جميع فصول : الفصل -الفصل 50

68 فصول

41화

에드리안은 잠시 창밖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검은 망토라는 조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고 있나?”“아뇨. 잘 모릅니다.”나는 고개를 저었다.검은 망토에게 습격당한 적은 있었지만, 그들이 정확히 어떤 조직인지까지는 알지 못했다.여기 온 지 얼마 안됐으니까.에드리안은 천천히 몸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검은 망토는 원래부터 존재하던 조직이 아니었네.”“네?”그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처음에는 리벤델 마을 주변에서 활동하던 작은 범죄 조직에 불과했지.”나는 조용히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도박장을 운영하거나, 행인들의 돈을 빼앗고, 상인들에게 자릿세를 뜯어내는 정도였네. 당시에는 경비대가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어.”에드리안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졌다.“작은 조직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흡수된 거지.”“...흡수요?”“그래.”에드리안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누군가 리벤델 주변에서 활동하던 범죄 조직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네. 그리고 조직의 우두머리를 제거하거나, 협박하거나, 혹은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였지. 그렇게 여러 조직이 하나로 합쳐졌고 조직 이름을 검은 망토로 바꾸더군.”“그 누군가가 설마... 꼬맹이?”내 질문에 에드리안의 고개를 끄덕이며 표정이 더욱 심각해졌다.“그래. 자네도 얼핏 봤다고 들었네.”“...그럼 그 꼬맹이만 잡으면 해결 되는거 아닌가요?”“검은 망토의 보스는 신원을 알 수 없네.”“예? 신원을 알 수 없다고요?”“그래. 이름도, 출신도, 나이도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지.”에드리안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렸다.“확실하게 알려진 건 단 하나뿐일세.”“그게 뭔데요?”“키가 상당히 작다는 것.”“...예?”나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끝이에요?”“그래.”에드리안은 내 황당한 표정을 본 것인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처음에는 우리도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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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에드리안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난 먼저 일어나겠네.”“아, 네.”“출발 전까지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말하게.”에드리안은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그리고 응접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철컥.문이 닫히자 응접실 안에는 나와 로제타, 단둘만 남게 되었다.그때였다.띠링!━━━━━━━━━━━━━━━━━━[긴급 퀘스트 발견!]■ 검은 망토 조직 소탕!- 리벤델 마을을 위협하는 범죄 조직 검은 망토의 본거지로 추정되는 장소가 발견되었습니다.리벤델 경비대와 함께 검은 망토의 본거지를 습격하고 조직원을 소탕하세요.● 목표• 검은 망토 조직원 20명 소탕• 검은 망토 간부 5명 소탕난이도: ??보상: 에드리안의 호감도 대폭 상승, 로제타의 호감도 대폭 상승퀘스트 누락, 실패시: 에드리안의 호감도 하락, 로제타의 호감도 대폭 하락▶ YES / RUN AWAY━━━━━━━━━━━━━━━━━━“......”나는 아무 말 없이 시스템창을 바라봤다.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이 미친 시스템.’조직원 스무 명.간부 다섯 명.거기에 난이도가 ??라고?나는 인상을 찌푸렸다.이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퀘스트인건 분명하다.몬스터가 아닌 사람을 상대해야 하니까.솔직히 말하면 당장 거절하고 싶었다.하지만 눈 앞의 노란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로제타의 얼굴을 보니 YES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무슨 일 있어요?”옆에서 로제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로제타는 내 얼굴을 보더니 환하게 웃었다.“후후, 그럼 이제 렌씨를 제 파티에 초대할게요. 지금 가입 되어 있는 파티에서 탈퇴해 주세요.”“...알겠습니다.”분명 에르시에게 한소리 들을 것 같았지만, 나는 에르시의 파티를 탈퇴하고 새롭게 로제타의 파티에 가입했다.로제타는 내가 파티에 가입하자 자연스럽게 내 옆으로 더 다가왔다.그리고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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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완전히 깜깜한 밤.