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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14일간의 계약 연애: Kabanata 191 - Kabanata 200

296 Kabanata

190화

"신랑 측 소개는 현재 문구를 유지해도 되겠습니까?""안 됩니다."예상 밖의 대답에 실무자의 펜이 다시 멈췄다.도현은 안내문 2장을 나란히 놓았다."제 소개가 3줄이면 한소율 팀장 소개도 3줄로 맞춰 주세요. 글자 크기와 굵기, 사진을 넣을 경우 사진 크기까지 같아야 합니다.""차 전무님은 태성그룹 오너 일가이시고, 신부님은 유럽 지사 소속이라 외부 인지도가 다릅니다. 설명 순서를 조정하면 정보 전달이 더 쉬울 수 있습니다.""인지도가 다르니까 정확하게 소개해야 하는 겁니다. 사람들이 제 이름만 안다는 이유로 한소율의 이름을 빼면, 이 문서를 보는 사람은 앞으로도 알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실무자는 바로 반박하지 못했다.소율은 도현을 바라봤다. 그가 대신 싸워 주는 장면에 숨어 있기보다 자신의 뜻을 직접 말해야 할 때였다."저는 차도현 전무의 약혼자이고 곧 배우자가 됩니다. 그 관계를 숨겨달라는 뜻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게 제 소개의 전부가 되면 곤란합니다."소율은 안내문을 자신의 쪽으로 당겼다."한소율이라는 이름이 먼저 나오고, 제가 지금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적힌 뒤에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해 주세요. 도현 씨도 같은 방식으로요.""같은 방식이라면 신랑 측에도 한소율 팀장님의 배우자라는 표현을 넣어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실무자의 질문에 도현이 곧바로 대답했다."넣어 주세요."소율이 고개를 돌렸다."정말요?""당신만 내 배우자인 건 아니잖아. 나도 당신 배우자야.""그건 맞지만 외부 안내문에 꼭...""당신 쪽에 넣으려면 내 쪽에도 넣고, 내 쪽에 불필요하면 당신 쪽에서도 빼면 돼."도현의 기준은 단순했다. 한쪽에만 붙는 관계 설명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실무자는 수정 메모를 보며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두 분의 의견은 이해했습니다. 다만 태성가의 공식 예식 안내문이라 가문을 대표하는 신랑 측 소개가 먼저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누구 의견이지?"문 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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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화

"이 정도면 충분해요."도현은 화면의 안내선을 켜 두 소개문의 폭을 비교했다."한소율 팀장 쪽이 한 글자 짧습니다.""그걸 정말 세고 있었어요?""분량을 같게 해달라고 했잖아."이 회장이 못마땅한 눈으로 손자를 봤다."글자 수가 아니라 대접을 같게 하라는 뜻이다. 소율이가 충분하다면 됐어.""한 글자 정도는 더 넣을 수 있습니다.""도현 씨 소개에서 한 글자를 빼면 더 빠르죠."소율의 대답에 회장이 웃음을 터뜨렸다. 도현은 잠시 문서를 노려보다가 결국 승인 표시를 눌렀다.안내문 위에 한소율이라는 이름이 분명하게 남았다. 결혼으로 얻게 될 관계가 그녀의 이름과 경력을 대신하지 않았고, 두 사람의 소개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무게를 가졌다.저녁 7시, 성수동 펜트하우스.소율은 파리로 돌아가기 전까지 2일간 성수동에서 지내기로 했다. 아직 내부 공사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거실 창가에는 두 사람이 고른 작은 식탁의 크기를 표시한 종이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서재 바닥에도 나란히 놓일 책상 자리가 표시되어 있었다.도현은 회의실에서 가져온 여분의 청첩장 한 장을 작은 식탁 예정 자리 위에 올려놓았다."