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 씨가 저를 위해 전무 자리를 포기하려고 했을 때 알았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꿈을 지킨다는 건 그 사람 대신 희생을 결정해 주는 게 아니더라고요. 저는 도현 씨가 원하는 걸 먼저 듣고, 같이 방법을 찾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그럼 당신 서약도 보여 줘."소율이 자신의 초안을 내밀었다.[차도현의 강한 모습만 사랑하지 않겠다. 힘들고 불안한 날에는 혼자 버티게 두지 않고, 필요한 사랑을 묻겠다.]도현의 시선이 문장 끝에서 오래 머물렀다."왜 말이 없어졌어요?""수정할 게 있어서.""어디요?""내가 필요한 사랑을 당신이 묻기만 하면, 또 대답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그럴 생각이에요?""예전의 나는 그랬을 거야."도현은 자신의 잘못을 과거형으로 밀어 두는 대신,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까지 인정했다. 달라졌다는 자신감과 경계심이 함께 담긴 얼굴이었다."그래서 내가 필요한 걸 직접 말하겠다는 약속도 넣고 싶어. 나흘 전 당신이 했던 것처럼."소율이 고개를 끄덕였다. 파리 협력사의 일방적인 조건 변경을 막던 새벽, 소율은 본사 법무팀 연결과 2시간의 검토 시간을 직접 요청했다. 도현은 그 범위 안에서만 도왔고, 해결권은 소율에게 남겨 두었다. 반대로 도현이 힘든 날에도 같은 방식이 필요했다.서약 초안 두 장을 나란히 놓자 지난 약혼 기간 동안 두 사람이 배운 내용이 선명하게 보였다. 도현은 지시 대신 질문하는 법을, 소율은 혼자 견디는 대신 필요한 도움을 말하는 법을 익혔다.그런데 결혼식 하루 전까지도 한 가지 문제만큼은 빈칸으로 남아 있었다.두 사람이 이미 실수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도현이 탁자 위에 놓인 평생 계약서를 내려다봤다. 다섯 조항으로 시작해 소율이 여섯 번째 조항을 더한 종이에는 아래쪽 여백이 조금 남아 있었다."소율아.""네.""나 내일부터 완벽한 남편이 될 자신은 없어."소율은 떠오른 농담을 삼키고 그의 진심을 그대로 받았다. 도현이 이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오래 생각했는지 표정만으로도 알 수
Terakhir Diperbarui : 2026-09-30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