거리 곳곳에 설치된 마법등이 하나둘 빛을 내기 시작했고, 어두워진 거리를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로제타와 나는 서로 아무 말없이 경비대를 향해 걷고 있었다.그러다 로제타가 먼저 무거운 침묵을 깨뜨렸다.“렌씨.”“아, 네.”“아까 보여주신 스킬창 말이에요. 사용 가능한 스킬 포인트가 열 두개 남아 있었죠?”로제타가 걸음을 멈추고 나를 바라봤다.“아.”나는 그제야 떠올렸다.아까 로제타에게 보여준 스킬창.그곳에는 내가 일부러 남겨놓은 스킬 포인트가 남아 있었다.“맞아요.”“아직 어디에 투자할지는 정하지 않으신 건가요?”“네. 에르시한테 물어보고 결정하려고 했습니다만.”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러자 로제타가 잠시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제 생각에는... 이나엘의 가호 스킬에 투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이나엘의 가호요?”“네.”나는 곧바로 스킬창을 띄웠다.━━━━━━━━━━━━━━━━━━◆ 스킬창이나엘의 가호(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방어력이 5% 증가(Lv.1)━━━━━━━━━━━━━━━━━━"음, 방어력이라..."로제타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서 말했다.“이번 작전은 검은 망토의 본거지로 보이는 장소를 습격하는 일이에요. 그만큼 위험하죠. 하지만 경비대원들의 방어력이 조금이라도 상승한다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거예요.”나는 로제타의 말을 듣고 다시 스킬창을 바라봤다.나야 버프 효과를 받지 않아서 공격력이든 방어력이든 관심 없지만, 그래도 상대는 지금까지 수많은 경비대와 용병들을 전멸시킨 놈들이다.‘...확실히 일리가 있어. 방어력이 높아지면 피해가 줄어들겠지.’나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그때, 로제타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에요.”나는 고개를 돌려 로제타와 눈을 맞췄다.로제타는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굳이 제 말대로 하지 않으셔도 돼요. 렌씨의 스킬이니까요. 렌씨가 올리고 싶지 않다면 가만히 두셔도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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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진짜 다 버프 효과를 받나?’ “역시! 제 생각이 맞았어요!” 로제타가 갑자기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내게 달려와 안겼다. “으악! 로, 로제타씨?” “경비대 전체에게 렌씨의 스킬이 적용되고 있다고요!” “아, 아니...그건 봐서 알겠는데...” 로제타는 너무 기쁜 나머지 내 말을 전혀 듣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내 품에 꼭 안긴 채 계속 웃고 있었다. “이게 정말 가능할 줄이야!” “저기...다 쳐다보고 있는데...” 그 순간, 조금 전까지 시끄럽던 경비대 건물 안이 무섭게 조용해졌다. 수십 명의 경비대원 모두 숨죽이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 로제타는 그제서야 그 시선을 느꼈는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어머..." 그리고 붉어진 얼굴로 황급히 나에게서 떨어졌다. “크흠!” 경비대원들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로제타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 여러분의 능력치가 상승한 이유는 렌씨의 능력입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경비대원들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이게 저 남자의 능력이라고?” “설마...” “우리 능력치 상승이 전부?” "이게 가능한 일인가?" 경비대원들의 웅성거림에 로제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모두 렌씨의 스킬입니다!” 로제타의 외침에 잠시 조용해진 경비대원들은 짜기라도 한 듯,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와아아아!!” 나는 갑작스럽게 울려 퍼지는 함성에 멍하니 서 있었다. '왜 저렇게 호들갑들이지? 시끄럽게.' 그리고 수십 명의 경비대원이 동시에 내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렌님!” “렌님 덕분입니다!” “이번에는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검은 망토를 끝낼 수 있어요!” “렌!!” “렌님!!” 수십 명의 사람들이 내 이름을 외치고 있다. 나 때문에 기뻐하고. 나 때문에 희망을 품고 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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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안쪽에 사람이 있습니다. 검은 망토를 입은 자들도 여러 명 확인했습니다!” 두 명의 경비대원이 조심스럽게 동굴 안을 들여다 보고 다급하게 뛰어왔다. 