왜 바닥에 앉아요?"소율이 묻자 도현은 종이 테이프 안쪽에 앉아 손으로 맞은편을 가리켰다."여기가 당신 자리야.""식탁이 아직 없다고 바닥에서 미리 먹을 필요는 없잖아요.""밥 먹자는 거 아니야."도현의 손에는 검은색 가죽 케이스가 들려 있었다.소율은 그 물건을 알아보고 맞은편에 앉았다. 그녀가 파리에서 직접 가져온 다이아몬드 만년필이었다.도현이 케이스를 열었다. 짙은 천 위에 놓인 만년필의 백금 링이 거실 조명을 받아 반짝였다. 몸체 하단에는 두 사람의 이니셜이 나란히 새겨져 있었다.[D.H & S.Y]순서는 달라도 크기와 깊이는 완벽하게 같았다.도현은 새로 채운 잉크가 고르게 나오는지 확인한 뒤 청첩장 여백에 자신의 이름을 썼다.[차도현]그 아래에 소율의 이름도 적었다.[한소율]소율은 두 이름을 번갈아 보다가 고개를 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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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서울에서 청첩장 문안을 확정한 지 6일 후, 프러포즈 5개월을 조금 넘긴 시점]금요일 낮 12시 10분, 태성그룹 파리 지사 15층 라운지.주말까지 서울 일정을 마친 소율은 월요일에 파리로 돌아왔다. 도현도 월 1회 진행하는 파리 현장 근무를 위해 전날 저녁 도착했지만, 오전부터 유럽 권역 임원회의에 참석하느라 다른 건물에 나가 있었다.그가 오후 1시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는 일정은 파리 지사 직원들에게 드물게 주어진 안전 보장이었다.소율이 라운지 문을 열자 천장에서 흰색과 연분홍색 리본이 흔들렸다."한 팀장님, 결혼 축하드립니다!"박수와 환호가 한꺼번에 터졌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모인 직원들이 긴 테이블 양쪽에 서 있었다. 벽에는 꽃 장식과 함께 [BRIDE SOYUL]이라는 작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테이블에는 간단한 음식과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소율은 문 앞에서 눈을 크게 떴다."이걸 언제 준비했어요?""한 팀장님이 오전 현장 보고를 받으시는 동안 준비했습니다. 사내 행정팀 승인도 받았고 점심시간 안에 끝냅니다. 업무에는 지장 없습니다."직원 한 명이 빠르게 설명했다. 소율에게 축하받을 틈을 주기 전에 업무상 문제부터 차단하는 방식이었다."제가 그것부터 물어볼 얼굴이었어요?""전무님과 같은 기준으로 배우고 있습니다."라운지에 웃음이 번졌다."좋아요. 오늘만큼은 그 기준을 잠깐 내려놓을게요. 고마워요, 모두."소율이 안으로 들어서자 벽면 화면이 켜졌다. 서울은 파리보다 7시간 빠른 저녁이었다. 화면 속 서연주는 퇴근한 뒤인 듯 재킷을 벗은 차림으로 와인 잔을 들어 보였다.– 주인공이 드디어 왔네요. 한소율 팀장님, 결혼 미리 축하해요."연주 씨까지 알고 있었어요?"– 알고만 있었겠어요? 기획에 일부 참여했습니다."서울에서 파리 지사 행사를요?"– 거리는 변명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두 분한테 배웠죠.소율은 웃으며 화면 앞으로 다가갔다."그럼 저 현수막 문구도 연주 씨가 정했어요?"– 저렇게 무난한 문구는 제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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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화

세 번째 파일에는 성적표와 가정통신문이 들어 있었다. 성적은 예상대로 빈틈없이 높았다. 문제는 담임이 적은 생활 의견이었다.[수업 태도가 성실하고 준비성이 뛰어납니다. 조별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역할표와 마감 시각을 먼저 정합니다. 친구가 약속된 순서를 어길 경우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는 끈기가 있습니다. 다만 친구가 설명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배우면 좋겠습니다.]소율은 문장 끝까지 읽은 뒤 파일을 가슴에 안았다."