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센강 프러포즈로부터 약 4개월 1주 후, 서울 깜짝 방문으로부터 약 2주 뒤]차도현은 약속을 지켰다.소율이 서울을 떠난 지 5일째 되던 날, 그는 월 1회로 예정된 파리 근무의 첫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지 회사와 협의했다. 이사회 일정을 비우고 유럽 총괄 실무진에게 방문 목적과 점검 항목을 미리 전달한 뒤에야 소율에게 전화를 걸었다."다음 주 월요일부터 3일, 파리로 가도 돼?"그가 먼저 물은 것은 자신의 항공편이 아니라 소율의 일정이었다.소율은 달력을 확인한 뒤 월요일 저녁과 화요일 밤은 함께 보낼 수 있다고 대답했다. 도현은 그 말을 들은 다음에야 비행기를 예약했다.먼저 결정한 뒤 통보하지 않았고, 보고 싶다는 이유로 소율의 회의를 옮기게 만들지도 않았다.그렇게 도현이 12시간의 거리를 건너왔고, 3일 동안 정해진 업무를 모두 마친 뒤 서울로 돌아갔다.이번에는 소율의 차례였다.이번은 약혼자를 놀라게 하려는 개인 방문이 아니었다.태성그룹 창립 기념행사에서 유럽 전략 프로젝트의 중간 성과를 보고하기 위한 공식 서울 출장이었다.행사 당일 오후 4시.서울 본사 대강당 뒤편의 대기실에는 발표 자료가 띄워진 노트북과 행사 순서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소율은 프레젠테이션 리모컨을 쥔 채 마지막 수치를 확인했다. 파리에서 함께 온 실무진은 이미 객석에 자리했고, 통역 자료와 배포용 보고서도 오전에 검수를 끝낸 상태였다.준비는 완벽했다.문제는 대기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표정이었다.소율은 입술에 힘을 주고 어깨를 바로 폈다.방금 전 복도에서 본 광경을 떠올리지 않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검은 턱시도를 입은 도현은 행사장 입구에서 주요 주주와 외빈을 맞고 있었다. 서른 중반에 전무로 선임된 데다 후계 구도까지 분명한 남자에게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했다. 약혼 발표가 이미 끝났다는 사실도 사람들의 접근을 막지는 못했다.혼맥을 염두에 둔 재계 인사는 자신의 자녀를 소개했고, 젊은 경영인들은 저녁 모임을 제안했다. 몇몇 여성은 결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8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