그 말을 듣고 로제타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리고 곧바로 창을 들어 올렸다. “전원 전투 준비!” 철컥! 경비대원들이 일제히 무기를 꺼내 들었다. 수십 명의 경비대원들의 얼굴에서 긴장감과 동시에 결의가 느껴졌다. “렌씨, 준비 됐죠?” “...글쎄요...아직 마음의 준비가...” 로제타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창을 앞으로 겨눴다. “전원 돌격!” “와아아아아아!!” 수십 명의 경비대원들이 함성을 터뜨리며 동굴 안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요!” 나는 다급하게 외쳤다. 하지만 이미 로제타는 맨 앞에서 동굴 안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아, 미치겠네!’ 나는 울상이 된 얼굴로 그녀의 뒤를 쫓았다. 동굴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벽 곳곳에는 횃불이 설치되어 있었고, 바닥에는 수많은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누가 봐도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보였다. “앞쪽에 적 발견!” 잠시 후, 동굴 안쪽에서 검은 망토를 입은 조직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비대 놈들이다!” “죽여버려!” 검은 망토 조직원들이 우리를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다. “어딜!” 콰앙! “크윽!” 경비대원들은 가볍게 조직원들을 제압했다. '뭐지? 엄청 약한데?' 경비대원들의 얼굴에도 자신감이 떠올랐다. “대장님, 계속 밀어붙이죠!” 로제타 역시 주변을 경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후방 부대만 출구를 지키고 나머지는 계속 전진하겠습니다.” 우리는 쓰러진 검은 망토 조직원들을 지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몇 번의 전투가 더 이어졌지만 결과는 모두 같았다. 경비대가 압도적인 힘으로 검은 망토 조직원들을 제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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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대장님이 이겼다!!”“와아아아아아아!!”순식간에 경비대원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조금 전까지 브루칸의 등장에 잔뜩 긴장했던 경비대원들의 얼굴에는 다시 자신감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아무튼 살았다....’반면, 검은 망토 조직원들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브, 브루칸 님이 졌다고?”“말도 안 돼...”조직원들은 바닥에 쓰러진 브루칸과 로제타를 번갈아 바라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로제타는 그런 검은 망토 조직원들을 바라보며 창을 들어 올렸다.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외쳤다.“검은 망토 조직원 전원에게 경고합니다. 지금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한다면 목숨은 보장하겠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저항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각오하세요.”로제타의 말에 검은 망토 조직원들의 얼굴이 굳어졌다.잠시 주춤거리던 조직원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지, 지랄하지 마! 간부 한 명 쓰러졌다고 우리가 겁먹을 것 같아?”“그래! 우리가 숫자는 더 많아!”“전부 죽여버려!”검은 망토 조직원들이 다시 무기를 움켜쥐었다.로제타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하아, 아쉽네요.”그리고 창을 앞으로 겨눴다.“전원!”수십 명의 경비대원들이 일제히 자세를 잡았다.“돌격!”“와아아아아아아!!”경비대원들이 함성을 지르며 검은 망토 조직원들을 향해 달려갔다.나 역시 반사적으로 로제타의 뒤에 바짝 붙었다.“렌씨! 제 뒤에서 떨어지지 마세요!”“그건 제 전문입니다!”지금 같은 상황에서 로제타에게서 떨어지는 건 죽고 싶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콰아아앙!곧, 경비대원들과 검은 망토 조직원들이 충돌했다.결과는 너무 뻔했다.브루칸의 패배로 사기가 저하된 검은 망토 조직원들은 내 버프와 로제타의 승리로 사기까지 최고조에 오른 경비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결국 검은 망토 조직원들은 하나둘 무기를 내려놓았다.그 순간,띠링!━━━━━━━━━━━━━━━━━━[퀘스트 완료!]■ 검은 망토 조직 소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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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왔던길 그대로 걷다보니 멀리서 리벤델 마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마침 동이 트기 시작한 시간이라 그런지, 거리에는 하나둘씩 일찍 일어난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마을 입구에 들어선 경비대원들을 발견한 한 남자가 걸음을 멈췄다.