이건 흑역사라기보다 지금 차도현 전무님의 사용 설명서 같은데요.""마지막 문장이 핵심 같습니다.""설명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조용히 하세요. 전무님께 그대로 전달할 거예요."소율이 장난스럽게 경고하자 직원들이 입을 다물었다. 침묵은 2초를 넘기지 못했다. 누군가 다음 사진을 꺼내는 순간 여기저기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중학생 도현이 앞치마를 두른 채 새까맣게 탄 냄비를 들고 있었다.얼굴 한쪽에는 밀가루가 묻었고, 뒤쪽 조리대에서는 희뿌연 연기가 올라왔다. 그 와중에도 도현은 냄비 손잡이를 정확히 행주로 감싸 쥐고 있었다.[할머니 생일에 처음 끓인 미역국. 조리 시간은 계획했으나 불의 세기는 계획하지 못함.]소율은 테이블을 짚고 몸을 숙였다. 웃음을 참으려 할수록 어깨가 더 크게 흔들렸다."잠깐만요... 저 냄비를 들고 왜 저렇게 당당해요?"쥘리앙이 사진 아래에 붙은 작은 쪽지를 읽었다."실패 원인을 확인한 뒤 다시 만들겠다고 했답니다. 두 번째 냄비도 태웠고, 세 번째에 성공했다고 적혀 있습니다.""그럼 성공한 사진도 있어요?"상자 안을 뒤지던 직원이 고개를 저었다."없습니다. 회장님께서 실패한 사진만 보내신 것 같습니다."– 회장님이 행사의 목적을 정확하게 이해하셨네요.서연주의 평가에 소율은 눈가의 눈물을 손끝으로 닦았다. 차도현의 과거를 보는 일은 이상할 만큼 즐거웠다. 자신이 만나기 전에도 그는 매번 완벽했던 사람이 아니라, 촛불의 높이를 맞추려다 생일 사진을 망치고 미역국을 끓이다 냄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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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화

도현이 직원들을 돌아봤다."이 사진... 가지고 계신 분이 있습니까?""없습니다!"대답이 완벽하게 겹쳤다."사진을 촬영한 분은요?""없습니다!"두 번째 대답은 더 빨랐다.도현은 벽에 붙은 사진 숫자와 직원들의 얼굴을 한 번씩 확인했다. 직원들은 무표정을 만들려고 애썼지만, 입가에 남은 웃음까지 지우지는 못했다."점심시간이 8분 남았습니다. 행사가 끝나면 원래 업무로 복귀하십시오.""네, 전무님."해고도 경고장도 없었다. 직원들은 안도하면서도 8분 안에 웃음을 다 써야 한다는 듯 다시 케이크 주변으로 모였다.화면 속 서연주가 와인 잔을 내려놓았다.– 차 전무,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겠죠?도현이 화면을 바라봤다."서 이사님은 어디까지 관여하셨습니까?"– 회장님께 자료 제공을 부탁드렸고, 영상으로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제 사무실에는 사진보다 강력한 현물이 하나 있어요."그만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늦었어요. 이건 꼭 보여 드려야 하거든요.도현의 표정이 굳었다.서연주가 노트북 카메라를 들어 사무실 한쪽으로 돌렸다.창가에는 성인 남자의 가슴 높이까지 자란 대형 관엽 화분이 놓여 있었다. 넓은 잎 사이로 빛이 번졌고, 화분 양쪽에는 개업식에서나 볼 법한 긴 리본 2개가 여전히 매달려 있었다.서연주가 카메라를 가까이 가져가자 리본의 문구가 선명하게 보였다.[서연주 이사님의 앞날을 응원합니다][혼인 검토는 정중히 사양합니다 - 차도현]직원들이 다시 입을 막았다.소율은 도현을 올려다봤다."도현 씨... 아니, 전무님. 저걸 정말 보내셨어요?""...서 이사님이 기분 나쁘지 않도록 예의를 갖춘 겁니다."– 맞아요. 정략혼 검토 메일에 제가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답했는데, 차 전무가 거절 의사를 다시 확실히 전하겠다며 비서실을 통해 저 화분을 보냈어요."상대 기분을 배려해서 개업 축하용으로나 쓸 만큼 큰 화분을 보내면서, 리본에 거절 문구를 적었다고요?""거절만 전달하고 끝내면 무례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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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알았어."