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결혼식 운영 회의 1주 후, 결혼식 1주 전]결혼식까지 정확히 7일 남은 월요일 오후.서울 태성그룹 본사 기획본부 전무실에 작은 운송 상자 하나가 도착했다.상자는 성인 남자의 손바닥 두 개를 나란히 놓은 정도의 크기였다. 겉면에는 충격 감지 스티커와 개봉 방지 봉인이 붙어 있었고, 프랑스에서 출발해 서울까지 이동한 모든 인계 시각이 문서로 따라왔다.김 실장은 여권과 사원증으로 수령인을 확인한 뒤 전용 단말기에 서명했다. 운송 직원이 봉인 상태를 함께 촬영하고 나서야 상자가 도현의 책상 위로 올라왔다."수령 절차는 끝났습니다. 수리 완료 개인 소장품으로 통관됐고, 공방에서 발급한 정비 확인서도 안에 들어 있다고 합니다."도현은 상자 네 모서리부터 살폈다."충격 기록은요?""기준치를 넘은 기록은 없습니다. 온도와 습도도 보관 조건 안에서 유지됐습니다.""운송 중 경로 이탈은 없었습니까?""없었습니다. 파리 공방에서 전담 직원이 직접 인계했고, 인천공항 도착 뒤에도 일반 화물과 분리됐습니다."김 실장은 상자를 한 번, 도현을 한 번 바라봤다."전무님,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만년필입니다.""혹시 프러포즈 때 제작하신 다이아몬드 만년필과 같은 장인의 작품입니까?""같은 장인이 손봤습니다. 가격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고, 제게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물건입니다."김 실장은 더 묻지 않았다. 금액으로 설명되지 않는 물건이라는 뜻을 정확히 알아들었다."화상 검수는 오후 4시에 연결돼 있습니다. 필요한 서류는 옆에 두겠습니다.""고맙습니다."김 실장이 전무실을 나가자 도현은 회의용 화면을 켰다. 서울 오후 4시, 파리는 오전 9시였다. 화면이 연결되자 에밀 모로가 작업실 안쪽 의자에 앉아 막 내린 커피잔을 옆으로 밀었다.– 차 전무님, 어제 보내신 최종 확인 항목이 11개더군요."운송 관련 7개, 기능 관련 4개입니다."– 나눠서 세어도 11개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결혼식까지 7일
Last Updated : 2026-09-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