그의 시선은 곧 경비대원들의 뒤쪽으로 향했다.정확히는 손발이 묶인 채 끌려오는 검은 망토 조직원들이었다.“저, 저 놈들은...?”남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검은 망토잖아!”그 외침을 시작으로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마을을 지나가는 경비대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검은 망토를 잡았다고?”“저렇게 많이?”“세상에...”사람들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그동안 리벤델 마을을 괴롭혔던 검은 망토 조직.경비대조차 쉽게 손을 쓰지 못했던 악의 무리.그런데 지금 그 검은 망토 조직원들이 하나둘씩 포박된 채 경비대원들에게 끌려오고 있었다.잠시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의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크게 외쳤다.“리벤델 경비대 만세!”“리벤델 경비대 만세!”“경비대가 검은 망토를 잡았다!”마을 사람들의 환호성이 거리 전체에 울려 퍼졌다.수십 명의 경비대원들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밤새 이어진 전투로 지친 모습이었다.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환호를 듣자 하나둘씩 얼굴에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누군가는 손을 들어 주민들에게 화답했고, 누군가는 괜히 어깨를 으쓱거리기도 했다.그리고 나 역시 슬쩍 입꼬리가 올라갔다.‘...음, 나쁘지 않은데?’생각해 보면 나는 직접 싸운 것도 없었다.그냥 로제타 뒤에 찰싹 붙어서 동굴까지 들어갔고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최대한 안전한 곳에 있었을 뿐이다.그런데도 마을 사람들은 나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나는 괜히 어깨를 살짝 으쓱하며 경비대원들의 뒤를 따라 걸었다.그렇게 주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익숙한 리벤델 경비대 건물이 눈앞에 나타났다.나는 건물을 바라보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하아...진짜 끝났네.”로제타 역시 긴장이 풀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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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으윽...” 나는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리벤델의 식당 의자에 앉아 있었다. 검은 망토 조직을 소탕하고 무사히 돌아왔건만 결국 내 온몸은 무사하지 못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욱신거리는 볼을 만졌다. 그러자 맞은 곳에서 다시 한번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골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굳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겠다. 그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에르시와 무아에게 두들겨 맞고 있었다. 맞은 곳만 골라서 때리는 아주 정성스러운 폭력이었다. 내 맞은편에는 에르시와 무아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억울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퍼억! 퍼억! “모르면 또 처맞아야지.” 에르시가 손날로 내 머리를 두들겼다. “그러게요~아직 화가 덜 풀렸는데 2차전 갈까요~?” “자, 잘못했습니다?” "뭘 잘못했는데?" "...어? 그게 그러니까..." 나는 무섭게 노려보는 에르시를 보며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괜히 입을 잘못 놀렸다가 다시 한 번 골목으로 끌려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마른침을 삼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말 없이 늦게 온거랑...로제타씨한테 내 스킬창을 보여준 거...정도?” 퍼억! 퍼억! 퍼억! 퍼억! 에르시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나 나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아악! 으악! 잘못했다니까!" “후우.” 무차별적인 폭력을 끝낸 에르시는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경비대와 같이 온 거야?” 나는 맞은 곳을 문지르며 그동안의 일을 설명해 주었다. 영주에게 부탁 받은 일.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로제타에게 스킬창을 보여 준 일. “그리고 새벽에 로제타씨랑 경비대 건물로 갔어.” “그래서?” “그러다가...경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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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렌. 