너무 빠른 대답에 소율이 되물었다."뭘 알았어요?""안 보여 줘도 돼.""제 사진 안 궁금해요?""궁금하지. 아주 많이."도현은 식탁 위에 놓인 소율의 휴대전화를 그녀 쪽으로 밀어 주었다."그래도 당신이 싫다는데 가족한테 따로 달라고 하거나 몰래 찾지는 않을게. 당신이 직접 보여 줄 때까지 기다리면 되니까."소율은 휴대전화를 집어 들지 못한 채 그를 바라봤다.불과 몇 달 전의 도현이었다면 가장 빠른 방법부터 찾았을 것이다. 소율이 보여 주지 않으면 다른 경로를 확인하고, 그것이 보호나 애정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설명했을지도 몰랐다.지금의 그는 궁금하다는 마음과 알아낼 권리를 구분하고 있었다."얼마나 기다리려고요?"도현의 입가에 느린 미소가 번졌다."평생 같이 살 건데 뭐, 시간이 부족하겠어?"소율의 심장이 잔잔하게 내려앉았다가 더 크게 뛰었다. 도현은 사진 한 장을 얻으려고 평생을 말했지만, 그 안에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약속이 들어 있었다.그녀는 휴대전화 잠금을 풀었다."딱 1장만 보여 줄게요.""지금?""싫으면 말고요."도현이 곧바로 손을 내밀었다."당장 보여 줘."소율은 한참 동안 사진 목록을 내렸다. 가족과 나눈 대화방에서 오래전에 저장해 둔 사진 한 장을 찾아 화면에 띄웠다.초등학생 소율이 교실 한가운데 서 있었다. 몸보다 큰 노란색 조끼를 입고, 한 손에는 연필을, 다른 손에는 삐뚤게 만든 종이 장부를 들고 있었다. 뒤쪽 칠판에는 아이들 글씨로 [우리 반 알뜰 장터]라고 적혀 있었다.사진 속 소율의 가슴에는 종이 명찰이 붙어 있었다.[오늘의 팀장 한소율]도현은 말없이 화면을 확대했다."웃지 마요. 반에서 장터 놀이를 했는데 제가 계산을 맡았어요. 조끼가 너무 커서 보기 싫었고, 장부도 엉망이라 저 사진을 별로 안 좋아해요.""어릴 때도 팀장이었네.""놀리려고 보여 달라고 했죠?""놀리는 거 아니야."도현은 사진 속 삐뚤어진 명찰을 손끝으로 가볍게 짚었다."좋아서 그래. 내가 몰랐던 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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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화

[파리 지사 브라이덜 샤워 1주 후, 결혼식 3주 전]금요일 오후 7시 30분, 서울 태성그룹 본사 인근의 위스키 바 앞.차도현은 건물 앞에 세워진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봤다. 파리는 서울보다 7시간 느린 낮 12시 30분이었다. 한소율은 점심을 앞두고 팀장실에 혼자 앉아 있었다."정말 금지 조항 없어?"화면 속 소율이 웃음을 참듯 입술을 눌렀다.– 아까부터 3번째 물어보는 거 알아요?"첫 번째는 참석 여부였고, 두 번째는 끝나는 시간이었어. 지금은 총각파티 행동 기준을 묻는 거야."– 이름만 다르고 같은 질문이에요."술은 몇 잔까지 마셔도 돼?"– 도현 씨가 알아서 조절하세요."몇 시까지 들어가야 하는데."– 통금 없어요."중간에 연락은?"– 꼭 안 해도 돼요. 끝나고 집에 들어갈 때 한 번만 알려 주세요.도현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었다.소율은 화면을 가까이 들여다봤다.– 왜 그렇게 불만스러운 얼굴이에요?"불만... 없어."– 방금 입꼬리가 2밀리미터 내려갔어요."당신은 약혼자가 총각파티에 가는데 걱정도 안 돼?"– 김 실장님도 같이 계시고, 참석자 전원이 회사 동료라면서요. 무엇보다 도현 씨를 믿어요."믿으면 끝이야?"– 그럼 뭘 더 해야 해요?도현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소율이 자신을 의심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다만 가지 말라고 붙잡거나 빨리 돌아오라고 재촉하는 말 한마디쯤은 듣고 싶었다.그 차이를 입 밖으로 정확하게 설명하려니 유치함부터 드러났다."됐어. 점심 먹어."– 도현 씨."왜."– 재미있게 놀아요. 결혼 전에 친구들이랑 보내는 자리잖아요."...알았어."– 끝나고 연락해요.영상통화가 끊겼다.도현은 어두워진 화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한동안 바라봤다. 믿는다는 말은 기뻤고, 재미있게 놀라는 허락은 묘하게 서운했다.운전석에 앉은 기사가 룸미러로 눈치를 살폈다."전무님. 도착했습니다."도현은 대답 없이 문을 열었다.위스키 바 안쪽의 독립된 방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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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화

