.“대신 우리 바다 여행은 안 미룰 거야.”서율의 표정이 밝아졌다.“그건 꼭 지켜주세요.”오후 1시 08분.서율은 연극 대본을 수정하다가 연출가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작가님, 어제 리딩에 관해 한 가지 더 상의하고 싶어서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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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화 : 마지막 열차가 떠난 자리》

금요일 오후 7시 18분.은서율은 거실 테이블 위에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드라마 《없는 역에서 내리는 여자》의 최종화 방송까지 두 시간 반 남짓.정이현과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짧은 인사가 남아 있었다.정이현: 작가님, 오늘은 우리도 시청자로 봐요.은서율: 좋아요. 방송 끝나고 연락드릴게요.서율은 휴대전화를 뒤집었다.최태혁이 주방에서 나오며 물었다.“오늘은 일 안 해?”“네. 오늘만큼은요.”“그럼 저녁 먹고 산책할까?”서율은 고개를 저었다.“오늘은 주인님이랑 집에 있고 싶어요.”태혁은 웃으며 그녀의 옆에 앉았다.“좋아. 그럼 오늘은 아무도 방해 못 하게 하자.”오후 9시 50분.최종화가 시작됐다.화면에는 전날의 마지막 장면이 이어졌다.승강장에 멈춘 열차.열린 객차 문 안에는 윤해온과 똑같이 생긴 여자가 서 있었다.“이번에는 타지 마.”해온은 움직이지 않았다.“당신은 누구야?”여자는 대답 대신 손목을 들어 보였다.멈춘 시계.오후 4시 17분.해온은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봤다.같은 시계가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시계는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내가 왜 저기 있어?”객차 안의 여자가 말했다.“네가 돌아가고 싶어 했던 날에 남겨진 모습이니까.”오후 10시 07분.해온은 역무실에서 발견했던 기록을 떠올렸다.승객 1명.하차 확인되지 않음.그리고 별도로 작성된 방문자 기록.그동안 해온은 두 기록이 같은 사람을 가리킨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아니었다.승객은 과거의 자신이었다.방문자는 현재의 자신.오래전 해온은 이 역에서 인생을 바꿀 선택을 앞두고 있었다.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그때 그녀는 마지막 열차에 올라타는 대신, 역에 남아 시간을 되돌릴 방법을 찾으려 했다.그 선택이 역의 기록을 멈춰 세웠다.해온은 검은 구두의 인물을 바라봤다.“당신은 그걸 알고 있었죠?”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역의 기록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왜 말하지 않았어요?”“누군가 알려준 답으로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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