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민과 이유준을 무너뜨린 전략은 지능적이고 우아한 싸움이었다. 자본과 정보, 심리를 이용한 고도의 두뇌 게임. 하지만 박성호를 상대하는 싸움은 달라야 했다. 더럽고, 추악하며, 때로는 피 냄새가 진동하는 싸움이 될 것이다.김진우는 10년 전, 자신을 향해 너클 낀 주먹을 휘두르며 낄낄대던 박성호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날의 고통과 굴욕이 그의 피를 다시 한번 차갑게 식혔다.세 번째 복수의 막이, 이제 막 어둠 속에서 오르고 있었다.* 그림자 사냥꾼서울의 한 허름한 쪽방촌, 새벽.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좁은 골목길. 시큼한 음식물 쓰레기 냄새와 축축한 공기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낡은 다세대 주택 옥상에서 한 남자가 위태롭게 난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박용식, 한때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던 평범한 가장이었다.“여보… 미안해. 지연아, 아빠가 미안하다…”그의 손에 들린 휴대 전화 화면에는 아내와 어린 딸이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 떠 있었다. 그 사진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은 그는, 입술을 깨물며 눈을 감았다.모든 것은 한순간의 실수에서 시작되었다. 갑작스러운 기계 고장으로 급전이 필요했고, 은행 문턱은 높았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성호 금융’의 달콤한 광고였다. ‘신용불량자도 가능’, ‘무담보 즉시 대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손을 내민 그곳은, 지옥으로 통하는 문이었다.처음에는 친절했다. 하지만 연체 이자가 붙기 시작하자, 그들의 얼굴은 악마로 변했다. 하루 수십 통의 협박 전화는 기본이었다. 가게로 찾아와 기물을 부수고, 집까지 찾아와 아내와 딸을 위협했다. 법정 최고 이자는 우스운 이야기였다. 원금 5천만 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3억이 되어 있었다.결국 그는 가게도, 집도, 가족의 웃음도 모두 잃었다. 남은 것은 빚과 절망뿐.“박성호… 이 악마 같은 놈…”마지막으로 자신을 파멸시킨 남자의 이름을 저주하며, 그는 허공을 향해 몸을 던지려 했다.바로 그 순간, 그의 어깨를 강하게 붙잡는 손길이 있었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