"무슨 검증입니까?""신랑 연애 고사입니다.""누가 문제를 만들었죠?""기획팀 직원들과 파리 지사 직원들이 함께 만들었습니다. 업무 자료는 사용하지 않았고, 평소 두 분을 가까이서 지켜본 범위에서만 작성했습니다.""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있군요.""한 팀장님과 관련된 문제를 틀릴 자신이 없으셔서 피하시는 겁니까?"도현의 손이 카드 쪽으로 움직였다."시작하시죠."방 안의 사람들이 동시에 웃었다. 도현에게 가장 잘 통하는 방법은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었다.첫 번째 카드를 김 실장이 읽었다."한 팀장님이 업무 중 가장 자주 마시는 커피는 무엇입니까?""설탕을 넣지 않은 에스프레소입니다. 다만 공복이면 속이 불편해지기 때문에 우유가 들어간 커피로 바꿔야 합니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그 말을 믿으면 안 됩니다."질문을 만든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정답입니다. 답안보다 설명이 길지만 정확합니다."두 번째 카드가 넘어갔다."한 팀장님이 중요한 발표 직전에 긴장하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무엇입니까?""발표 자료의 첫 장을 다시 엽니다. 이미 확인한 문서라도 제목과 첫 문장을 한 번 더 읽고, 오른손 엄지로 프레젠터 버튼을 2번 누릅니다. 화면 전환은 하지 않습니다."방 안이 잠깐 조용해졌다.옛 기획팀 직원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버튼을 2번 누르는 것까지 어떻게 아셨습니까?""항상 봤으니까요."짧은 대답에 웃음이 잦아들었다.도현은 소율보다 먼저 출근해 회의를 준비하던 3년 동안, 그녀가 발표 전에 어떤 표정으로 화면을 확인하는지 수도 없이 봤다. 그때는 유능한 부하직원의 습관을 파악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시선이 이미 한 사람만 오래 따라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세 번째 질문은 동료 임원이 읽었다."한 팀장님이 가장 싫어하는 업무 방식은 무엇입니까?""의견을 묻는 형식을 갖추고 결론은 미리 정해 두는 방식입니다. 선택권을 주는 척하면서 상대가 따라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싫어합니다."도현은 잠시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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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화

도현의 입가도 아주 조금 올라갔다. 그러나 그는 원하는 답을 완전히 얻기 전에는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 말씀은 질투로 이해해도 됩니까?"– 네. 질투 맞아요.소율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도현 씨를 믿는 마음과 제가 독점하고 싶은 마음은 동시에 존재해요. 믿는다고 해서 아무나 도현 씨의 시간을 가져가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에요.그녀는 화면 속 참석자들을 천천히 바라봤다.– 오늘 자리는 도현 씨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분들과 보내는 시간이니까 제가 기꺼이 빌려드리는 거예요. 그래도 자정이 지나면 다시 제 약혼자입니다.동료 임원이 웃으며 물었다."자정까지 돌려드리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연체료를 받겠습니다."