일어나.”“......”“일어나라고.”누군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하지만 나는 그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았다.정확히 말하면 반응할 힘이 없었다.온몸이 침대에 완전히 달라붙은 것처럼 움직이기가 싫었다."조금만 더..."나는 이불을 끌어당기며 몸을 웅크렸다.그렇게 다시 잠에 빠져들려고 했을 때.퍼억!“빨랑 안 일어나?”“으아아악!!”나는 비명을 지르며 침대 위에서 벌떡 일어났다.반사적으로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몸을 움츠렸다.“자, 잘못했습니다!”“......”“진짜 잘못했어!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잘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때리지 말고 말로 해!”“......”나는 조심스럽게 한쪽 눈을 떴다.침대 옆에는 에르시가 서 있었다.그녀는 한 손에 지팡이를 든 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평소처럼 차가운 표정은 아니었다.오히려 어딘가 굉장히 불쾌해 보였다.미간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고, 평소에도 그다지 밝지 않은 표정은 거의 썩어 있었다.나는 두 손을 천천히 내리며 그녀를 바라봤다.“...에르시? 내 방엔 어쩐일로?”무아도 그렇고 이 여관은 남의 방에 아무나 막 들어올 수 있는 구조인가?몹시 궁금했지만 굳이 물어보진 않았다.에르시는 귀찮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후, 1층에 손님 왔으니까 내려와.”에르시는 더 이상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듯 몸을 돌렸다.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누구길래 저렇게 기분이 나빠 보이지?’나는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와 대충 옷매무새를 정리했다.창문 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리벤델의 거리를 비추는 마법등만이 창밖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생각보다 꽤 오래 잠든 모양이었다.‘진짜 푹 잤는데도 피곤하네.’아침에 침대에 누웠던 것 같은데 벌써 밤이라니.밤을 새웠던 피로가 얼마나 심했는지 새삼 실감이 났다.나는 하품을 하며 방을 나섰다.그리고 앞서 걸어가는 에르시의 뒤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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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에르시와 무아의 파티.’ ‘로제타의 경비대.’ 눈앞에 떠 있는 두 개의 선택지를 번갈아 바라보며 나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제한 시간은 야속하게도 계속 흘러 가고 있었다. 나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았다. ‘로제타의 경비대를 선택하면...’ 로제타가 크게 기뻐하며 나에게 안긴다. 내가 부끄러워 하며 뒷머리를 긁적인다. 하지만 그 뒤에 날아오는 마법과 양날도끼에 의해 내 몸은... '으악! 이건 절대 안돼!' 나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반대로 에르시와 무아의 파티를 선택하면?' 에르시와 무아는 당연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로제타는 웃으며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 슬픔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로제타의 얼굴이 내 가슴을 후벼판다. 그리고 로제타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후회와 절망에 빠지게 되는데... '아, 안돼!!' 나는 그런 걸 보고 싶지 않았다. 결국 어느 쪽을 선택해도 누군가는 상처받는다. [00:00:29] ‘진짜 미치겠네...내가 왜 이런 걸 고민하고 있어야 하는 거야?’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 선택지가 계속 충돌하고 있었다. 한쪽을 고르면 다른 한쪽을 포기해야 한다. “야!” “어, 어?” "뭐하는데? 빨리 대답 안해?" 에르시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나는 그녀를 보는 대신 허공에 떠 있는 시스템 창을 노려봤다. '이 씨발, 개같은 시스템!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런 선택을 강요하는 건데!' [00:00:17] 나는 울먹이며 속으로 외쳤다. '차라리 다른 선택지를 줘! 제발...' 그 순간, 띠링! 갑자기 시스템 창이 크게 흔들리더니 선택 화면에 변화가 생겼다. ━━━━━━━━━━━━━━━━━━ 에르시, 무아의 파티 / 로제타의 경비대 / ▶ PLEASE HELP ME! ● 주의 : [시스템이 접속합니다] ━━━━━━━━━━━━━━━━━━ “......” 나는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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