금액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돈으로는 안 받아요. 하루치 데이트 시간으로 받을 겁니다.도현이 곧바로 끼어들었다."일부러 늦어도 됩니까?"소율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건 고의 연체라서 2배예요."괜찮은 조건이군요."– 전무님, 계약을 악용하지 마세요.회사에서 쓰는 호칭이었지만 목소리에는 웃음이 가득했다.도현은 잔을 들어 화면 속 소율에게 보였다."자정 전에 반환되겠습니다, 한 팀장."– 확인하겠습니다.쥘리앙이 자신의 종이컵을 화면 앞으로 내밀었다.– 그럼 파리 지사도 반환 보증인으로 참여하겠습니다.도현이 차갑게 대답했다."쥘리앙 씨는 허가 없이 당사자를 연결한 책임부터 지십시오."– 점심시간이 끝났습니다. 복귀하겠습니다.쥘리앙이 가장 먼저 통화를 종료했다.소율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재미있게 보내요, 도현 씨. 자정 전까지는요.화면에서 소율의 얼굴이 사라졌다.동료들은 도현의 표정을 보며 일제히 잔을 들었다. 조금 전까지 총각파티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하던 남자의 입가에는 감출 수 없는 만족감이 남아 있었다.김 실장이 말했다."마지막 문제도 정답으로 처리하겠습니다.""한 팀장이 직접 답했으니 제 답안과는 관계없습니다.""필요 이상으로 참는다는 답도 맞았습니다. 방금은 전무님이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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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화

[총각파티 1주 후, 결혼식 2주 전]월요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동 태성가 본가.한소율은 금요일 저녁 파리에서 출발해 토요일 오후 서울에 도착했다. 일요일 하루는 성수동 집에서 쉬며 시차를 조절했고, 월요일 아침 차도현과 함께 성북동으로 왔다.오늘 안건은 하나뿐이었다. 결혼식 2주 전 최종 운영안 확정.정원과 이어진 응접실에는 이미 긴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결혼식 운영 업체 책임자와 태성그룹 의전팀장, 홍보실장, 보안 책임자가 자리를 채운 가운데 이혜민 회장은 상석에 앉아 두꺼운 서류철을 펼쳐 놓고 있었다.테이블 위에 놓인 표지는 모두 2개.하나는 1주 전까지 세 사람이 합의한 최종 운영안, 다른 하나는 회장이 주말 동안 수정한 확대안이었다.소율은 확대안 첫 장에 붙은 붉은 표시들을 훑었다. 기본 하객 명단과 청첩장은 이미 확정돼 발송까지 끝난 상태였다. 그런데 새 문서에는 정재계 인사 추가 초청, 언론 취재 구역 확대, 본식 일부 생중계 항목이 덧붙어 있었다.맞은편에 앉은 도현도 같은 페이지를 확인했다. 그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이 안은 처음 봅니다.""주말에 만들었으니 네가 처음 보는 게 당연하지."회장은 아무렇지 않게 다음 장을 넘겼다."청첩장을 더 찍을 시간은 충분하다. 추가 인사들에게는 의전실에서 직접 전달하면 되고.""추가 발송은 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도현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결론은 단호했다.회장이 안경 너머로 아들을 바라봤다."네 결혼식이 사적인 약속으로만 끝나는 자리라면 나도 손댈 생각 없다. 하지만 내 손주의 혼례이자 그룹 전무의 결혼식이다. 초청하지 않으면 그 자체가 뜻이 되는 사람들도 있어.""그래서 처음부터 회장님 몫의 하객과 예비석까지 반영했습니다.""그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 해외에서 오는 인사도 늘었고, 생중계 요청도 들어왔다."도현이 확대안을 덮으려는 순간, 소율이 그의 손목 가까이에 손끝을 가볍게 댔다.도현은 소율을 보자마자 움직임을 멈췄다.소율은 문서를 다시 자신 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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